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착오를 이유로 의사표시를 취소하는 자는 법률행위의 내용에 착오가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그 착오가 의사표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 즉 만약 그 착오가 없었더라면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

[2] 주식회사가 토지를 매수한 후 산업단지개발사업 부지조성공사를 승인받아 공사에 착수하면서 공사에게 토지 한가운데에 설치된 송전설비의 이전을 요청하였는데, 공사의 직원이 공사가 송전설비 부지를 사용·수익할 권리가 있고 전기사업법에 따라 회사가 이설공사비를 부담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하였고, 이에 회사가 공사비를 부담하는 내용으로 공사와 송전설비 이설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 이설계약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어 회사가 이를 취소할 수 있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15.4.23. 선고 20139383 판결 [공사대금]

원고, 피상고인 / 주식회사 ○○○코리아

피고, 상고인 / 한국○○공사

원심판결 / 부산고법 2012.12.27. 선고 2011666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이 인정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 ○○알미늄공업 주식회사는 1978.3.25. 소외 1에게 토지 사용료를 지급하고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영구사용승낙을 받아 그 위에 온산발전소와 ○○알미늄공업 주식회사를 연결하는 이 사건 송전설비를 건설하였으나,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지상권 등을 설정한 바는 없었다.

. △△알미늄 주식회사는 ○○알미늄공업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송전설비 및 이와 관련된 이 사건 토지의 사용에 관한 권한을 인수하여 관리해 오다가 1980.2.4.경 피고에게 이를 모두 인계하였다.

.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는 1980.8.20. 소외 2, 소외 3, 소외 1, 소외 4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되었다가 1984.7.25. ○○○○○○○○○○○○○○○종친회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었는데, 원고는 2007.12.경 위 종친회로부터 이를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다음 울산광역시로부터 온산국가산업개발단지 내에 있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산업단지개발사업 부지조성공사를 승인받아 공사에 착수하였다. 한편 원고는 2007.12.26.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 한가운데에 이 사건 송전설비가 설치되어 있어 부지조성공사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이 사건 송전설비를 이전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 그 후 원고는 2008.1.25. 피고와 사이에, 원고가 이설공사 전체를 책임지고 시행하고, 이설선로에 대한 지지물용지 및 선하지에 대한 권원을 확보하여 그 지지물용지 및 선하지에 대한 지상권 등의 권리를 피고 명의로 등기하며, 이설공사에 필요한 공사비를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이설계약을 체결하였다.

. 원고는 △△계전 주식회사에 이 사건 이설공사를 공사금액 142,443,800(부가가치세 별도)에 도급주었고, 이설공사에 필요한 자재는 ○○전기공업 주식회사로부터 42,499,200(부가가치세 별도)에 매수하였으며, 이 사건 이설공사가 완료된 뒤 위 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 한편 피고의 직원 소외 5, 소외 6 등은 이 사건 이설계약 체결 직전에 원고의 직원 소외 7 등에게 피고가 이 사건 토지 중 이 사건 송전설비의 부지를 사용·수익할 권리가 있고, 전기사업법에 따라 송전설비 이설의 원인제공자인 원고가 이설공사비를 부담해야 하므로, 원고가 공사비를 부담한다는 점이 명시된 이 사건 이설계약서 제19조를 빼면 피고는 위 이설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하였고, 원고는 위 설명에 따라 피고와 이 사건 이설계약을 체결하였다.

. 원고는 이 사건 소송 중에 착오를 이유로 이 사건 이설계약을 취소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고, 이러한 원고의 의사표시가 담긴 소송서류가 2011.10.25.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2.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는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는 적법한 점유권원이 없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송전설비를 철거하고 이 사건 토지 중 위 송전설비의 부지 부분을 인도할 의무가 있는데, 그럼에도 원고가 피고 직원의 설명에 따라 피고에게 이 사건 송전설비의 부지를 사용·수익할 권리가 있고 위 송전설비의 철거를 구할 수 없다고 믿은 것은 이 사건 이설계약의 동기의 착오라고 할 것이지만, 이는 이 사건 이설계약의 내용으로 표시되었고 보통 일반인도 이 사건 송전설비의 철거 및 그 부지의 인도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이 사건 송전설비의 이설공사비 전부를 부담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므로 이 사건 이설계약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이설계약은 원고의 취소 의사표시에 의하여 적법하게 취소되었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착오를 이유로 의사표시를 취소하는 자는 법률행위의 내용에 착오가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그 착오가 의사표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 즉 만약 그 착오가 없었더라면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1.17. 선고 200774188 판결 등 참조).

전원개발촉진법 제6조의2 1항은 전원개발사업자는 전원개발사업에 필요한 토지 등을 수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제2()목은 설치 중이거나 설치된 전원설비의 토지 등을 취득하거나 사용권원을 확보하는 사업을 전원개발사업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련 규정과 앞서 본 이 사건 이설계약의 체결 경위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피고는 이미 설치된 전원설비의 토지 등을 취득하거나 사용권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전원개발촉진법에 의해 필요한 토지 등을 수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만일 피고의 점유권원이 없음을 이유로 이 사건 송전설비의 철거와 그 부지의 인도를 구하였다면 피고로서는 필요한 토지 등의 수용 또는 사용을 위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문제 된 토지 부분을 취득하거나 사용권원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스스로 상당한 액수의 공사비를 부담해서라도 이 사건 송전설비를 이설해야 할 사업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할 것인데, 이러한 사업상의 판단은 피고가 문제 된 토지 부분의 수용 또는 사용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경우 원고가 그에 대한 소정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송전설비의 부지를 수용하거나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심이 인정한 사정들만으로 원고가 위와 같은 착오가 없었더라면 이 사건 이설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이설계약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어 원고가 이를 취소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착오로 인한 의사표시의 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이인복(주심) 김용덕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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