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원고는 2006.9. 전자기기, 전자제품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에 입사하여 간단한 마스크와 고무장갑만 착용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반도체 공장에서 나온 불량품에서 메모리 칩을 떼어낸 후 화학물질에 씻어내는 일을 수행하며 생산팀 반장으로 근무하던 중 2011.11. ‘우측 유방암진단을 받았는바, 이 사건 상병(유방암)의 발병 경로가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다소 비정상적인 작업환경을 갖춘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산화에틸렌 등 발암물질을 포함한 각종 유해화학물질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야간·연장·휴일근무를 함으로써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거나 자연경과적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서울행정법원 2017.08.10. 선고 2015구단56048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 고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 2017.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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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고가 2014.9.24.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는 전자기기, 전자제품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에스(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생산팀 반장으로 근무하다가 2011.11.19. 용인○○내과에서 우측 유방암’(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았다.

. 원고는 2012.10.16. 피고에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2014.9.24. 원고에게 혈액종양내과, 직업환경의학과 등 전문가 소견은 업무와 관련되어 중금속 등 유해물질 노출은 확인되나 유방암과 관련 있는 유해물질 노출수준은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되고, 야간근무나 잠재기가 충분하다고 볼 수 없어 업무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판정을 이유로 불승인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 이에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15.3.12. 재심사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의 1, 2,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원고의 주장

원고는 환기가 안 되고 안전장비도 부실하게 갖춰진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면서 산화에틸렌 등 각종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되고, 교대·야간·휴일근무를 자주하였으며, 고온의 리플로우 장비 운용 시 발생한 극저주파 자기장과 간헐적으로 수행한 엑스선 작업 시 엑스선에 노출되었고, 이러한 복합적인 유해요인의 상승작용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거나 자연경과적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었으므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 인정사실

(1) 이 사건 사업장의 개요와 원고의 근무기간

원고는 2006.9.22. 주식회사 ○○○앤테스팅(이하, ‘직전 사업장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생산팀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07.6.경부터 리볼링 공정 반장으로 승진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직전 사업장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던 최식이 직전 사업장을 인수한 후 상호를 변경하여 설립한 이 사건 사업장에 2009.9.1. 고용승계된 다음에도 퇴직할 때까지인 2011.11.30.까지 같은 업무를 수행하였다.

(2) 원고의 근무시간 등

원고는 직전 및 이 사건 사업장에서 9:00부터 18:00까지 근무하였는데, 그 중 10:20부터 10:30까지, 12:00부터 13:00까지, 15:15부터 15:30까지는 휴식 또는 점심식사 시간이었다. 원고의 월 기본급여는 900,000원이었으나, 연장·야간·휴일근무로 인하여 평균 월 급여는, 2009. 9월분부터 같은 해 12월분까지는 1,114,254, 2010년도는 1,277,108, 2011. 1월분부터 같은 해 11월분까지는 1,470,022원이었다. 원고의 2010.1.31.부터 2011. 10월까지의 근무일, 야간근로시간 및 연장근로시간은 아래 <1> 기재와 같다. [표 생략]

(3) 원고가 담당한 직전 및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공정 내용 등

() 직전 및 이 사건 사업장의 공정과 작업의 순서와 내용, 그 과정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아래 <2> 기재와 같다. [표 생략]

() 원고가 담당한 공정과 작업의 내용

원고는 직전 사업장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는 동안(2006.9.경부터 2007.5.경까지)에는 주로 리볼링 공정 중 3차 현미경 검사, 불량확인(카메라 확대 마킹 검사) 작업과 스태킹 공정 중 솔더링, 클리닝 앤 드라이 작업을 수행하였고, 리볼링 공정 전반에 관한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반장으로 승진한 이후(2007.6.경부터 퇴직시까지)에는 주로 리볼링 공정 중 3차 현미경 검사 등의 작업을 하다가 필요한 경우 리볼링 공정 중 컴포넌트 디태치, 드레싱, 솔더볼 어태치, 솔더링, 클리닝 등의 작업도 수행하였으며, 리볼링 공정의 작업이 없는 경우 스태킹 공정 중 솔더링 작업을 수행하였다.

(4) 이 사건 사업장의 작업환경측정결과

주식회사 용인서울산업보건연구원(이하, ‘용인서울산보연이라 한다)에서 실시한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작업환경측정결과에 따른 종합의견은 아래 <3> 기재와 같고, 2009년 하반기와 2010년 상반기 측정결과에서 주석, 메틸에틸케톤, 염화메틸렌, 이소프로필알콜의 노출수준은 기준치의 1/20 수준에 해당했고, 헵탄의 경우는 기준치의 1/3-2/3 수준에 해당하였다. 2010년 하반기와 2011년 상반기 측정결과, 1,1-디클로로-1-플루오로에탄의 노출수준은 기준치의 1/4-1/2 수준에 해당하였다. [표 생략]

(5) 이 사건 사업장의 물질안전보건자료,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이라 한다)의 원시료 채취 및 분석결과

산보연에서 이 사건 사업장에서 받은 물질안전보건자료 목록과 그 성분은 <4> 기재와 같고, 채취한 원시료 및 이에 대한 분석결과는 아래 <5> 기재와 같다. [표 생략]

(6) 원고가 직전 및 이 사건 사업장에서 취급하거나 노출된 유해화학물질 등

원고가 직전 및 이 사건 사업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노출된 화학물질의 종류, 그 화학물질의 발암성 여부 등은 아래 <6> 기재와 같다. [표 생략]

(7)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및 원고의 건강상태 등

() 원고는 의료법인 용인서울병원에서, 2009.12.28. 기타 흉부질환 의심(결절양음영, 우하)-내과 진료를 요한다는 진단을, 2010.7.15. 케틸에틸케톤, n-헵탄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 원고는 2010.11.22. 의료법인 영문의료재단 다보스병원에서 유방촬영검사와 유방초음파검사를 받은 후 유방우하외측결절, 좌내측과 좌외측 석회화 결절로 섬유선종 의심 진단을 받고, 의료법인 용인서울병원에서 2011.11.7. 우측 상내측과 좌측 하내측에 양성석회화로 양성질환 판정을, 용인○○내과에서 2011.11.19. 유방 중앙부의 악성 신생물, 오른쪽 진단을 받았다.

()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흡연이나 음주를 한 적이 없고, 원고의 가족 중에 이 사건 상병과 관련된 병증을 보인 사람은 없다.

() 19955.2.27.생인 원고는 20대 초반 ○○로라 주식회사에서 생산직 직원으로 3교대로 와이어본딩 작업을, 2000.4.1.~같은 달 30. 주식회사 △△에서 의료용품 및 기타 의약 관련 제품 제조 작업을, 2001.5.1.~2002.8.11. △○정공에서 비디오 및 영상기기 제조 작업을, 2002.8.12.~2006.9.21. ○○이브 주식회사에서 전자관 반도체 소자 제조 작업을 수행한 바 있다.

()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유방암에 걸린 직원은 아래 <7> 기재와 같다. [표 생략]

(8) 유방암에 관한 문헌 고찰

() 유방암과 직업환경적 노출의 관련성

현재 우리나라 산재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하여 정해진 업무상질병인정기준 중 유방암과 관련된 유해인자는 엑스선과 감마선 등의 전리방사선에 노출되어 발생된 경우이다. 국제암연구소에서 정한 사람의 유방암의 발암원인으로 충분한 근거가 있는 유해요인은 엑스선, 감마선, 디에틸스틸베스트롤(Diethylstilbestrol), 알코올, 에스트로젠-프로게스테론 피임제, 에스트로젠-프로게스테론 폐경치료제이고, 이중 상병과 관련하여 충분한 근거가 있는 직업적 유해요인은 엑스선, 감마선이다. 국제암연구소에서 정한 사람의 유방암의 발암원인으로 제한적 근거가 있는 유해요인은 산화에틸렌(에틸렌옥사이드), Polychlorinated biphenyl(PCB), 야간근무를 포함하는 교대근무, 흡연, 다이옥신(Digoxin), 에스트로겐 폐경치료제이고, 이중 상병과 관련하여 제한적 근거를 갖고 있는 직업적 유해요인은 산화에틸렌, Polychlorinated biphenyl(PCB), 야간근무를 포함하는 교대근무이다. 국제암연구소의 연구결과에서 야간 교대근무를 하는 간호사 코호트 연구에서 밤 근무를 하지 않는 간호사에 비하여 장기간 밤 근무를 포함한 교대근무를 한 간호사에서 유방암의 증가가 관찰되었고, 일주기 리듬에 교란이 있는 승무원 코호트에서도 유방암 증가가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 결과를 근거로 국제암연구소는 야간 근무를 포함하는 교대근무에 대하여 사람에서의 제한적 발암 증거 및 위의 동물에서의 충분한 증거를 근거로 일주기 교란을 일으키는 교대근무를 발암가능성이 높은 인자(Group 2A, 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s)로 분류하였다.

() 교대근무와 유방암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8개의 역학연구에서 6개의 연구가 교대근무가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한 것을 정리하였다. 특히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 2개와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유방암 위험이 증가한 것에 기반하여 밤근무를 포함하는 교대근무가 인간의 발암성에 제한된 증거(limited evidence)”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최종적으로 밤 근무를 포함하는 교대근무는 인간에게 발암성의 가능성이 있는 (probable) group 2A로 지정되었다. 미국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코호트연구 2개에서는 각각 20년 이상, 30년 이상 교대근무에 종사한 경우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위험도가 높았고, 스웨덴의 후향적 코호트연구에서는 유의한 증가가 없었다. 최근의 덴마크 여성 군인을 대상으로 한 환자-대조군 연구에 의하면, 6년 이상 야간근무를 주당 3회 이상 수행한 군에서 연령, 출산, 호르몬 대치요법, 출산자녀수, 흡연 등을 보정한 교차비가 증가함을 보고하였다.

() 역학조사

미국의 경우 여성 11명 중 1명이 평생에 한번 유방암을 경험하며, 여성에게서 매년 진단되는 새로운 암종 중 30%를 차지한다. 전 세계적으로 30세 이전에 유방암이 발생하는 것은 드문 일이며 폐경 이후에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유방암은 50세를 기점으로 발생률 대비 사망률이 가장 낮은 종양이다. 유방암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는 것들은 이른 초경, 늦은 폐경, 임신경험이 없는 것과 늦은 연령의 첫 만삭임신, BRCA1(Breast cancer type 1) BRCA2 유전자 돌연변이, 폐경 후 여성의 비만, 음주, 가족력과 유방촬영에서 고밀도 유방으로 확인된 경우 등이다. 유방암의 발생은 산업화된 국가, 도시지역,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상태에서 높으며 첫 번째 임신을 어린 나이에 하였을 경우와 수유는 보호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유방암 발생에 관여하는 요인으로는 유방암 유전자 변이 등 유전적 원인이 25%, 개인요인(이른 초경, 늦은 폐경, 출산력 없음, 모유수유경험 없음, 가족력, 폐경 후 비만, 유방의 양성종양)25%를 차지하고 나머지 50%는 환경과 생활습관 요인이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9)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의 의학적 소견

- 유방암은 우리나라에서 감상선암 다음으로 여성에서 호발하는 암임.

- 우리나라에서는 40대까지 유방암 발생이 증가하다가 50대부터 일부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며, 이른 초경, 늦은 폐경, 유전적 이상, 비만, 음주, 가족력 등이 개인적인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음.

- 직업적 위협요인으로는 방사선 노출이 확실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고, 야간노동을 포함한 교대근무, 에틸렌옥사이드(산화에틸렌) 노출 등이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 일부 연구에서는 유기용제 노출과 유방암과의 관련성을 밝히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유기용제에 노출된다는 것이 특정하게 하나의 유기용제에만 노출되기 보다는 여러 유기용제에 복합적으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서 특정 유기용제와의 관련성을 보이는 연구는 많지 않고 전반적인 유기용제 노출과 유방암의 발생과의 관련성이 있음을 제시하고 있음.

- 야간노동을 포함한 교대근무와 유방암 발생과의 연구는 다수 있는데, 주로 미국 간호사 대상 연구, 덴마크, 노르웨이 등의 연구가 제시되고 있음, 이들 연구에서는 야간노동과 유방암 발생 간에 상당히 일관된 관련성을 보고하고 있음.

- 피감정인의 작업환경에서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특정 화학물질을 확인하기는 어려움, 그러나 IC칩을 떼어낸 후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 IC칩을 세척하는 고정, 솔더링하는 공정 등에서 다양한 화학물질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임, 이러한 화학물질 중 특히 플럭스 사용 중에 유방암 발생과 관련이 있는 에틸렌옥사이드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은 있음, 그러나 산보연에서 실시한 역학조사에서는 이와 관련된 적절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됨, 노출된 화학물질 종류 및 노출량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또한 일반적인 유기용제 노출과 유방암 발생 간에 관련성이 있을 수 있음을 밝힌 일부 역학연구 결과들을 고려할 때, 피감정인의 유방암 발생에 특정할 수 없는 이들 화학물질이 관여했을 가능성은 있을 수 있음.

- 피감정인이 근무를 시작한 2006년도부터 사용한 플럭스의 종류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역학조사 과정에서도 플럭스 내 에틸렌옥사이드의 함유 및 이로 인한 노출 가능성을 명확하게 밝히지 못한 상태에서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발암물질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은 있음, 또한 환기상태 등 작업과정에 대한 작업자의 진술을 고려할 때, 플럭스 내 에틸렌옥사이드가 함유되어 있다면, 노출량은 상당했을 가능성도 있음, 근무 초기부터 에틸렌옥사이드에 노출되었다면, 유방암 발생 또는 악화에 이 물질이 기여했을 가능성은 있음.

- 피감정인이 야간노동을 수행한 기간은 5년 정도로 일반적으로 여러 역학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20년 이상에서 관련성의 크기가 증가하는 연구결과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음, 또한 화학물질의 노출수준도 현재 수준만으로 평가해 보자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는 없음, 또한 아직까지 극저주파 자기장이 유방암을 일으키는 확실한 원인이라고 어려움, 과로와 스트레스가 유방암 발병 및 악화에 일정한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만한 근거는 부족한 상태임, 특히 피감정인이 근무를 시작하고 나서 5년여 만에 유방암이 발생한 점은 일반적으로 유방암과 같은 고형암의 발생에 대한 10년 이상의 잠복기를 고려할 때도 노출 시작 시점으로부터 질병발생까지의 기간도 짧다고 판단됨, 다만,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직업적 요인에 복합적으로 노출된 점, 이들 원인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켜 질병 발생을 앞당기거나 더욱 악화시켰을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고 봄.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 9, 11 내지 21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 내지 5,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말하는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 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 또는 위 질병에 따른 사망 간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며, 이 경우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4.9. 선고 200312530 판결 등 참조). 이 경우 인과관계의 증명 정도에 관하여 보면,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 건강상태, 질병의 원인, 작업장에 발병원인물질이 있었는지 여부, 발병원인물질이 있는 작업장에서의 근무기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또는 그에 따른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5.11.10. 선고 20058009 판결, 대법원 2008.5.15. 선고 20083821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과 위 거시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의 발병 경로가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다소 비정상적인 작업환경을 갖춘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산화에틸렌 등 발암물질을 포함한 각종 유해화학물질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야간·연장·휴일근무를 함으로써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거나 자연경과적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1) 산보연의 역학조사 당시 이 사건 상병의 원인 중 하나인 산화에틸렌의 존부에 대하여는 조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고, 공기 중의 유해인자에 대한 작업환경측정도 전혀 실시되지 않았다.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상의 위험을 사업주나 근로자 어느 일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 보험을 통해 산업과 사회 전체가 이를 분담하도록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사실관계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사정에 관하여는 증명책임에 있어 열악한 지위에 있는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인정할 수는 없다.

(2) 원고는 리볼링 공정 중 드레싱, 솔더볼 어태치, 솔더링 작업과 스태킹 공정 중 솔더링 작업을 하면서 산화에틸렌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 이 사건 사업장에서 산화에틸렌이 검출되었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으나, 플럭스는 계면활성제, 글리세롤, 폴리에틸렌글리콜, 산화에틸렌 중합체 등을 구성성분으로 하고 있는데, 통상 솔더볼 어태치 작업 중, 주석, 구리, 플럭스 성분 등이나, 경화시 플럭스 성분으로부터 발생된 휘발성물질에 노출될 수 있어, 이 사건 사업장에서 적어도 솔더볼 어태치 작업 중 산화에틸렌이 발생하였을 가능성과 그리하여 원고가 이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원고는 리볼링 공정 중 드레싱 작업과 스태킹 공정 중 솔더링 작업시 계면활성제를 구성성분으로 하는 플럭스 615-15를 사용하였는데, 산화에틸렌이 계면활성제의 합성 원료로 사용되는 이상, 특히 원고가 위 드레싱 작업과 솔더링 작업시 산화에틸렌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리볼링 공정의 각종 작업을 수행하면서 적어도 2종의 플럭스(우유색 크림, 하얀 비닐색 크림)를 더 사용하였는데, 이 사건 사업장에는 이들 플럭스에 대한 물질안전보건자료가 구비되지 않아 그 구성성분을 알 수 없으나, 이들 플럭스의 구성성분이나 이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물질에 산화에틸렌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의는 플럭스 사용 중에 이 사건 상병과 관련이 있는 산화에틸렌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작업 과정 등을 고려하였을 때, 노출량은 상당했을 가능성도 있으며, 원고가 근무 초기부터 산화에틸렌에 노출되었다면, 이 사건 상병의 발생 또는 악화에 이 물질이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 피고는 산보연에 역학조사를 의뢰한 후 역학조사 과정 중 채취한 시료에 산화에틸렌이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정성분석이 불가하니 산화에틸렌 가스의 노출량의 확인을 위해 작업환경측정을 하여 재의뢰해 달라는 회신을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국 역학조사 과정 중 채취한 시료에 산화에틸렌이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에 관한 조사를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할 것인데도, 오히려 이러한 피고의 잘못으로 부실하게 된 역학조사를 근거로 이 사건 작업장에는 유방암을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원인인 산화에틸렌 등 발암물질에의 노출수준이 매우 낮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불리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데, 이것은 매우 부당한 처사라 할 것이다.

(3) 원고는 그 밖의 유해화학물질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다.

()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비록 작업환경노출 허용기준에는 미달하는 수준이기는 하나,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적어도 22종의 화학물질에 노출되었고, 특히 그 중 스토다드 솔벤트는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고, 니트로메탄, , 스티렌, 염화메틸렌(디클로로메탄, 메틸렌클로라이드)은 암을 일으킬 것으로 의심되는 물질이다.

() 원고가 위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된 수준이 낮다고 하더라도 장기간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다면, 그 유해성과 이 사건 상병과의 관련성을 쉽게 부인해서는 안 된다.

()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의는 전반적인 유기용제 노출과 이 사건 상병의 발생과의 관련성이 있음을 제시하는 연구가 있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4) 원고는 비정상적인 작업환경 등에서 지속적으로 위 유해화학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다.

() 용인서울산보연의 작업환경측정결과는 측정이 이루어진 당시의 작업환경을 나타낼 뿐이고, 원고가 근무하던 당시의 작업환경이나 사고 등 비정상적인 상황에서의 작업환경을 나타낼 수는 없다. 따라서 측정결과 유해물질이 측정되지 않았다거나 그 노출수준이 낮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근무하던 작업환경도 그 측정결과와 비슷한 수준이었을 것이라 평가할 수는 없고, 오히려 측정결과보다 더 높았을 가능성이 높다.

() 원고, , 숙은 창문을 열 수 없는 밀폐된 작업 공간에서 적절한 개인보호장비를 갖추지 못한 채 각종 공정의 플럭스, BCFC 141B 등을 이용하여 각종 작업을 하면서 국소배기장치 등 환기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인쇄회로기판 타는 냄새, 전깃줄 타는 듯한 냄새 등을 그대로 흡입하거나 맨손으로 직접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였다.

(5) 원고는 직전 및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할 당시 건강상태에 특별한 이상은 없었고, 직업환경적 요인을 제외하고는 병력, 가족력, 기질, 생활습관, 환경 등 달리 개인적 위험인자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6) 원고는 52개월의 근무기간 내내 앞서 본 비정상적인 근무환경에서 야간·연장·휴일근무를 함으로써 상당기간에 걸쳐 피로가 누적되고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비록 원고의 근무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아 이 사건 상병의 직접적인 발병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면역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으로써 다른 요인들과 결합하여 복합적으로 이 사건 상병을 발병하거나 자연경과적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시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7) 원고 외에도 직전 및 이 사건 사업장에서 계속하여 근무하다 퇴직한 여성근로자 중 유방암에 걸린 사람이 2명이 더 있고,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여성근로자 중에도 유방암에 걸린 사람이 1명 더 있다.

(8)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촉탁의는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직업적 요인에 복합적으로 노출된 점 등에 비추어, 이러한 원인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켜 질병 발생을 앞당기거나 더욱 악화시켰을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9) 피고는 아래의 문제가 있는 산보연의 역학조사 결과를 근거로 이 사건 처분을 한 잘못이 있다.

() 산보연의 역학조사는 이 사건 사업장이 설립된 이후인 2009년 이후의 자료만을 전제로 이루어진 한계가 있다. 결국 원고가 직전 사업장에서 근무한 2006.9.22.부터 2009.8.31.까지의 원고의 근무시간, 근무형태, 작업환경 등에 관한 조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 산보연은 역학조사 시 이 사건 사업장의 환기시설 등 작업환경에 대한 조사를 전혀 실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령에 규정한 직업환경측정 유해인자인 스토다드 솔벤트, 니트로메탄, , 스티렌, , 구리 등에 대해서 전혀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부실하게 이루어진 용인서울산보연의 2009년 하반기부터 2011년 상반기까지의 작업환경측정결과로 이를 대신하였다.

() 산보연은 역학조사 시 채취한 원시료 중 일부{BGA 플럭스 UP 78(플럭스 MRA 390), 리볼링 공정에 사용한 플럭스 2}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위 작업환경측정결과에 검출된 메틸에틸케톤, 염화메틸렌, 헵탄, 크실렌, 톨루엔, 이소프로필알콜 등에 대해서도 분석의뢰를 하지 않았고, 분석의뢰 시에도 벤젠, 산화에틸렌, 포름알데히드, 메틸렌클로라이드, 스티렌, 1,3-부타디엔만을 분석항목으로 지정하였다. 그럼에도 역학조사서에는 채취한 원시료에서 유방암의 발암물질인 1,1-디클로로에탄, 1,2-디클로로에탄, 1,2-디클로로프로판의 함유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기재하기까지 하였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산보연의 역학조사에서는 이 사건 상병의 주요한 발병 원인 중 하나인 산화에틸렌의 존부에 관한 분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심홍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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