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비록 계약 당시에 그 계약상 의무를 즉시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더라도 계약의 이행이 장래에 가능하게 된 경우를 예정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그러한 계약이 무효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주식회사와 같은 법인이 농지를 취득하기 위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나 구 농지개혁법 또는 구 농지임대차관리법상 농지매매증명을 발급받을 수 없는 경우라도 그 법인이 매수한 농지에 관하여 관련 법규상 농지전용허가를 받음으로써 농지의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그 매매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 할 것이고, 이는 매매예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대법원 2015.7.23. 선고 201386878,86885 판결 [소유권말소등기·가등기에기한본등기]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

피고(반소원고), 상고인 : ○○관광 주식회사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3.10.10. 선고 201311081, 1109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 원고는 1989.12.1. 소외 1과 사이에 원고 소유의 농지인 경기 가평군 (주소 1 생략) 17094필지의 토지를 대금 4,058만 원에 매도하되 계약금 400만 원은 계약 당일에, 잔금 3,658만 원은 1990.2.1.에 각 지급받기로 하는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같은 날 원고는 소외 1을 대리한 소외 2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도·매수함에 있어 양도소득세가 20만 원 이상 나올 때는 소외 1이 설립할 피고 법인과 소외 2가 책임지고 추가 금액을 지불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책임각서를 교부받았다.

그리고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상의 각 약정기일에 계약금과 잔금을 모두 지급받았다.

. 소외 11989.10.경부터 이 사건 토지 등 ○○리 일대에 골프장을 건설하는 사업에 필요한 부지 선정에 관한 타당성 검토를 시작하고, 1989.12.8. 골프장 및 체육시설의 설치 및 운영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피고 법인을 설립하였으며, 피고는 1990.7.경 가평군수에게 ○○리 일대에 골프장을 신축하기 위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였다.

. 한편 원고와 피고는 1990.3.1. 예약자를 원고로, 예약권리자를 피고로 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매매예약계약서를 작성하였고, 1990.4.7.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위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이하 이 사건 가등기라 한다)를 경료하였다.

(1)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를 대금 4,058만 원에 매도할 것을 예약하며 피고는 이를 승낙한다(1).

(2) 이 사건 매매예약의 매매완결일자는 ‘1990.5.31.’로 하며 위 완결일자가 경과하였을 때에는 피고의 매매완결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히 매매가 완결된 것으로 본다(2).

(3) 2조에 의하여 매매가 완결되었을 때에는 원·피고 간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이 성립되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제1조의 대금을 수령함과 동시에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고 위 토지를 인도 및 명도하여야 한다(3).

(4)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예약의 증거금으로 예약 당일에 4,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며 위 금액은 제1조의 대금에서 공제한다(4).

(5) 원고는 본 예약 체결과 동시에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피고에게 매매예약에 의한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의 가등기절차를 이행하기로 한다(5).

. 그 후 피고는 2004.5.20.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양도소득세가 20만 원이 초과되는 금액에 대하여는 피고가 납부하기로 약정하였으나 2004년 현재까지 납부하지 못한 관계로 이 사건 토지를 가등기에서 본등기로 이전할 시에는 이전 시의 토지 시세대로 가감 계산하여 원고에게 지불하겠다는 내용의 지불각서를 작성하여 교부하였다.

. 가평군수는 2010.10.12. 경기도지사로부터 피고가 신청한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주소 2 생략) 일원에 군 계획시설사업으로 골프장을 건설하는 가평 △△△△△ 컨트리클럽 조성사업에 관한 농지법상 농지전용협의결과(조건부 동의)를 회신받았고, 2012.2.13. 골프장 조성사업의 실시계획을 인가·고시하였으며, 같은 날 피고에게 실시계획인가 사실을 통보하였다.

 

2.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토대로, 이 사건 매매예약은 주식회사인 피고가 농지를 매수하는 내용으로서 피고가 농지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 농지개혁법(1994.12.22. 법률 제4817호로 폐지된 것) 또는 구 농지임대차관리법(1994.12.22. 법률 제4817호로 폐지된 것)상의 농지매매증명을 발급받을 수 없어 결과적으로 농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으므로, 농지의 매도인인 원고가 위 매매예약에 따라 그 매수인인 피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원시적으로 이행불능이고, 따라서 이 사건 매매예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시적 불능인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며, 무효인 위 매매예약을 등기원인으로 하는 이 사건 가등기도 역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무효인 이 사건 가등기를 말소하여 줄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여 위 가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본소 청구를 인용하는 한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매매예약이 향후 이 사건 토지가 골프장 조성사업의 부지로 사용이 가능할 것, 즉 위 토지에 관한 농지전용허가를 받을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여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위 정지조건이 성취되었음을 이유로 위 토지에 관하여 이 사건 가등기에 기하여 본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피고의 반소 청구를 배척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 비록 계약 당시에 그 계약상 의무를 즉시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더라도 계약의 이행이 장래에 가능하게 된 경우를 예정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그러한 계약이 무효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주식회사와 같은 법인이 농지를 취득하기 위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나 구 농지개혁법 또는 구 농지임대차관리법상 농지매매증명을 발급받을 수 없는 경우라도 그 법인이 매수한 농지에 관하여 관련 법규상 농지전용허가를 받음으로써 농지의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그 매매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 할 것이고, 이는 매매예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 이 사건 매매예약 당시 시행된 구 농지의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제1, 7, 4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제8, 구 체육시설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4조제1항제1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조제1항제1호 등은 농지를 골프장업의 시설용지로 사용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농지전용을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이 사건 사업의 실시계획이 인가될 당시 시행되던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88조제1, 2, 92조 등은 도시·군 계획시설사업에 관한 실시계획을 인가할 때에 그 실시계획에 대한 농지법 제34조에 따른 농지전용의 허가 또는 협의에 관하여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한 사항에 대하여는 농지전용의 허가 등을 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앞서 본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피고는 이 사건 사업을 위하여 ○○리 일원에 다수의 토지를 매입하면서 농지가 아닌 토지(임야, 대지, 도로 등)에 관하여는 대부분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던 점,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소외 1이 골프장 건설사업을 목적으로 피고 법인을 설립하고 위 사업에 사용할 목적으로 농지인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원고와 피고는 농가가 아닌 피고 법인은 관련 법규상 골프장 사업 부지로 농지를 사용할 수 있는 농지전용허가 등을 받지 않고서는 농지를 취득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였던 점, 이에 원고는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을 먼저 지급받고, 그 후 피고가 설립되자 피고와 이 사건 매매예약을 체결하고 피고에게 이 사건 가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던 점, 이 사건 매매예약 당시 시행되던 구 농지보전법 등 관련 법규에 의하면, 법인도 농지를 골프장업의 시설용지로 사용하기 위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농지전용허가를 받아 농지를 취득할 수 있었고, 이 사건 사업의 실시계획이 인가될 당시의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하면, 관할 행정청이 도시·군 계획시설사업에 관한 실시계획에 관하여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농지법상 농지전용허가 여부에 관하여 협의를 거치고 위 실시계획을 인가할 경우 그 사업 부지에 속하는 농지들에 관하여는 농지전용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되었던 점, 원고는 이 사건 토지를 피고에게 양도함으로써 부담하게 될 양도소득세가 20만 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그 초과 금액을 피고로부터 지급받기로 약정하였고, 이 사건 매매예약일 이후 위 토지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남아 있음으로써 금전적 손해를 입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었던 점, 원고는 2004.5.20.에는 이 사건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할 경우 피고로부터 일정 금원을 지급받을 것을 약속하는 지불각서를 작성·교부받기까지 하였던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는 묵시적으로 이 사건 매매예약일 이후 관련 법규에 따라 농지인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농지전용허가를 받은 등 골프장 조성사업 부지로 사용 가능하게 되어 원고가 피고에게 위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여 줄 수 있을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여 이 사건 매매예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후 가평군수가 2010.10.12. 경기도지사로부터 군 계획시설사업인 이 사건 사업에 관한 농지법상 농지전용협의결과를 회신받고 2012.2.13. 이 사건 사업의 실시계획을 인가·고시함에 따라 이 사건 토지는 농지전용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됨으로써 위 정지조건이 성취되었다고 할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매매예약이 무효라고 판단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계약의 해석이나 정지조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이인복(주심) 김용덕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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