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신고납부방식의 조세채무와 관련된 과세요건이나 조세감면 등에 관한 법령의 규정이 특정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적용되는지가 법리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아니한 상태에서 과세관청이 그중 어느 하나의 견해를 취하여 해석·운영하여 왔고 납세의무자가 그 해석에 좇아 과세표준과 세액을 신고·납부하였는데, 나중에 과세관청의 해석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더라도 그 해석에 상당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인정되는 한 그에 따른 납세의무자의 신고납부행위는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어 이를 당연무효라고 할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4.1.16. 선고 201223382 판결 [부당이득금]

원고, 피상고인 / ○○○○에너지 주식회사

피고, 상고인 / 인천광역시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2.2.3. 선고 20114022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등록세와 같은 신고납부방식의 조세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납세의무자가 스스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정하여 신고하는 행위에 의하여 납세의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된다. 따라서 그와 같이 확정된 납세의무를 이행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납부된 세액을 보유하는 것은 납세의무자의 신고행위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로 인하여 당연무효로 되지 아니하는 한 부당이득이 된다고 할 수 없다. 이때 신고행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신고행위의 근거가 되는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및 하자 있는 신고행위에 대한 법적 구제수단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신고행위에 이르게 된 구체적 사정을 개별적으로 파악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2.28. 선고 9431419 판결, 대법원 2009.4.23. 선고 200681257 판결 등 참조).

한편 신고납부방식의 조세채무와 관련된 과세요건이나 조세감면 등에 관한 법령의 규정이 특정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적용되는지 여부가 법리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아니한 상태에서 과세관청이 그중 어느 하나의 견해를 취하여 해석·운영하여 왔고 납세의무자가 그 해석에 좇아 과세표준과 세액을 신고·납부하였는데, 나중에 과세관청의 해석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더라도 그 해석에 상당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인정되는 한 그에 따른 납세의무자의 신고·납부행위는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어 이를 당연무효라고 할 것은 아니다.

 

2. . 원심은 채용한 증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회사정리절차가 진행 중이던 ○○정유 주식회사(이하 ○○정유’)는 원고와 흡수합병계약을 체결하고 2006.1.18. 인천지방법원으로부터 위 계약에 따른 신주발행 및 자본금 증가 허가를 받은 뒤 위 법원의 촉탁에 따라 2006.1.25. 32,000만 주(액면가 5,000)에 대한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증가의 등기(이하 이 사건 유상증자 등기’)를 마쳤다. ○○정유는 같은 날 이 사건 유상증자 등기에 따른 등록세 등을 신고납부한 후, 그 정리절차가 종결되어 원고에게 흡수합병되었다.

행정자치부는 2004.12.2.자로 회사정리법(2005.3.31. 법률 제7428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회사정리법’)에 의한 회사정리계획에 따라 정리회사의 차입금 출자전환에 따른 신주발행에 대하여 정리법원의 촉탁에 의하여 등기하는 경우에는 지방세법(2010.3.31. 법률 제1022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128조제3호에 의한 등록세의 비과세 대상에 해당하나, 정리회사의 유상증자에 의한 자본증가 등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하였고, 이 사건 유상증자 당시 시행 중이던 대법원 등기예규 제935(회사정리절차와 관련된 상업등기에 관한 사무처리지침)에는 회사정리절차와 관련하여 정리법원이 촉탁하는 등기에 대하여는 등록세 등을 면제하되, 정리계획의 수행에 따른 자본증가의 등기, 회사의 합병에 따른 설립등기 등은 면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행정안전부는 2009.8.3.자로 유상증자에 의한 신주발행등기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규정에 따라 법원의 촉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라면 구 지방세법 제128조제3호에 의한 등록세 비과세 대상이라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하고, 2009.9.8.자로 구 회사정리법에서 정한 규정에 따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여 법원의 촉탁으로 이루어지는 자본증가 등기 또한 등록세 비과세 대상이라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하여 당초의 유권해석을 변경하였다.

 

. 위와 같은 사실인정을 토대로 원심은, 구 지방세법 제128조제3호가 회사정리절차 과정에서의 법원의 촉탁으로 인한 등기에 관하여 법원이 직권으로 촉탁하는 경우와 당사자의 신청에 의해 촉탁하는 경우를 달리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 정리회사에 관하여 등기할 사항이 생긴 경우 법원의 촉탁으로 등기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구 회사정리법 제17조제3항에서는 출자전환에 의한 신주발행과 제3자 배정방식에 의한 유상증자를 구분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구 회사정리법이 폐지되고 새로 제정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조제2, 25조제4항에서도 정리절차에서 법원이 촉탁하는 등기의 유형에 따라 등록세 부과 여부가 달라지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 구 지방세법 제128조의 제목이 형식적인 소유권의 취득등기 등에 대한 비과세로 되어 있었다고 하여 형식적인 소유권의 취득등기에 대하여만 등록세가 비과세된다고 해석하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구 지방세법 및 구 회사정리법 등 관련 규정의 취지는 정리회사가 법원으로부터 인가결정을 받은 정리계획안에 근거하여 정리절차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등기할 사항이 생긴 경우 법원의 촉탁에 의해 등기를 하도록 함으로써 절차의 신속을 꾀하고, 이 경우 등록세를 부과하지 않음으로써 정리회사 및 정리담보권자와 정리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권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등기촉탁이 법원의 직권에 의한 것인지 당사자의 신청에 의한 것인지 여하나, 법원이 촉탁한 등기로서 형식적으로 소유권의 변동이 이루어지는 경우인지 여부를 가리지 않고 그 등기에 대하여 이를 모두 비과세하겠다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나아가 이 사건 유상증자 등기는 구 지방세법 제128조제3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등록세 비과세 대상에 해당하고, 이와 다른 취지인 이 사건 유상증자 등기 당시의 행정자치부의 유권해석이나 대법원 등기예규는 모두 위법하므로, 앞서 본 ○○정유의 이 사건 등록세 신고납부행위에는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어서 원심은, 등록세 납세의무자의 신고행위가 당연무효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야 함이 원칙이지만, 이 사건 등록세 신고납부행위는 행정자치부의 위법한 유권해석에 기한 것이므로 과세관청의 공적인 표현을 신뢰하여 등록세를 신고·납부한 ○○정유 내지 이를 흡수합병한 원고를 보호할 필요가 있는 점, 이 사건 신고납부행위는 ○○정유와 피고 사이에서만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존재를 신뢰하는 제3자의 보호가 특별히 문제 되지 않으므로 이를 당연무효로 보더라도 법적 안정성이 크게 저해되지 않는 점, ③ ○○정유의 신주발행 납입금은 위 회사의 정리담보권 및 정리채권의 변제 등에 충당됨으로써 위 회사를 흡수합병한 원고가 위 신주발행에 기초한 이익을 향유한 것은 거의 없다고 보이는 점, 지방세의 경우 국세 기타 일반 행정처분에 비하여 구제수단이 상대적으로 미비하고 이 사건 신고납부행위를 당연무효로 보더라도 과세행정의 원활한 운영에 지장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하자 있는 신고행위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하게 하는 것이 납세의무자의 권익구제 등의 측면에서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신고행위는 당연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그에 따라 피고를 상대로 기납부 등록세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3. 앞서 본 법리 등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이 사건 유상증자 등기는 구 지방세법 제128조제3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등록세 비과세 대상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등록세 신고납부행위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따라서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 부분은 이유 없다.

 

4. 그러나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신고행위가 당연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아래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우선 원심에 이르기까지 채택된 증거 등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정을 알 수 있다. 구 지방세법 제128조는 그 제목이 형식적인 소유권의 취득등기 등에 대한 비과세라고 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실질적으로 자본이 증가하는 유상증자에 의한 등기는 위 규정 제3호가 규정한 비과세 대상인 회사의 정리 또는 특별청산에 관하여 법원의 촉탁으로 인한 등기 또는 등록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더라도 합리적 근거가 결여된 것이라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 등록세 등의 신고납부 당시 행정자치부의 유권해석과 대법원 등기예규는 회사정리절차와 관련하여 정리법원이 촉탁하는 등기에 관하여는 등록세 등을 면제하되, 정리계획의 수행에 따른 자본증가의 등기, 회사의 합병에 따른 설립등기 등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보고 있었고, 그에 따른 실무례도 별 이의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원고도 이 사건 신고행위에 대하여 이의신청 등의 불복절차를 밟지 않다가 그 신고일부터 38개월가량이 지난 시점에서 행정안전부가 유권해석을 변경하자 비로소 납부한 세액의 환급을 구하면서 신고행위가 당연무효라고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신고납부행위는 법 해석에 합리적인 다툼의 여지가 있는 부분에 관하여 납세의무가 있는 것으로 오인하여 등록세 등을 자진 납부한 것에 불과하여 당시에 그 하자가 명백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비록 원고의 신고납부행위와 관련하여 원심이 든 것과 같은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이 사건 신고행위가 당연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원심이 들고 있는 대법원 2009.2.12. 선고 200811716 판결은 사안이 달라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아니하다.

결국 원심판결에는 등록세 신고행위의 당연무효 여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한다. 이 판결에는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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