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식당을 운영하는 피고인이 매운탕 등의 조리 재료로 사용할 쏘가리 중 중국산은 수족관에, 국내산은 수족관에 각 보관하면서 수족관 외부에만 중국내산이라고 표시하여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수족관에 부착된 원산지 표시판에 쏘가리의 원산지가 중국내산’(‘국내산이라고 적어놓은 상태에서 앞에 자를 적고 자를 삭제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던 점, 피고인이 쏘가리의 원산지를 중국내산으로 변경한 방법, 그 표시 형태 및 내용 등에 의하면 일반인의 입장에서 위 표시를 보고 수족관 안에 보관되어 있는 쏘가리의 원산지가 중국산임을 쉽게 알 수 있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인이 쏘가리의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였다거나 원산지를 위장하여 판매할 목적으로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를 손상·변경하여 보관·진열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

 

청주지방법원 2014.11.21. 선고 2014416 판결 : 확정 [농수산물의원산지표시에관한법률위반·사기]

피고인 /

항소인 / 검사

검 사 / 석 외 1

원심판결 / 청주지법 제천지원 2014.5.1. 선고 2013고정22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주장)

 

공소외 1, 2, 3의 각 진술 및 ○○쏘가리 식당의 수족관에 부착되어 있던 원산지 표시판 사진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2.12. 중순경부터 2013.3.27.경까지 위 식당 외부 우측 수족관에 중국산 쏘가리를 보관하면서 거기에 부착한 원산지 표시판에 쏘가리의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표시하고 중국산 쏘가리를 마치 국내산 쏘가리인 것처럼 손님들에게 판매한 사실, 피고인이 위 식당에 대한 수사기관의 단속일인 2013.3.27. 직전에 위 원산지 표시판에 쏘가리의 원산지를 중국내산’(‘국내산이라고 적어놓은 상태에서 앞에 자를 적고 자에 삭제 표시를 하여 원산지 표시를 손상·변경하였다는 취지이다)이라고 표시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따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쏘가리의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함과 동시에 원산지를 위장하여 판매할 목적으로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를 손상·변경하여 보관·진열하고, 나아가 공소외 3에게 중국산 쏘가리를 마치 국내산 쏘가리인 것처럼 판매하여 그 대금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2. 판단

 

. 직권판단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 부분을 피고인은 2012.12. 중순경부터 2013.3.27.경까지 위 식당에서 매운탕 등의 조리 재료로 사용할 쏘가리를 저장하면서 중국산 쏘가리는 식당 외부 우측 유리 수족관에, 국내산 쏘가리는 식당 외부 좌측 유리 수족관에 각 보관하면서 우측 유리 수족관 외부에만 중국내산’(‘국내산이라고 적어놓은 상태에서 앞에 자를 적고 자에 삭제 표시를 하여 원산지 표시를 손상·변경함)이라고 표시하고, 식당 내부에 게시된 메뉴판에는 쌀, 배추, 소고기 등의 원산지가 국내산이라는 표시만을 하여 두고 쏘가리 매운탕의 원산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기재도 하지 아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쏘가리의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함과 동시에 원산지를 위장하여 판매할 목적으로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를 손상·변경하여 보관·진열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변경하고, 그에 대한 적용법조로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제6조제2항제1를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의 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변경된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서 당심의 판단 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1)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피고인이 운영하는 ○○쏘가리 식당에 대하여 수사기관의 원산지 표시 단속이 이루어질 당시 위 식당 외부의 우측 수족관에 부착된 원산지 표시판에는 쏘가리의 원산지가 중국내산’(피고인이 국내산이라고 적어놓은 상태에서 앞에 자를 적고 자를 삭제한 것이다)으로 기재되어 있었던 점(증거기록 23),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겨울에는 중국산 쏘가리가 많이 들어와서 2012.12. 초순경 중국산 쏘가리를 우측 수족관에 보관하면서 기존 원산지 표시판에 쏘가리의 원산지가 국내산으로 되어 있던 것을 자를 지우고 중국산으로 고쳐 쓴 것이다.”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점, 쏘가리 납품업자인 공소외 1, 4의 각 진술, 피고인과 위 식당을 함께 운영한 공소외 5의 진술에 의하면, 실제로 피고인이 쏘가리의 월동기간인 2012.12. 초순경부터 2013.3. 말경까지 국내산 쏘가리의 공급이 적은 탓에 공소외 1 등으로부터 주로 중국산 쏘가리를 공급받아 이를 위 식당 외부 우측 수족관에 보관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위 식당 외부 우측 수족관에 부착된 원산지 표시판에 쏘가리의 원산지를 위 항과 같이 중국내산으로 변경한 방법, 그 표시 형태 및 내용 등에 의하면, 일반인의 입장에서 위 원산지 표시를 보고 해당 수족관 안에 보관되어 있는 쏘가리의 원산지가 중국산임을 쉽게 알 수 있다고 보이는 점, 검사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기간 동안 피고인이 중국산 쏘가리를 위 식당 외부 우측 수족관에 보관하면서 그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표시하였다가 단속일 직전에 위 표시를 급하게 중국내산으로 변경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이 수사기관의 단속사실을 미리 알았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고 달리 검사의 위 주장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검사의 위 주장에 따르더라도 그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쏘가리의 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한 행위라고 할 것인데, 이는 이 부분 공소사실인 피고인이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함과 동시에 원산지를 위장하여 판매할 목적으로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를 손상·변경하여 보관·진열하였다는 것과 구별되고 달리 위 주장과 같은 내용이 별도로 공소제기된 바도 없다), 한편 위 식당 내부에 게시된 메뉴판에 쌀, 배추, 소고기 등의 원산지가 국내산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고 쏘가리 매운탕의 원산지에 관하여는 따로 표시가 없기는 하지만, 피고인이 쏘가리에 관하여 국내산만 취급한다는 취지로 위 식당 내부에 다른 재료들에 관한 원산지 표시를 하였다고는 보이지 않고, 위 식당 외부 우측 수족관에 쏘가리의 원산지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중국산임을 알 수 있는 별도의 표시를 한 이상 일반인이 위 식당에서 다른 재료들에 관한 원산지 표시를 보고 그곳에서 조리·판매되는 쏘가리의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오인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이는 점, 또한 검사는, 피고인이 위 식당 외부 좌측 수족관에 국내산 쏘가리를 보관하고 있으면서 우측 수족관에만 쏘가리의 원산지를 중국산으로 표시한 것은 그 자체로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에 해당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원산지 표시는 일반인의 입장에서 쏘가리의 원산지가 중국산이라고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는 것이고 피고인이 위 식당의 다른 곳에 쏘가리의 원산지를 오인하게 할 만한 이와 유사한 다른 표시를 한 바도 없는 이상 위와 같은 원산지 표시가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는 점[위 식당 외부의 좌측 수족관에 보관되어 있는 국내산 쏘가리에 관하여 별도의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아니한 데 대하여 과태료의 책임을 지우거나(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제18조제1항제1), 또는 국내산 쏘가리를 보관하고 있음에도 쏘가리의 원산지를 중국산으로 표시하였다고 보아 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하였다거나(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제6조제2항제1호 전단), 나아가 국내산 쏘가리를 사실과 다르게 원산지를 기망하여 판매하였다면 원산지를 위장하여 조리·판매·제공한 행위가 문제될 수 있을 뿐이다(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제6조제2항제2호 전단)]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쏘가리의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였다거나 원산지를 위장하여 판매할 목적으로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를 손상·변경하여 보관·진열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사기의 점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일시경 중국산 쏘가리를 위 식당 외부 우측 수족관에 보관하면서 그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표시하여 손님들에게 판매해 왔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공소외 5와 중국산 쏘가리로 조리한 음식을 국내산 쏘가리로 조리한 음식이라고 손님들을 속여 판매하기로 공모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공소외 5도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은 위 식당 운영과 관련하여 자금을 투자하고 가끔 위 식당에 들렀을 뿐 위 식당의 구체적인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공소외 3도 수사기관에서 ‘2013.3.15. 위 식당에서 쏘가리회를 구입할 당시 위 식당에 피고인(남자 주인)은 없었다고 진술한 점, 나아가 공소외 5위 식당 외부 좌측 수족관에는 낚시꾼들이 잡아온 소량의 국내산 쏘가리를 보관하고 있었고, 공소외 3에게 판매한 쏘가리는 국내산이었다고 진술하고 있고,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 일시경 위 식당에 국내산 쏘가리가 전혀 없었다거나 공소외 3에게 판매한 쏘가리가 중국산이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5와 공모하여 공소외 3에게 중국산 쏘가리를 마치 국내산 쏘가리인 것처럼 판매하여 그 대금을 편취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주문에서 별도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지 않는다).

 

다시 쓰는 판결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 농수산물의원산지표시에관한법률위반

피고인은 2012.12. 중순경부터 2013.3.27.경까지 ○○쏘가리 식당에서 매운탕 등의 조리 재료로 사용할 쏘가리를 저장하면서 중국산 쏘가리는 식당 외부 우측 유리 수족관에, 국내산 쏘가리는 식당 외부 좌측 유리 수족관에 각 보관하면서 우측 유리 수족관 외부에만 중국내산’(‘국내산이라고 적어놓은 상태에서 앞에 자를 적고 자에 삭제 표시를 하여 원산지 표시를 손상·변경함)이라고 표시하고, 식당 내부에 게시된 메뉴판에는 쌀, 배추, 소고기 등의 원산지가 국내산이라는 표시만을 하여 두고 쏘가리 매운탕의 원산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기재도 하지 아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쏘가리의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함과 동시에 원산지를 위장하여 판매할 목적으로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를 손상·변경하여 보관·진열하는 행위를 하였다.

. 사기

피고인은 동업자 공소외 5와 함께 중국산 쏘가리로 조리한 음식을 국내산 쏘가리로 조리한 음식이라고 손님들을 속여 판매하기로 모의한 뒤, 피고인은 수족관과 식당 내 메뉴판에 위 가.항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원산지를 혼동할 우려 등이 있는 표시를 하고, 공소외 52013.3.15. 20:30경 위 식당에서, 손님으로 방문한 피해자 공소외 3에게 우리 식당은 국내산 쏘가리를 팔고, 국내산 쏘가리회 1kg20만 원이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과 공소외 5가 피해자에게 제공한 쏘가리는 중국산 쏘가리였다.

피고인과 공소외 5는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22:15경 쏘가리회 대금 명목으로 40만 원을 교부받았다.

 

2.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형(재판장) 송효섭 박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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