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브레이크지회가 산업별 노동조합인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지회이지만 원래 기업별 노동조합이었다가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지회로 편입되었고 그 후에도 규칙과 총회·지회장 등의 기관을 갖추고 활동해 왔으므로, 비록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그 설치 경위, 정관·규약 내용, 관리·운영 실태 및 구체적인 활동 내용에 비추어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의 실질을 가지고 있어 독립성이 있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조직형태의 변경 결의에 의하여 전국금속노동조합에 속한 지회 등의 지위에서 벗어나 독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의 조직을 갖출 수 있고, 따라서 그와 같은 조직형태의 변경 결의라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조직변경 결의가 무효라고 할 수 없다.

 

대법원 제12016.3.24. 선고 201353380 판결 [총회결의무효확인]

원고, 피상고인 / 1. A

                     2. B

                     3. C

                     4. D

피고, 상고인 / ○○브레이크노동조합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3.6.14. 선고 20126840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참고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6조제1항제8호 및 제2(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은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존속하고 있는 도중에,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2/3이상의 찬성에 의한 총회의 의결을 거쳐 노동조합의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산업별 노동조합은 동종 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초기업적 노동조합으로서 그 자체가 개별 근로자를 구성원이자 조합원으로 하는 1개의 단위노동조합이다. 산업별 노동조합이 내부에 하부조직을 두더라도, 이는 별개의 노동조합이 아니라 산업별 노동조합 내부의 조직 관리를 위한 기구나 그 조직 체계의 일부인 구성요소가 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산업별 노동조합이 기업별 노동조합 중심의 오랜 관행과 개별 사업장의 특성을 반영할 현실적인 필요성 때문에 지역이나 사업장 단위로 산하에 지부·분회·지회 등의 하부조직(이하 지회 등이라 한다)을 설치하여 옴에 따라,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서는 그 지회 등이 그 외형과 달리 산업별 노동조합의 내부적인 조직 혹은 기구의 성격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해당 기업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구성되어 독자적인 규약과 집행기관을 가지고 그 근로자의 근로조건 유지·개선 및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목적으로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하는 경우가 있으며, 여기서 더 나아가 해당 조직이나 그 조합원에 고유한 사항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능력까지 보유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 그 지회 등은 법인 아닌 사단인 근로자단체 내지는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기업별 노동조합이 조직형태의 변경 절차를 통하여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으로 편입된 경우에는, 그 편입 이후에도 종전의 기업별 노동조합의 재산상 권리·의무나 해당 기업에 특수한 단체협약의 효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여전히 기업별 조직으로서의 독립성을 보유할 필요가 있고 해당 산업별 노동조합도 사실상 이를 용인함에 따라, 지회 등이라는 형식에 불구하고 해당 기업의 근로자들로 구성되어 그들의 근로조건 유지·개선 및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기업별 노동조합 유사의 독립한 근로자단체 내지는 독자적인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을 가지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라 하더라도,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독립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고유한 사항에 관하여 산업별 노동조합과 독립하여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의사 결정 능력을 갖춘 이상, 그 지회 등은 소속 근로자로 구성된 총회에 의한 자주적·민주적인 결의를 거쳐 그 지회 등의 목적 및 조직을 선택하고 변경할 수 있으며, 나아가 단결권의 행사 차원에서 정관이나 규약 개정 등을 통하여 단체의 목적에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추가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실체를 갖추고 활동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지회 등이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독립한 근로자단체로서의 실체를 유지하면서 산업별 노동조합에 소속된 지회 등의 지위에서 이탈하여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는 측면에서는,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갖추고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의 경우와 차이가 없다. 이와 같은 법리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가지고 있는 지회 등의 경우에도, 독자적인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이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결의 요건을 갖춘 소속 근로자의 의사 결정을 통하여 종전의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이라는 외형에서 벗어나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6.2.19. 선고 20129612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1) 기업별 노동조합인 ○○브레이크노동조합은 전국금속노동조합 대구지부 ○○브레이크지회 (이하 ○○브레이크지회라 한다)로 조직형태를 변경하여 2010년경 산업별 노동조합인 전국금속노동조합에 편입된 사실, (2) 그 후 ○○브레이크지회는 2010.11.26.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그 조직형태를 기업별 노동조합인 피고로 변경하는 내용의 결의(이하 이 사건 조직변경결의라 한다)를 한 사실, (3) 피고는 2010.11.30. 다시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피고 규약을 제정하는 내용의 결의(이하 이 사건 규약제정 결의라 한다)를 한 사실, (4) 한편 ○○브레이크지회는 전국금속노동조합의 모범 지회 규칙을 바탕으로 제정된 규칙과 총회·지회장 등의 기관을 갖추고 활동해 온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 위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브레이크지회가 산업별 노동조합인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지회이지만 원래 기업별 노동조합이었다가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지회로 편입되었고 그 후에도 규칙과 총회·지회장 등의 기관을 갖추고 활동해 왔으므로, 비록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그 설치 경위, 정관·규약 내용, 관리·운영 실태 및 구체적인 활동 내용에 비추어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의 실질을 가지고 있어 독립성이 있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조직형태의 변경 결의에 의하여 전국금속노동조합에 속한 지회 등의 지위에서 벗어나 독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의 조직을 갖출 수 있고, 따라서 그와 같은 조직형태의 변경 결의라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조직변경 결의가 무효라고 할 수 없다.

 

3.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 등은 독자적인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이 있어 독립된 노동조합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만 이 사건 규정에 의한 조직형태의 변경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브레이크지회가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갖추고 있어 독립성이 있었는지 등에 관한 사정들에 대하여 충분히 살펴보지 아니한 채, ○○브레이크지회는 독자적인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가지고 있는 독립된 노동조합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조직변경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이유만을 들어 이 사건 조직변경 결의 및 이 사건 규약제정 결의가 모두 무효라고 단정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산업별 노동조합지회 등의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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