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과세처분에 관한 불복절차과정에서 불복사유가 옳다고 인정하고 이에 따라 필요한 처분을 하였을 경우에는 불복제도와 이에 따른 시정방법을 인정하고 있는 법 취지에 비추어 동일 사항에 관하여 특별한 사유 없이 이를 번복하고 다시 종전의 처분을 되풀이할 수는 없다. 따라서 과세관청이 과세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절차에서 납세자의 이의신청 사유가 옳다고 인정하여 과세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였음에도, 특별한 사유 없이 이를 번복하고 종전 처분을 되풀이하여서 한 과세처분은 위법하다.

[2] 구 소득세법 시행령(2008.2.22. 대통령령 제206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소득세법 시행령이라 한다) 192조제1항 단서의 취지, 소득처분에 따른 원천납세의무의 성립요건 및 성립시기, 소득의 귀속자는 소득세 부과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은 물론 구 국세기본법(2007.12.31. 법률 제88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45조의2 1항 등에 따른 경정청구를 통해서도 소득처분에 따른 원천납세의무의 존부나 범위를 충분히 다툴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192조제1항 단서에 따른 소득의 귀속자에 대한 소득금액변동통지는 원천납세의무자인 소득 귀속자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14.7.24. 선고 201114227 판결 [종합토지세부과처분등무효확인]

원고, 상고인 / 원고

피고, 피상고인 / 정읍세무서장 외 1

원심판결 / 광주고법 2011.6.13. 선고 (전주)2010128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정읍세무서장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1심판결 중 피고 정읍세무서장에 대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청구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이 부분 소를 각하한다. 이 사건 중 피고 정읍세무서장에 대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무효확인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원고와 피고 전주세무서장 사이의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1. 먼저 피고 정읍세무서장에 대한 청구 중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청구 부분에 대하여 직권으로 판단한다.

 

. 이의신청 등에 대한 결정의 한 유형으로 실무상 행해지고 있는 재조사결정은 당해 결정에서 지적된 사항에 관해서는 처분청의 재조사결과를 기다려 그에 따른 후속 처분의 내용을 이의신청 등에 대한 결정의 일부분으로 삼겠다는 의사가 내포된 변형결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재조사결정은 처분청의 후속 처분에 의하여 그 내용이 보완됨으로써 이의신청 등에 대한 결정으로서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할 것이므로, 재조사결정에 따른 심사청구기간이나 심판청구기간 또는 행정소송의 제소기간은 이의신청인 등이 후속 처분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기산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0.6.25. 선고 20071251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구 국세기본법(2010.1.1.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55조는 제1항에서 이 법 또는 세법에 의한 처분으로서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을 받거나 필요한 처분을 받지 못함으로써 권리 또는 이익의 침해를 당한 자는 이 장의 규정에 의한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를 하여 그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이나 필요한 처분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5항제1호 본문에서 이의신청·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에 대한 처분은 위 제1항의 처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세기본법에 따른 불복절차를 거친 재결에 대하여는 다시 심판청구 등을 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 정읍세무서장은 2008.2.4. 원고에게 이 사건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을 하였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08.5.2. 조세심판원장에 심판청구를 하였다.

(2) 조세심판원은 2008.11.11. 원고가 주식회사 한국○○○(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의 실질적 대표자인지 사실관계를 재조사하여 그 결과에 따라 과세표준과 세액을 경정하라는 취지의 이 사건 재조사결정을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정읍세무서장은 2008.12.12. 원고에게 원고가 소외 회사의 실질적 대표자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이 정당하다는 내용의 재조사결과를 통지하였다.

(3) 이에 원고는 2009.3.9. 조세심판원장에게 다시 심판청구(이하 이 사건 재심판청구라 한다)를 하여 2009.10.30. 조세심판원장으로부터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받은 다음, 2010.1.27. 이 사건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의 취소 등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와 관련 규정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의 제소기간은 이 사건 재조사결정에 따른 후속 처분인 피고 정읍세무서장의 2008.12.12.자 재조사결과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기산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 사건 재심판청구는 법령에 따른 적정한 절차가 아니라 이 사건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에 대한 심판청구기간인 90일이 훨씬 지난 후에 원고가 임의로 다시 거친 절차에 불과할 뿐이어서 위 재조사결과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기산되는 제소기간의 진행을 방해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원고가 위 재조사결과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이 지난 후임이 명백한 2010.1.27. 비로소 제기한 이 사건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청구 부분은 제소기간을 경과하여 부적법하다.

 

2.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무효확인청구 부분

(1) 과세처분에 관한 불복절차과정에서 그 불복사유가 옳다고 인정하고 이에 따라 필요한 처분을 하였을 경우에는 불복제도와 이에 따른 시정방법을 인정하고 있는 법 취지에 비추어 동일 사항에 관하여 특별한 사유 없이 이를 번복하고 다시 종전의 처분을 되풀이할 수는 없다. 따라서 과세관청이 과세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절차에서 납세자의 이의신청 사유가 옳다고 인정하여 과세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였음에도, 특별한 사유 없이 이를 번복하고 종전 처분을 되풀이하여서 한 과세처분은 위법하다(대법원 1978.1.31. 선고 77266 판결, 대법원 2010.6.24. 선고 200718161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소외 회사는 2004.1.7. 이 사건 세금계산서 7(공급가액 합계 423,918,000)이 위장매입에 따른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라는 이유로 부가가치세 등의 수정신고를 하였으나, 그 추가 세액을 납부하지 아니하였다.

피고 전주세무서장은 2004.3.2. 소외 회사에 위 추가 세액의 납부고지를 하였으나 소외 회사가 이를 체납하자, 2004.4.15. 원고를 과점주주로 보아 제2차 납세의무자 지정통지 및 납부통지를 하였다.

원고는 2004.7.6. 국세심판원장에게 제2차 납세의무자 납부통지의 취소를 구하는 심판청구를 하였고, 2004.10.11. 국세심판원은 원고의 심판청구를 인용하여 제2차 납세의무자 납부통지를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는데, 그 주된 이유는 위 부가가치세 등의 납세의무 성립일인 2002.12.31. 당시 소외 회사의 과점주주 겸 대표이사는 형식적으로 원고이었으나, 실질적인 주주권과 경영권은 소외인이 행사하였으므로 원고를 소외 회사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 또는 그 소유 주식에 관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편 피고 전주세무서장은 2004.6.29.경 이 사건 세금계산서 7장이 위장매입이 아닌 가공매입에 따른 허위의 세금계산서라는 이유로 그 매입금액 합계 423,918,000원을 손금불산입하여 소외 회사의 법인세를 경정하는 한편, 같은 금액 상당액이 사외유출되었으나 귀속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인정상여로 소득처분하여 원고에게 소득금액변동통지(이하 당초 소득금액변동통지라 한다)를 하였다.

피고 정읍세무서장은 2005.3.2. 위 소득처분에 따라 원고에게 2002년 귀속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이하 당초 부과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2005.4.3. 피고 정읍세무서장에게 당초 부과처분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면서 국세심판원의 원고에 대한 위 제2차 납세의무자 납부통지 취소결정문을 제출하였다.

피고 전주세무서장은 2005.4.8. 위 소득금액변동통지를 취소하였고, 그 무렵 피고 정읍세무서장은 원고의 이의신청이 옳다고 보아 당초 부과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였다.

그 후 다시 피고 전주세무서장은 2007.3.28. 이 사건 세금계산서 7장의 매입금액 합계 423,918,000원 상당액에 대하여 당초 소득금액변동통지와 같은 이유로 원고에게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였다가, 2007.10.8. 소득금액을 220,011,000원으로 감액하여 통지하였고(이하 위와 같이 감액된 후의 소득금액변동통지를 이 사건 소득금액변동통지라 한다), 피고 정읍세무서장은 2008.2.4. 위 소득처분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을 하였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자신이 소외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대표자가 아니었다는 사유로 당초 부과처분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였고, 피고 정읍세무서장은 그러한 원고의 이의신청 사유가 옳다고 인정하여 당초 부과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허위의 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당초 부과처분에 대한 직권취소를 받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이 피고 정읍세무서장이 그 직권취소를 번복하여, 당초 부과처분과 그 처분사유는 동일하고 다만 세액만이 감액된 이 사건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을 하였다면, 이는 종전 처분을 되풀이한 것으로서 위법할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이 사건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의 경위 및 내용에 비추어 보면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무효라고 볼 여지가 있다.

(4)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 정읍세무서장이 당초 부과처분에 대한 직권취소를 번복할 특별한 사유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심리하지 아니한 채, 과세관청은 부과처분의 취소처분을 다시 취소함으로써 원래의 부과처분을 소생시킬 수는 없으나 다시 법률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동일한 내용의 새로운 부과처분을 할 수는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이 일사부재리 원칙 등에 위배되어 위법·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불복절차에서의 과세처분 취소에 따른 재처분금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피고 전주세무서장에 대한 청구 부분

(1) 구 소득세법 시행령(2008.2.22. 대통령령 제206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192조제1항은 본문에서 원칙적으로 원천징수의무자인 법인에게 소득처분에 따른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도록 규정하면서, 단서에서 법인의 소재지가 분명하지 아니하거나 그 통지서를 송달할 수 없는 경우 또는 법인이 국세징수법 제86조제1항제1, 2호 및 제4호의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원천납세의무자인 소득의 귀속자에게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위 단서의 규정은 법인에게 소득금액변동통지서를 송달할 수 없는 경우에 소득의 귀속자에게 보충적으로 송달을 이행함으로써 법인의 원천징수의무를 발생시키기 위한 규정이 아니라, 소득의 귀속자에게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134조제1항에 따른 종합소득 과세표준의 추가신고 및 자진납부의 기회를 주기 위하여 마련된 특칙으로 이해된다(대법원 2013.9.26. 선고 20102457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소득처분에 따른 소득 귀속자의 원천납세의무는 위 규정에 따른 소득금액변동통지가 송달되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구 국세기본법(2007.12.31. 법률 제88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21조제1항제1, 구 소득세법(2009.12.31. 법률 제98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39조제1, 소득세법 시행령 제49조제1항제3호 등에 의하여 그 소득이 귀속된 과세기간이 종료하는 때에 성립한다(대법원 2006.7.27. 선고 20049944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192조제1항 단서의 취지, 소득처분에 따른 원천납세의무의 성립요건 및 성립시기, 소득의 귀속자는 소득세 부과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은 물론 구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1항 등에 따른 경정청구를 통해서도 소득처분에 따른 원천납세의무의 존부나 범위를 충분히 다툴 수 있는 점(대법원 2011.11.24. 선고 200920274 판결 등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192조제1항 단서에 따른 소득의 귀속자에 대한 소득금액변동통지는 원천납세의무자인 소득 귀속자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

(2)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소득금액변동통지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정읍세무서장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되, 이 사건 중 피고 정읍세무서장에 대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청구 부분은 대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기로 하여, 1심판결 중 위 취소청구 부분을 취소하고 이 부분 소를 각하하며, 이 사건 중 피고 정읍세무서장에 대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무효확인청구 부분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는 기각하고, 원고와 피고 전주세무서장 사이의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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