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소득세법 제127조제2, 164조제9항에서 정한 원천징수의무자 또는 지급자를 대리하거나 그 위임을 받은 자로서 그 수권이나 위임의 범위 안에서 원천징수의무 또는 지급조서제출의무를 부담하는 자의 의미 및 원천징수업무 또는 지급조서제출 및 원천징수소득세납부업무 등의 묵시적 위임이 있다고 보기 위한 요건

 

대법원 2014.7.24. 선고 201027479 판결 [종합소득세부과처분취소]

원고, 상고인 / 원고

피고, 피상고인 / 남양주세무서장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0.11.11. 선고 20101830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판단한다.

 

1. 구 소득세법(2005.5.31. 법률 제75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라 한다) 127조제1항은 국내에서 거주자나 비거주자에게 다음 각 호의 소득금액을 지급하는 자는 그 거주자나 비거주자에 대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5호에서 기타소득금액을 들고 있고, 2항은 1항의 규정에 의한 원천징수를 하여야 할 자를 대리하거나 그 위임을 받은 자의 행위는 수권 또는 위임의 범위 안에서 본인 또는 위임인의 행위로 보아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법 제164조제1항은 소득세 납세의무가 있는 개인에게 다음 각 호의 소득금액을 국내에서 지급하는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지급조서를 그 지급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 연도 2월 말일까지 원천징수 관할세무서장 등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5호에서 기타소득금액을 들고 있고, 9항은 1항의 규정에 의한 지급자를 대리하거나 그 위임을 받은 자의 행위는 수권 또는 위임의 범위 안에서 본인 또는 위임인의 행위로 보고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의 문언과 그 취지 등을 종합하면, 법 제127조제2, 164조제9항에 따라 원천징수의무자 또는 지급자를 대리하거나 그 위임을 받은 자로서 그 수권이나 위임의 범위 안에서 원천징수의무 또는 지급조서제출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법 제127조제1, 164조제1항 각 호의 소득금액을 지급해야 할 자로부터 원천납세의무자에 대한 소득금액의 지급과 아울러 원천납세의무자의 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 업무와 원천징수에 따른 지급조서를 제출하고 원천징수한 소득세를 관할 세무서에 납부할 업무 등(이하 원천징수업무 등이라 한다)을 수권 또는 위임(이하 위임이라고만 한다)받은 자를 말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이러한 원천징수업무 등의 위임은 명시적으로뿐만 아니라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으나, 원천징수의 성격과 효과 등에 비추어 볼 때 묵시적 위임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명시적 위임이 있는 경우와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위임 의사를 추단할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다만, 소득금액을 지급하여야 할 자를 대리하거나 그로부터 위임을 받아 원천징수대상 소득의 발생 원인이 되는 법률행위 등을 하고 그 소득금액을 지급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어도 원천징수업무 등의 묵시적인 위임이 있었다고 봄이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2.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원고는 변호사로서 소외인을 통하여 지주들로부터 그들 소유의 하천편입토지에 대한 보상금 청구사건을 수임하였는데, 당시 지주들이 승소하는 경우 원고가 위 사건의 피고인 서울특별시로부터 일단 원고의 계좌로 보상금 전액을 수령한 후, 그중 27%는 원고의 보수금액으로 원고가 보유하고, 10.5%는 소외인에 대한 수고비로 지급하며, 나머지 62.5%는 지주들에게 송금하기로 하는 이 사건 약정을 맺은 사실, 지주들은 위 보상금 청구사건에서 2005.4.19. 서울특별시로부터 7,807,694,988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받는 내용의 승소판결을 받았고 위 판결이 그 무렵 확정된 사실, 원고는 위 판결에 따라 서울특별시로부터 보상금 및 지연손해금으로 합계 10,973,554,760원을 수령한 후, 2005.5.6.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소외인에게 1,152,223,250(이하 이 사건 소득금액이라 한다)을 송금한 사실, 피고는 원고가 지주들로부터 보상금 수령을 위임받아 소외인에게 이 사건 소득금액을 지급하였으므로 그에 대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원천징수 관할세무서장 등에게 지급조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 2009.4.1. 원고에게 2005년 귀속 종합소득세(지급조서 미제출 가산세) 23,044,460원 및 주민세 2,304,440원을 부과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원고가 지주들로부터 이 사건 소득금액의 지급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아 소외인에게 이를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소외인의 기타소득에 해당하는 이 사건 소득금액에 대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그 지급조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그 지급조서제출의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

 

앞서 본 법리에 따르면, 비록 원고가 지주들로부터 이 사건 소득금액의 지급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그 소득금액에 대한 소득세의 원천징수의무와 지급조서제출의무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원고가 지주들로부터 그 소득금액의 지급과 아울러 명시적으로 원천징수업무 등을 위임받았거나 또는 지주들을 대리하여 소외인과 이 사건 소득금액의 발생 원인이 되는 수고비 지급약정을 체결하였다는 등 묵시적으로 원천징수업무 등의 위임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러한 사정이 있는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소득금액에 대한 소득세의 원천징수의무와 지급조서제출의무가 있다고 단정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대리 또는 위임에 의한 원천징수의무와 지급조서제출의무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양창수 김창석 조희대(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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