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센타 화물차의 운전과 이에 부착된 고가사다리의 작동을 담당하던 종업원이 자신은 깔판을 타고 올라 탄 다음 이삿짐센타에서 짐을 나르는 종업원으로서 운전면허도 없는 자에게 고가사다리를 조작하도록 지시하여 그의 작동미숙으로 땅에 떨어져 사망한 경우, 망인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다른 사람’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결요지>

[1]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 의한 배상책임은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을 사망 또는 부상하게 한 때에 인정되는바, 사고 당시 당해 자동차를 운전한 자는 여기서의 ‘다른 사람’에 포함되지 않으며, 사고 당시 현실적으로 운전을 하지 않았더라도 당해 자동차를 운전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자가 법령상 또는 직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타인에게 운전을 위탁하였고, 상대가 운전무자격자나 운전미숙자인 때에는 역시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2]이삿짐센타 화물차의 운전과 이에 부착된 고가사다리의 작동을 담당하던 종업원이 자신은 깔판을 타고 올라 탄 다음 이삿짐센타에서 짐을 나르는 종업원으로서 운전면허도 없는 자에게 고가사다리를 조작하도록 지시하여 그의 작동미숙으로 땅에 떨어져 사망한 경우, 망인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다른 사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0.03.28. 선고 99다53827 판결 [손해배상(자)]

♣ 원고, 피상고인 / 이○진 외 7인

♣ 피고, 상고인 /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 원심판결 / 청주지법 1999.8.26. 선고 98나332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 송○선, 이○호에 대한 피고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청주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의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심 공동피고 1은 1997.2.3. 원심 판시 아파트 출입구 앞에 원심 공동피고 이진○ 소유의 3.5t 화물차(고가사다리가 부착되어 있음)를 정차시켜 놓고, 냉장고를 지상 13m 높이에 있는 아파트 5층까지 운반하기 위하여 고가사다리의 짐을 싣는 깔판에 냉장고를 싣고 소외 망 이○희, 이○수를 타게 한 채 작동레버를 조작하여 위 깔판이 5층 창문에 도달할 무렵 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망 이○희, 이○수가 추락하여 모두 사망한 사실, 원고 송○선, 이○호는 망 이○희의, 나머지 원고들은 망 이○수의 가족들이고, 피고는 차주인 이진○와 사이에 자동차종합보험을 체결한 보험자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는 이진○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의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로서 책임질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위 망인들 및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2. 망 이○희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의 ‘다른 사람’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 의한 배상책임은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을 사망 또는 부상하게 한 때에 인정되는바, 사고 당시 당해 자동차를 운전한 자는 여기서의 ‘다른 사람’에 포함되지 않으며, 사고 당시 현실적으로 운전을 하지 않았더라도 당해 자동차를 운전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자가 법령상 또는 직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타인에게 운전을 위탁하였고, 상대가 운전무자격자나 운전미숙자인 때에는 역시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망 이○희는 위 화물차의 소유자인 이진○가 경영하는 ○○용역 이삿짐센터에서 화물차의 운전과 이에 부착된 고가사다리의 작동을 담당하던 종업원이고, 원심 공동피고 1은 위 이삿짐센터에서 짐을 나르는 일을 하는 종업원으로서 운전면허도 없었는데, 망 이○희는 사고 당시 위 화물차에 냉장고를 싣고 사고 장소에 이르러 이를 주차시키고, 자신은 위 냉장고를 판매한 대우전자 충주총판 직원인 망 이○수와 함께 깔판에 올라탄 다음 원심 공동피고 1에게 고가사다리를 조작하도록 지시하였고, 원심 공동피고 1이 이를 조작하다가 위 깔판이 5층에 도달할 무렵 깔판이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보고 작동을 갑자기 정지시키자 그 순간 오히려 중량이 한쪽으로 쏠려 깔판이 기울어지면서 피해자들이 중심을 잃고 지면으로 떨어지게 된 것임을 알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망 이○희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의무가 있는 운전자로서 사람을 태울 수 없는 깔판에 스스로 올라타고서 운전자가 아닌 원심 공동피고 1에게 이를 작동하도록 지시하여 원심 공동피고 1의 작동미숙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망 이○희는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의 ‘다른 사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망 이○희가 위 법상의 ‘다른 사람’에 해당함을 전제로, 보험자인 피고에게 망 이○희 및 그 상속인들인 원고 송○선, 이○호에 대하여 이진○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의하여 책임을 질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데에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의 ‘다른 사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원고 송○선, 이○호에 대한 부분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이진○의 고지의무의 위반 여부의 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보험계약자인 이진○가 피고와의 자동차보험계약체결 당시 이 사건 화물차에 고가사다리가 부착되어 있다는 것을 고지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수긍이 되고, 나아가 원심이 그와 같은 고지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이미 사다리의 장착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가정적·부가적 판단에 불과하여 그 당부가 판결의 결론에 영향이 없다. 따라서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송○선, 이○호에 대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의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성택(재판장) 지창권 서성 유지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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