[1]주지·저명하지 아니한 인용상표를 모방하여 지정상품을 달리하여 출원한 상표가 상표법 제7조제1항제4호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및 주지·저명하다는 것은 국내를 기준으로 하는 것인지 여부(적극)
[2]외국에서는 주지·저명하나 국내에서는 주지·저명하지 않은 인용상표를 모방하여 동일·유사한 상품에 관하여 등록상표를 출원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등록상표가 상표법 제7조제1항제4호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상표법 제7조제1항제4호에서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라 함은 상표의 구성 자체 또는 그 상표가 그 지정상품에 사용하는 경우에 일반 수요자에게 주는 의미나 내용이 사회공공의 질서에 위반하거나, 사회일반인의 통상적인 도덕관념인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할 것인바, 인용상표가 주지·저명하지 아니하다면 이를 모방하여 지정상품을 달리하여 출원한 것 자체만으로는 상표법 제7조제1항제4호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으며, 여기서 인용상표가 주지·저명하다는 것은 국내에서 주지·저명한 것을 말한다.
[2]외국에서는 주지·저명하나 국내에서는 주지·저명하지 않은 인용상표를 모방하여 동일·유사한 상품에 관하여 등록상표를 출원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등록상표가 상표법 제7조제1항제4호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2.07.09 선고 99후451 판결 [등록무효(상)]
♣ 원고, 피상고인 / 더 ○○ 코포레이션
♣ 피고, 상고인 / 김○철
♣ 원심판결 / 특허법원 1999.2.11. 선고 98허730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상표법 제7조제1항제4호 소정의 공공의 질서 내지 공서양속은 사회공공의 이익, 일반사회의 질서로서 공정하고 신용 있는 상거래질서 및 국제신뢰질서를 포함하는 의미이고 상표법 질서 또는 부정경쟁방지법·저작권법·불법행위법의 질서도 포함된다 할 것이므로, 국내 또는 해외의 거래자 또는 수요자간에 특정인의 상표라고 현저하게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고 또 상표권자의 선전, 광고 및 다년간의 지속적인 사용을 통하여 영업상의 신용과 고객흡인력 등의 무형적 가치가 축적된 상표를 모방하여 출원하는 것은 그 상표출원자가 출원 당시에 이미 선사용자의 가치 있는 점유상태의 존재를 알면서 그 모방의 대상이 되는 상표에 축적된 무형적 가치(GOODWILL)에 무임승차(FREE RIDE)하여 부정경쟁의 목적으로 출원한다는 점에서 상표법 또는 부정경쟁방지법상의 경쟁질서는 물론 일반사회의 질서로서 공정하고 신용 있는 상거래질서 및 국제신뢰질서에도 반하므로 공서양속위반의 형태로 출원하는 경우라고 보아야 하며, 또한 상표정책상으로 보더라도 모방상표의 등록출원을 허용하고 등록된 모방상표에 대하여 다른 적법한 상표와 동일한 효력을 인정한다면, 궁극적으로 우리 나라의 고유한 상표의 개발을 게을리하게 하는 나쁜 경향을 조장함으로써 특히 해외에서 우리 나라 상품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점에서 가능한 한 모방상표의 등록출원을 억제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전제하고,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사실을 인정한 다음, 인용상표들이 이 사건 등록상표(1993.6.26. 출원, 1996.10.18. 등록사정, 1996.11.11. 등록, 상표등록번호 제349780호)의 등록사정 당시 미국, 일본 등 외국에서는 거래자와 수요자간에 원고의 상표라고 현저하게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고 그 상표권자인 원고의 10여 년의 지속적인 사용과 광고·선전을 통하여 영업상 신용이나 고객흡인력 등의 무형적인 가치가 축적된 주지·저명상표인 점(그러나 당시 국내에서는 인용상표들이 주지·저명하다거나 또는 거래자나 수요자에게 원고의 상표라고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등록상표가 인용상표들의 모방상표인 점,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이 인용상표 2의 지정상품과 대부분 동일하거나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등록상표는 인용상표들이 가지는 무형의 재산적 가치(GOODWILL)에 무임승차(FREE RIDE)하려는 부정경쟁의 목적으로 등록출원되어 등록된 상표로서 상표법 제7조제1항제4호에 해당되므로 그 등록은 무효라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상표법 제7조제1항제4호에서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라 함은 상표의 구성 자체 또는 그 상표가 그 지정상품에 사용하는 경우에 일반 수요자에게 주는 의미나 내용이 사회공공의 질서에 위반하거나, 사회일반인의 통상적인 도덕관념인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할 것인바, 인용상표가 주지·저명하지 아니하다면 이를 모방하여 지정상품을 달리하여 출원한 것 자체만으로는 상표법 제7조제1항제4호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으며 (대법원 1997.10.14. 선고 96후2296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인용상표가 주지·저명하다는 것은 국내에서 주지·저명한 것을 말한다.
그런데 기록과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인용상표들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사정 당시 우리 나라에서 거래자나 수요자간에 원고의 상표라고 현저하게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진 주지·저명상표라고 볼 수 없음은 물론, 거래자 또는 수요자에게 원고의 상표라고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므로, 이러한 사정 하에서 피고가 외국에서 주지·저명한 인용상표들을 모방하여 동일·유사한 상품에 관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를 출원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이 사건 등록상표가 상표법 제7조제1항제4호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다른 견해에 서서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등록상표가 상표법 제7조제1항제4호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니, 원심에는 상표법 제7조제1항제4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이용우 배기원(주심) 박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