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업무상 질병의 구체적 인정기준을 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제3항 관련 [별표 3] 7항에서는 연속으로 85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청력손상이 40데시벨 이상 발생한 경우에야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3항의 위임에 따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는 일반적인 기준을 제시하거나 예시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위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다른 기준에 의해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여지를 배제하는 취지로 보기는 어렵다.

[2] 근로복지공단이 원고가 브레이크 제작 업체에 근무하면서 2001.12.10.부터 2004.10.25.까지 약 210개월 동안만 85데시벨 이상의 소음 부서(라이닝 제작 공정)에서 근무하였음을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제3항 관련 [별표 3] 7항의 기준에 미달됨을 이유로 장해급여의 지급을 거부하는 처분을 한 사안에서, 원고가 라이닝 완성반에서 근무한 후 청력이 좌측 34dB, 우측 33dB로서 비록 장해등급이 부여되는 기준치인 40dB에 미달되었다 하더라도 당시 작업 중 소음으로 인해 청력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던 점, 위와 같이 청력에 문제가 생기고 난 이후에도 원고가 2006.5.1.경부터 자재창고에서 생산현장에 자재를 공급하는 업무를 하면서 매일 현장 소음에 노출되었고, 매년 건강검진에서도 직업병으로 진행될 우려가 있는 C1 판정을 계속 받아 오다가, 2010년경부터 기존의 자재공급 업무 외에 현장에서의 포장업무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소음에 노출되는 횟수와 강도가 증가한 점, 원고가 위와 같이 근무하다가 2013.3.18.에 이르러 양쪽 귀에 40데시벨 이상의 소음성 난청으로 진단되기에 이른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소음성 난청이 원고의 소음 부서 근무기간을 포함하여 위 업체에서 근무한 기간 전반에서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발병한 것으로 인정함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의 장해급여 부지급처분을 위법한 것으로 판단한 사례

 

대구지방법원 2015.03.27. 선고 2013구단10828 판결 [장해급여부지급처분취소]

원 고 /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 2015.02.06.

 

<주 문>

1. 피고가 2013.10.8. 원고에 대하여 한 장해급여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는 ○○브레이크 주식회사에 2001.12.10. 입사하여 2004.10.25.까지는 생산부의 라이닝 완성반에서, 2005.1.21.부터 2006.4.30.까지는 관리부의 경비보조로, 2006.5.1.부터 2010.8.15.까지는 관리부 자재창고에서, 2010.8.16.부터 현재까지는 생산부 슈완성반에서 각 근무하였다.

. 원고는 2013.3.18. ‘소음성 난청(양측)’(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진단받고, 같은 달 20.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질병에 해당함을 이유로 장해급여 청구를 하였다.

. 이에 피고는 2013.10.8.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2001.12.10. 소외 회사에 입사한 이후 2004.10.25.까지 210개월 동안만 소음부서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되어 3년 이상 소음부서(연속음 85dB 이상)에서 작업한 이력이 인정되지 않고, 2005.1.21.부터는 비소음부서에 근무한 것으로 인정되는 이상 비소음부서 작업전환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여 장해급여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이유로, 장해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호증, 을 제2,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원고의 주장

원고는 소외 회사 입사일인 2001.12.10.부터 2004.10.25.까지 210개월간 연속음 85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는 라이닝 완성반에서 근무하면서 처음 난청 증세가 발생한 후, 일시적으로 소음이 없는 경비보조 업무를 담당하다가 다시 2006.5.1.부터 현재까지 소외 회사의 관리부 자재창고 및 슈완성반에서 자재공급 및 포장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생산현장의 소음에 계속 노출됨으로써 난청 증세가 악화되어 2013.3.18.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 상병이 진단되었으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이 사건 상병의 최종 발병일은 2013.3.18.로 보아야 하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도 볼 수 없다.

 

.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 인정사실

1) 근무내역

원고는 소외 회사에 입사한 2001.12.10.부터 2004.10.25.까지 연속음으로 85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는 소음부서인 생산부 라이닝 완성반에서 근무하다가 상세불명의 감각신경성 난청이 발생하여 2004.10.26.부터 2005.1.20.까지 휴직하였다.

원고는 2005.9.6. 피고에게 위 감각신경성 난청에 대한 장해급여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05.10.26. 원고에 대하여, “청력장해 좌측 34dB, 우측 33dB, 어음명료도 좌측 86%, 우측 86%로 측정되어 소음성난청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인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dB 이상이 되는 감각신경성 난청의 증상이나 소견이 있는 경우를 충족시키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장해급여 부지급처분을 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05.1.21.부터 2006.4.30.까지는 비소음부서인 관리부의 경비보조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06.5.1.부터 2010.8.15.까지는 관리부에 소속되어 자재창고에서 자재공급 업무에 종사하였는데, 당시 맡은 업무는 자재창고에서 근무하다가 생산현장의 자재공급 요청이 있으면 현장에 자재를 공급하는 것이었고, 하루 약 10회 정도 소음이 심하게 발생하는 생산현장을 방문해서 필요한 자재를 공급하였는데, 매번 방문할 때마다 소요되는 시간은 5~10분 정도로서 하루 약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음에 노출되었다.

원고는 2010.8.16.부터 현재까지는 생산부 소속으로 슈완성반의 자재피더로 근무하고 있는데, 관리부 자재창고에 근무하던 시기와 작업내용은 동일하였지만, 생산현장 내에 위치한 출고대기장에서 제품의 불량이 발생할 때마다 PP밴딩 포장을 하는 작업이 추가되었고 작업시간은 매회 약 2시간이 소요되었다.

2) 근무환경

원고가 최초 근무한 라이닝 완성반은 커팅, 연마, 면취 등의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날카로운 소음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데, 그 소음의 정도는 통상 90dB을 초과한다.

자재창고는 생산현장과 별도의 건물로 되어 있어 소음에 노출되지는 않지만, 원고가 자재를 공급하면서 주로 방문하는 슈완성반은 라이닝 완성반과 동일한 공간에 있으면서 불과 9m 정도 떨어져 있는 관계로 약 85dB 정도의 소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원고가 포장업무를 수행한 출고대기장도 생산현장 내에 위치하고 있는데 슈완성반에서 약 4.7m 정도 떨어져 있어 슈완성반에 비해서는 덜하지만, 여전히 지속적인 소음에는 노출될 수 있다.

3) 원고의 건강검진결과<생략>

4) 의학적 소견

주치의 소견 (성서병원)

- 순음청력검사 3분법 우/43.3/ 48.3, 6분법 우/49.2/53.3

- 고막운동성검사 및 이경검사 : 정상

특별 진찰 소견 (경북대학교병원)

- 난청의 원인 및 종류 : 감각신경성 난청(양측)

- 환자진술상 소음노출 외에 특이 병력 없음. 작업환경이 소음노출의 위험이 있다면 소음에 의한 난청이라 할 수 있음

- 고막 및 중이 상태 : 뚜렷한 병변 없음

피고 자문의

: 20011210일부터 20041025일까지 210개월간 소음부서에서 일한 경력이 있으나, 이는 소음성 난청 인정기준 중 3년 이상 소음에 노출되는 작업장에서 일한 경력에 충족되지 않고, 이후 비소음부서로 작업전환이 확인되므로 현재의 난청이 작업소음에 의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신체감정의(○○대학교 복음병원 이비인후과)

- 순음청력검사 결과 좌측 42dB, 우측 42dB로서 장해등급 115항에 해당함.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병변이 없고 청력장해는 저음역대에 비해 고음역대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기타 질환을 시사하는 병력 또는 기타 증거는 나타나지 않음.

- 소음성 난청은 소음폭로 환경을 제거하면 더 진행하거나 악화되지 않음. 원고가 비소음부서로 전환될 당시 증상은 고정되었다고 보아야 함.

- 원고는 순음청력검사상 소음성 난청에 해당하는 C5-dip에 해당하며 작업환경을 고려하였을 때 충분히 작업으로 인한 소음성 난청이라 사료되나 소음성 난청 법적 인정기준인 3년 이상의 소음노출에는 미달함.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6, 7호증, 을 제2, 3, 5, 6, 7, 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노○○, ○○의 각 증언, 이 법원의 ○○대학교 복음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및 감정보완촉탁결과, 이 법원의 소외 회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약칭 : 산재보험법) 5조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기 위한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해당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발병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0.1.28. 선고 9910438 판결, 대법원 2012.2.29. 선고 201125661 판결 등 참조).

2)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소외 회사에서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발병 또는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원고는 라이닝 완성반에서 근무한 후 청력이 좌측 34dB, 우측 33dB로서 비록 장해등급이 부여되는 기준치인 40dB에 미달되었다 하더라도 당시 작업 중 소음으로 인해 청력에 상당한 문제가 있어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청력이 계속 악화될 가능성이 높았다.

원고는 위와 같이 청력에 문제가 생기고 난 이후에도 2006.5.1.경부터 자재창고에서 생산현장에 자재를 공급하는 업무를 하면서 매일 현장 소음에 노출되었고, 매년 건강검진에서도 직업병으로 진행될 우려가 있는 C1 판정을 계속 받아 오다가, 2010년경부터 기존의 자재공급 업무 외에 현장에서의 포장업무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소음에 노출되는 횟수와 강도가 증가하였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자재공급으로 업무가 변경된 이후에 업무과정에서 노출된 소음 외에 이 사건 상병을 발현 또는 악화시킬 개인적인 요인이 있었음을 인정되지 않고, 신체감정의도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할 만한 병력이나 병변이 없고, 위 상병은 원고의 작업으로 인하여 발생한 소음성 난청으로서 소음폭로 환경이 제거되지 않으면 악화될 수도 있다는 소견이어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2006.5.1. 이후에도 업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소음에 노출됨으로써 기존의 난청 증세가 악화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병 또는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업무상 질병의 구체적 인정기준을 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제3항 관련 [별표 3]은 산재보험법 제37조제3항의 위임에 따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는 일반적인 기준을 제시하거나 예시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위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다른 기준에 의해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여지를 배제하는 취지로 보기는 어렵다.

3) 따라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박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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