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헬스클럽의 시설주체가 공과금, 물가인상 기타 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여 클럽시설 이용의 대가인 회비를 임의 조절할 수 있도록 클럽규약에 규정되어 있다면, 일단 회비의 인상 여부 및 그 인상의 범위를 정할 수 있는 권한은 시설주체에게 위임되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시설주체가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임의로 회비에 관한 사항을 정할 권한을 가진다고는 해석할 수 없고, 오히려 다수의 회원과 시설이용계약을 체결한 시설주체로서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만 그 회비의 인상 여부 및 인상 범위를 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회원제 종합 스포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피고가 일반회원들에 비해 고액의 가입비를 납부하는 대신 연회비를 면제받는 조건으로 가입한 특별회원들에 대하여 물가상승, 금리하락, 시설의 증·개축, 일반회원들의 연회비 인상 등의 사정을 들어 연회비 191만 원을 납부하거나 이에 갈음하여 보증금 4,775만 원을 추가로 납부할 것을 요구한 사안에서, 피고가 특별회원들로부터 고액의 가입비를 지급받아 이 사건 스포츠센터 개관에 필요한 초기 자금을 마련하는 대신 연회비를 면제한 사정을 감안할 때 물가가 상승하였다거나 금리가 하락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회비 인상을 요구할 수는 없고, 시설이 증·개축되면서 당초 예상하지 않았던 이익을 얻게 된 점을 감안하여 증·개축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가운데 일부를 분담할 것을 요구할 수 있을 뿐이라고 판단한 다음, 특별회원들에게 부과한 연회비 등이 합리적으로 산정되었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대법원 2019.12.27. 선고 201578857 판결

 

대법원 제1부 판결

사 건 / 201578857 채무부존재확인등

원고, 상고인 / 별지 원고 명단 기재와 같다.

피고, 피상고인 / ○○○글로벌 주식회사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5.11.13. 선고 201432962 판결

판결선고 / 2019.12.27.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평생 아무런 추가 부담이 없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약정이 체결되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회원계약 체결 당시 특별회원들에게는 평생 아무런 추가 부담이 없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약정이 체결되었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인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이 사건 회칙 제17조와 관련하여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회칙 제17조와 관련하여 피고가 약관에 대한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인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회비의 인상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하여

 

. 헬스클럽의 시설주체가 공과금, 물가인상 기타 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여 클럽시설이용의 대가인 회비를 임의 조절할 수 있도록 클럽규약에 규정되어 있다면, 일단 회비의 인상 여부 및 그 인상의 범위를 정할 수 있는 권한은 시설주체에게 위임되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시설주체가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임의로 회비에 관한 사항을 정할 권한을 가진다고는 해석할 수 없고, 오히려 다수의 회원과 시설이용계약을 체결한 시설주체로서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만 그 회비의 인상 여부 및 인상 범위를 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6.2.27. 선고 9535098 판결 참조).

 

. 1) 원심은, 이 사건 스포츠센터가 개관된 1985년부터 피고가 특별회원들에게 추가로 회비를 부과한 2012년까지 사이에 생산자물가지수는 2배 이상, 소비자물가지수는 3배 이상 상승한 점, 금리는 연 10% 수준에서 연 3% 수준으로 하락한 점, 피고가 43억 원 가량의 공사비를 투입하여 시설의 증·개축이 이루어진 점, 일반회원의 연회비가 36만 원에서 286만 원으로 8배 가까이 인상된 점 등을 감안할 때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산정된 회비가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 이 사건 스포츠센터가 개관된 1985년 당시 일반회원은 정회원을 기준으로 할 때 연 10%의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연 488,000(= 보증금 128만 원 × 10% + 연회비 36만 원)을 부담하였다.

) 1985년 당시 특별회원은 정회원을 기준으로 할 때 연 10%의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연 318,000(= 보증금 318만 원 × 10%)을 부담하였다.

) 1985년 당시 특별회원의 연간 부담액은 일반회원의 연간 부담액의 약 65.16%(= 318,000÷ 488,000× 100)에 해당한다.

) 2012년 기준 일반회원의 연회비는 286만 원으로 책정되었는바, 시중은행 정기예금금리가 연 4%임을 전제로 할 때 일반회원의 연간 부담액은 2,911,200(= 보증금 128만원 × 4% + 연회비 286만 원)이 된다.

) 따라서 특별회원은 일반회원의 연간 부담액인 2,911,200원에 65.6%(65.16%를 적용해야 하나, 착오로 잘못 적용한 것으로 보임)의 비율을 적용한 191만 원의 연회비를 납부하거나, 거기에 연 4%의 비율을 적용하여 역산한 4,775만 원의 보증금을 추가로 납부하여야 한다.

2)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는 이 사건 스포츠센터가 개관된 1985년경부터 1991년경까지 사이에 회원권을 분양하는 방법으로 회원을 모집하였는데, 특별회원과 일반회원을 구분하여 모집하였다.

(2) 피고는 특별회원들로부터 일반회원의 2배가 넘는 가입비(= 입회비 + 보증금)를 받아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개관에 필요한 초기 자금을 마련하였다. 당시 피고는 특별회원들에게는 연회비를 부과하지 않기로 하였다.

(3) 이 사건 스포츠센터가 개관되었을 당시부터 시행되었던 이 사건 회칙 제17조에는 각종 회비는 공과금의 증액과 물가 및 기타 경제적 여건의 변동 등을 고려하여 조정할 수 있다. , 기 납부된 회비에 대하여는 그 권리를 인정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4) 1985년도부터 2004년도까지 사이에 생산자물가지수는 1.6배 이상 상승하였고, 소비자물가지수는 2.4배 이상 상승하였다.

(5)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1985년도부터 1992년도까지 사이에는 연 10%, 1993년도에는 연 8.5%, 1994년도에는 연 8.5% 내지 연 10%, 1995년도에는 연 7.5% 내지 연 10%, 1996년도에는 연 10.79%, 1997년도에는 연 11.32%, 1998년도에는 연 13.3%, 1985년도부터 1998년도까지 사이에는 대체적으로 연 10% 전후 수준을 유지하여 왔으나, 1999년도에 연 6.9%, 2000년도에 연 7.01%를 기록한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04년도에는 연 3.75%를 기록하였다.

(6) 1985년경부터 2004년경까지 사이에 피고가 특별회원의 회비를 인상하려고 하였다는 사정은 발견되지 아니한다.

(7) 피고는 2005년도에는 사우나 및 수영장에 대한 보수공사를, 2009년도에는 락커를 교체하는 공사를, 2011년도에는 본관 건물의 리모델링 공사를, 2012년도에는 주차장 등의 환경을 개선하는 공사를 각 시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공사비로 43억 원 가량을 지출하였다.

(8) 2005.9. 개최된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운영위원회에서 피고는 시설공사 등으로 인한 회비의 인상이 일반회원에게만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2006년도에는 특별회원의 회비도 인상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2008.1.15. 개최된 운영위원회에서 위원장 소외인은 특별회원은 연회비가 면제되는 것이지 시설의 증설로 인한 자산적 비용까지 면제되어 부담이 총체적으로 일반회원에게 전가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내용이 기재된 공문을 피고 측에 발송하였다.

(9) 피고는 적어도 600명의 특별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개관 당시 특별회원 중 정회원은 4,610,000원의 가입비를, 1차 가족회원은 2,305,000원의 가입비를, 2·3차 가족회원은 1,665,000원의 가입비를 납부하였다.

(10) 피고는 2012.7.13. 특별회원들에게 연회비 191만 원을 매년 납부하거나 추가보증금 4,775만 원을 일거에 납부할 것을 요구하면서, 정회원과 가족회원을 불문하고 동일한 액수의 금원을 납부해야 한다고 통보하였다.

)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특별회원들에게 추가로 부과한 회비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1) 1985년도부터 2004년도까지 사이에 생산자물가지수는 1.6, 소비자물가지수는 2.4배 이상 상승하였고, 10% 수준이었던 금리는 연 3.75%까지 하락하였음에도 피고는 물가가 상승하였다거나 금리가 하락하였다는 이유로 특별회원들에게 회비의 인상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는 특별회원들로부터는 일반회원의 2배가 넘는 가입비를 받아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개관에 필요한 초기 자금을 마련하였다는 사정을 감안하여 단순히 물가가 상승하였다거나 금리가 하락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특별회원의 회비를 인상하지 않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2) 피고가 특별회원들에게 회비의 인상을 요구하게 되었던 것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사이에 각종 공사를 통해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시설이 증·개축되면서 특별회원들이 이 사건 회원계약 체결 당시에는 예상치 않았던 이익을 얻게 되었기 때문으로 보이는바, 피고로서는 특별회원들에게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시설을 증·개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가운데 일부를 분담할 것을 요구할 수 있을 뿐이다.

(3) 특별회원들이 가입 당시 납부하였던 보증금이 일반회원들이 납부하였던 보증금과 연회비의 액수를 기초로 하여 비율적으로 산정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는 보이지 않는바, 이 사건 회원계약의 핵심적인 내용은 특별회원에 대하여는 고액의 가입비를 받는 대신 연회비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특별회원은 일반회원이 연간 부담하는 액수의 65.16%에 해당하는 연회비를 보증금을 예치하는 방식으로 부담한다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일반회원들의 연회비가 인상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특별회원들에게 회비의 인상을 요구할 수는 없다.

(4) 피고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사이에 각종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43억 원 가량의 공사비를 지출하였다. 그런데, 600명의 특별회원들로부터 1인당 4,775만 원의 보증금을 추가로 지급받게 되면 그 액수는 2865,000만 원에 이르게 된다.

(5)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개관 당시 4인 가족이 특별회원으로 가입한 경우 10,245,000(= 정회원 4,610,000+ 1차 가족회원 2,305,000+ 2차 가족회원 1,665,000+ 3차 가족회원 1,665,000)을 납부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이 연회비를 납부하지 않는 특별회원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19,100만 원(= 4,775만 원 × 4)의 보증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이는 피고가 정회원과 가족회원을 구분하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4,775만 원의 보증금을 추가로 납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와 같은 피고의 요구는 그 결과에 비추어 볼 때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6) 이 사건 회칙 제17조에는 기 납부된 회비에 대하여는 그 권리를 인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피고가 특별회원들에게 추가로 납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회비에는 특별회원들이 가입 당시 보증금을 납부하였다는 사정이 반영되어 있지 아니하다.

 

.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가 특별회원들에게 추가로 부과한 회비가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회원제체육시설이용계약에 있어 회비인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한편, 피고가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는 43억 원 가량의 공사비 가운데에는 노후화된 시설을 교체하거나 파손된 시설을 수리하는 등 시설의 증·개축과는 무관한 비용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원심으로서는 피고가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는 공사비 가운데 시설의 증·개축과 관련된 비용이 얼마인지 여부에 대하여도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해 둔다. 나아가 원심으로서는 피고가 이 사건 스포츠센터가 개관된 이래 2005년도에 이르기까지 시설을 유지·보수하는 데에 소요되는 비용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마련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권순일 이기택(주심) 박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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