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2015.3.25. 선고 2013나2017740 판결】

 

• 서울고등법원 제1민사부 판결

• 사 건 / 2013나2017740 임금

• 원고(선정당사자), 항소인 / A

• 피고, 피항소인 / 주식회사 ○○티엠

• 제1심판결 / 서울동부지방법원 2013.8.13. 선고 2012가합104180 판결

• 변론종결 / 2015.03.04.

• 판결선고 / 2015.03.25.

 

<주 문>

1. 원고(선정당사자)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별지 선정자명단 기재 선정자들에게 160,576,302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인정 사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 6, 23호증, 을 제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당심증인 B, 제1심증인 C, D의 각 증언, 원고 본인신문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에버랜드 주식회사로부터 실버타운인 △△노블카운티의 시설점검, 운전 및 유지보수 등 시설관리 업무를 도급받아 30여 명의 소속 직원이 이를 수행하는 하청업체이다.

2) ①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는 2008.10.13.부터 2010.8.1.까지, ② 선정자 E은 2009.11.30.부터 2011.4.5.까지, ③ 선정자 F은 2009.2.9.부터 2010.9.1.까지, ④ 선정자 G은 2008.9.29.부터 2012.2.16.까지 각 피고의 H팀에서, ⑤ 선정자 I는 2010.3.8.부터 2011.8.10.까지, ⑥ 선정자 J는 2007.4.13.부터 2012.2.5.까지 각 피고의 K 팀에서 각각 근무하다가 퇴사하였다.

 

나. 피고 소속 직원들의 근무형태

1) 피고는 소속 직원들을 4교대, 즉 주간근무, 주간근무, 주간근무 및 당직근무, 비번의 순서로 근무하도록 하였다. 당직근무일에는 당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간 통상근무를 마친 후, 석식 시간을 포함한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의 야간 당직근무를 하였다. 다만 당직근무가 있는 날의 주간 통상근무는 그날 야간 당직근무가 예정되어 있어 업무강도가 당직근무가 없는 주간근무 때의 통상근무보다 약하였다. 그리고 당직근무일 다음날의 비번일은 유급휴무로 정하였다.

2) 당직근무는 H 팀 2명(선임 1명, 후임 1명), K 팀 2명(선임 1명, 후임 1명) 등 총 4명으로 구성하여 통상적으로 2명은 중앙감시 시스템이 갖추어진 지상 3층 방재실에서, 나머지 2명은 중앙전기실 및 종합기계실 바로 옆에 위치하여 비상상황의 경우 전기실과 기계실에서 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지하 4층 중앙감시실에서 각각 근무하였다.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와 선정자들(이하 원고와 선정자들을 통틀어 ‘원고 등’이라 한다)이 당직근무를 할 당시 그 근로 내용은 단순히 일·숙직 근무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노블카운티 전체를 관리하고, 입주민들의 애프터서비스(AS)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며, 각종 기계 및 시설을 점검, 수리하고,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는 실질적으로 통상근무의 연장 및 야간근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 등에게 위 당직근로에 관하여 당직수당만을 지급하였을 뿐이므로, 원고 등에게 연장, 야간근로수당 및 그에 따라 계산된 퇴직금 중에서 각 지급받지 못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 등의 당직근로에 따라 피고는 근로계약의 내용에 따른 소정의 ‘제수당’을 지급한 외에 추가로 ‘당직/조정수당’을 지급하였고, 당직근무일 다음날을 유급휴일로 보장하여 왔다. 원고 등의 당직근로는 감시 또는 단속적 성격으로 업무의 강도가 낮아 통상 근무의 연장으로 볼 수 없으므로, 원고 등의 당직근로는 연장·야간근로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일반적으로 숙·일직이라 함은 정기적 순찰, 전화와 문서의 수수, 기타 비상사태 발생 등에 대비하여 시설 내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서 그 자체의 노동의 밀도가 낮고 감시·단속적 노동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러한 업무는 관행적으로 정상적인 업무로 취급되지 아니하여 별도의 근로계약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며 원래의 계약에 부수되는 의무로 이행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정상근무에 준하는 임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고, 야간·연장·휴일근로수당 등이 지급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며, 관례적으로 실비변상적 금품이 지급되고 있다는 등의 특징이 있다. 이러한 감시·단속적인 숙·일직이 아니라 숙·일직시 그 업무의 내용이 본래의 업무가 연장된 경우이거나 그 내용과 질이 통상의 근로와 마찬가지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초과근무에 대하여는 야간·연장·휴일근로수당 등을 지급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1.20. 선고 93다46254 판결 참조).

 

나. 원고 등의 당직근로가 통상근로의 연장인지 여부 : 배척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본다.

1)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및 당심증인 B, 제1심 증인 C, D의 각 증언 및 원고 본인신문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에 근무하던 근로자들 중 H팀은 통상근무 시간에 각 동 판넬표시등, 전압계, 전류계 상태 및 폐수처리장 판넬 점검, 전구교체, 안정기교체, 스위치류 정비, 일지기록 및 계량기 점검, MC교체(차단기류), 전기판넬 설치, TV설치, 케이블 작업, 동절기 크리스마스트리 설치 및 제설작업, 천정케이블 포석작업, 사우나 히팅코일 교체작업 등 전기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 유지 및 보수의 업무를 처리하였고, K 팀은 통상근무 시간에 공사성 업무, 배관, 모터교체 및 용접업무 등 설비시설에 대한 점검, 유지 및 보수의 업무를 처리하였으며, 다만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규모의 공사성 업무나 보수는 외부 업체에 다시 일을 맡겼던 사실, ② 당직근무 시에는 △△노블카운티의 응급상황이나 화재, 누수, 정전 발생에 대비하기 위하여 방재실과 중앙감시실에서 시설, 설비의 운영 상태를 나타내는 계기판을 확인하고, 사우나실 역세, 야간취약시설 순찰, 거주자들의 애프터서비스(AS) 전화 응대 등의 업무를 처리하였던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2) 한편, 위 1)에서 인정한 사실에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20, 21호증, 을 제3, 4, 8, 9, 11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갑 제9, 10, 11, 15, 23호증의 각 기재 및 갑 제24호증의 음성만으로는 원고 등이 당직근무 시에 수행한 업무가 본래의 업무가 연장된 경우이거나 그 내용과 질이 통상의 근로와 마찬가지로 평가되는 경우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의 근로자들은 당직근무 시에 처리한 업무에 관하여 ‘상황기록·관리일지’(을 제4호증)를 작성하였는데 그 내용은 2011.4.1.의 경우 “18:00 카드 리더기 점검, 18:30 전기실 기계실 야간순찰, 19:25 너스콜(Nurse Call) 점검, 21:20 회의장 앞 안쪽 자동문 점검, 22:10 사우나 역세 및 린스, 22:20 사우나 전등 점검, 06:00 골프장 전등 보수, 06:30 점검구 복구”, 2011.4.2.의 경우 “20:00 사우나 역세 및 린스”(1건)임을 알 수 있는 등 4월 한 달 동안 총 277건 정도의 업무를 처리하여 24시간 동안 평균적으로 9.23건(= 277건/30일) 정도를 처리하여 1인당 처리 건수가 1일 평균 2.3건(= 9.23건/당직근무자 4명) 정도였다.

② ‘상황기록·관리일지’에 기재된 업무 중 남녀 사우나 역세와 린스 작업은 밸브를 조작하여 순환 펌프를 작동시켜 5~10분 동안 물이 여과기를 통과하기를 기다렸다가(역세), 다시 밸브를 조작하여 5~10분 동안 세척 과정을 마친 후(린스), 다시 밸브를 조작하여 최초의 정상위치로 복구시키는 것으로서(정세) 일반적으로 K팀 직원 1인이 약 30분 ~ 1시간 이내에 마칠 수 있는 것이다. 그 밖에 ‘상황기록·관리일지’에 기록된 대부분 업무는 10분 이내에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이었으며, 그 이상 처리가 필요한 것은 주간근무자나 외부 전문 업체에 넘겨졌다.

③ 원고는 제1심 원고본인신문 당시 “상황기록·관리일지는 조장이 알아서 작성하기 때문에 빠진 부분들이 있습니다. 간단한 업무만 기록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근로자들이 상황기록 관리일지에 처리 시간이 많이 걸린 업무는 제외하고 간단한 업무만 기재하는 등 자신들의 업무처리 내역을 축소하여 기재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오히려 당직근무자들은 AS 요청사항 중 간단한 것만 처리하고, 나머지는 책임자나 각 팀의 장에게 전달하여 주간근무자가 다음날 처리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통상근무 시간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려운 다수 업무를 처리한 반면, 당직근무 시간에는 비교적 간단한 업무만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의 현장관리자가 매일 18:00경 퇴근하고 나면 별도로 당직근무자들을 지휘, 감독하는 사람이 없었으며, 당직근무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24:00부터 다음날 06:00까지에는 별 다른 작업 없이 수면 등 휴식을 취하였다.

⑤ 피고의 알람시스템은 준공 2년 후부터 오작동을 일으켰고, ‘알람일지’(을 제3호증)에는 초 단위 또는 분 단위로 경보가 계속 울리고 동일한 내용의 경보가 약 10분간 8회에 걸쳐 울린 적도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상황기록·관리일지’에도 알람시스템에 대한 업무처리 내역은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당직근무자들은 알람시스템이 오작동으로 인하여 계속하여 울리더라도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평소와 달리 중요한 사항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실제로 그 이상 여부를 확인하였다.

⑥ 원고는 당직근무를 할 당시 △△에버랜드가 비상대비훈련이라는 명목으로 불시에 1년에 약 4회 피고의 업무처리에 대한 감독을 위하여 현장에 나왔고, △△노블카운티가 원고 등의 근무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불시에 감독을 나왔다고 주장하나 설령 위와 같이 감독을 나왔다고 하더라도 1년에 4회 정도라는 것이어서 그로 인하여 원고 등의 당직근무 강도가 지속적으로 강화될 정도는 아니었다.

⑦ 원고 등이 당직근무를 할 당시 당직근무자는 4명이었으나 그 업무는 비상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간단한 것이고, 업무량도 적어 자율적으로 교대로 순서를 정해 4명의 근무자들 중 2 내지 3명 정도는 일반적으로 휴식이나 수면을 취하였다. 당직근무 당시 업무가 이례적으로 증가하는 경우라도 당직근무자들이 휴식이나 수면을 취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4교대 근무 중 원고 등이 행한 당직근로는 감시·단속적이고 업무강도가 낮다고 할 것이므로 그 업무의 내용과 질이 통상근로와 마찬가지로 평가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 등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등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 등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광렬(재판장) 이정환 이영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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