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구 상법(2017.10.31. 법률 제149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735조의3 3항은 단체보험계약에서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할 때에는 단체의 규약에서 명시적으로 정하는 경우 외에는 그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단체의 규약에서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명시적으로 정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가 있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취급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의사가 분명하게 확인되어야 한다.

따라서 단체의 규약으로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한다는 명시적인 정함이 없음에도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 없이 단체보험계약에서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하였다면 그 보험수익자의 지정은 구 상법 제735조의3 3항에 반하는 것으로 효력이 없고, 이후 적법한 보험수익자 지정 전에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보험수익자가 된다.

[2]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의 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하여 맺은 생명보험계약이나 상해보험계약에서 피보험자의 상속인은 피보험자의 사망이라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에는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보험자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권리는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서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다. 이때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상속인 중 1인이 자신에게 귀속된 보험금청구권을 포기하더라도 그 포기한 부분이 당연히 다른 상속인에게 귀속되지는 아니한다. 이러한 법리는 단체보험에서 피보험자의 상속인이 보험수익자로 인정된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대법원 2020.2.6. 선고 2017215728 판결

 

대법원 제1부 판결

사 건 / 2017215728 보험금등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 1. A, 2. B

피고, 피상고인 / C 주식회사

피고, 상고인 / D 주식회사

원심판결 / 부산고등법원 2017.1.19. 선고 201654926 판결

판결선고 / 2020.02.06.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D 주식회사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들과 피고 C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C 주식회사(이하 ‘C’라고 한다)가 원고들을 기망하여 보험금을 수령해 갔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기망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반 등으로 인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피고 D 주식회사(이하 ‘D’라고 한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 상고이유 제1점 및 제2

1) 구 상법(2017.10.31. 법률 제149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735조의3 3항은 단체보험계약에서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할 때에는 단체의 규약에서 명시적으로 정하는 경우 외에는 그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단체의 규약에서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명시적으로 정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가 있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취급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의사가 분명하게 확인되어야 한다.

따라서 단체의 규약으로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한다는 명시적인 정함이 없음에도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 없이 단체보험계약에서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하였다면 그 보험수익자의 지정은 구 상법 제735조의3 3항에 반하는 것으로 효력이 없고, 이후 적법한 보험수익자 지정 전에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보험수익자가 된다.

2)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피고 C는 단체협약을 근거로 이 사건 단체보험계약에 관하여 자신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하였고 이에 관하여 피보험자들의 서면 동의를 받지는 않았다. 단체협약에는 피고 C나 피보험자가 보험수익자로 지정될 수 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을 뿐인데, 이는 구 상법 제735조의3 3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단체의 규약에서 명시적으로 정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 이 사건 단체보험계약이 적법하게 체결된 이상 위와 같은 사정이 있다고 하여 이 사건 단체보험계약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고, 단지 피고 C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한 부분만이 구 상법 제735조의3 3항에 반하여 무효가 된다.

) 단체보험계약에서 보험수익자의 지정이 무효이고 달리 보험수익자가 적법하게 지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보험자의 사망이라는 보험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보험자의 상속인이 이 사건 단체보험의 보험수익자가 된다.

3)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단체보험에 있어 보험수익자 지정에 관한 법리, 보험수익자 지정이 무효인 경우 단체보험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인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 상고이유 제3

1)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의 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하여 맺은 생명보험계약이나 상해보험계약에서 피보험자의 상속인은 피보험자의 사망이라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에는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보험자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권리는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서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다(대법원 2004.7.9. 선고 200329463 판결 등 참조). 이때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상속인 중 1인이 자신에게 귀속된 보험금청구권을 포기하더라도 그 포기한 부분이 당연히 다른 상속인에게 귀속되지는 아니한다. 이러한 법리는 단체보험에서 피보험자의 상속인이 보험수익자로 인정된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2)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단체보험의 보험수익자로 인정된 상속인 중 1인인 E가 이 사건 보험금에 관한 권리를 포기한 경우에도 그 포기한 부분이 나머지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당연히 귀속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망인의 공동상속인인 원고들과 E가 이 사건 단체보험의 보험수익자가 되었는데, E가 이 사건 보험금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였으므로, 원고들이 이 사건 보험금 전부에 관한 보험수익자가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보험수익자의 지정과 보험금의 귀속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한편 E가 제출한 성명서에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모든 상속권(지분)을 포기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원고들은 위 성명서를 근거로 이 사건 보험금에 관한 E의 권리가 자신들에게 귀속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E가 단순히 보험금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므로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성명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E의 진정한 의사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석명권을 행사하여 그 효과를 확정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여 둔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D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들의 상고는 모두 기각하고, 원고들과 피고 C 사이에 생긴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권순일 이기택(주심) 박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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