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어느 시행령의 규정이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예측가능성인바, 이는 당해 시행령의 내용이 이미 모법에서 구체적으로 위임되어 있는 사항을 규정한 것으로서 누구라도 모법 자체로부터 그 위임된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속한 것이어야 함을 의미하고, 이러한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법률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여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구 법인세법 시행령(2009.2.4. 대통령령 제213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제2항 전문은 비영리내국법인이 고정자산을 처분하는 경우 비과세소득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고정자산의 요건 등을 정한 것으로서, 모법인 구 법인세법(2008.12.26. 법률 제92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제2항제5호의 위임의 범위와 한계를 벗어난 무효의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3] 세법상 가산세는 과세권의 행사 및 조세채권의 실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납세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법에 규정된 신고·납세의무 등을 위반한 경우에 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부과하는 행정상의 제재로서, 납세자의 고의·과실은 고려되지 아니하고, 법령의 부지 또는 오인은 그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2013.5.23. 선고 2013두1829 판결 [법인세부과처분취소]
♣ 원고, 상고인 / 재단법인 한국○○○교
♣ 피고, 피상고인 / 용산세무서장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2.12.20. 선고 2012누1799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구 법인세법(2008.12.26. 법률 제92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인세법’이라 한다.) 제3조제2항제5호는 ‘고정자산의 처분으로 인하여 생기는 수입’을 비영리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 소득의 하나로 규정하면서, 그 괄호 규정에서 “고유목적사업에 직접 사용하는 고정자산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을 제외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비과세대상의 범위를 대통령령이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른 구 법인세법 시행령(2009.2.4. 대통령령 제213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제2항 전문(이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라 한다.)은 “법 제3조제2항제5호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이라 함은 당해 고정자산의 처분일 현재 3년 이상 계속하여 법령 또는 정관에 규정된 고유목적사업(제1항의 규정에 해당하는 수익사업은 제외한다.)에 직접 사용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어느 시행령의 규정이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예측가능성인바, 이는 당해 시행령의 내용이 이미 모법에서 구체적으로 위임되어 있는 사항을 규정한 것으로서 누구라도 모법 자체로부터 그 위임된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속한 것이어야 함을 의미하고, 이러한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법률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여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11.27. 선고 2006두1957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위임규정인 법인세법 제3조제2항제5호 괄호 규정이 ‘고유목적사업에 직접 사용하는 고정자산’이라고 규정함으로써 그 문언상으로도 비과세대상이 될 수 있는 범위를 어느 정도 한정하고 있는 점, 일정한 범위 내에서 비영리내국법인의 고정자산 처분 수입에 대하여 비과세하도록 규정한 것은 비영리내국법인으로 하여금 상당한 기간 동안 부동산과 같은 고정자산을 고유목적사업에 직접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는 점, 소득세법·지방세법·조세특례제한법 등도 비영리단체의 자산에 관하여 비과세를 규정하는 경우 일정한 기간 동안 그 고유목적사업에 직접 사용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는 점 등을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보면, 법인세법 제3조제2항제5호 괄호 규정의 위임에 의하여 대통령령에서 정하여질 내용은 고정자산의 처분 당시 그 고유목적사업에 직접 사용한 기간 등과 같은 사항이 될 것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고, 이 사건 시행령 조항도 그러한 위임의 범위 내에서 비과세소득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고정자산의 요건 등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위임의 범위와 한계를 벗어난 무효의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원심이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여, 비영리내국법인인 원고가 고정자산인 이 사건 쟁점 토지를 처분할 당시 3년 이상 계속하여 고유목적사업에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였으므로 그 처분으로 인하여 생긴 수입을 비과세소득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그 수입에 관하여 법인세를 부과한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임입법의 한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세법상 가산세는 과세권의 행사 및 조세채권의 실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납세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법에 규정된 신고·납세의무 등을 위반한 경우에 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부과하는 행정상의 제재로서, 납세자의 고의·과실은 고려되지 아니하고, 법령의 부지 또는 오인은 그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6.10.26. 선고 2005두3714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양도하여 소득을 실현하였음에도 그로 인한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은 것은 법인세법 시행령 제2조제2항에 대한 법률적 부지나 오해에 불과하여 그 의무이행을 게을리 한 것이 가산세를 면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가산세를 면할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