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직위해제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없음에도 오로지 근로자를 회사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명목상의 직위해제사유를 내세우거나 만들어 직위해제처분을 한 경우와 같이, 직위해제처분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직위해제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으로서 그 효력이 부정됨에 그치지 아니하고,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그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2] 법원의 판단을 통하여 근로자들의 파업참가에 대하여 직무수행능력 부족을 이유로 한 직위해제처분은 그 사유가 인정되지 않음을 피고가 알고 있었거나 중과실로 알지 못한 채 원고들의 파업참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다시 동일한 사유를 내세워 이 사건 파업참가자들 전부에 대하여 단행된 것으로 그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에 해당하여 그 효력이 부정됨에 그치지 아니하고, 위법하게 원고들에 대하여 정신적 손해를 가한 것으로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법한 직위해제처분이라는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대전고등법원 제2민사부 2017.5.11. 선고 201515366 판결 [손해배상()]

원고, 항소인 / 별지 원고들 목록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피고, 피항소인 / 한국○○공사

1심판결 / 대전지방법원 2015.11.4. 선고 2015가합102792 판결

변론종결 / 2017.03.23.

 

<주 문>

1. 1심판결 중 아래 제2항에서 지급을 명하는 돈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3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15.5.21.부터 2017.5.1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총비용 중 4/5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5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쓸 이유는 제1심판결문의 제1항 부분(1심판결문 26줄부터 411줄까지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해당 기재를 인용한다.

 

2. 원고들 주장 요지

 

피고는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이전에도 2차례나 파업에 참가한 근로자들에게 직무수행능력의 부족, 피고의 위상 손상등을 이유로 직위해제처분을 하였다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서는 물론 법원으로부터 위법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받은 사실이 있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파업이 개시된 2013.12.9.경부터 같은 달 18.경까지 원고들을 포함한 파업참가 근로자들 전부(8,663)를 대상으로 파업 참가를 저지하기 위하여 또 다시 동일한 사유인 직무수행능력의 부족을 이유로 내용상·절차상 위법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하였다. 피고의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할 뿐만 아니라, 직위해제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을 알고 있었거나 중과실로 알지 못한 채 원고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자료로 각 150만 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 관련 법리

1)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의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경우, 또는 근로자로서 근무태도가 심히 불성실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한다. 근로자의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대법원 2003.10.10. 선고 20035945 판결 등 참조).

2) 위와 같은 징계처분과 구별되는 직위해제처분의 특성을 고려하여 직위해제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의 판단은 통상의 징계처분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직위해제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없음에도 오로지 근로자를 회사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명목상의 직위해제사유를 내세우거나 만들어 직위해제처분을 한 경우와 같이, 직위해제처분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직위해제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으로서 그 효력이 부정됨에 그치지 아니하고,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그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8.6.26. 선고 200630730 판결 참조).

 

. 판단

1)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위법 여부

) 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쓸 이유는, 1심판결문 6쪽 아래로부터 6줄의 볼 수 없으므로,” 다음에 더 나아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절차상 위법 여부를 따져볼 필요도 없이부분을 추가하고, 항소심에서 추가된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아래에서 판단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문의 제3항의 나.1) 부분(1심판결문 65줄부터 6쪽 아래로부터 6줄까지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해당 기재를 인용한다.

) 당심에서 추가된 피고의 주장 및 판단

(1) 피고는 당심에 이르기까지 원고들이 불법파업에 참여함으로써 직무수행을 거부한 것으로 이는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한 경우’(피고 인사규정 제46조제1항제1)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당심에서야 비로소 원고들이 위법한 이 사건 파업에 참가하여 피고가 손해를 입었으므로 이는 피고 취업규칙 제8조제6(소속장의 승인 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직장을 이탈하는 행위), 7(직무상의 질서문란 행위)에 해당된다면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사유로 인사규정 제46조제1항제4(취업규칙 위반행위)가 고려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 그러나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사유는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갑 제8호증(직위해제처분 사유설명서)의 기재, 당심 증인 이우의 증언, 이 법원의 노무법인 ○○○치알에 대한 2017.3.17.자 사실조회회신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당시 직위해제처분 사유설명서에 그 근거 규정으로 인사규정 제46조제1항제1를 분명하게 명시한 사실, 당시 피고의 인사노무실장으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의사결정에 참여하였던 이우도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사유를 인사규정 제46조제1항제1호로 판단했다는 취지로 밝히고 있는 사실, 피고에게 노무자문을 담당한 노무법인 ○○○치알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사유로서 인사규정 제46조제1항제1호에 관하여 자문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사유는 인사규정 제46조제1항제1호이었음이 분명하고,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충분히 고려하여 보더라도 이와 달리 피고가 당시 인사규정 제46조제1항제4호를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사유로 삼았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으로 인한 피고의 불법행위 책임

) 불법행위 구성 여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불법행위 구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앞서 본 법리에 입각하여 징계처분과는 다른 직위해제처분의 특수성을 충분히 감안하여 신중을 기하여 보더라도, 위 인정사실에다 원고가 당심에서 제출한 갑 제7, 8, 16, 17, 19, 22 내지 27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이우의 일부 증언, 이 법원의 노무법인 ○○○치알에 대한 2017.3.17.자 사실조회회신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법원의 판단을 통하여 근로자들의 파업참가에 대하여 직무수행능력 부족을 이유로 한 직위해제처분은 그 사유가 인정되지 않음을 피고가 알고 있었거나 중과실로 알지 못한 채 원고들의 파업참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다시 동일한 사유를 내세워 이 사건 파업참가자들 전부에 대하여 단행된 것으로 그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에 해당하여 그 효력이 부정됨에 그치지 아니하고, 위법하게 원고들에 대하여 정신적 손해를 가한 것으로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원고들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된다.

(1)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주된 목적 및 필요성

() 정당한 쟁의행위라고 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또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며, 시기와 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여야 할 뿐 아니라, 방법과 태양이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는 등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정당한 범위 내의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1.3.24. 선고 200929366 판결 등 참조).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공기업의 민영화 등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나아간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1.1.27. 선고 20101103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입각하여 앞서 든 증거들에다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고들이 이 사건 파업을 함에 있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등의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하더라도, 이 사건 파업은 그 경위나 전개과정 등으로 미루어 주된 목적이 수서발 KTX 법인설립을 위한 이사회 출자결의 저지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경영주체인 피고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파업은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이 사건 파업을 주도한 철도노조 간부들에 대한 형사재판(서울서부지방법원 2014.12.22. 선고 2014고합51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1.15. 선고 2015191 판결)에서도 같은 취지로 판시하면서, 다만 수서발 KTX 법인 설립 여부는 피고의 처분권한 범위 내의 사항이고 피고 근로자들에게는 근로조건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어서 중대한 현안이었으며, 피고도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추진할 경우 철도노조가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점을 예측할 수 있었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다].

한편 피고가 운영하는 철도운송사업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1조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필수공익사업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파업에 참가한 근로자들은 원고들을 포함하여 약 8,800여명이었다. 이 사건 파업이 시작된 후 약 5,202명의 대체근로자가 투입되었으나 파업기간 동안 평소에 비하여 KTX 73%, 일반여객 61.4%, 화물 3.1%, 전철 84.1%의 가동율을 보였다. 그러나 이 사건 파업이 적법한지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불법행위 해당 여부를 결정짓는 문제는 아니므로, 이 사건 파업이 위법하고 피고의 철도운송사업이 필수공익사업에 해당한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 앞서 본 것처럼 직위해제는 징계와는 달리 잠정적인 조치인 보직의 해제로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는 인사명령에 해당한다. 또한 철도운송사업의 특성상 일정한 자격 내지 경력이 요구되는 인력의 대체가 용이하지 않아 피고의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 있는 점, 이에 피고가 근로자들의 불법파업에도 철도운송업무를 계속 유지하기 위하여 노동력을 재배치하고 인력수급을 조절하기 위한 대응조치를 취할 필요성은 일응 인정된다.

그러나 직위해제도 승급, 보수지급 등에서 인사상 불이익한 처분에 해당하고 그 기간이 장기화하는 경우에는 징계에 버금가는 불이익처분이 될 수도 있다. 이 사건 파업에 대한 대응조치로서 단행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피고에게 부여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 것을 넘어 피고의 철도운송업무의 계속적인 운영에 필요한 사정마저 발견하기 어렵고 그에 대한 피고 경영진의 고의·과실마저 인정된다면 앞서 본 법리에 따르더라도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 법원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사유(직무수행능력 부족)와 동일하거나 그 사유가 포함된 피고의 2006년 및 2009년의 각 직위해제처분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모두 그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하다는 판단을 하였다(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경우,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구제명령을 하였다. 이에 피고가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를 기각하였고, 피고는 불복하지 않았다). 피고 본인이 당사자인 사건에서 거듭된 법원의 판결을 통하여 비록 위법한 파업에 대한 대응이라도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직위해제처분은 역시 위법하다는 점이 분명하게 밝혀졌다고 할 수 있다.

피고가 2006년 파업참가자 2,574명을 대상으로 한 직위해제처분은 직무수행능력의 부족, 피고의 위상 손상 등을 그 사유로 삼았다. 직위해제된 근로자들의 구제신청에 대하여 각 지방노동위원회가 인용 또는 기각결정을 한 것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위 직위해제처분이 그 사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절차에서도 흠결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부적법하다고 보아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 이러한 재심판정을 다투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서울행정법원은 위 직위해제처분이 그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절차상의 흠결도 인정되어 부당하므로 위 재심판정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선고하였고(2007.11.23. 선고 2007구합17564 판결),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가 2009년 파업참가자 980명을 대상으로 한 직위해제처분은 역시 직무수행능력의 부족을 사유로 하였다. 직위해제된 근로자들의 구제신청을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각하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그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 다시 피고가 위 재심판정을 다투는 것에 대하여, 1심은 위 직위해제처분이 위법하여 재심판정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선고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11.7.22. 선고 2010구합36930 판결), 이에 피고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에서도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으며(서울고등법원 2012.2.15. 선고 201129139 판결)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 위 각 법원은 그 판단에서,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한 경우라 함은, 정신적·육체적으로 직무를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만을 의미하고 징계사유에 지나지 아니하는 명령위반, 직무상 의무위반, 직무태만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파업참가로 인한 직무수행능력의 부족이 예상된다면 사전적 직위해제 처분을 할 것이 아니라 복귀할 당시 직무수행능력의 부족 여부를 개별적으로 심사해서 직위해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 피고는 이 사건 파업이 개시된 당일인 2013.12.9. 파업에 참가한 철도노조 집행부와 조합원 4,356명에 대한 직위해제를 시작으로 같은 달 18.경까지 파업에 참가한 근로자들 전부를 대상으로 종전과 동일한 사유의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함으로써 위법한 처분을 그대로 반복하여 위 법원의 판단을 정면으로 위반하였다. 직위해제의 시기, 대상은 파업이 개시된 후에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판단되어야 할 것임에도,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 있어 그러한 사정들이 얼마나 제대로 고려되었는지 인정할만한 자료가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1988.7.26.자 철도파업 이래 10회에 걸쳐 크고 작은 파업이 있었는데 그 중 파업 및 대체인력 투입의 규모, 비정상적인 열차운영에 따른 직무조정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2006.3.1.자 파업[기간: 3, 손해배상판결(대법원 2011.3.24. 선고 200929366 판결)], 2009.11.26.자 파업[기간: 9, 1심 손해배상판결(서울서부지방법원 2016.12.1. 선고 2009가합16001 판결),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7423) 계속 중], 이 사건 파업[기간: 23, 직위해제 8,663, 손해배상소송 계속 중(서울서부지방법원 2013가합36354)]에서만 직위해제처분이 이루어졌다. 이 사건 파업은 종전 파업에 비하여 그 목적, 규모와 기간, 비정상적인 열차운영에 따른 직무조정의 필요성이 현저히 컸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종전의 직위해제처분과 그 실질이 다르다. 위법하다고 판단된 종전의 직위해제처분을 들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역시 위법하다는 것을 알면서 이를 반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설령 종전보다 이 사건 파업의 규모가 크고 기간도 길었다 하더라도,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동일한 사유로 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종전 직위해제처분과 실질적으로 다르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도 없다. 또한 피고가 파업이 개시된 2013.12.9.경부터 같은 달 18.경까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단행하면서 내세운 사유에 대한 검토(근무성적, 업무실적 등 객관적 자료를 기준으로 한 근로자들의 직무수행능력 조사 등)는 물론 파업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위 주장들을 고려하였다고 볼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 반면 철도노조는 이 사건 파업 전에 필수유지업무 결정문에 따라 피고에게 필수유지업무 종사자 명단을 통보하여 그 종사자로 지명된 조합원 약 8,600명이 파업에 참가하지 않고 근무하였으며, 피고가 사업장에 투입한 대체인력의 업무수행도 방해하지 않았다.

() 피고가 이 사건 직위해체처분의 근거로 내세우는 파업 참가 후 갑작스런 업무복귀로 발생할 수 있는 혼란과 불측의 업무상 장애의 방지도 파업개시 시점에 확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파업종료 후 업무복귀 시점에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정신적·육체적 상태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며 그에 따라 직위해제의 대상도 선별적, 제한적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아래 사정들에 비추어 이 사건 직위해체처분이 파업에 따른 철도운송업무의 계속적인 운영이나 파업종료 후 복귀과정에서의 혼란이나 업무상 장애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당시는 물론 그 이후로도 원고들을 포함한 파업참가자들의 정신적·육체적 상태를 파악하거나 평가하였다는 사정을 발견하기 어렵고, 앞서 본 것처럼 직위해제의 대상도 모든 파업참가 근로자들이었다. 우는 당심 증인신문에서 소속장들이 파업종료 후 복귀한 근로자들의 정신적·육체적 상태를 개별면담을 통하여 확인하고 업무에 복귀시켰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된 직원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하였다. 피고도 그에 관한 구체적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우는 당심 증인신문에서 근로자들이 파업에서 복귀하더라도 근로자들의 정신적·육체적 상태를 확인하고 재교육을 거치고 난 뒤 기관사의 경우는 승무순서, 역무원 등은 자신의 근무교대조에 업무를 복귀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업무 복귀절차나 재교육에 반드시 직위해제처분이 수반되어야 할 뚜렷한 사정을 발견하기 어렵다. 다수의 근로자들이 파업종료 후 업무에 복귀함에 있어 근로자의 상태나 피고의 열차운행계획 조정 등으로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닐 수 있으므로 업무복귀에 관한 적절한 프로그램이나 매뉴얼 등이 마련되어 이를 준수한다면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이나 업무상 장애를 피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필수공익사업장에서는 쟁의행위 기간 중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대체인력의 투입이 허용된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3조제3). 우도 당심 증인신문에서 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얼마나 참여할지 모르기 때문에 저희들이 임의적으로 가용인력인 비노조원 몇 명이 확보되었기 때문에 평소의 몇 %만 운행하자고 판단한다”, “직위해제처분을 하지 않더라도 대체인력의 투입이 가능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직후 언론을 통해 직위해제된 직원이 업무수행 의사를 밝힐 경우 직위해제를 취소하고 업무에 복귀시키겠다고 밝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가 내세운 직무수행능력 부족이라는 사유는 명목상 구실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근로자들의 파업참가 저지와 복귀 유도가 주된 목적이었음을 엿볼 수 있다.

(2) 피고의 고의·과실

피고의 인사규정 제3조제11항에 따라 피고의 사장으로부터 직위해제처분의 권한을 위임받은 각 지역본부장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하였다. 우의 당심 증언에 의하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 있어 외부자문을 거쳐 내부의사 결정절차에 인사노무실장, 노사협력처장 등이 참여하였고 사장, 부사장, 본부장들에게도 보고가 이루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 법원의 2017.3.17.○○○치알 노무법인에 대한 사실조회회신에 의하더라도 위 노무법인이 피고에게 이와 관련하여 자문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다 앞서 본 것처럼 피고 본인이 당사자인 사건에서 거듭된 법원의 판결을 통하여 비록 위법한 파업에 대한 대응이라도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직위해제처분은 위법하다는 점이 분명해진 사정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 있어 피고의 인사담당자는 물론 경영진도 위 법원의 판단을 통하여 그 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을 잘 알고 있었거나(‘고의’) 이를 알지 못하였더라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검토하였더라면 그러한 사정을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우도 당심 증인신문에서 “2006년과 2009년의 직위해제처분에 관한 법원의 판결을 알고 있었다”, “전례가 그렇다는 것을 실무진에서는 인식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3) 원고들의 손해

() 원고들이 종전과 동일한 사유의 위법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으로 인하여 정신적 손해를 입었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 한편 앞서 본 것처럼 피고는 원고들이 이 사건 파업을 종료하고 직무에 복귀한 후에도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그대로 유지하다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및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신청이 기각된 후에야 비로소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취소하고 원고들에게 직위해제기간 동안의 급여를 정산하여 지급하였다.

() 피고는 파업이 종료되어 직위해제의 필요성이 소멸하여 대상자들을 원직에 복직시켰고 원고들의 직위해제기간과 파업참여기간이 거의 일치하여 원고들이 직위해제에 따른 실질적인 금전상 불이익이 거의 없는데다 위 급여 정산으로 직위해제 없이 정상 근무하였을 때보다 더 이익을 얻었고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취소될 때까지 인사상 불이익도 거의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주장의 당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 없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가 모두 회복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3) 피고의 불법행위 책임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법한 직위해제처분이라는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들에게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 및 기간, 이 사건 파업의 목적 및 정당성, 필수공익사업인 철도운송사업의 특수성, 피고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취소하고 직위해제기간 동안의 급여를 정산하여 지급한 점, 위법한 직위해제처분의 재발을 억제·예방할 필요성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는 원고들에 대하여 각 30만 원으로 정한다.

 

4. 결론

 

. 피고는 원고들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위자료로 각 3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5.5.2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한 항소심판결 선고일인 2017.5.1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를 다투어 제1심에서 그 주장이 받아들여졌다면 비록 항소심에서 그 주장이 배척되더라도 그 주장은 타당한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제2항에 따라 항소심판결 선고시까지는 같은 조제1항이 정한 지연손해금 이율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4.8.20. 선고 201426521 판결 등 참조)],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과 2015.9.25. 대통령령 제26553호로 개정되어 2015.10.1.부터 시행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이 정한 연 15%(원고들은 위 특례법상 지연손해금 비율로 연 20%를 주장하나, 위 규정이 정한 비율을 초과하는 비율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인정된 돈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돈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근(재판장) 박준범 김홍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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