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다른 피의자에 대하여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2] 증인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항소심이 뒤집을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 대법원 2010.02.25 선고 2009도14409 판결 [식품위생법위반]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피고인
♣ 원심판결 / 광주지법 2009.12.2. 선고 2009노198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 유>
1. 직권 판단
가. 공범에 대한 사법경찰관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12조제3항은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당해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유죄의 증거로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다른 피고인이나 피의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당해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채택할 경우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가 있는 다른 피의자에 대하여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피의자의 법정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는 등 형사소송법 제312조제4항의 요건을 갖춘 경우라고 하더라도 당해 피고인이 공판기일에서 그 조서의 내용을 부인한 이상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대법원 2004.7.15. 선고 2003도7185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9.7.9. 선고 2009도2865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1과 이 사건 공소사실의 공범으로 약식명령이 청구된 사실, 피고인은 제1심 제2회 공판기일에 검사가 증거로 제출한 공소외 1에 대한 특별사법경찰관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을 부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후 법정진술 등을 거쳤음을 이유로 위 피의자신문조서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채용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가사 공소외 1이 법정진술에 의하여 위 피의자신문조서의 성립의 진정을 인정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그 조서의 내용을 부인한 이상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채용한 원심에는 공범에 대한 사법경찰관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공판중심주의·직접심리주의에 관하여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된다(대법원 2006.11.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대법원 2007.5.11. 선고 2007도2020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공소외 1과 함께 이 사건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공소외 1과 공모하여, 2007.10.30.부터 2008.8.21.경까지 외국 쇠고기를 한우라고 속여 식육의 원산지등 표시에 관하여 허위표시를 하고 6,900만 원 상당을 판매하였다는 것인바, 제1심에서 공소외 1이 증인으로 출석하여 2007.10.말경 자신이 이 사건 음식점을 피고인으로부터 인수하였으므로 그 후에는 피고인과 함께 이 사건 음식점을 운영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고, 제1심은 위 증인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하자 원심은 위 공소외 1을 다시 증인으로 신문하여 보는 등 추가로 증거조사를 하지도 아니한 채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 변론을 종결한 다음, 위 공소외 1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의 원칙에 어긋나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 중 앞서 본 바와 같이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를 제외하면, 원심은 공소외 1에 대한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와 판시 정황 등에 의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음식점에 관한 부동산임대차계약이 2007.10.25. 임대인과 공소외 1 사이에 새로 체결되었고 이 사건 음식점의 사업자등록명의도 2007.10.26.경 공소외 1로 변경되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영업권이 이전되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하는 점, 공소외 1은 검찰에서도 자신이 이 사건 음식점을 인수하였다는 것을 밝히고 있고, 피고인은 식당에 1주일에 1회 정도 와서 매출이 어느 정도 되는지 물어보고 식당을 한번 둘러보는 정도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수사기록 271쪽), 피고인이 공소외 1로부터 이 사건 음식점의 인수대금을 완전히 지급받지 못하였다면 피고인이 이 사건 음식점 인수가 이루어진 2007.10.말 이후에도 이익금을 받아가거나 식당 운영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1과 함께 이 사건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공모하여 이 사건 범죄를 범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합리적 의심이 상당 부분 존재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김영란 이홍훈(주심) 김능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