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사자가 서증을 제출하거나 당사자의 변론을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볼 때 주요사실에 관한 간접적 진술이 있는 경우, 주요사실의 주장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2] 민사재판에 있어서 이미 확정된 다른 관련 사건에서 법원이 인정한 사실의 증명력

[3]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제1항 소정의 주민등록이 대항력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공시방법이 되기 위한 요건

[4] 경매절차에서 낙찰인이 주민등록은 되어 있으나 대항력은 없는 종전 임차인과의 사이에 새로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낙찰대금을 납부한 경우, 종전 임차인은 당해 부동산에 관하여 낙찰인이 낙찰대금을 납부하여 소유권을 취득하는 즉시 임차권의 대항력을 취득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법률상의 요건사실에 해당하는 주요사실에 대하여 당사자가 주장하지도 아니한 사실을 인정하여 판단하는 것은 변론주의에 위배된다고 할 것이나, 당사자의 주요사실에 대한 주장은 직접적으로 명백히 한 경우뿐만 아니라 당사자가 법원에 서증을 제출하며 그 입증취지를 진술함으로써 서증에 기재된 사실을 주장하거나 그 밖에 당사자의 변론을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간접적으로 주장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주요사실의 주장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2] 민사재판에 있어서 이미 확정된 다른 관련 사건에서 법원이 인정한 사실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가장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는 것이기는 하나 그 법원이 인정한 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3]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제1항에서 주택의 인도와 더불어 대항력의 요건으로 규정하고있는 주민등록은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임차권의 존재를 제3자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공시방법으로 마련된 것으로서, 주민등록이 어떤 임대차를 공시하는 효력이 있는가의 여부는 그 주민등록으로 제3자가 임차권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주민등록이 대항력의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공시방법이 되려면 단순히 형식적으로 주민등록이 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주민등록에 의하여 표상되는 점유관계가 임차권을 매개로 하는 점유임을 제3자가 인식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

[4] 경매절차에서 낙찰인이 주민등록은 되어 있으나 대항력은 없는 종전 임차인과의 사이에 새로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낙찰대금을 납부한 경우, 종전 임차인의 주민등록은 낙찰인의 소유권취득 이전부터 낙찰인과 종전 임차인 사이의 임대차관계를 공시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으므로, 종전 임차인은 당해 부동산에 관하여 낙찰인이 낙찰대금을 납부하여 소유권을 취득하는 즉시 임차권의 대항력을 취득한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2.11.08. 선고 2002다38361, 2002다38378 판결 [전세보증금·건물명도등]

♣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 최○정

♣ 피고(반소원고) 겸 인수참가인의 보조참가인, 상고인 / 정○옥

♣ 인수참가인 / 이○춘

♣ 원심판결 / 서울지법 2002.6.5. 선고 2001나43839, 4384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반소원고) 및 인수참가인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원심판결의 기초사실

 

가. 이 사건 부동산은 원래 송○섭의 소유로서, 1995.7.31.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이하 ‘농협중앙회’라 한다) 명의로 제1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었는데,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는 그 이전인 1994.3.19. 송○섭으로부터 이 사건 주택 부분을 임대차보증금 3,500만 원을 지급하고 임차하여 현재까지 이 사건 주택 부분에 거주하면서 이를 점유하고 있으나, 임대차계약서상의 확정일자는 1994.10.10. 마쳤고, 전입신고는 위 근저당권설정 이후인 1996.7.3. 비로소 마쳤다.

나. 그러던 중 위 농협중앙회의 신청에 의해 1997.2.21.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97타경3860호로 부동산임의경매절차(이하 ‘1차 경매절차’라 한다)가 개시되었고, 송○섭의 장모인 김○순은 위 1차 경매절차에서 1997.7.28. 이 사건 부동산을 낙찰받아 1997.10.9. 그 대금을 완납하고, 1997.10.10.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같은 날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해 채무자 김○순, 채권최고액 금 156,000,000원, 근저당권자 주식회사 한신상호신용금고(이하 ‘한신금고’라 한다)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이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라 한다)를 마쳤다.

다.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한신금고의 신청에 의하여 1999.1.11. 같은 법원 99타경1059호로 부동산임의경매절차(이하 ‘2차 경매절차’라 한다)가 개시되었고, 정○자는 위 2차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낙찰받아 2000.5.18. 대금을 완납하고 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 참가인에게 순차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2.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임대차계약의 성립 여부의 점에 대하여

법률상의 요건사실에 해당하는 주요사실에 대하여 당사자가 주장하지도 아니한 사실을 인정하여 판단하는 것은 변론주의에 위배된다고 할 것이나, 당사자의 주요사실에 대한 주장은 직접적으로 명백히 한 경우뿐만 아니라 당사자가 법원에 서증을 제출하며 그 입증취지를 진술함으로써 서증에 기재된 사실을 주장하거나 그 밖에 당사자의 변론을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간접적으로 주장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주요사실의 주장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4.28. 선고 94다16083 판결, 1999.7.27. 선고 98다46167 판결, 2001.2.23. 선고 2000다70804 판결, 2002.6.28. 선고 2000다6225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와 김○순 사이에 작성된 판시 임대차계약서(갑 제1호증과 갑 제3호증의 2)가 1997.10.8.에 작성된 것이 아니라 그 후에 날짜를 소급하여 작성되었을 여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김○순은 송○섭의 장모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부동산의 임차인들로부터 직접 보증금을 수령하기도 하는 등 이를 관리해 온 점, 김○순은 1996.1.23. 사위인 송○섭이 타에 연대보증을 서는 등 재산을 일실할 위험이 있자 이 사건 부동산에 실질적인 채무부담 없이 자신의 조카인 김○안의 명의를 빌려 채무자 송○섭, 채권최고액 금 2억 원, 근저당권자 김○안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고, 원고는 1996.9.11. 위 김○안으로부터 액면금 3,500만 원으로 된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작성·교부받았는데, 그 후 위 1차 경매절차 진행 중 김○순이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근저당권자를 김○안에서 김○순으로 변경하는 부기등기를 마치고 이에 기해 위 경매의 배당절차에서 금 119,877,770원을 배당받았는바, 원고는 김○안 명의의 위 약속어음 공정증서가 있어 위 배당절차에서 김○안의 위 배당금에 대해 압류 등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음에도 김○안의 근저당권을 양수한 김○순이 아무 문제 없이 위 근저당권에 기한 배당금을 수령한 데에는 어느 정도 원고의 양해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원고는 김○순이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보유한 약 2년여 기간 동안 아무런 이의를 받지 않고 이 사건 부동산에 거주해 온 점 등이 인정되고, 이와 같은 김○순과 송○섭의 신분관계,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거주한 경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김○순이 종전 임대차계약을 승계하는 의미에서 적어도 1차 경매절차가 진행되고 김○순이 그 낙찰대금을 완납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기 이전부터 원고와 김○순 사이에 원고가 이 사건 주택 부분에 계속 거주하고 김○순이 송○섭의 위 임대차보증금을 인수하여 대신 지급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성립되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는 실질적으로 원고와 김○순이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와 같다고 판단하였는바,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나 변론주의 또는 임대차계약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민사재판에 있어서 이미 확정된 다른 관련 사건에서 법원이 인정한 사실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가장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는 것이기는 하나 그 법원이 인정한 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데(대법원 1988.11.8. 선고 87다카2370 판결, 1996.6.11. 선고 95다45286 판결 등 참조), 더군다나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판결(을 제22호증)은 이 사건과 당사자가 다를 뿐만 아니라 그 판결 이유와 이 사건 원심판결의 설시 내용 등을 비교하여 보면, 원심판결이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판결을 인용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성립을 인정한 것이 채증법칙에 위배된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

 

나. 주택임대차의 대항력 취득시기에 대하여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제1항에서 주택의 인도와 더불어 대항력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주민등록은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임차권의 존재를 제3자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공시방법으로 마련된 것으로서, 주민등록이 어떤 임대차를 공시하는 효력이 있는가의 여부는 그 주민등록으로 제3자가 임차권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주민등록이 대항력의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공시방법이 되려면 단순히 형식적으로 주민등록이 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주민등록에 의하여 표상되는 점유관계가 임차권을 매개로 하는 점유임을 제3자가 인식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대법원 1999.4.23. 선고 98다32939 판결, 2000.2.11. 선고 99다59306 판결, 2001.1.30. 선고 2000다58026, 5803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기초 사실관계에 의하면, 김○순이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낙찰대금을 납부하기 이전부터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주민등록상 소유자 아닌 원고가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어서 제3자들이 보기에 원고의 주민등록이 소유권 아닌 임차권을 매개로 하는 점유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으므로 위 주민등록은 김○순의 소유권취득 이전부터 김○순과 원고 사이의 임대차 관계를 공시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김○순이 낙찰대금을 납부하여 소유권을 취득하는 즉시 위 임차권의 대항력을 취득하였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1.1.30. 선고 2000다58026, 58033 판결 참조), 위 2차 경매절차의 기초가 된 한신금고 명의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는 원고의 위 대항력 취득 이후에 경료되었으므로 원고는 위 임차권으로서 위 경매절차에서의 낙찰인 및 그 승계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원용하기에 부적절하다.

원심이 이와 달리 위 임차권의 대항력 취득시기를 김○순의 소유권취득 다음날로 본 것은 잘못된 것이라 할 것이나, 원고가 위 임차권으로서 위 경매절차에서의 낙찰인인 정○자 및 그 승계인들인 피고 및 참가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심판결에 앞서 본 바와 같은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 주택임차권 대항력의 취득시기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참가인이 반환하여야 할 임대차보증금 수액에 대하여

참가인은, 원고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3,500만 원 중 17,500,000원이 공탁되어 있음에도 원심이 참가인은 원고에게 위 임대차보증금 3,500만 원 전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을 범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바,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2001.10.25.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2001타기3202호 가압류 해방공탁금에 대한 배당절차에서 금 17,496,015원을 가배당 받았으나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하지 아니하여 현재 위 배당금을 수령하지는 못하고 있음을 자인한 바 있으나, 위 배당으로 인해 원고가 보증금 중 일부를 종국적으로 지급받았다는 사실은 피고 및 참가인이 주장·입증할 사안이라 할 것인데, 사실심에서 그와 같은 점들에 대한 아무런 주장·입증을 하지 않은 이상 원심에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비난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그 이유가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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