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제21민사부 2017.01.31. 선고 2016카합50368 결정 [가처분]

채권자 / ◇○

채무자 /

 

<주 문>

1. 대전지방법원 2016가합107091 사건 판결 선고시까지, 채무자가 2016.5.30.자로 개정한 보수규정 및 2016.7.11.자로 개정한 보수규정 시행세칙의 효력을 각 임시로 정지한다.

2. 채권자 ○○○의 신청을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신청취지>

주문 제1항 및 채권자 ○○○은 주문 제1항 기재 사건의 판결 선고시까지 채무자가 2016.5.30.자로 개정한 보수규정 및 2016.7.11.자로 개정한 보수규정 시행세칙의 적용을 받지 않는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

 

<이 유>

1. 전제되는 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 채권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채권자 조합’)은 채무자와 철도산업 및 관련 부대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으로 채무자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가 가입되어 있다. 채권자 김◇○은 채권자 조합의 위원장이자 채무자 소속 운전 4급 직원이다.

. 기획재정부는 2016.1.28.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도입 권고안을 발표하였는데, 그 내용은 기존의 연공서열 중심 급여체계 개선을 위해 도입된 성과연봉제를 확대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구체적으로 연봉은 기본연봉, 성과연봉, 기타 수당으로 단순화 (종전의 기본급, 고정적·일률적으로 지급되던 각종 수당 등은 기본연봉으로 통폐합, 성과 상여금 등의 항목은 성과연봉으로 구성, 연차휴가보상금, 연장근로수당 등 일률적으로 지급되지 않는 법정수당은 기타 수당으로 구성) / 성과연봉제 적용대상을 최하위직급, 기능직 등을 제외한 전직원으로 확대, 상하위 등급자 간 기본연봉 인상률 차등 폭 평균 3%(±1.5%) 이상이 되도록 운영 / 성과연봉의 비중은 공기업의 경우 30%(차하위직급은 20%) 이상으로 설정 / 차등 폭은 상하위 등급자 간 최소 2배 이상으로 설정하는 등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 채무자는 2016.5.30. 이사회를 개최하여, 위 권고안에 의한 성과연봉제 확대 적용을 위하여, ‘보수를 기본연봉, 제수당, 성과연봉(경영평가성과급, 내부평과급, 자체성과급)으로 구성, 연봉제 적용대상 확대: 2급 이상 직원 및 3급 이하 직원 중 일부 직원(간부직)에서 전 직원(비상임이사 제외)으로 확대, 성과연봉(자체성과급) 적용대상 확대: 간부직에서 1 ~ 4급 전 직원으로 확대, 기본연봉 차등폭(누적식) 확대: 1, 2급의 기본연봉 차등폭을 2%(±1%)에서 4%(±2%)로 확대, 기본연봉 차등 대상자 확대: 3급 중 기본연봉 차등대상자를 일부에서 전원으로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성과연봉제 확대()을 의결하였고, 채무자는 2016.7.11. 이를 반영하여 보수규정 시행세칙(이하 개정된 보수규정과 보수규정 시행세칙을 총칭하여 이 사건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다.

. 채무자는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에 관하여 채권자 조합 또는 채무자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

 

2.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채무자는, ‘채권자 조합은 이 사건 취업규칙으로 인하여 법률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야기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당사자 적격이 없다. 또한 채권자 김◇○의 주장대로 이 사건 취업규칙이 채권자 김◇○에게 불이익하다면 판례에 따라 종전의 취업규칙이 적용될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신청은 결국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을 이 사건 취업규칙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것이므로 채권자 김◇○은 당사자 적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위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함을 명시하고 있고, 채무자의 단체협약도 임금에 관한 사항은 단체교섭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 변경에 관하여 채권자 조합이 가지는 권한·역할에 대해서는 법률과 단체협약에 정함이 있으므로, 채권자 조합의 지위를 단순히 간접적·반사적·사실적인 성격의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또한 이 사건 취업규칙의 개정은 성과연봉제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서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소송상 필요한 자료의 수집이나 재정 면에서 조직 활동과 노동조합이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과 관련된 소송을 맡는 것이 바람직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 조합은 이 사건 취업규칙의 효력을 다툴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진다고 판단된다.

또한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권리관계에 다툼이 있는 경우 허용되는 것이고,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의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다면 해당 근로자는 그 취업규칙이 자신에 대하여 효력이 없고 종전 규정의 적용을 받을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할 수 있는 것이므로, 채권자 김◇○에 대한 이 사건 취업규칙의 적용 여부에 대하여 다툼이 있는 이상 채권자 김◇○에게 당사자 적격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채무자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 피보전권리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94),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가 있는 경우 그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1.27. 선고 200142301 판결). 한편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 변경이 일부 근로자에게는 유리하지만 다른 일부 근로자에게는 불리할 수 있어서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2.6.28. 선고 201017468 판결).

살피건대, 위 소명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취업규칙은 일부 근로자들의 임금 체계를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변경하는 등 임금체계 자체에 본질적인 변경을 가지고 오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저성과자로 평가된 근로자들의 경우 개정 전 취업규칙에 의할 때보다 임금액이나 임금 상승률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채무자는, ‘근로자들의 기득이익인 호봉승급분을 보장하면서 추가 재원을 마련하여 자체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등 플러스섬(plus-sum) 방식을 도입하였으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으로 근로자들의 보수가 감액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은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으로 임금액이나 임금 상승률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신청취지는 근로자들에게 곧 발생할 실제의 불이익을 방지하고자 함이므로,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이 실제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장차 본안소송에서 심도 있게 논의될 부분이다.

따라서 채무자 근로자들이 이 사건 취업규칙에 따라 임금액이나 임금 상승률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상 채무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이 사건 취업규칙에 관하여 채권자 조합의 동의를 받았어야 하고, 이러한 경우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 근로자에 대하여는 변경 전의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기득이익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는 근로자인 채권자 김◇○과 이러한 채권자들로 구성된 채권자 조합에게는 이 사건 신청의 피보전권리가 일응 소명된다.

 

. 보전의 필요성

1)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현상을 변경하는 내용의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과 달리 이 사건은 기존 권리관계 내지 법률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내용의 소극적인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으로, 가처분이 인용되면, 종전 취업규칙을 그대로 적용하는 결과가 되므로 가처분이 인용되더라도 채무자로서는 이 사건 취업규칙의 적용시점을 일시적으로 늦추게 될 뿐이고 특별히 이로 인한 불이익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금융위원회는 금융공공기관에 대하여 성과연봉제를 반영한 취업규칙을 2018년부터 시행하도록 하는 지침을 전달하여 금융공공기관들이 그 시행시기를 늦추었다). 이 사건 신청이 인용되더라도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의 효력이 잠정적으로 정지될 뿐인데, 만약 채권자들이 이 사건 본안소송에서 패소한다면,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은 이미 유효하므로, 채무자로서는 기획재정부의 성과연봉제 우수기관 인센티브 및 미이행기관 관리방안요구사항을 이행한 것이 된다. 한편 만약 채권자들이 이 사건 본안소송에서 승소한다면, 이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에 따른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은 무효로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의 변경임이 확인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가 채무자에게 위 관리방안에 따라 불이익을 부여한다는 것은 부당한 조치로 이를 상정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어느 경우에든 채무자는 기획재정부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취업규칙의 적용시점이 늦추어지는 기간 동안 채권자 조합과 채무자는 이 사건 취업규칙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이고 성실히 협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고, 그러한 여유로 인하여 채권자 조합에게 헌법상 보장된 단체교섭권이 충분히 발현될 수 있다. 만약 이 사건 신청이 기각될 경우, 철도 운영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철도산업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이 근로를 제공한 대가로서 상당기간 누려온 기득이익인 임금채권에 대한 법적안정성이나 예측가능성이 침해될 우려가 크다. 나아가 위 침해로 인한 손해는 추후 본안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승소함으로써 완전히 전보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채무자는 여전히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의 유효함을 다투고 있는데, 장차 본안소송에서 실제적 불이익 유무 및 사회통념상 합리성 인정 여부에 대하여 다양한 사정들을 고려하여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의 유효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이러한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적어도 제1심 본안판결 선고 시까지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정지할 보전의 필요성은 소명되었다고 판단된다.

다만 이 사건 취업규칙의 효력이 정지되는 이상 채권자 김◇○이 이 사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지 않는 지위에 있음을 구하는 신청은 그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4. 결론

 

채권자 조합의 신청은 이유 있어 인용하고, 채권자 김◇○의 신청은 이유 없어 기각하되, 소송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할 것을 명한다.

 

판사 문보경(재판장) 이경선 손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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