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서명위조죄의 성립요건 및 수사서류에 대한 사서명위조·행사죄의 성립시기

[2] 피고인이 음주운전 등으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제3자로 행세하여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자란에 제3자의 서명을 기재하였으나 그 이후 피고인의 간인이나 조사 경찰관의 서명날인 등이 완료되기 전에 그 서명위조 사실이 발각되었다고 하더라도 사서명위조죄 및 그 행사죄가 성립한다고 한 사례

[3] 경합범 중 일부에 대하여 무죄, 일부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검사만이 무죄 부분에 대하여 상고를 제기한 경우, 상고심에서 이를 파기할 때의 파기범위

 

◆ 대법원 2005.12.23. 선고 2005도4478 판결 [사서명위조·위조사서명행사]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검사

♣ 원심판결 / 서울중앙지법 2005.6.7. 선고 2005노86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원심의 무죄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음주 및 무면허운전으로 경찰서에서 조사 받음에 있어 조카인 갑으로 행세하며 조사를 받은 다음,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피의자신문조서에 위 갑의 이름을 기재하여 사서명을 위조하고, 그 정을 모르는 경찰관에게 위와 같이 사서명이 위조된 피의자신문조서를 마치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하여 이를 행사하였는 것인데,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경찰공무원으로부터 피의자신문조서에 간인 및 서명무인할 것을 요구받고 그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자’란에 ‘갑’라고 기재를 하였으나, 무인 및 간인을 하기 전에 그 경찰공무원이 십지지문 조회를 통하여 피고인이 갑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내어 이를 추궁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자신이 갑이 아님을 자백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위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자’란에 ‘갑’라고 기재한 상태에서 갑이 아님이 발각되어 무인 및 간인을 하지 못한 경위와 피의자신문조서에는 형사소송법 제244조에 의하여 피의자가 그 조서를 열람하거나 읽어 주는 것을 들은 후 간인을 하고 서명 또는 기명날인(피의자로 하여금 서명무인을 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여야 하는 점, 위 피의자신문조서에는 작성자인 사법경찰리의 서명날인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자’란에 ‘갑’라고 기재한 것만으로는 일반인이 갑의 진정한 서명으로 오신하기에 부족하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서명위조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으며, 위조사서명행사의 점은 사서명위조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위와 같이 사서명위조죄가 성립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피의자신문조서를 그 진술자의 서명이 위조된 정을 모르는 경찰관이 열람할 수 있는 상태에 두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위조사서명행사죄 역시 그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사서명위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서명이 일반인으로 하여금 특정인의 진정한 서명으로 오신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할 것이고, 일반인이 특정인의 진정한 서명으로 오신하기에 충분한 정도인지 여부는 그 서명의 형식과 외관, 작성경위 등을 고려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서명이 기재된 문서에 있어서의 서명 기재의 필요성, 그 문서의 작성경위, 종류, 내용 및 일반거래에 있어서 그 문서가 가지는 기능 등도 함께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만, 한편 어떤 문서에 권한 없는 자가 타인의 서명을 기재하는 경우에는 그 문서가 완성되기 전이라도 일반인으로서는 그 문서에 기재된 타인의 서명을 그 명의인의 진정한 서명으로 오신할 수도 있으므로, 일단 서명이 완성된 이상 문서가 완성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서명의 위조죄는 성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수사기관이 수사대상자의 진술을 기재한 후 진술자로 하여금 그의 면전에서 조서의 말미에 서명 등을 하도록 한 후 그 자리에서 바로 회수하는 수사서류의 경우에는, 그 진술자가 그 문서에 서명을 하는 순간 바로 수사기관이 열람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므로, 그 진술자가 마치 타인인 양 행세하며 타인의 서명을 기재한 경우 그 서명을 수사기관이 열람하기 전에 즉시 파기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 서명 기재와 동시에 위조사서명행사죄가 성립하는 것이며, 그와 같이 위조사서명행사죄가 성립된 직후에 수사기관이 위 서명이 위조된 것임을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위조사서명행사죄를 부정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갑으로 행세하면서 피의자로서 조사를 받은 다음 신분이 탄로 나기 이전에 이미 경찰관에 의해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의 말미에 갑의 서명을 기재하였다는 것인바, 비록 피고인의 간인이나 무인이 끝나지 않았고 조사한 경찰관의 서명날인이 완료되지 않아 그 피의자신문조서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일반인이 보기에 위 서명이 갑에 의하여 현출된 것이라고 오신하기에 충분하므로 사서명위조죄는 성립하였다고 할 것이고, 또 피의자신문조서가 경찰관에 의해 작성되고 경찰관의 면전에서 경찰관의 요구에 의해 서명하게 되는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갑의 서명을 기재함과 동시에 그 서명은 경찰관 등이 열람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이게 되어 그 즉시 위조사서명행사죄도 성립하였다고 할 것이며, 그 이후 피고인의 간인이나 조사 경찰관의 서명날인 등이 완료되기 전에 조사 경찰관이 그 서명이 위조된 사실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사정은 사서명위조죄나 그 행사죄의 성립과는 무관하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갑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피의자로서 조사받은 피고인이 그 피의자신문조서의 말미에 갑의 서명을 한 행위가 사서명위조죄나 그 행사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사서명위조죄 및 그 행사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 주장은 그 이유 있다.

 

3. 파기의 범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각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및 각 도로교통법 위반의 점과 무죄로 판단한 위 사서명위조 및 위조사서명행사의 점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지만, 검사만이 무죄 부분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므로 당사자 쌍방이 상고하지 아니한 위 유죄 부분은 분리·확정되었고, 따라서 상고심에 계속된 사건은 무죄 부분에 대한 공소뿐이라고 할 것이어서 상고심이 검사의 상고를 받아들일 경우에도 무죄 부분만을 파기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2.1.21. 선고 91도1402 전원합의체 판결, 2005.1.28. 선고 2004도4663 판결 참조).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이강국 손지열(주심) 김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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