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지급기일이 법령에 정하여진 퇴직급여 중 일부의 지급을 정지하도록 규정한 법률 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있었던 경우, 그 소급효가 인정되는 사건에서는 지급정지의 근거 규정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되어, 퇴직급여의 수급자로서는 원래 지급정지가 없었다면 지급기일에 전액을 지급받았어야 하는데 이를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초의 지급기일 다음날부터 위헌결정일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이행지체가 성립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지급시기에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에 대하여 위법성을 조각할 만한 행위에 해당하게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불이행이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에서 위법성을 조각하는 사유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 유치권 이외에도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와 같이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 통념에 비추어 그 미지급 상태가 용인될 수 있는 경우도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그 해당 여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4.11.27. 선고 20112477, 2484 판결 [퇴직연금청구·퇴직연금청구]

원고, 상고인 / 별지 원고 명단 기재와 같다.

피고, 피상고인 / 공무원연금공단

환송판결 / 대법원 2010.7.22. 선고 20093125, 313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 110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상고에 대하여

 

.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1) 지급기일이 법령에 정하여진 퇴직급여 중 일부의 지급을 정지하도록 규정한 법률 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있었던 경우, 그 소급효가 인정되는 사건에서는 지급정지의 근거 규정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되어, 퇴직급여의 수급자로서는 원래 지급정지가 없었다면 그 지급기일에 전액을 지급받았어야 하는데 이를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초의 지급기일 다음날부터 위헌결정일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이행지체가 성립함이 원칙이다. 그러나 지급시기에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에 대하여 위법성을 조각할 만한 행위에 해당하게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불이행이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2.12.27. 선고 200047361 판결 참조). 여기에서 위법성을 조각하는 사유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 유치권 이외에도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와 같이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 통념에 비추어 그 미지급 상태가 용인될 수 있는 경우도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해당 여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는 국가로부터 공무원연금제도의 운영을 위탁받아 설립된 공법인으로서, 19979월부터 19997월까지 원고 110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 구 공무원연금법(1995.12.29. 법률 제51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47조제1항제2, 3(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고 한다)에 따라 지급정지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퇴직급여만을 지급하였는데, 헌법재판소는 2005.10.27. 이 사건 법률조항에 관하여 수급자에게 연금 이외의 다른 소득이 발생한 경우 퇴직연금 액수를 제한하는 지급정지제도 자체는 위헌이라고 볼 수 없으나,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반하였다는 취지로 위헌결정을 한 사실, 이 사건 법률 조항에 대한 위헌결정 당시 이미 이 사건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어 계속되어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3) 이러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효력이 이 사건에 소급하여 미치므로 피고의 위 원고들에 대한 미지급 퇴직연금 지급의무가 당초 지급기일에 소급하여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7.22. 선고 20093125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앞서 본 법리에 따라 그 지급기일 이후로서 위 원고들이 구하는 날부터 위헌결정일까지의 기간에 대한 미지급 퇴직연금의 지연손해금 청구와 관련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지급정지제도 자체는 합헌이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여 위헌이라는 취지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이 명백하다고는 볼 수 없는 점, 구 공무원연금법(2009.12.31. 법률 제99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31조제1, 구 공무원연금법 시행령(2010.1.1. 대통령령 제219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26조제2항 및 제3항에서 과오급여가 이루어진 경우 그 사유에 관계없이 피고에게 환수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피고로서는 지급시기에 급여액을 결정함에 있어서 지급정지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을 지급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이와 별도로 지급 이후에도 법령상 지급정지된 부분에 관한 지급정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의무, 즉 지급정지 부분에 대한 지급금지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하는 점, 피고가 위 원고들에게 지급정지 부분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위와 같은 지급금지의무에 따른 결과로서, 위헌결정의 효력이 이 사건에 미침으로 인하여 당초 지급시기에 소급하여 미지급 퇴직연금에 대한 지급의무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위헌결정 이전까지 미지급 퇴직연금이 지급되지 아니한 상태를 일률적으로 위법하다고는 볼 수 없는 점, 피고는 입법에 관여할 권한이 없어 위헌적인 지급정지 상태를 스스로 해소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당시 법령에 따라야 할 의무만을 부담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당시 법령에 따라 위헌결정 이전에 지급정지된 부분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 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정당행위로서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4) 따라서 원심이 미지급 퇴직연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이 위헌결정 다음날부터 발생한다고 보아 이 사건 청구 중 원고의 위헌결정일 이전 기간의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을 기각한 조치는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에 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

 

.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례법이라고 한다) 3조제2항이 정하는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고 함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채무자의 주장에 상당한 근거가 있는 때라고 볼 것이고, 결국 위와 같이 항쟁함이 상당한가 아니한가의 문제는 당해 사건에 관한 법원의 사실인정과 그 평가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10.7.8. 선고 20102169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이 사건 소송의 진행결과, 특히 환송판결 후 원고 110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취지 변경내역과 그 경위 등을 고려할 때, 환송 후 원심이 피고가 환송판결 후 지연손해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19979월부터 19997월까지의 퇴직연금 지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보아 환송 후 원심 판시 별지 내역서 인용금액란 기재 각 해당금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산정하면서 환송 후 원심판결 선고일까지 특례법 제3조제1항에서 정한 법정이율의 적용을 배제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특례법 제3조제2항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원고 110의 상고에 대하여

 

상고법원은 상고이유에 의하여 불복신청한 한도 내에서만 조사·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상고이유서 등에는 상고이유를 특정하여 원심판결의 어떠한 점이 법령에 어떻게 위반되었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이유의 설시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2.7.26. 선고 20105062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상고장에는 원고 110에 관하여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으며, 그 후 제출된 보정서와 상고이유서에서도 위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어떤 부분이 법령에 어떻게 위반되었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근거를 밝히지 아니하였으므로 적법한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 김신 권순일(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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