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대형마트에서 건강보조식품 시식 업무를 수행하던 중 두통과 손 떨림 증세가 오면서어지러움을 느껴 진료를 받은 결과 상세불명의 뇌경색등으로 진단받은 원고가 피고(근로복지공단)에게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불승인처분을 받자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판결을 선고한 사건.

 

울산지방법원 행정부 2015.03.26. 선고 2014구합1783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 고 / A

피 고 /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 2015.03.05.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3.12.20.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는 2013.9.6. 12시경 B 울산점에 출근하여 건강보조식품 시식 업무를 수행하던 중 두통과 손 떨림 증세가 오면서 어지러움을 느끼고 더 이상 근무하는 것이 어려워 15:30 경 조퇴한 후 울산중앙병원에서 MRI 촬영 등 진료를 받은 결과 상세불명의 뇌경색(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의 진단을 받았다.

.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은 평소 업무 중에 쌓인 과로와 스트레스 누적으로 인해 발생하였다는 사유로 요양신청을 하였다.

. 그러나 피고는 2013.12.20.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은 확인되나 원고의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2 내지 5, 2호증의 1 내지 3, 3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원고의 주장

원고는 고용이 불안정한 계약직 직원으로 판촉 업무 특성상의 스트레스와 누적된 과로로 인하여 신체 면역 체계 기능이 떨어져 대상포진이 발생하였는데, 이러한 대상포진이 완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에 복귀하여 지속적으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업무를 수행함으로 인해 극도의 긴장과 과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결국 이로 인해 판촉업무를 수행하던 중 두통과 손 떨림과 같은 어지러움증과 마비증상이 나타났는바. 이 사건 상병의 발생은 원고의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따라서 이에 반하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 인정 사실

1) 원고의 업무 내용 및 근무 형태 등

) 원고는 2012.11.5. 데이몬월드와이드코리아클럽데몬스트레이션 울산점(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B 울산점에서 회원들을 상대로 시식을 제공하고 제품을 설명하는 업무를 해왔다.

) 근무시간은 11:00~21:00 또는 13:00~21:00으로, 1주일에 21시간 이상으로 하며, 근무일 또는 근무시간을 조정해 가며 근무를 수행해 왔고, 관리자 근무일정표에 따라 변동되는 일근 근무를 수행하였다.

) 정해진 휴게시간은 없고, 점심시간은 1시간 내에서 유동적으로 운영되었다.

) 원고는 출근 후 조리 기구를 이동하여 설치하고 고기(스테이크, 불고기), 치즈, 소세지, 과일, 음료수 등의 제품을 가위, , 집게 등의 조리 기구를 사용하여 요리를 한 후 요리된 제품을 종이컵에 담아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업무를 약 10개월 가량 하였다.

) 이 사건 상병 발병 전날은 24시간 휴무였고, 발병 전 1주간의 업무시간은 48시간이었으며, 대상포진으로 인해 휴직한 기간 이후 발병 전 2개월 동안 원고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37시간 정도이고, 월 평균 휴무일 수는 9일 정도이며, 야간근로는 하지 않았다.

) 한편, 원고는 소외 회사에 입사하기 전인 2003.2.27. ~ 2009.11.5.까지 약 69개월 가량, 20123~ 201211월까지 약 8개월 가량 소외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에서 시식 및 판촉 업무 등을 해왔다.

2) 원고의 건강 상태, 과거 수진 내역

) 원고는 195812월 생 여자로, 이 사건 상병 당시 만 54세이고, 음주나 흡연을 하지 않으며, 이 사건 상병 발병 당시 고지혈증이 있는 상태였으나, 이 사건 상병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질병으로 치료를 받은 적은 없었다.

)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기 전인 2013.6.13. 대상포진으로 진단받고, 같은 달 14일부터 같은 해 714일까지 대상포진 치료를 위해 휴직을 하였는데, 한 달간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은 후 발생한 신경통의 후유증으로 같은 해 7(8, 11, 16, 24)8(1)5회에 걸쳐 경막외 신경차단술(흉추부)를 시행하였고, 같은 해 89일부터는 신경진통제만을 복용하였다.

) 그 후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는데, 현재 좌측 상지 편마비로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힘든 상태이다.

3) 의학적 소견

) 원고 주치의(동의대학교 울산한방병원)

뇌경색으로 인한 좌측 상하지 편마비로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힘든 상태이다.

) 피고 자문의

MRI에서 우측 대뇌 반구 급성 뇌경색의 소견 관찰되고, 재해전 유발 소인은 관찰되지 않은 상태이며,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연관성에 대한 평가를 위해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서의 검토가 필요하다.

) 진료기록감정촉탁 및 사실조회 결과(부산대학교병원)

- 뇌경색 유발인자로 감정노동 단독으로 뇌경색 발병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보고는 증명할 만한 근거가 없다. 다만 기존에 알려진 대표적인 위험인자(고혈압, 당뇨 등)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악화시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 원고가 수행했던 업무와 대상포진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었다면 뇌경색 유발에 이러한 스트레스 및 피로, 염증 상태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 다만, 영상판독소견과 진료기기록에서 확인된 바에 의하면 우측 중뇌동맥 영역의 다발성 경계성으로 나와, 이는 중요 뇌동맥의 동맥경화성 협착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며, 다른 요인에 대한 기존 병력이나 질환이 없었다면 이는 원고의 2004년부터 2008년까지의 일반 건강검진 결과에서 보인 고지혈증과 연관지을 수 있다.

-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노동이 간접적으로 뇌경색 발병 및 악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직접적인 인과 관계는 증명된 바는 없고, 원고의 근로 시간은 통상 허용할 수 있는 시간으로 보이며, 뇌경색 당시 검사한 뇌자기공명영상판독 소견을 근거로 할 때 고지혈증으로 인해 뇌동맥의 동맥경화성 경변화로 뇌경색이 발생되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6호증 내지 제9호증, 을 제1호증 내지 제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부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의 부산대학교병원장과 의사 김균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입증이 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입증이 된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며, 업무와 질병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4.12. 선고 20064912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서, 위 인정사실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기존에 앓았던 대상포진과 인과관계가 없고 오히려 원고가 가지고 있던 고지혈증으로 인한 뇌동맥의 동맥경화성 변화로 인해 발생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학적 소견이 제시된 점, 비록 원고의 업무가 감정노동이 많은 홍보도우미 및 판촉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이는 원고가 소외 회사에 근무하기 전에도 수년간 해 왔던 업무이므로 원고가 그 업무를 수행하는데 큰 무리는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발병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일상업무보다 과중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이 사건 발병일 전날은 24시간 휴식을 취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요양승인신청을 거부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해지(재판장) 우정민 이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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