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낙피보험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승낙을 받고 승낙피보험자를 위하여 자동차 운전을 하였으나 그것이 기명피보험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는 경우, 운전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던 중 일으킨 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가 상법 제682조에 따라 기명피보험자를 대위하여 운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일반적인 자동차종합보험약관에서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보상책임을 지도록 하면서, 그 피보험자의 범위에 관하여는 ① 보험증권에 기재된 ‘기명피보험자’, ② 기명피보험자의 친족 등 ‘친족피보험자’, ③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운행한 ‘승낙피보험자’, ④ 기명피보험자의 사용자 등 ‘사용피보험자’, ⑤ 위 ① 내지 ④에서 규정한 피보험자를 위하여 피보험자동자를 운전한 ‘운전피보험자’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운전피보험자’는 통상 기명피보험자 등에 고용되어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는 자를 의미하지만, 운전업무를 위하여 고용된 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기명피보험자 등으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승낙을 받고 그 기명피보험자 등을 위하여 운전을 하였다면 운전피보험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설령 승낙피보험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승낙을 받고 그 승낙피보험자를 위하여 자동차 운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기명피보험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운전자를 운전피보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그러한 운전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던 중 일으킨 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상법 제682조에 따라 기명피보험자를 대위하여 운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 대법원 2013.09.26. 선고 2012다116123 판결 [구상금]
♣ 원고, 상고인 /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 피고, 피상고인 /
♣ 원심판결 / 청주지법 2012.11.20. 선고 2012나258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일반적인 자동차종합보험약관에서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보상책임을 지도록 하면서, 그 피보험자의 범위에 관하여는 ① 보험증권에 기재된 ‘기명피보험자’, ② 기명피보험자의 친족 등 ‘친족피보험자’, ③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운행한 ‘승낙피보험자’, ④ 기명피보험자의 사용자 등 ‘사용피보험자’, ⑤ 위 ① 내지 ④에서 규정한 피보험자를 위하여 피보험자동자를 운전한 ‘운전피보험자’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운전피보험자’는 통상 기명피보험자 등에 고용되어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는 자를 의미하지만(대법원 2000.9.29. 선고 2000다33331 판결 등 참조), 운전업무를 위하여 고용된 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기명피보험자 등으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승낙을 받고 그 기명피보험자 등을 위하여 운전을 하였다면 운전피보험자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3.11.14. 선고 2003다37686 판결 참조). 그러나 설령 승낙피보험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승낙을 받고 그 승낙피보험자를 위하여 자동차 운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기명피보험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운전자를 운전피보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그러한 운전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던 중 일으킨 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상법 제682조에 따라 기명피보험자를 대위하여 운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소외인이 주식회사 ○○렌트카(이하 ‘○○렌트카’)로부터 이 사건 승용차를 임차하면서 작성한 차량대여계약서에는 ‘임차인의 제3자 또는 만 연령 ()세 이하인 자가 운전하여 사고가 발생하였을 시 보험혜택을 받지 못합니다’라는 문구(이하 ‘이 사건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외인은 피고로 하여금 이 사건 승용차를 운전하게 하였고 피고가 이 사건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 이 사건 승용차에 관하여 주식회사 ○○렌트카와 사이에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해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앞에서 본 법리를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살펴보면, 우선 이 사건 문구 중 ‘제3자’는 ‘임차인 본인 이외의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그 문언이나 거래관행에 비추어 타당해 보이고, 그러한 제3자가 운전하여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다고 규정함으로써 결국 기명피보험자인 ○○렌트카는 임차인 본인 이외의 다른 사람은 이 사건 승용차를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것이라고 보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설령 피고가 승낙피보험자인 소외인의 허락을 받아 소외인을 위하여 이 사건 승용차를 운전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명피보험자인 ○○렌트카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운전피보험자’가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문구의 제3자는 ‘피보험자가 될 수 없는 제3자’를 의미하고, 피고가 승낙피보험자인 소외인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승낙을 받고 소외인을 위하여 이 사건 승용차를 운전한 이상 ‘운전피보험자’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그러한 전제하에 원고는 피보험자인 피고를 상대로는 상법 제682조의 보험자대위의 법리에 따른 구상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 제1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처분문서의 해석이나 운전피보험자의 범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