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죄형법정주의와 위임입법의 한계

[2] 식품위생법 제11조 및 같은법시행규칙 제6조제1항의 규정이 위임입법의 한계나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일반식품에 질병치료의 효능이 있다 하더라도 의약품으로 공인받지 못한 식품을 표시하거나 광고함에 있어서 의약품과 혼동할 우려가 있는 표현을 사용한 경우, 식품위생법 제11조에 위반되는지 여부(적극)

[4] 일간지 등에 게재한 건강보조식품에 관한 광고가 이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치 비만을 치유하는 데 특별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아 과대광고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사회현상의 복잡다기화와 국회의 전문적·기술적 능력의 한계 및 시간적 적응능력의 한계로 인하여 형사처벌에 관련된 모든 법규를 예외 없이 형식적 의미의 법률에 의하여 규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제에 적합하지도 아니하기 때문에, 특히 긴급한 필요가 있거나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수권법률(위임법률)이 구성요건의 점에서는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것인지 이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하고, 형벌의 점에서는 형벌의 종류 및 그 상한과 폭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을 전제로 위임입법이 허용되며, 이러한 위임입법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하지 않는다.

[2] 식품위생법 제11조제2항이 과대광고 등의 범위 및 기타 필요한 사항을 보건복지부령에 위임하고 있는 것은 과대광고 등으로 인한 형사처벌에 관련된 법규의 내용을 빠짐없이 형식적 의미의 법률에 의하여 규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고려에서 비롯된 것이고, 또한 같은법시행규칙 제6조제1항은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것인지 예측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식품위생법 제11조 및 같은법시행규칙 제6조제1항의 규정이 위임입법의 한계나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3] 일반식품이 질병의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 제품을 식품위생법에 의하여 식품으로 공인받았을 뿐 의약품으로 공인받지 아니한 이상, 식품위생법의 규제대상인 식품에는 그 제2조제1호에 의하여 처음부터 의약품은 제외되어 있으므로, 그 식품을 표시하거나 광고함에 있어서 의약품과 혼동할 우려가 있는 표현을 사용한다면 그것은 식품에 관한 표시나 광고로서의 범위를 벗어나 그 자체로 식품의 품질에 관한 허위표시나 과대광고로서 소비자의 위생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식품으로 인한 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한다는 관점에서 식품에 관한 표시와 광고를 규제하는 식품위생법 제11조, 같은법시행규칙 제6조제1항제2호에 위반되게 되는 것이다.

[4] 일간지 등에 게재한 건강보조식품에 관한 광고가 이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치 비만을 치유하는 데 특별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아 과대광고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2.11.26 선고 2002도2998 판결 [식품위생법위반]

♣ 피고인 / 피고인 1 외 3인

♣ 상고인 / 피고인들

♣ 원심판결 / 서울지법 2002.5.29. 선고 2001노1127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죄형법정주의 위반 등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사회현상의 복잡다기화와 국회의 전문적·기술적 능력의 한계 및 시간적 적응능력의 한계로 인하여 형사처벌에 관련된 모든 법규를 예외 없이 형식적 의미의 법률에 의하여 규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제에 적합하지도 아니하기 때문에, 특히 긴급한 필요가 있거나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수권법률(위임법률)이 구성요건의 점에서는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것인지 이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하고, 형벌의 점에서는 형벌의 종류 및 그 상한과 폭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을 전제로 위임입법이 허용되며, 이러한 위임입법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하지 않는다(헌법재판소 1996.2.29. 선고 94헌마213 결정 참조).

식품위생법 제11조제1항은 “식품 등의 명칭·제조방법 및 품질에 관하여는 허위표시 또는 과대광고를 하지 못하고, 포장에 있어서는 과대포장을 하지 못하며, 식품·식품첨가물의 표시에 있어서는 의약품과 혼동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거나 광고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식품·식품첨가물의 영양가 및 성분에 관하여도 또한 같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조제2항에서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위표시·과대광고·과대포장의 범위 기타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같은법시행규칙 제6조제1항 각호에서 허위표시·과대광고 등의 범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식품위생법 제77조제1호는 제11조제1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바, 식품위생법 제11조제2항이 위와 같이 과대광고 등의 범위 및 기타 필요한 사항을 보건복지부령에 위임하고 있는 것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과대광고 등으로 인한 형사처벌에 관련된 법규의 내용을 빠짐없이 형식적 의미의 법률에 의하여 규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고려에서 비롯된 것이고, 또한 위 시행규칙 제6조제1항은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것인지 예측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식품위생법 제11조 및 같은법시행규칙 제6조제1항의 규정이 위임입법의 한계나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반대의 견지에서 원심판결을 탓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그리고 체험기 등을 이용한 광고를 허위·과대광고로 보는 같은법시행규칙 제6조제1항제6호가 상위법이 예정한 내용을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 역시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등의 주장에 대하여

 

일반식품이 질병의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 제품을 식품위생법에 의하여 식품으로 공인받았을 뿐 의약품으로 공인받지 아니한 이상, 식품위생법의 규제대상인 식품에는 그 제2조제1호에 의하여 처음부터 의약품은 제외되어 있으므로, 그 식품을 표시하거나 광고함에 있어서 의약품과 혼동할 우려가 있는 표현을 사용한다면 그것은 식품에 관한 표시나 광고로서의 범위를 벗어나 그 자체로 식품의 품질에 관한 허위표시나 과대광고로서 소비자의 위생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식품으로 인한 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한다는 관점에서 식품에 관한 표시와 광고를 규제하는 식품위생법 제11조, 같은법시행규칙 제6조제1항제2호에 위반되게 되는 것이다(대법원 2002.6.14. 선고 2001도4633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일간지 등에 광고를 게재한 사실 및 그 게재한 광고들의 내용에 관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들이 게재한 이 사건 광고는 이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바란스 등의 건강보조식품이 마치 비만을 치유하는 데 특별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케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것이어서, 식품위생법시행규칙 제6조제1항제2호, 제6호, 제9호 소정의 과대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식품위생법 제11조제1항 및 동법시행규칙 제6조제1항제2호 소정의 과대광고 또는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송진훈 변재승(주심) 윤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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