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공무원/노동조합 관련

분할 전 회사가 노동조합과 합의를 거쳐 분할계획서에 단체협약이 승계됨을 명시하지 않는 이상, 단체협약상의 지위는 분할신설회사에 승계되지 않는다 [서울중앙지법 2017카합80551]

고콜 2025. 12. 18. 15:02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9.11.자 2017카합80551 결정】

 

•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 결정

• 사 건 / 2017카합80551 단체협약상지위보전가처분등

• 채권자 / A노동조합

• 채무자 / 1. B 주식회사, 2. C 주식회사, 3. D 주식회사

 

<주 문>

이 사건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신청취지>

1. 채무자 B 주식회사, 채무자 C 주식회사(이하 순서대로 ‘채무자 B’, ‘채무자 C’이라 한다)는 채권자 소속 E지부 운영위원의 취업시간 중 운영위원회 참석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채무자 B는 별지 1 목록 순번 1 내지 5 기재 전임자에 대하여, 채무자 C은 별지 1 목록 6 내지 8 기재 전임자에 대하여 유급전임활동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채무자들은 연간 산업안전보건교육 계획시간 중 상·하반기 각 4시간씩 채권자가 주관하는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여야 한다.

4. 채무자들은 채권자 소속 조합원들의 급여에서 조합비 및 조합부과금을 일괄공제하여 급료지급일로부터 7일 이내에 채권자에게 전달하여야 한다.

5. 채무자 B는 별지 2, 채무자 C은 별지 3, 채무자 D 주식회사(이하 ‘채무자 D’라 한다)는 별지 4의 각 ‘2016년 단체교섭 요구안’에 관하여 채권자의 단체교섭 청구에 대하여 성실하게 단체교섭을 하라.

6. 집행관은 제1 내지 5항 명령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7. 채무자들이 제1 내지 4항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채권자에 대하여 위반행위 1회당 1,000,000원의 비율에 의한 각 금원을, 제5항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채권자에 대하여 위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지연 1일에 1,000,000원의 비율에 의한 각 금원을 각 지급하라.

 

<이 유>

1.  사안의 개요

 

가. 단체협약의 체결 및 조직형태 변경

채권자는 금속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전국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 소속 근로자 약 20,000명을 대상으로 한 기업별 노동조합인 G 노동조합은 2015.2.17. F과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이하 ‘2014년도 단체협약’이라 한다). 2014년도 단체협약에 의하면 유효기간은 2016.5.31.까지이고(제135조제1항), 유효기간이 만료된 경우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을 갖는 것으로 되어 있다(제135조제2항 단서).

G 노동조합은 2016년 12월 조직형태를 변경하기로 결의하고, 채권자 소속 E지부로 편재되었다.

나. 채무자들의 분할설립

F 이사회는 2016.11.15. F이 영위하는 사업 중 건설장비 사업부문, 전기전자 사업부문, 로봇·투자 사업부문을 분할하여 3개의 신설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의하였고, 2017.2.27. 개최된 F의 주주총회에서 분할결의에 대한 승인이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채무자 B(건설장비 사업부문), 채무자 C(전기전자 사업부문)이 2017.4.3. 분할설립되었고, 채무자 D(로봇·투자 사업부문)가 2017.4.5. 분할설립되었다.

다. 분할계획서 규정

F의 분할계획서(소을 제4호증)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분할의 방법
(5) 그 성질 또는 법령에 따라 승계되지 아니하여 분할존속회사에 귀속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분할되는 회사에 속한 일체의 적극·소극재산과 공법상의 권리·의무를 포함한 기타의 권리·의무 및 재산적 갸치가 있는 사실 관계(인허가, 근로관계, 계약관계, 소송 등을 모두 포함)는 분할계획서 기재 승계목록(이하 ‘본건 승계대상목록’이라 한다)에 기재된 사항은 그 기재를 따르고, 본건 승계대상목록에 기재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해서는 분할되는 회사의 이사회가 달리 규정하지 않는 한, 각 분할대상 부분에 대한 것이면 그 사업부문이 귀속되는 분할신설회사에게, 각 분할대상부문 이외의 부문에 대한 것이면 분할존속회사에게 각각 귀속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5. 분할 후 신설되는 회사에 관한 사항
(7) 분할로 인하여 이전될 분할되는 회사의 재산과 그 가액
 그 성질 또는 법령에 따라 승계되지 아니하여 분할존속회사에 귀속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분할되는 회사는 분할계획서가 정하는 바에 따라 분할대상부문에 속하는 일체의 적극·소극적 재산과 공법상의 권리·의무를 포함한 기타의 권리·의무와 재산적 가치 있는 사실관계(인허가, 근로관계, 계약관계, 소송 등을 모두 포함함)(이하 ‘이전대상재산’이라 함)를 각 분할신설회사에 이전한다.

 

2.  신청이유의 요지

 

채무자들은 F으로부터 분할설립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 F의 2014년도 단체협약상 당사자 지위를 승계하였다. 채무자들은 단체협약 승계사실을 부정하면서 채권자의 2016년도 단체교섭 체결요구를 거부하거나 채권자 E지부 운영위원의 활동을 방해하고 있으므로,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가. 상법 제530조의 9에 따른 승계

상법 제530조의 9는 분할신설회사가 분할 전의 회사 채무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다. 분할에 따라 설립된 채무자들은 분할회사인 F의 2014년도 단체협약에 따른 채무를 승계하였다.

나. 상법 제530조의 10에 따른 승계

분할신설회사는 분할회사의 분할계획서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권리·의무를 승계한다. F의 분할계획서에는 2014년도 단체협약 역시 승계의 대상으로 되어 있으므로, 채무자들은 그 당사자 지위를 승계하였다.

다. 영업양도에 준하는 경우로서 지위 승계

영업양도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양도인과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상의 권리·의무가 승계된다. 회사분할 역시 근로관계를 둘러싼 권리의무가 포괄적으로 승계된다는 점에서 영업양도와 다르지 않고, 채무자들이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은 F의 분할 전 사업부문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다. 따라서 영업양도의 경우에 준하여 이 사건에서도 채무자들에 대한 단체협약상 지위의 승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상법 제530조의 9에 따른 승계 여부

상법 제530조의 9 제1항에 따라 주식회사의 분할 또는 분할합병으로 인하여 설립되는 회사와 존속하는 회사가 회사 채권자에게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는 분할 또는 분할합병 전의 회사 채무에는, 회사 분할 또는 분할합병의 효력발생 전에 발생하였으나 분할 또는 분할합병 당시에는 아직 그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채무도 포함된다(대법원 2008.2.14. 선고 2007다73321 판결 참조).

그러나 위와 같이 연대책임이 인정되는 채무는 변제가 가능한 금전채무일 것을 전제로 한다. F이 2014년도 단체협약에 따라 채권자에게 부담하는 각종 의무는 채권자나 그 운영위원들의 활동을 보장할 의무 등과 같이 성질상 금전채무로 보기 어려운 것이므로, F의 2014년도 단체협약상 의무는 상법 제530조의 9 제1항에서 정한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는 채무’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를 전제로 한 채권자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상법 제530조의 10에 따른 승계 여부

상법 제530조의 10은 분할 또는 분할합병으로 인하여 설립되는 회사 또는 존속하는 회사는 분할하는 회사의 권리와 의무를 분할계획서 또는 분할합병계약서가 정하는 바에 따라서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회사의 분할이 있는 경우에는 분할계획서에 정한 바에 따라 피분할회사의 권리의무는 사법상의 관계나 공법상의 관계를 불문하고 그 성질상 이전을 허용하지 않는 것을 제외하고는 분할로 인하여 설립되는 회사에게 포괄승계된다(대법원 2011.8.25. 선고 2010다44002 판결 참조). 또한 분할계획서의 관련 규정도 성질상 승계되지 아니하는 것을 제외한 일체의 재산, 권리·의무를 포함한 사실관계는 분할신설회사(채무자들)에 승계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F의 2014년도 단체협약상 지위가 상법 제530조의 10에 따라 채무자들에게 승계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① 단체협약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체결되는 것으로서, 회사의 규모, 조직, 영업형태와 근로자들의 요구사항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단체협약의 세부적인 내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분할존속회사의 사업부문 일부만이 분할되어 신설회사가 된 경우 사업부문 자체의 동일성은 유지되나, 그로 인하여 두 회사의 조직과 구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존속회사의 단체협약 내용을 신설회사의 노사관계를 규율하는 단체협약으로 그대로 승계시키는 것은 유효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을 수 있다. 단체협약은 사용자와 노동조합에 일신전속적인 성격이 강하므로, 성질상 ‘일체의 권리·의무가 이전된다’라는 추상적인 기재만으로는 단체협약의 당연 승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② 채무자들이 분할되기 전 채권자의 E지부 소속 조합원은 14,440명이었는데, 현재 그 중 채무자 B 소속 조합원은 655명, 채무자 C 소속 조합원은 1,539명, 채무자 D 소속 조합원은 110명 정도로서 극히 일부분만을 차지하고 있다. 14,000명으로 구성된 노동조합과 체결된 단체협약과 100명 내지 1500명 정도의 인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과 체결하게 될 단체협약의 내용은 상당부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으므로, 그 당연승계를 인정하는 것이 구체적 타당성에 부합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③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분할 전 회사가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의 승계 여부에 대하여 합의를 거쳐 분할계획서에 단체협약이 승계됨을 명시하지 않는 이상, 단체협약상의 지위는 분할신설회사에 승계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채권자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영업양도에 준하는 승계 여부

근로자를 그대로 승계하는 영업양도의 경우에 있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의 단체협약도 잠정적으로 승계되어 존속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1989.5.23. 선고 88누4508 판결 참조). 그러나 회사의 분할은 회사조직의 규모, 자산 등이 변경될 수 밖에 없어 영업양도와 성질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영업양도의 경우에 단체협약의 승계가 인정된다는 사정만으로 회사분할의 경우에도 당연히 단체협약이 승계된다고 볼 수 없다.

채권자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여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7.9.11.

 

판사 김정만(재판장) 고대석 유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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