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 종료에 관한 대화녹음행위는 노동위원회나 법원에 제출하는 방식으로만 사용된 점 등으로 볼 때 음성권 침해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되지 않는다 [대법 2025다204730, 부산지법 2024나49834, 부산지법 서부지원 2023가단119089]
<판결요지>
원고는 피고 1(회사)과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 1의 영업소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피고 1의 직원인 피고 3이 원고에게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더 이상 갱신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하면서 원고의 동의 없이 원고와의 대화내용을 녹음하였음(이하 ‘이 사건 녹음행위). 이에 원고는 이 사건 녹음행위가 원고의 음성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 1(회사), 피고 2(피고 1의 대표이사), 피고 3(피고 회사 직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임. 원심은, 이 사건 녹음행위가 개인의 내밀한 영역에 대한 것이 아니고 노동위원회나 법원에 제출하는 용도로만 사용되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가 수인하여야 하는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하였음.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피고 3이 원고와의 대화를 녹음함에 있어 원고가 명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하였다거나 원고를 기망 또는 협박하였다는 사정을 발견할 수 없고, 이 사건 녹음행위는 근로계약 기간의 종료에 따른 법적 분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져 개인의 내밀한 영역에 관한 것이 아니며, 공적 판단기관인 노동위원회나 법원에 제출하는 방식으로만 사용되었으므로, 음성권 침해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심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함.
【대법원 2025.10.16. 선고 2025다204730 판결】
• 대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25다204730 손해배상 청구의 소
• 원고, 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 주식회사 외 2인
• 원심판결 / 부산지방법원 2024.12.12. 선고 2024나49834 판결
• 판결선고 / 2025.10.16.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 ○○○ 주식회사(이하 ‘피고 1 회사’라 한다)는 집합투자증권의 판매업무, 투자자문업무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피고 2는 2022.6.28.부터 2023.7.13.까지 피고 1 회사의 대표이사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며, 피고 3은 피고 1 회사의 본사 마케팅부서장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나. 피고 1 회사는 2021.1.경 부산 및 경남 지역 고객들에 대한 집합투자증권 등의 오프라인 판매 등을 위하여 부산 지역에 ‘△△△’ 영업소(이하 ‘이 사건 영업소’라 한다)를 설치하였다.
다. 원고는 2020.9.4. 피고 1 회사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영업소에서 근무하였고, 이후 피고 1 회사와 여러 차례 유사한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21.10.20. 피고 1 회사와 근로계약기간을 2021.10.20.부터 2022.7.31.까지로, 근무장소를 이 사건 영업소로 정하여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라. 피고 3은 2022.7.22. 원고에게 2022.8.31.부터 이 사건 영업소를 폐점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통지하면서 원고와 더 이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마. 피고 3은 2022.7.22. 14:13경 이 사건 영업소 사무실에서 원고, 소외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원고의 동의 없이 원고와의 대화 내용 일체를 녹음하였고, 2022.7.22. 14:35경 다시 원고, 소외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원고의 동의 없이 원고와의 대화 내용 일체를 녹음하였다(이하 위 각 녹음행위를 ‘이 사건 녹음행위’라 한다).
2. 근로계약 갱신기대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하여
원심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피고 1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음성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하여
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음성이 자기 의사에 반하여 함부로 녹음, 재생, 녹취, 복제, 방송, 배포 등이 되지 아니할 권리를 가진다. 이러한 음성권은 헌법 제10조제1문에 의하여 헌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는 인격권에 속하는 권리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그의 음성을 녹음하거나, 녹음한 음성을 방송, 배포하는 등의 행위는 원칙적으로 음성권에 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
민사소송에서 대화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하였더라도 그 녹음한 파일이나 녹취록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고(대법원 2009.9.10. 선고 2009다37138, 37145 판결 등 참조), 실체적 진실 보존 또는 자기 방어를 위하여 상대방 대화의 녹음이 필요한 경우가 있음을 고려하면,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러한 녹음행위가 음성권을 위법하게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상대방의 명시적인 반대의사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기망 또는 협박하여 녹음을 하는 등 침해방법이 부당한 경우, 또는 녹음행위 자체는 부당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녹음한 음성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방송, 배포하는 등의 경우에는, 이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이익의 내용과 필요성, 상대방이 입게 되는 피해의 성질과 정도 등에 비추어 위법성이 인정되면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나. 원심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녹음행위는 원고가 수인하여야 하는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음성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음성권 침해로 인한 불법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1) 이 사건 녹음행위는 피고 3이 원고에게 이 사건 영업소 폐점에 관한 피고 1 회사의 입장을 설명하고 확인서를 받는 대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피고 3이 녹음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명시적으로 녹음하면 안 된다는 반대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를 기망 또는 협박하여 녹음하였다는 사정은 발견할 수 없다.
2) 이 사건 녹음행위를 통하여 피고들은 이 사건 영업소 폐점에 관한 원고의 반응을 확인하여 원고가 실제로 피고 1 회사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기대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명확히 하여 분쟁을 예방할 필요가 있었다. 한편, 원고와 피고 3의 대화 내용은 근로계약 기간의 종료를 통지하면서 갱신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리는 취지에 불과하고 개인의 내밀한 영역에 관한 것이 아니라서 원고가 입게 되는 피해의 정도가 크지 않다.
3) 피고들은 이 사건 녹음행위로 인한 녹음파일 및 녹취록을 원고와 체결된 근로계약에 관한 법적 분쟁과 관련하여 노동위원회나 법원에 제출하는 방식으로만 사용하였을 뿐이고, 그 밖에 이를 다른 목적으로 방송, 배포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들은 원고와의 분쟁에서 증거자료를 제출하여 합리적인 해결을 도모할 필요가 있었고, 공적 판단기관인 노동위원회나 법원의 성격과 판단 절차에 비추어 이러한 녹음파일 등의 제출로 인하여 원고가 입을 수 있는 피해의 정도는 수인할 수 있는 정도로 보인다.
4.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마용주(재판장) 노태악 서경환(주심) 신숙희
【부산지방법원 2024.12.12. 선고 2024나49834 판결】
• 부산지방법원 제1민사부 판결
• 사 건 / 2024나49834 손해배상 청구의 소
• 원고, 항소인 / A
• 피고, 피항소인 / 1. B 주식회사, 2. D, 3. E
• 제1심판결 /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4.18. 선고 2023가단119089 판결
• 변론종결 / 2024.11.14.
• 판결선고 / 2024.12.12.
<주 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원고에게,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고만 한다)는 16,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피고 회사, D, E는 공동하여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에게, 피고 회사는 8,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피고 회사, D, E는 공동하여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원고의 항소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에서 제출된 증거들과 이 법원에서 추가로 제출된 각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다시 살펴보더라도 제1심법원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내용은 원고가 이 법원에서 강조하는 주장에 대하여 제2항과 같이 판단하는 이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추가 판단
가. 원고의 갱신기대권에 대하여
원고는, ㉠ 피고 회사의 본사 직원인 피고 E를 부산까지 보내어 이 사건 녹음행위를 하게 하거나 피고 회사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원고에게 보상 금액을 제시한 사정은 피고 회사가 원고의 갱신기대권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점, ㉡ 이 사건 영업소의 폐점에 관하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 한다) 제62조제1항에 따른 공고가 없었던 점, ㉢ 원고와 G은 이 사건 부산 영업소 관할 이외의 지역인 창원, 울산, 김해 등 각지에서 금융투자업무를 수행하는 등 원고의 업무가 이 사건 영업소의 존속을 전제로 하였다고 할 수도 없는 점, ㉣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영업소를 포함한 조직개편도를 공식적으로 회람하고, 지방 영업소를 확대할 계획을 진행한 것은 원고에게 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를 형성하게 한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 회사의 입장에서는 정당한 근로계약의 종료라고 하더라도 이와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근로자와의 다툼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동기가 있을 수 있다는 점(㉠ 주장 관련), 자본시장법에 따른 영업소 폐지 공고는 자본시장에서의 금융혁신과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며 금융투자업을 건전하게 육성한다는 위 법의 목적을 고려할 때(위 법 제1조) 해당 영업소의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 볼 수 없는 점(㉡ 주장 관련), 원고와 G이 창원, 울산, 김해 등에서 금융투자업무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영업소가 위치한 부산의 인근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를 이유로 원고의 업무가 이 사건 영업소의 존속과 무관한다고 볼 수 없는 점(㉢ 주장 관련), 피고 회사가 조직개편도를 회람한 것은 이 사건 영업소의 공식적인 폐지 결정 전일뿐만 아니라 이 사건 영업소의 존속에 대한 기대가 곧바로 원고 자신의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는 점(㉣ 주장 관련)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정당한 근로계약 갱신의 기대권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인격권 침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녹음행위의 대상이 된 대화는 원고가 사실상 해고당하는 내용으로서 일반인이라면 충분한 수치심을 느낄만한 것이고, 녹음된 대화 내용은 왜곡되어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 녹음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 이 사건 녹음행위의 대상이 된 대화는 피고 E가 원고에게 이 사건 영업소 폐점에 관한 피고 회사의 입장을 설명하고 확인서를 받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개인의 내밀한 영역에 관한 것이 아니고, 근로계약기간의 종료를 통지하면서 갱신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리는 취지에 불과하여 경험칙상 일반인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 수치심을 느낄만한 내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 원고의 주장은 대화 내용 전체를 녹음한 경우라도 그 내용이 왜곡되어 해석될 수 있으므로 위법하다는 취지인데 이는 임의로 대화 내용 중 일부분만 발췌하여 녹음함으로써 대화 전체의 의도나 내용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는 녹음행위와는 구분해서 보아야 하고, 대화 내용 전체를 녹음하였음에도 원고의 의도와 다른 내용으로 해석되는 것은 해석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지 녹음행위 자체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윤영(재판장) 오지영 양철순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4.18. 선고 2023가단119089 판결】
•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판결
• 사 건 / 2023가단119089 손해배상 청구의 소
• 원 고 / A
• 피 고 / 1. B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C 주식회사), 2. D, 3. E
• 변론종결 / 2024.03.14.
• 판결선고 / 2024.04.18.
<주 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고만 한다)는 원고에게 16,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피고 회사, D, E는 공동하여 원고에게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회사는 집합투자증권의 판매업무, 투자자문업무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피고 D은 2022.6.28.부터 2023.7.13.까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사람이고, 피고 E는 피고 회사의 본사 마케팅부서장을 담당하였던 사람이다.
나. 피고 회사는 2021.1.경 부산 및 경남 지역 고객들에 대한 집합투자증권 등의 오프라인 판매 등 위하여 부산 지역에 ‘F’ 영업소(이하 ‘이 사건 영업소’라 한다)를 설치하였다. 한편 원고는 2020.9.4.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영업소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아래 생략>
다. 이후 원고는 피고 회사와 사이에 수 차례 유사한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다만 ① 2차 근로계약의 근로계약기간은 2020.12.1.부터 2021.2.28.까지, ② 3차 근로계약의 근로계약기간은 2021.1.20.부터 2021.4.19.까지, 임금은 월 2,333,334원, ③ 4차 근로계약의 근로계약기간은 2021.4.20.부터 2021.10.19.까지로 정하였다), 2021.10.20. 근로계약기간 2021.10. 20부터 2022.7.31.까지, 근무장소 부산 F로 하여 재차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라. 피고 E는 2022.7.22. 원고에게 2022.8.31.부터 이 사건 영업소를 폐점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통지하면서 원고와 더 이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마. 피고 E는 2022.7.22. 14:13경 이 사건 영업소 사무실에서 원고, G과 대화를 나누면서 원고의 동의 없이 원고와의 대화 내용 일체를 녹음하였고, 이후 2022.7.22. 14:35경 재차 원고, G과 대화를 나누면서 원고의 동의 없이 원고와의 대화 내용 일체를 녹음하였다(이하 위 각 녹음행위를 ‘이 사건 녹음행위’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3, 6, 7호증, 을 제1, 7, 8호증의 각 기재, 갑 제18, 19호증의 각 음성,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 소송대리인의 소송대리권 관련
① 피고 회사의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의 구성원 변호사가 2022.3.21.부터 피고 회사의 감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바, 그럼에도 법무법인 △△이 피고 회사의 소송대리인으로서 피고 회사를 대리하는 것은 감사로서의 의무와 이해관계가 상충되어 변호사윤리에 위반된다.
②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6조제1항, 제19조제19항은 금융회사와 이해관계가 있는 자 즉 중요한 거래관계가 있거나 사업상 경쟁관계 또는 협력관계가 있는 법인의 상근 임직원은 금융회사의 사외이사, 감사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법무법인 △△은 피고 회사와 중요한 거래관계에 있는 자인바, 이를 피고 회사의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한 것은 변호사윤리에 위반된다.
③ 원고의 인격권 침해 관련 청구는 피고 회사의 구성원이었던 원고가 자신에게 불법행위를 저지른 상급자인 피고 E, D에 관하여 제기한 소로서 본질상 법인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저지른 임원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성격을 가진다. 결국 이 사건에서 피고 회사를 대리할 뿐만 아니라 피고 회사의 전직 임직원에 대한 각종 법적 문제에 대하여 법적 자문 및 대리행위를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처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이 피고 E, D을 함께 대리하는 것은 피고 회사와 체결한 수임계약의 본지에 반한다.
2) 갱신기대권 침해 관련
기간제 근로자인 원고에게 피고 회사에서 계속 근무할 기대관계가 형성되었음에도 피고 회사는 합리적 이유 없이 원고와 새로운 노동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형태로 원고의 갱신기대권을 침해하였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16,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3) 인격권 침해 관련
피고 회사의 직원인 피고 E는 원고의 동의 없이 2차례에 걸쳐 원고와 피고 E 사이의 대화를 녹음하였고, 이는 당시 피고 회사 대표이사인 피고 D의 지시 하에서 이루어졌다. 이 사건 녹음행위는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이므로, 불법행위자인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자료 1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의 주장
1) 피고 소송대리인의 소송대리권 관련
변호사윤리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임받은 소송대리권에 영향이 없다. 나아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은 사외이사, 감사위원의 결격사유를 정한 것일 뿐 감사위원의 선임으로 인하여 중요한 거래관계의 효력을 부정하는 규정이 아니다.
2) 갱신기대권 침해 관련
원고에게 근로관계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고, 피고 회사에는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3) 인격권 침해 관련
이 사건 녹음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반되지 않으며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3. 판단
가. 소송대리권 관련 주장에 관하여
1) H협회가 제정한 변호사윤리장전은 H협회의 회칙에 불과하다. 변호사윤리장전의 위반은 변호사법 제90조에 의하여 변호사에 대한 징계사유가 되고 경우에 따라 의뢰인 등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으며(대법원 2022.11.17. 선고 2018다300364 판결 등 참조) 변호사가 정직 이상의 징계를 받는 경우 변호사법 제7조에 의하여 징계 이후 소송대리가 제한될 것이나, 변호사윤리장전의 위반 자체가 소송대리권이나 위임계약의 효력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변호사법 제31조, 민법 제124조 등에 의하여 변호사의 소송대리권이 일부 제한될 수 있으나, 원고가 주장하고 있는 대내적(감사위원으로서의 지위와 소송대리인로서의 지위), 대외적(피고 회사의 변호사로서의 지위와 피고 E, D의 변호사로서의 지위) 이해관계 상충의 사정이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도 없다.
2)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6조제1항, 제19조제19항은 감사위원의 결격사유를 규정한 것인바,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은 법무법인 △△의 구성원 변호사를 피고 회사의 감사위원으로 선임한 효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 법무법인 △△이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 회사를 대리하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원고 스스로도 위 규정으로 인하여 피고 회사와 법무법인 △△ 사이의 수임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도(2023.10.10.자 준비서면 3면) 수임계약의 효력과 소송대리권 행사 허부가 분리되어야 하는 법률적 근거에 대하여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3) 원고는 대외적 이해관계 상충(피고 회사의 변호사로서의 지위와 피고 E, D의 변호사로서의 지위)의 사정이 피고 회사와 체결한 위임계약의 본지에 반한다고도 주장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이 ① 피고 회사에 대한 소송대리권이 무효라는 취지인지 ② 피고 E, D에 대한 소송대리권이 무효라는 취지인지 다소 명확하지 않다.
다만 원고의 주장과 같이 법무법인 △△의 대리행위가 피고 회사와의 위임계약의 본지에 반한다면, 이로 인하여 피고 회사와 법무법인 △△ 사이 위임계약의 위반으로 인한 책임이 문제될 뿐 피고 E, D과 법무법인 △△이 체결한 위임계약의 효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 물론 이중매매의 경우(대법원 1994.3.11. 선고 93다55289 판결 등 참조)와 같이 피고 E, D과 법무법인 △△ 사이의 위임계약이 반사회적 법률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면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있겠으나, 피고 E, D과 법무법인 △△ 사이의 위임계약이 그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위임의 본지는 채무의 내용, 즉 위임계약의 목적과 그 사무의 성질에 따라서 가장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10.5.27. 선고 2010다4561 판결 등 참조), 원고가 문제삼고 있는 피고 회사와 법무법인 △△ 사이 위임계약의 내용은 이 사건 소송에 있어 피고 회사의 대리 및 이 사건 소송의 승소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들에 대한 불법행위 성부와 관련하여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피고 E, D을 함께 대리하는 것이 위임의 본질에 반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나아가 설령 원고가 주장하는 대외적 이해상충이 위임의 본지에 반한다고 하더라도 피고 회사가 현재 법무법인 △△의 소송대리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 않은 이상 법무법인 △△의 피고 회사에 대한 소송대리권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변호사법 제31조 위반의 효력에 관하여 소위 이의설을 취한 대법원 2003.5.30. 선고 2003다15556 판결 등도 참조).
4) 원고의 소송대리권 관련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나. 원고의 갱신기대권 침해 관련 청구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 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4.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이 사건 기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국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부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피고 회사가 원고의 갱신기대권을 부당하게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 회사에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가) 근로계약의 내용
(1) 원고와 피고 회사가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이 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에 의함’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근로계약기간 만료시 계약 갱신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위 근로계약 내용에 따르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근로계약기간이 도래하면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은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2) 원고와 피고 회사가 작성한 근로계약서 어디에도 계약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나 계약갱신의 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도 않다. 나아가 원고에 대하여 계속적 고용관계를 전제로 하는 인사평가 제도가 실시되었거나 그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원고와 피고 회사의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도 제출된 바 없다. 원고 스스로도 특별한 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고 피고 회사와 수 차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도 하였다.
나) 근로계약 체결의 경위 및 수행업무의 내용
(1) 원고는 2021.1.경 새롭게 설치된 이 사건 영업소에서의 근무를 위하여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비록 2020.9.4.부터 2021.10.19.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 체결된 근로계약의 근무장소는 ‘본사 사무실’로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는 피고 회사와의 근로계약 체결 후 이 사건 영업소에서 근무해왔고, 2021.10.20. 체결한 근로계약에서는 이를 반영하여 근무장소를 ‘부산 F’로 기재하였다.
(2) 갑 제2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비록 원고가 직접 금융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은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원고는 고객 응대 등 마케팅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며, 오직 피고 회사의 전대표의 강연과 교육 지원 업무만을 수행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편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객관적인 내용 자체는 피고 회사가 영위하는 집합투자증권의 판매업무, 투자자문업무에서 상시·계속적으로 필요한 업무에 해당한다. 그러나 업무가 객관적으로 보아 상시·계속적으로 필요한 업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로서는 당해 업무에 인력을 충원할 일시적인 필요에 따라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기간제근로자가 담당한 업무가 상시적이고 계속적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업무 자체의 객관적 내용뿐만 아니라 당해 업무에 인력을 충원할 필요성이 한시적인지 여부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3) 갑 제2,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에서 문제되고 있는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은 피고 회사의 전 대표의 인지도에 의하여 늘어난 지역 고객들의 펀드 가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하여 설치된 이 사건 영업소의 인력 충원을 위해 체결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고가 담당한 업무는 이 사건 영업소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한시적인 업무로 봄이 상당하고, 피고 회사에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는 경영상 판단에 따라 이 사건 영업소가 폐점된 이상 원고가 담당한 업무를 상시·계속적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한편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영업소의 폐점이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종료시키기 위한 편법으로서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근로계약 갱신의 실태
(1)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은 짧은 근로계약기간(3개월, 6개월, 9개월)을 설정하여 반복적으로 체결되었고, 전체 근로기간을 합산하더라도 2년을 넘지 못하는 짧은 기간이다. 이는 위 나) (3)에서 언급한 특수한 사정에 의하여 설립된 지방영업소의 유동적인 상황에 근로계약기간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회사의 기간제근로자 중 2회 이상 근로계약을 갱신한 근로자는 소수인 8명에 불과하며 그 중 7명은 원고를 포함한 이 사건 영업소와 같은 지방 영업소 근로자들이었다. 나아가 이 사건 영업소를 포함한 지방 영업소의 근로자들이 지방 영업소 폐점 및 근로계약기간 종료 후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도 제출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피고 회사 전체에 근로계약 갱신의 관행이 존재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다.
원고는 피고 회사가 원고와 같이 지방 영업소에서 근무하던 다른 근로자들을 지방 영업소 폐점 이후 서울 본사에 전보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조치는 각 지방 영업소 폐점 당시 다른 근로자들의 근로계약기간이 아직 남아있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불가피한 조치로 보이며(을 제18, 19호증 참조), 피고 회사가 다른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원고에 대해서만 갱신을 거부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
라) 사용자의 언동 기타 피고 회사의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신뢰 부여 여부
(1) 마케팅 부서에 재직하던 I가 이 사건 영업소의 존속을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갑 제14호증의 내용은 이 사건 영업소의 존속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22.7. 중순경 메일을 통해 단 한 차례 이루어진 설명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갑 제13, 14호증의 각 메일로 인하여 형성된 원고의 이 사건 영업소의 존속 및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는 간접적, 추상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2) 갑 제1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영업소의 폐점을 고지하기 직전인 2022.7.18. 피고 회사의 조직개편을 진행하면서 이 사건 영업소를 포함한 지방 영업소를 포함한 조직도를 공지하였고, 원고를 다이렉트마케팅팀 부산펀드스토어부로 발령하는 취지의 인사발령을 내렸다. 그러나 피고 회사의 조직관리 측면에서 이 사건 영업소를 포함한 지방 영업소가 실제 폐점(2022.8.31.)되기 전까지 지방 영업소에 대해서도 피고 회사 내 다른 조직과 동일하게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원고를 포함한 그 구성원에 대하여 인사발령을 내린 피고 회사의 행위가 이후 이 사건 영업소를 포함한 지방 영업소의 장기간 존속을 전제로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3) 갑 제20호증의 기재만으로 2022.3.경 피고 회사가 지방 영업소의 확대를 계획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4) 갑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G은 이 사건 영업소가 2022.7.31. 폐점될 것이라는 피고 E의 고지에 대하여 ‘저도 대충은 그러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보다는 좀 빨리 이렇게 정리되는 게 조금 당황스럽다’, ‘우리는 그래도 올 연말까지는 갈거라고 생각을 했다’, ‘우리는 어짜피 이제 폐점할 거라고 생각은 했다’, ‘저희들은 12월쯤에 끝나는가보다 했는데 회사 방침이 그렇다면 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대답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가 근로계약의 갱신을 기대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 원고의 음성권 침해 관련 청구에 관하여
(1) 음성권의 지위
목소리는 외모와 마찬가지로 각 개인의 개성과 고유성을 반영하는 특성으로 그 자체가 인격표지에 속한다. 따라서 음성권은 초상권과 같이 헌법 제10조제1문에 의하여 헌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는 인격권에 속하는 권리이다.
나아가 헌법상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인데, 개인정보의 공개와 이용에 관하여 정보주체 스스로가 결정할 권리인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는 개인의 신체, 신념, 사회적 지위, 신분 등과 같이 개인의 인격주체성을 특징짓는 사항으로서 그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일체의 정보라고 할 수 있다(헌법재판소 2009.9.24. 선고 2007헌마1092 결정 등 참조).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목소리는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에 포함된다고 할 것인바, 음성권은 헌법상 개인정보자기결정권으로서 보호되기도 한다.
한편 이 사건에서 문제되고 있는 무단녹음으로 인하여 녹음된 음성은 발언자와 떨어져 독립적으로 처분할 수 있는 형태로 존속하게 되는바, 자신의 발언이 발언 당시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에게 불리하게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은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크게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발언자의 동의 없이 발언자의 대화를 녹음하는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상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음성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로서 민법상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 다만 음성권, 초상권 등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두 방향의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구체적 사안에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익형량을 통하여 침해행위의 최종적인 위법성이 가려진다. 이러한 이익형량과정에서 첫째, 침해행위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로는 침해행위로 달성하려는 이익의 내용과 중대성, 침해행위의 필요성과 효과성, 침해행위의 보충성과 긴급성, 침해방법의 상당성 등이 있고, 둘째, 피해이익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로는 피해법익의 내용과 중대성, 침해행위로 피해자가 입는 피해의 정도, 피해이익의 보호가치 등이 있다. 일단 권리의 보호영역을 침범함으로써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평가된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하여야 한다(초상권 침해행위의 불법행위 성립여부에 관한 대법원 2021.4.29. 선고 2020다227455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녹음행위의 위법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E의 이 사건 녹음행위는 원고가 수인하여야 하는 범위에 속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따라서 이 사건 녹음행위가 불법행위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가) 이 사건 녹음행위로 인하여 녹음된 원고, G과 피고 E 사이의 대화는 ① 피고 회사의 본사 직원인 피고 E가 원고에게 이 사건 영업소의 폐점 및 그로 인한 근로계약의 종료 필요성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원고의 의견을 제시하는 내용 및 ② 이 사건 녹음행위가 있은 날 원고가 작성한 확인서의 반환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구성되는바, 이는 원고의 사생활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 공통의 관심사인 근로계약에 관한 것이다.
한편 이 사건 녹음행위가 이루어진 이 사건 영업소 사무실 역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와는 관련성이 떨어진 곳이다.
(나) 원고는 녹음행위의 부당성이 인정된 하급심 판례들이 약자가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 하에서 녹음한 것이지 강자가 그 권리를 행사하기 위하여 녹음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2023.10.18.자 준비서면 4면). 그러나 원고가 주장한 사정을 침해행위의 보충성, 상당성 등의 측면에서 다른 제반사정과 종합하여 고려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법적 개념이 아닌 ‘약자’와 ‘강자’의 프레임에서 일률적으로 녹음행위의 부당성을 단정하는 것은 바람직한 해석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실제 사용자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 대화를 일방적으로 녹음한 사안에서 근로자의 음성권 침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하급심 판례도 다수 발견된다).
이 사건 녹음행위를 통하여 피고들은 이 사건 영업소 폐점에 관한 원고의 반응을 확인하여 원고가 실제 피고 회사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기대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밝히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노동계약의 갱신기대권 유무가 노동자의 갱신기대권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에 의해서만 좌우된다고 볼 수 없으나, 당해 노동자의 주관적인 인식 역시 고려되어야 할 제반 사정에 포함된다. 당해 노동자가 근로계약의 갱신을 기대하고 있었다면 그러한 기대의 합리성을 평가하여야 하나, 당해 노동자가 실제 근로계약의 갱신을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다면 그러한 노동자의 추상적 기대에 대한 보호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갱신기대권에 대한 노동자의 주관적인 인식을 가장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할 당시 당해 노동자의 반응이라고 할 것인바, 이러한 측면에서 침해행위의 효과성, 보충성을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다.
(다) 이 사건 녹음행위의 녹음내용에 비추어 피고 E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대화를 유도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본인에게 유리한 부분만을 발췌하여 대화를 녹음하지도 않았다. 원고와 피고 E 사이 대화의 시작시점부터 종료시점까지 전 과정이 녹음된바 실제 대화의 맥락과 달리 원고의 발언이 왜곡되어 해석될 가능성도 낮다. 그렇다면 침해방법의 상당성 역시 충족되었다고 평가된다.
원고는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아닌 피고 E가 인사관계 업무를 통고하면서 이 사건 녹음행위를 한 것이 상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① 원고가 체결한 근로계약상 원고는 마케팅부에 속하는 점, ②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의 근로계약과 이 사건 영업소의 존속은 밀접한 관련이 있고 마케팅부서장인 피고 E가 피고 회사의 경영사정에 따른 이 사건 영업소의 폐점을 고지(갑 제6호증 7면)하면서 근로계약 종료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피고들은 이 사건 녹음행위로 인한 녹음파일 및 녹취록을 원고와의 노동계약 관련 법적 분쟁에 있어 노동위원회나 법원에 제출하는 방식으로만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마) 위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제반 사정에 비추어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녹음행위로 녹음된 대화 역시 이에 부합한다. 나아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의 발언이 왜곡되어 해석될 가능성이 낮은 점, 이후 이 사건 녹음행위로 인한 녹음파일, 녹취록의 사용방식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녹음행위로 인한 원고의 피해는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