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원고가 피고의 영업비밀이 포함된 내부자료 파일을 외부저장장치(USB 메모리 등)에 다운로드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가 영업비밀을 누설(아직 알지 못하는 타인에게 알려주는 일체의 행위)하거나 이로 인하여 피고에게 피해가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결국 원고가 영업비밀을 누설하거나 이로 인하여 피고에게 피해가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이 사건 비밀유지서약 제4, 5조에 위반되어 취업규칙 제53조제2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1민사부 2017.03.16. 선고 2016가합538955 판결 [해고무효 등]

원 고 /

피 고 / 주식회사 토○○

변론종결 / 2017.03.02.

 

<주 문>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6.3.25.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16.4.25.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1164,384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인정사실

 

.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화장품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14.8.4. 피고에 입사하여 경영기획실 내 경영기획팀장으로 근무하였다.

 

. 이 사건 비밀유지서약

원고는 2014.8.4. 입사 당시 피고에게 비밀유지서약(이하 이 사건 비밀유지서약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그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4. 회사에서 보안으로 취급되어 관리되는 기밀사항에 대해 본인과 관련된 업무사항이 아닌 타부서의 업무에 대한 열람 및 복사, 전송 등 일체를 부정한 행위를 하지 않겠습니다.

5. 회사에서 근무 중 작성한 각종 서류 및 PC에 보관된 일체의 자료를 허가 없이 외부로 유출 또는 일시 반출도 하지 않겠습니다.

- 상기 사항을 숙지하고 이를 성실히 준수할 것을 동의하며 서약서의 보안사항을 위반하였을 경우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 의한 민/형사상의 책임 이외에도, 회사의 사규나 관련 규정에 따른 징계 조치 등 어떠한 불이익도 감수할 것이며, 회사에 끼친 손해에 대해 지체 없이 변상/복구할 것을 서약합니다.

 

. 원고의 파일 다운로드

피고는 직원들이 전산시스템에서 파일을 외부저장장치에 다운로드 하거나 이메일에 첨부하여 외부로 발송할 경우 팀장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는데, 원고는 2016.3.21.경까지 17,303개의 파일을 팀장인 자신이 승인하는 방법으로 외부저장장치(USB 메모리 등)에 다운로드 하였다. 원고가 다운로드 받은 파일에는 내부 회의자료, 인사평가자료(Key Performance Indicators), 영업실적, 사업계획서, 업무매뉴얼, 원가분석자료 등 피고의 영업비밀이 포함된 자료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 이 사건 해고처분

피고는 2016.3.22. 원고를 같은 달 23.자로 인사총무팀으로 발령하고, 2016.3.24. 원고가 주요 회의자료, 부서 KPI, 영업전략, 대리점 개설, 대리점 실적, 전사실적, 전사 업무 매뉴얼, 사업계획서 등 자료 파일을 이동식 저장장치(USB)로 옮겨 담아 취업규칙 제53조제2호에 반했다는 이유로 다음날 10:00 본사 2층 대회의실에서 인사위원회를 소집한다고 통지하였다. 원고는 2016.3.25. 진행된 인사위원회에서 자료를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옮겨 담은 사실은 있으나, 이는 회의 목적이나 인수인계를 위한 것일 뿐이고 외부 유출의 목적이 아니라고 자신의 징계혐의에 대한 소명의 기회를 가졌다. 이후 피고는 2016.3.25.경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사유로 해고한다는 내용의 인사명령문을 보냈다(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 한다).

7. 인사위원회 의결내용 : 2016.3.25.자 징계해고, 2016.4.24.까지의 급여(1달분)를 보전함(, 기간 중 연차는 잔여일수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사용)

8. 징계사유 등

- 내부정보 유출이 확인되어 추가적인 유출방지를 위해, 부서이동 전환배치를 하였음에도 지속적인 저장소로 자료이동 승인을 요청함

- 3/24 회사의 손해방지를 위해, 제거하지 못한 약 21600건에 대해 삭제요청을 하였으나 이를 거부함

- 계속근무시 정보유출의 우려가 있고, 정보유출에 대한 회사의 손실 가능성 등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고 개선의지가 부족해 보임

- 7의 당사 의결내용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당사는 형사고발 조치예정 및 내부 규정의거 대응예정


마. 관련규정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 해고처분과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53(징계) 회사는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사원에 대하여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징계할 수 있다(이 경우 징계위원회는 제13조의 인사위원회로 대신한다).

1. 부정 및 허위 등의 방법으로 채용된 자

2. 업무상 비밀 및 기밀을 누설하여 회사에 피해를 입힌 자

3. 회사의 명예 또는 신용에 손상을 입힌 자

4. 회사의 영업을 방해하는 언행을 한 자

5. 회사의 규율과 상사의 정당한 지시를 어겨 질서를 문란하게 한 자

6. 정당한 이유 없이 회사의 물품 및 금품을 반출한 자

7. 직무를 이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한 자

8. 회사가 정한 복무규정을 위반한 자

9. 직장 내 성희롱 행위를 한 자

10. 기타 이에 준하는 행위로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한 자

54(징계의 종류) 사원에 대한 징계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견책 : 징계사유 발생 자에 대하여 시말서를 받고 문서로 견책한다.

2. 감봉(감급) : 1회에 평균임금 1일분의 2분의 1, 총액은 월급여금총액의 10분의 1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의 금액을 감액한다.

3. 정직 : 중대 징계사유 발생 자에 대하여 3월 이내로 하고, 그 기간 중에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그 기간동안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

4. 해고 :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한다.

55(징계심의) 징계위원회의 위원장은 징계의결을 위한 회의 7일 전까지 징계위원회의 위원들에게는 회의일시, 장소, 의제 등을, 징계대상 사원에게는 서면으로 별지3(생략)의 출석통지를 각 통보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내지 8호증, 을 제1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 원고의 주장 내용

1) 징계절차 위반에 관한 주장

피고가 원고에게 징계위원회 개최 전날 이를 통보한 것은 취업규칙 제55조제1항에 위반되는바, 이 사건 해고는 징계절차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2) 징계사유 존부에 관한 주장

원고가 피고의 내부자료가 담긴 파일을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다운로드 받은 사실은 있으나, 다운로드 받은 파일을 외부로 유출하지 않았고, 일상적인 업무수행 과정 중 회의에서 발표를 하거나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PC에 저장된 파일을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다운로드 받을 수밖에 없었다.

3) 징계양정에 관한 주장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처분은 징계양정에 있어 형평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 피고의 주장 내용

원고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충분한 소명을 함으로써 징계절차상 하자는 치유되었다. 나아가 원고가 피고의 내부자료가 담긴 파일을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다운로드 받은 것은 업무상 기밀의 외부유출 또는 반출에 해당하여 취업규칙 제53조제2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규정을 구체화한 이 사건 비밀유지서약 제4, 5조에 위반된다. 또한 유출된 내부자료의 중요성과 화장품 업계의 경쟁현황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가 징계처분으로서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볼 수도 없다.

 

3. 판단

 

. 이 사건 해고 무효 여부에 관한 판단

1) 징계절차 위반에 관한 판단

단체협약에 조합원을 징계할 경우 징계위원회 개최일로부터 소정일 이전에 피징계자에게 징계회부 통보를 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도 사용자가 단체협약에 규정된 여유기간을 두지 아니하고 피징계자에게 징계회부 되었음을 통보하는 것은 잘못이나, 피징계자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통지절차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고 충분한 소명을 한 경우에는 그와 같은 절차상 하자는 치유된다(대법원 1999.3.26. 선고 984672 판결 참조).

피고가 인사위원회 개최 전날 원고에게 이를 통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원고는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할 기회를 부여받은 사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고, 달리 원고가 인사위원회에서 통지절차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가 자신의 입장을 소명함으로써 앞서 본 바와 같은 징계절차상 하자는 치유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징계사유 존부에 관한 판단

) 원고가 피고의 영업비밀이 포함된 내부자료 파일을 외부저장장치(USB 메모리 등)에 다운로드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원고가 위와 같은 영업비밀을 누설(아직 알지 못하는 타인에게 알려주는 일체의 행위)하거나 이로 인하여 피고에게 피해가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취업규칙 제53조제2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 나아가 피고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취업규칙 제53조제2호를 구체화한 이 사건 비밀유지서약 제4, 5조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취업규칙 제53조제2호는 업무상 비밀 및 기밀을 누설하고, 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음에 반하여, 이 사건 비밀유지서약 제4, 5조는 기밀사항을 열람 및 복사, 전송하거나 허가 없이 외부로 유출 또는 반출하는 것을 요건으로 하는바, 비밀유지서 약 제4, 5조에 위반하는 행위가 반드시 취업규칙 제53조제2호에 위반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원고가 영업비밀을 누설하거나 이로 인하여 피고에게 피해가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이 사건 비밀유지서약 제4, 5조에 위반되어 취업규칙 제53조제2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고, 피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이 유효하다고 다투고 있는 이상 그 무효를 확인할 이익도 있다.

 

.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2.9. 선고 201120034 판결 참조).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피고는 원고에게 위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임금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해고되기 전까지 1164,384원 상당의 임금을 수령해온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6.4.25.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1164,384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혁중(재판장) 박현숙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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