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하던 특정 사업을 법률에 의하여 새로 설립되는 공사에 이관하는 경우, 공사 설립 전 해당 공무원의 근로관계가 새로 설립되는 공사에 당연 승계되는지 여부(한정 소극)

[2]국가의 방송사업이 한국○○공사로 이관되어 종전 국영방송국에서 근무하던 임시직 공무원이 해임 후 위 공사에 신규채용된 경우, 한국○○공사법 또는 위 공사의 정관이나 취업규칙에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별개의 규정이 없는 한, 공사 설립 전 해당 공무원들의 근로관계가 위 공사에 승계된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하던 특정 사업을 법률에 의하여 새로 설립되는 공사에 이관하는 경우에 있어서, 인적 조직에 신분상의 변동이 있고 물적 조직도 그것을 규율하는 법률 등에 차이가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입법정책적 판단에 의하여 새로 설립되는 공사에 승계되는 권리·의무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공사의 설립에 관한 법률에서 이관되는 업무에 관한 권리·의무를 공사가 승계한다는 규정만을 두고 그 근로관계의 승계 여부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아니한 때에는 공사 설립 전 해당 공무원들의 근로관계가 새로 설립되는 공사에 당연 승계된다고 볼 수는 없다.

[2]국가의 방송사업이 한국○○공사로 이관되어 종전 국영방송국에서 근무하던 임시직 공무원이 해임 후 위 공사에 신규채용된 경우, 한국○○공사법 또는 위 공사의 정관이나 취업규칙에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별개의 규정이 없는 한, 공사 설립 전 해당 공무원들의 근로관계가 위 공사에 승계된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 대법원 2005.03.25. 선고 2003다39644 판결[임금]

♣ 원고, 상고인 / 김◯규 외 5인

♣ 피고, 피상고인 / 한국○○공사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3.6.24. 선고 2002나6780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 공사는 한국○○공사법(1972.12.30. 법률 제2418호, 이하 ‘공사법’이라고만 한다)에 따라 당시 대한민국(문화공보부) 산하 중앙방송국 등 국영방송국의 방송사업을 위한 시설을 모두 현물출자하는 등 자본금 전액을 국가가 출자하는 방식으로 설립된 공기업이고, 원고들은 1969년 내지 1970년경에 위 중앙방송국에 채용된 후 1년 단위로 해임 및 재발령이 각 반복되면서 근무하던 중 국가의 방송사업이 피고 공사로 이관된 이후에는 피고 공사에서 계속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는데, 피고 공사를 퇴직하면서 위 중앙방송국에서의 재직기간을 제외하고 피고 공사에서의 재직기간에 상응한 퇴직금을 지급받은 사실, 피고 공사가 설립되기 전에는 17개의 TV방송국(수도권의 중앙방송국 그리고 부산방송국 등 16개의 지역방송국), 72개 라디오방송국, TV중계소로 구성되는 국영방송과 민영방송이 상호 경쟁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당시 국영방송이 정부 행정조직의 하나로 운영됨으로 인한 불합리하고 비능률적인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방송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실시하기 위하여 국영방송체제를 공영방송체제로 개편하고자 하였고, 이에 따라 제정된 공사법에 의하여 1973.3.1. 피고 공사가 새로이 설립되어 국가의 방송사업이 피고 공사로 이관됨에 따라, 국영방송국의 공무원 대부분은 1973.2.28.자로 일괄 해임 또는 직권면직(국가공무원법 제70조제1항제3호에 공무원이 직제와 정원의 개폐 또는 예산의 감소 등에 의하여 폐직 또는 과원이 되었을 때에 임용권자가 직권으로 면직시킬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의 방식으로 퇴직되었다가 그 다음날인 1973.3.1.자로 피고 공사에 신규채용되었고, 위와 같이 직권면직 또는 해임 후 신규채용의 방식으로 피고 공사로 옮겨가지 않은 나머지 공무원들은 의원면직되어 완전히 퇴직하거나 문화공보부 또는 그 산하기관으로 전보되어 계속 공무원으로 남아 있었으며(정부의 방송관서직제가 피고 공사의 성립으로 인해 1973.3.9. 대통령령 제6536호로 폐지되면서 방송관서의 현원 중 34인의 정규직 공무원은 문화공보부의 정원에 불구하고 문화공보부 현원으로 이체되고 1973.12.31.까지 문화공보부 정원으로 흡수되지 아니한 자는 당연퇴직된다는 내용의 경과규정을 두었다.), 이와는 달리 문화공보부 총무과에 근무하고 있던 일부 공무원 및 청원경찰이 본래 부서에서 퇴직하고 피고 공사에 신규임용되기도 하였던 사실, 당시 위와 같이 퇴직처리된 국영방송국의 공무원들 중 정규직 공무원들은 피고 공사로 옮겨가 계속 근무한 자들을 포함하여 모두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퇴직연금이나 퇴직일시금 등의 퇴직급여를 지급받았으나, 원고들을 포함한 임시직 공무원들은 공무원연금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던 이유로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던 사실, 한편 공사법 부칙 제7항은 “국영방송사업특별회계에 속하는 부동산과 동산은 대통령이 정하는 시기에 이 법에 의한 공사의 자본금으로 국가가 현물출자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이어 같은 부칙 제8항은 “공사 설립 당시의 국영방송사업특별회계에 속하는 권리와 의무는 이 법에 의하여 공사가 승계한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으며, 피고 공사가 공사법에 따라 정부의 현물출자와 국영방송사업특별회계로부터 승계받은 채권채무를 확정하고자 작성한 개시대차대조표상에도 임시직 공무원들의 퇴직금에 관한 사항은 기재된 바 없이 현물출자된 재산과 재산상의 채권, 채무만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 등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2.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하던 특정 사업을 법률에 의하여 새로 설립되는 공사에 이관하는 경우에 있어서, 인적 조직에 신분상의 변동이 있고 물적 조직도 그것을 규율하는 법률 등에 차이가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입법정책적 판단에 의하여 새로 설립되는 공사에 승계되는 권리·의무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공사의 설립에 관한 법률에서 이관되는 업무에 관한 권리·의무를 공사가 승계한다는 규정만을 두고 그 근로관계의 승계 여부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아니한 때에는 공사 설립 전 해당 공무원들의 근로관계가 새로 설립되는 공사에 당연 승계된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공사가 그 설립 전 원고들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퇴직금의 산정시 그 설립 전의 근속기간까지 통산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 공사에 승계되는 권리·의무에 관련된 공사법 부칙에는 근로관계의 승계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 없고, 피고 공사의 정관이나 취업규칙에 근로관계의 승계에 관한 별개의 규정이 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며, 국가공무원법 제70조제1항제3호에 의하면 직제가 폐지된 경우에 임용권자는 직권면직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어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사의 설립과 업무이관으로 인하여 그 업무에 종사하던 공무원들은 대부분 직제폐지로 인하여 직권면직되었으며 원고들과 같은 임시직 공무원들도 모두 해임되고 피고 공사에 새로이 임용절차를 거친 점, 그리고 공무원연금법이 1981.4.13. 법률 제3439호로 개정되면서 제32조의2에 공사화관련퇴직급여의 연계에 관한 조항이 신설되었는데 이 규정은 국가의 특정업무가 공사로 이관되는 경우에 근로관계가 원칙적으로 승계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규정으로 해석되므로 특정업무가 공사로 이관되는 경우 근로관계는 승계하지 않는 것이 원칙적인 정책적 판단이라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의 경우에도 피고 공사가 원고들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라는 이유로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의한 것으로서 옳고, 거기에 근로관계의 승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헌법상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상고이유에서 내세우는 대법원 1994.1.25. 선고 92다23834 판결은 그 주장과 같이 이 사건과 동일한 유형의 사안이긴 하나,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그 사실인정 및 법률판단을 달리하고 있으므로, 원심판결에 판례위반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한편 원심이, 근로관계의 승계에 관한 묵시적 약정이 있었다는 주장 및 피고 공사가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않았다면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한 것이 되는데 국가가 그러한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승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이를 배척하는 판단을 하지는 아니하였으나, 근로관계의 승계를 인정하지 아니한다는 판단 속에는 이를 배척하는 취지의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그 주장과 같은 묵시적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또한 당시 국영방송국 소속 공무원들은 직제가 폐지된 경우에 관한 위 국가공무원법 제70조제1항제3호에 의하여 직권면직 또는 해임된 것인 이상 국가가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심이 원고들의 위와 같은 주장들에 대한 판단을 유탈하였다 한들 그것이 판결 결과에 무슨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3.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공사가 2000.11.29. 정기이사회에서 의결하고 2000.12.5.부터 시행하기로 한 ‘중앙방송국 임시직 공무원 출신 직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기준’에 따라 원고들에게 퇴직금 추가지급청구를 할 것을 고지함으로써 중앙방송국 입사일부터 피고 공사 창립일까지의 기간을 재직기간에 합산하여 산정한 퇴직금에서 이미 수령한 금액을 공제한 금액을 지급할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공사가 위 퇴직금 지급기준을 마련한 것은 피고 공사의 정책적 판단이 아니라 관할노동사무소장이 국영방송국에서 근무하다가 피고 공사로 이관된 직원들에 대하여 국영방송국에서 근무한 기간에 대해 퇴직금을 지급할 것과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하겠다고 통보하자 그와 같은 형사처벌을 면하기 위한 것으로 피고 공사가 마련한 위 기준과 원고들에게 통지한 내용은 피고 공사가 원고들이 국영방송국에서 근무하던 기간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직기간에 합산할 법률적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보이고, 그 후에 관할노동사무소장이 그 통보 내용을 철회하자, 피고 공사도 추가퇴직금의 지급을 보류하고 이 사건 소에서 그러한 법률적 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법원의 판단을 구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 공사의 위 지급기준과 통보 내용은 원고들과 같은 임시직 공무원들이 추가로 퇴직금의 지급을 신청하면, 그 요건을 심사하고 추가퇴직금 지급의 법률적 의무가 있는 경우에 개별적인 산정절차와 지급결정을 거쳐 이를 지급하겠다는 의사라 할 것이고, 그것이 보수규정의 개정에 해당한다거나 원고들에게 재직기간을 합산한 퇴직금의 차액을 지급하겠다는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고 그 후 그와 같은 제안마저 철회하였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이나 경험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원심은, 가사 위 퇴직금 지급기준이 피고 공사의 보수규정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퇴직금차등설정을 금지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34조제2항에 위반되므로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가정적 판단으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주된 판단이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는 이상 그 당부에 관계없이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어 이 부분에 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것 없이 이유 없다.

 

4.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 공사가 원고들에게 임의로 퇴직금을 추가지급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밝힌 상황에서 원고들이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알 수 있고, 그와 같은 사정이라면 소송비용을 패소한 원고들이 전부 부담함이 상당하며, 달리 피고 공사가 소송비용을 분담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바,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이용우(주심) 이규홍 양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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