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익한 취업규칙 변경이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면 유효하고, 이에 근거한 전보·직위미부여 발령도 정당하다 [부산고법 2004나7071]
【부산고등법원 2004.11.24. 선고 2004나7071 판결】
• 부산고등법원 제4민사부 판결
• 사 건 / 2004나7071 전보등발령무효, 임금
• 원고, 항소인 / 1. E ~ 9. M
• 피고, 피항소인 / 주식회사 N
• 제1심판결 / 부산지방법원 2004.4.9. 선고 2003가합15085 판결
• 변론종결 / 2004.10.27.
• 판결선고 / 2004.11.24.
<주 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원고 E, F에 대하여 한 2003.1.2.자 및 같은 해 3.12.자 각 전보발령, 원고 I, J, K, L, M에 대하여 한 2003.2.24.자 전보발령, 원고 E, F, G, H에 대하여 한 2003.1.8.자 직위미부여발령은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 E에게 18,412,000원, 원고 F에게 18,237,000원, 원고 G에게 24,424,927원, 원고 H에게 16,793,000원, 원고 I에게 11,991,000원, 원고 J에게 12,438,000원, 원고 M에게 10,931,000원, 원고 K에게 12,229,000원, 원고 L에게 12,651,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이 유>
1. 사실관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내지 12, 갑 제2호증의 1 내지 4, 갑 제3호증의 1 내지 3, 갑 제4, 6호증, 을 제5 내지 11, 14호증, 을 제25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을 제13호증의 일부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해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10호증의 각 기재와 을 제13호증의 일부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원고들에 대한 각 전보발령 및 직위미부여발령
(1)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직원으로서, 별지1 기재와 같은 직책으로 피고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는바, 피고 회사는 2003.1.2. 원고 E, F, G에 대하여 별지 1 기재와 같이 각 피고 회사 부산본부 관리국 총무부로 각 전보발령을 하고(다만, 원고 G은 2003.1.2. 당시에도 이미 직급에 상응하는 보직이 없는 상태에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전보발령을 제외하고, 원고 E, F에 대한 대한 전보발령만을 이하 ‘제1 전보발령’이라 한다), 2003.1.8. 별지 1 기재와 같이 원고 E, F, G, H에 대하여 직위미부여 발령을 하였으며(이하 ‘직위미부여발령’이라 한다), 2003.3.12. 원고 E, F에 대하여 별지1 기재와 같은 각 전보발령을 하였다(이하 ‘제2 전보발령’이라 한다). 한편, 피고 회사는 2003.2.24. 원고 I, J, K, L, M에 대하여 별지 1 기재와 같은 전보발령을 하였다(이하 ‘제3 전보발령’이라 한다).
(2) 원고들은 2001년과 2002년 인사고과 평정에서 별지 2 기재와 같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나. 인사관련 규정 및 보수규정의 개정
(1) 피고 회사는 1998.1.1. 다음과 같이 직급에 상응하는 직위를 부여하지 않고 낮은 직급의 자리인 직원으로 전보할 수 있도록 인사규정 제13조제2항을 개정하였다. <다음 생략>
(2) 피고 회사는 노동조합과 사이에 급격한 통신시장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1997.7.9. 단체협약 체결시 그 부속협정으로 ‘출자기관 전환에 따른 고용안정 기본협정’을 체결하고 이에 근거하여 노사동수로 구성된 고용안정위원회, 인사제도개선협의회 및 보수제도개선협의회를 구성하였다.
(3) 위 각 협의회에서 진행된 노사협의를 토대로 하여 인사제도개선협의회는 2001.9.19. ‘개개인의 평가가 공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필요한 인사관련 제규정을 개정한다’는 내용의 포괄적인 합의를 하였다.
(4) 이에 피고 회사는 2001.12.7. 노동조합과 사이에 직위미부여자에 대한 감급제도의 도입을 합의하고, 이에 근거하여 같은 달 31. 다음과 같이 경영직 직원 뿐만 아니라 전 직원에 대하여 보수감액이 가능하도록 보수규정 제15조를 개정하였다. <다음 생략>
(5) 또한 피고 회사는 2002.7.20.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 사무처장 O와 사이에 구체적인 직위미부여발령의 요건에 대하여 ‘인사규정 제19조(직위해제) 규정에 과원 또는 인사고과 부진자 등에 대하여 직위미부여가 가능하도록 조항을 신설한다. 인사고과 부진자라 함은 당해 직급에서 D고과를 2회 이상 받는 자를 말한다’라는 내용으로 인사규정을 개정하기로 합의하였는데, 이 때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 위원장 P은 노동조합 사무처장 O로부터 위 합의내용을 보고받은 후 O에게 그 노사합의서에 위원장을 대리하여 서명할 것을 위임하였고, 위 합의에 관한 실무자인 O는 이러한 위임에 따라 위원장을 대리하여 위 노사합의서에 서명하였으며, 이러한 합의에 근거하여 피고 회사는 2002.12.31.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인사규정 제19조의2를 신설하였다. <다음 생략>
2. 이 사건 소 중 원고 E, F에 대한 제1 전보발령 및 직위미부여발령 무효확인 청구부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 E, F는, 제1 전보발령 및 직위미부여발령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되어 있던 노동조합의 동의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못하여 무효인 인사규정 제13조제2항 및 제19조의2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위 각 발령의 무효확인을 구한다. 그러나 확인의 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쟁의 당사자간에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즉시 확정할 이익이 있는 경우에 허용될 뿐 과거의 법률관계는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할 것인바, 뒤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위 원고들에 대한 제2 전보발령이 유효한 이상, 피고 회사의 위 원고들에 대한 제1 전보발령 및 직위미 부여발령은 모두 과거의 법률관계에 불과하므로, 위 각 발령의 효력 유무가 위 원고들의 현재 지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위 원고들이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발령 기간 동안 삭감된 임금을 청구할 수 있을 뿐 위 각 발령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은 없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소 중 위 원고들의 제1 전보발령 및 직위미부여발령 무효확인 청구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원고 E, F의 제2 전보발령 무효확인 청구 및 원고 I, J, K, L, M의 제3 전보발령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1) 당사자들의 주장
(가) 위 원고들의 주장
1) 위 원고들에 대한 제2, 3 전보발령은, 모두 위 원고들에 대하여 그들의 직급인 2급에 상응하는 직위가 아닌, 그보다 낮은 직급의 직위인 직원으로 전보한 것으로서 이는 위와 같이 개정된 인사규정 제13조제2항에 기한 것이다.
개정된 인사규정 제13조제2항은 개정 전의 제15조와는 달리 “정년퇴직일 전 1년 이내인 자 등 사장이 인력관리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직원”의 경우에도 직제상의 보직기준에 의한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게 되었고, 위 인사규정의 개정으로 인하여 과장 이상의 직위에 보해지는 1급 내지 5급의 직급에 있는 간부직원들이 직급에 상응하는 직위를 부여받지 못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에 따르면, 직급에 상응하는 직위가 부여되지 않는 경우 그 근로자는 연봉산정에서 불이익을 받고, 낮은 직급자의 지휘·감독 하에 평직원으로 근무하게 되는 정신적인 고통까지 입게 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므로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인 위 인사규정이 위와 같이 변경된 것은 종전에 비하여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이다.
위와 같이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97조제1항에 의하여, 그 적용대상인 과장 이상의 직위에 보해졌거나 보해질 수 있는 직급에 있는 자들의 과반수의 동의 또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그 효력이 있는 것인데, 피고 회사는 위 개정된 인사규정 제13조제2항에 대하여 위 동의를 얻지 못하여 효력이 없고, 따라서 위 각 전보발령은 무효이다.
2) 가사 위 인사규정 제13조제2항이 유효하다 하더라도, 위 각 전보발령은 위 원고들이 정년퇴직일 전 1년 이내인 자 또는 그에 준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명예퇴직을 강요하다가 위 원고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행하여진 정당한 이유 없는 처분이고, 이는 근로기준법 제30조제1항(‘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에도 위배되므로 위 각 전보발령은 어느 모로 보나 무효이다.
(나) 피고의 주장
1) 위 인사규정 개정 당시의 보수규정 제4조 별표 2 기준연봉표에 의하면, 직급에 따라 기준연봉이 정해지고 직위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으므로, 취업규칙인 위 인사규정 제13조제2항 개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이 아니다.
2) 가사 위 인사규정의 개정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하므로, 그에 대하여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 인사규정 제13조제2항은 유효하다.
3) 이 사건 각 전보발령은 위와 같이 유효한 인사규정에 기하여 업무상의 필요성에 따라 행하여졌으므로 유효한 것이다.
(2) 인사규정 제13조제2항의 효력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해당여부
개정 전 인사규정 제15조에 의하면 일반직 중 전신직, 계리직, 통신기계직, 선로직, 전람직, 전송직, 기계직, 전기직, 전배직, 교환직, 운전직, 선박직, 수위직과 기능직, 용원의 경우에만 직제상의 보직기준에 의한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게 되어 있었으나, 인사규정 제13조제2항의 개정으로 인하여 그 이외에 정년퇴직일 전 1년 이내인 자 등 사장이 인력관리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직원의 경우에도 직제상의 보직기준에 의한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게 되었고, 위 인사규정으로 인하여 일반직 중 과장 직위 이상의 직위에 보해지는 1급 내지 5급의 직급에 있는 간부직원들이 직급에 상응하는 직위를 부여받지 못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로써 기존의 직위에서 누릴수 있는 위 간부직원들의 제반 권리나 이익이 박탈될 가능성이 생기게 되었으므로, 위 인사규정 제13조제2항의 개정은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이라 할 것이다.
(나)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지 여부
1) 우선, 인사규정 제13조제2항의 개정에 대하여 과장 이상의 직위에 보해졌거나 보해질 수 있는 직급에 있는 자들의 과반수의 동의 또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가 없었음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칙적으로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2) 그러나, 예외적으로 취업규칙의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7.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등 참조).
3)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을 제2호증의 1 내지 4, 을 제5, 6, 7, 8, 9, 10, 14, 19, 20호증, 을 제4, 26호증의 각 1 내지 3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해 보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 회사는 인사규정 제13조제2항의 개정 이전에도 직제와 정원의 개폐 또는 예산의 감소 등으로 폐직 또는 과원이 되는 등 불가피한 사정이 존재하거나 업무상 필요한 경우 해당 직급에 상응하는 직위보다 낮은 직위를 부여하는 인사발령을 행한 바 있다.
② 유선통신사업을 주도하던 피고 회사는 무선통신과 인터넷 위주로 사업환경이 변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장기간 독과점체제로 운영되어 온 데서 비롯되는 공기업 특유의 비효율성과 정체성으로 인하여 매출액 대비 인건비 부담비율은 경쟁 통신서비스업체들에 비해 훨씬 높은 반면, 종업원 1인당 매출액은 경쟁 업체들에 크게 뒤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였다. 더군다나, 1997.11.말경부터 이른바 IMF 사태를 맞게 되자, 피고 회사의 체질을 혁신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할 필요성이 부각되었고, 이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공기업 민영화 및 경영혁신방침에 따라 피고 회사는 1998.3.부터 구조조정을 실시하였다. 이에 따라, 시티폰사업 등 한계사업을 철수하거나 매각하고, Q나 R 등 공익성 있는 사업을 합리화하고, 비핵심사업을 외주화하는 등의 사업분야를 구조조정하여 본사조직과 산하 S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의 방법으로 직원을 감축한 바 있으나, 2003.4.을 기준으로 2·3급의 경우, 직급에 상응하는 직위를 부여받지 못한 직원이 약 600여명에 이르고, 2003.9.을 기준으로 그 비율은 2급은 약 11%, 3급은 약 40%에 이르렀다.
③ 피고 회사는 1999.6.16. 1·2급 직원에 대한 간부직보직관리기준을 마련하여 인력배치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위와 같은 구조조정에 따라 발생되는 비보직 간부직에 대한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함과 아울러 업무능력배양을 통하여 다시 현업에 복귀함으로써 능력 위주의 기관장 보임을 실현하기 위하여 간부직급에 해당하는 직원을 보직 부여자와 자문위원, 전문위원으로 구분하고, 그 중 정년퇴직 임박자가 아닌 자로서 당해 직급의 장기보직 수행으로 재충전이 필요한 자, 기관장이 보직수행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하는 자 등을 전문위원 임명대상으로 하여 타 본부로 전보하여 일정기간 소속 본부에 직위부여를 하지 않고 대기발령하거나, 현업등의 마케팅 또는 기술부서에 배치하여 담당직무를 부여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간부직보직관리기준을 마련한 바도 있다.
④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은 위와 같은 통신시장의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사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 하여, 1997.7.9. 위 ‘출자기관 전환에 따른 고용안정 기본협정’을 체결하고, 2001.9.19. ‘개개인의 평가가 공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필요한 인사관련 제규정을 개선한다’는 내용의 포괄적인 합의를 하였으며, 2001.12.7. 직위미부여자에 대한 감급제도의 도입을 합의하고, 2002.7.20. 직위미부여발령의 요건에 관한 합의를 한 바 있다. 위와 같은 합의 과정에서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은 이전부터 협의해 오던 주택자금대부금 이자율 인하문제(7.5%에서 2%), 대학생 자녀 학자금 지원 문제, 해고자 복직 문제, 파업관련 징계자의 재심 및 사면 문제 등의 합의를 함께 하였다.
4)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 인사규정의 개정 이전에도 해당 직급에 상응하는 직위보다 낮은 직위를 부여하는 인사발령이 있었던 점, 사용자인 피고 회사가 위 인사규정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던 제반 환경, 위 인사규정의 개정과 관계있는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의 교섭 경위 등의 사정에 위 원고들이 주장하는 연봉 저하의 사정은 피고 회사가 채택하고 있는 연봉제의 특성상 낮아진 직무난이도를 반영한 합리적인 차이로서 연봉제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들로서는 당연히 감수하여야 할 것으로 보여지는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보면, 위 인사규정 제13조제2항의 개정은 종전 인사규정 제15조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지 않아도 유효할 만큼의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위 인사규정 제13조제2항의 개정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변경에 해당하여 유효한 이상, 위 규정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위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위 원고들의 두 번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근로자에 대한 전보발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한 것이고, 전보가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를 하게 된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6.12.20. 선고 95누18345 판결 등 참조).
(나) 그러므로, 피고 회사가 위 원고들에게 행한 위 각 전보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점에 관하여 보건대, 위 원고들이 위 각 전보발령으로 받게 되는 임금손실 등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감안하더라도 위에서 든 위 각 전보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에 비추어 이를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위 원고들은 명예퇴직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피고 회사가 위 각 전보발령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10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가사위 원고들 주장의 사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명예퇴직자 선정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하지 못하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명예퇴직자 선정기준이 별지 2와 같은 위 원고들의 부진한 인사고과에 기한 것으로 보여지는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 회사의 위 각 전보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된다고 보이지 않는다).
(나) 또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상 위 각 전보발령이 근로기준법 제30조제1항의 정당한 이유 없이 행하여진 징벌에 해당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위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따라서, 위 각 전보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하거나, 근로기준법에 위배된다는 점에 근거한 위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 G, H의 직위미부여발령의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1) 위 원고들의 주장
(가) 이 사건 직위미부여발령의 근거가 된 인사규정 제19조의2는 이전의 인사규정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으므로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그 효력이 있는 것인데, 위 2002.7.20.자 동의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노동조합의 유효한 동의라 볼 수 없고, 따라서 인사규정 제19조의2에 기한 위 원고들에 대한 직위미부여발령은 무효이다.
1) 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에 기하여 근로자와 사용자 쌍방이 이해와 협조를 통하여 노·사 공동의 이익을 증진함으로써 산업평화를 도모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노사협의회의 일종인 인사제도개선협의회가 한 동의를 노동조합의 동의라고 볼 수는 없다.
2) 노동조합의 규약 제26조제12호, 제31조제7호는 각 “기타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는 전국대의원대회, 중앙위원회가 심의,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인사규정 제19조의2에 대한 동의 여부는 위 “기타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는바, 노동조합은 위 전국대의원대회, 중앙위원회의 심의, 의결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3)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한 동의와 같은 중요 사항은 노동조합의 위원장에 의하여 직접 행사되어야 하고, 제3자에게 위임될 수 없는 것인바, 위 2002.7.20.자 동의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위원장 위 P은 위 O에게 위임을 하여 대리로 노사합의서에 서명하게 하였다.
4) 2002.7.20.자 인사규정 개정 합의의 내용은 ‘인사규정에 과원 또는 인사고과 부진자 등에 대한 직위미부여 가능하도록 조항을 신설한다’는 원칙적인 합의일 뿐 위 인사규정 제19조의2와 같은 내용의 구체적인 불이익에 모두 동의한 것은 아니고, 또한 원래의 노사합의서에는 ‘인사고과 부진자라 함은 당해직급에서 D고과를 2회 이상받는 자를 말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반면 위 인사규정 제19조의2에는 단지 ‘직무수행능력 부족 또는 불성실 근무 등으로 인사고과가 부진한 자’라고만 규정되어 있어 합의된 내용보다 근로자에게 훨씬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되었으므로 위 규정에 대하여 노동조합의 동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나) 가사 인사규정 제19조의2의 신설이 정당하다 하더라도, 피고 회사가 위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인사고과를 부진하게 평가한 것은 위 원고들이 명예퇴직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므로, 위 인사고과를 근거로 위 원고들에 대하여 행하여진 직위미부여발령은 무효이다.
(2) 판단
(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해당 여부
살피건대, 인사규정 제19조의2의 신설로 인하여 피고 회사의 모든 직원에 대하여 직위미부여발령이 가능하게 되었고, 위 보수규정에 따라 위 인사규정에 의한 직위미부여발령자는 경영직 직원이 아닌 경우에도 감액된 임금만을 지급받게 되었으므로, 취업규칙인 위 인사규정 제19조의2의 신설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이라 할 것이다.
(나) 노동조합의 동의의 존부에 관한 위 원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첫 번째 주장에 관하여
을 제7, 8, 9,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해 보면, 피고 회사에는 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에 기한 노사협의회가 따로 구성되어 있고, 노사협의회의 협의결과는 ‘노사협의회 의결서’로 작성되는 사실, 피고 회사의 인사제도개선협의회는 1997.7.9.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간의 단체협약 체결시의 부속협정인 ‘출자기관 전환에 따른 고용안정 기본협정’에 기초한 노사간의 협의체로서, 위 인사제도개선협의회의 위 2001.9.19.자 합의는 ‘노사합의서’라는 이름으로 작성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이에 기초하여 위 2002.7.20.자 합의가 이루어졌다),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위 인사제도개선협의회는 위 원고들 주장의 노사협의회로는 볼 수 없는 것이므로 위 첫 번째 주장은 이유 없다.
2) 두 번째 주장에 관하여
위 2002.7.20.자 노사합의는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제정, 개정권을 가지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97조제1항에 따라 요구되는 노동조합의 동의권의 행사이므로, 위 규정이 요구하는 요건을 갖춘 이상, 노동조합 내부적인 의견수렴절차나 기타 의사결정절차를 거쳤는지 여부와는 상관 없이 유효할 뿐 아니라, 위 인사규정 제19조의2의 신설이 위 원고들 주장의 “기타 중요한 사항”이라고 볼 만한 별다른 근거도 없으므로 위 두 번째 주장은 이유 없다.
3) 세 번째 주장에 관하여
단체협약이나 노동조합의 규약 등에 의하여 노동조합 위원장의 대표권이 제한되어 있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노동조합의 위원장이 제3자에게 그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하지 않은 이상, 위 2002.7.20.자 노사합의서에 노동조합의 위원장이 직접 서명하지 않았다 하여 위 합의를 무효로 볼 수는 없는 것인데, 을 제13, 14호증의 각 기재 및 당심증인 O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노동조합의 위원장인 위 P은 위 2002.7.20.자 합의 내용을 사무처장인 위 O로부터 직접 보고받고, 그 내용을 확인한 후 지시를 내려 위 O가 노사합의서에 서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세 번째 주장은 이유 없다.
4) 네 번째 주장에 관하여
인사규정 제19조의2 제1항제1호는 2002.7.20.자 노사합의상의 ‘과원’을, 같은 항제2호는 위 합의상의 ‘인사고과 부진자’를 각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원래 노사합의서에 있던 인사고과 부진자의 구체적인 의미(D고과를 2회 이상받은 자)가 인사규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인사규정 제19조의2는 위 합의에 근거하여 마련된 것일 뿐 아니라, ‘인사고과 부진자’를 위 합의상의 ‘D고과를 2회 이상받은 자’로 해석하는 한 인사규정 제19조의2가 무효라고 볼 수 없는 것이며, 더욱이 위 원고들이 인사고과에서 D고과를 2회 이상 받은 사람들임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바, 인사규정 제19조의2가 원래 합의된 내용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사규정 제19조의2가 원래 합의 내용보다 근로자에게 더 불리하게 규정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① 위 원고들은 위 2002.7.20.자 노사합의서 상의 ‘D고과를 2회 이상 받은 자’라고 함은 근무성적평정(업적고과, 근무실적평가, 능력고과)에 대한 연도별 평가에서 D고과를 받는 것이 2회 이상인 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하여야 하고, 이에 따르면, 위 원고들은 2회 이상 D고과를 받은 사람들이 아니므로, 위 원고들에 대한 직위미부여발령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위 노사합의서 상의 ‘D고과를 2회 이상 받은 자’를 위 원고들 주장과 같이 해석할 별다른 근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② 위 제19조의2 제1항제3호의 경우에는 자의적인 기준에 의하여 처분이 이루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으나, 설사 제3호가 노동조합의 동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무효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인사규정 제19조의2 전부가 무효로 된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고, 위 원고들의 경우 인사규정 제19조의2 제1항제1호 및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이 사건 직위미부여발령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이상, 위 제3호의 유효 여부는 이 사건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위 네 번째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소결
따라서, 인사규정 제19조의2 역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유효하다 할 것이므로, 인사규정 제19조의2가 무효의 규정임을 전제로 한 위 원고들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이 사건 인사고과의 정당성에 대한 위 원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인사고과 평정은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그러한 인사고과 평정이 객관성과 공정성을 해한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하는 경우 이외에는 이를 부당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인바, 갑 제10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위 원고들의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 사건 인사고과 평정이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위 원고들의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다. 원고들의 임금손실 및 위자료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들의 주장
(가) 피고 회사가 위 각 전보발령 및 직위미부여발령이 모두 유효함을 전제로 정상임금을 삭감하여 지급하였는바, 원고들에게 정상임금과의 차액 상당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여 무효인 위 각 인사규정에 근거한 각 전보발령 및 직위미부여발령으로 인하여 비보직자 또는 직위를 부여받지 못하여 출근만 하는 신세로 전락하게 함으로써 정신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으므로 원고들에게 2003.1.분부터 같은 해 12.분까지의 감액된 임금과 500만 원 상당의 위자료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이 2001.12.7. 노동조합과 사이에 직위미부여자에 대한 감급제도 도입을 합의하고, 2001.12.31. 전직원에 대하여 직위미부여기간 중의 보수감액을 할 수 있도록 보수규정 제15조를 개정한 바 있는데, 위와 같은 보수규정 제15조의 개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하고, 이는 위 인사규정 제19조의2의 신설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노동조합의 유효한 동의가 없었으며, 특히 위 2002.7.20.자 합의에 있어 보수감급률에 대하여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으므로, 위 보수규정의 개정은 무효이고,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 E, F, G, H에게 그들이 직위를 부여받지 못한 사정과 관계없이 그들의 보수를 감급 없이 종래대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판단
(가) 그러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들에 대한 위 각 전보발령 및 직위미부여 발령의 근거가 된 인사규정 제15조 및 제19조의2는 유효한 것이고, 그에 따른 위 각 전보발령 및 직위미부여발령도 역시 유효하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첫 번째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또한, 위에서 든 각 증거에 의하면, 위 2001.12.7.자 직위미부여자에 대한 감급제도 도입의 합의 당시, 노동조합의 위원장인 P은 당시 시행되고 있던 경영직에 대한 감급제도 및 감급률이 그대로 전 근로자에게 적용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에 기초하여 위 합의에 이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위 보수규정 제15조가 개정되었으며, 위 원고들이 주장하는 노동조합의 동의의 유효성 여부는 위에서 판단한 인사규정 제19조의2와 마찬가지로 볼 수밖에 없는 이상, 위 보수규정의 개정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두 번째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원고 E, F의 2003.1.2.자 전보발령 및 2003.1.8.자 직위미 부여발령 무효확인 청구부분은 부적법하여 모두 각하하고, 원고 E, F의 각 나머지 청구 및 원고 G, H, I, J, K, L, M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상철(재판장) 고영태 이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