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조종사 면허 없이 갱내에서 굴삭기로 작업 중 매몰사고가 발생. 업무상 재해 인정 [서울행법 2025구단52470]
【서울행정법원 2025.8.27. 선고 2025구단52470 판결】
• 서울행정법원 판결
• 사 건 / 2025구단52470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 원 고 / A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 변론종결 / 2025.07.09.
• 판결선고 / 2025.08.27.
<주 문>
1. 피고가 2024.7.18. 원고에게 한 최초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24.5.27. 11:10경 주식회사 B의 강원 영월군 소재 광산 내에서 굴삭기를 이용하여 원석 정리 등 작업을 하던 중 매몰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사고 후 ‘좌측 대퇴골 간부 개방성 골절, 좌측 하지 비골두 골절, 기타 골반의 골절, 폐쇄성’(이하 ‘이 사건 상병들’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피고에게 2024.6.2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최초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다. 피고는 2024.7.18. 원고에게 ‘원고가 건설기계관리법에 정한 자격면허 없이 건설기계를 조종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무면허 운행은 범죄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최초요양 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무면허 상태에서 굴삭기를 운전한 것이 이 사건 사고의 직접 원인이라고 할 수 없고, 굴삭기를 운행하여 작업하는 경우 현장 상황과 작업 대상 등에 따라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사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 제37조제2항 본문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의 배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 제37조제2항 본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이라 함은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그 부상의 직접 원인이 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근로자가 업무수행을 위하여 운전을 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 해당 사고가 근로자의 업무수행을 위한 운전 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그 사고가 신호 위반 등으로 일어났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사고의 발생 경위와 양상, 운전자의 운전 능력 등과 같은 사고 발생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5.26. 선고 2022두30072 판결 취지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상병들이 산재보험법 제37조제2항 본문에서 정한 ‘원고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가) 산재보험법 제37조제1항은 요양급여 지급 대상이 되는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을 상세하게 규정하는 한편, 별도로 제2항 본문에서 ‘근로자의 범죄행위’를 업무상 재해 인정의 예외로 들고 있다. 또한 이 사건 사고 및 상병들이 원고의 ‘범죄행위’로 인해 발생하였다는 점은 요양급여지급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므로, 결국 이 사건에서 이 사건 사고가 원고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점은 피고가 이를 증명할 책임이 있다.
나) 산재보험법 제37조제2항이 ‘근로자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을 업무상 재해에서 배제하려는 취지는 범죄행위로 인한 보험사고 그 자체의 위법성 때문에 징벌적·보험정책적 의미에서 보험급여를 행하지 않겠다는 것뿐만 아니라 우연성의 결여로 보험사고성이 상실되기 때문에 산재보험제도의 본질에 비추어 보험급여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대표적 사적 보험인 자동차보험에서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규정 사고들을 보험사고로 받아들임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산재보험법 제37조제2항 본문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은 사고 및 부상의 발생 원인이 단순히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업무상 재해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앞서 본 법리와 같이 해당 사고 및 부상이 근로자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지를 실질적인 기준으로 삼아 개별적인 사안에 따라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가 건설기계조종사면허 없이 굴삭기를 운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무면허운전 행위가 산재보험법 제37조제2항 본문에서 정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최초요양급여 신청 당시 재해 경위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갱 안에서 다이너마이트 폭파 작업으로 인해 원활한 상차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원고가 폭파 후 선진입하여 굴삭기를 사용하여 버켓으로 바닥에 떨어진 원석 및 벽에 있는 부석 등을 제거하던 중 큰 원석이 떨어지며 발생한 것으로,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는 혼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폭파 작업 후 갱내 에서 매몰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은 건설기계조종사면허 보유 여부와는 별개로 작업 내용 자체에 내재되어 있다.
라)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주식회사 B가 C로부터 임차한 굴삭기를 운전하였는데, 주식회사 B는 원고의 굴삭기 조종면허가 취소된 사실을 알면서도 과거부터 상당 기간 원고에게 굴삭기를 운전하여 작업을 하게 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운전미숙이나 조작미숙으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없다. 위와 같은 재해 경위, 원고의 과거 건설기계 운전경력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