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통사고만의 담보특약부 상해보험계약에 적용되는 약관상의 ‘운행중’의 의미

[2]심야에 엘피지 승용차를 운전하여 목적지로 향하여 운행하던 중 눈이 내려 도로가 결빙되어 있어 도로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휴식을 취할 목적으로 도로변에 승용차를 주차한 후 시동을 켠 채 승용차 안에서 잠을 자다가 차내에 누출된 엘피지 가스의 폭발로 화재가 발생하여 운전자가 소사한 경우, 자동차의 운행중의 사고에 해당한다.

 

<판결요지>

[1]교통사고만의 담보특약부 상해보험계약에 적용되는 약관상 ‘운행’이라 함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자동차를 당해 장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말하고, 여기서 ‘당해 장치’라 함은 자동차에 계속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장치로서 자동차의 구조상 설비되어 있는 자동차의 고유의 장치를 뜻하는 것인데, 위와 같은 각종 장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각각의 사용목적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에는 운행중에 있다고 할 것이나 자동차에 타고 있다가 사망하였다 하더라도 그 사고가 자동차의 운송수단으로서의 본질이나 위험과는 전혀 무관하게 사용되었을 경우까지 자동차의 운행중의 사고라고 보기는 어렵다.

[2]심야에 엘피지 승용차를 운전하여 목적지로 향하여 운행하던 중 눈이 내려 도로가 결빙되어 있어 도로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휴식을 취할 목적으로 도로변에 승용차를 주차한 후 시동을 켠 채 승용차 안에서 잠을 자다가 차내에 누출된 엘피지 가스의 폭발로 화재가 발생하여 운전자가 소사한 경우, 자동차의 운행중의 사고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0.09.08. 선고 2000다89 판결 [보험금]

♣ 원고, 피상고인 / 김○옥 외 2인

♣ 피고, 상고인 /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외 1인

♣ 원심판결 / 서울고법 1999.11.19. 선고 99나42140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소외 망 문○하는, ① 1998.10.10. 피고 ○○생명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생명’이라 한다)와 사이에, 교통재해로 인한 사망(무배당 녹색안전교통 상해보험약관 제10조제1항제1호, 주계약), 휴일에 발생한 교통재해로 인한 사망(휴일교통상해특약 약관 제4조제1항제1호), 휴일에 발생한 차량탑승 중 교통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한 사망(차량탑승중상해특약 약관 제4조제1항) 등을 보험사고로 하는 원심 판시 무배당 녹색안전교통 상해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또 ② 1998.10.24. 피고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화재’라 한다)와 사이에, 운행중의 교통승용구에 탑승하지 아니한 때, 운행중의 교통승용구와의 충돌, 접촉 또는 이들 승용구의 충돌, 접촉, 화재 또는 폭발 등의 교통사고, 운행중의 교통승용구에 탑승하고 있을 때 또는 승객으로서 승강장 안에 있을 때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 등을 보험사고로 하는 원심 판시 오토플러스 상해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위 망 문○하는 1998.12.11. 21:30경 과천에 있는 자신의 집을 나와 그의 아버지인 소외 문태진 소유의 소나타 승용차(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를 운전하여 사업상의 업무를 위해 속초로 출발하면서 그의 처인 원고 김○옥에게 그 다음날인 1998.12.12. 토요일 밤에 돌아온다고 하였고, 한편 이 사건 차량은 같은 해 여름에 자동차매매상사에서 중고로 구입한 것이었는데 엘피지가스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었으며, 위 소외 망 문○하는 위와 같이 속초를 향하여 출발하기 전 가스충전소에서 가스를 충전한 후 출발하였는데, 이 사건 차량은 평소 위와 같이 가스를 가득 충전하면 가스냄새가 나서 창문을 열고 다니곤 한 사실, 위 망 문○하는 1998.12.12. 16:40경 원고 김○옥에게 속초에서 전화를 하면서, 경기 양평에 들러서 일을 보고 과천에 있는 집으로 간다고 하였고, 같은 날 21:30경 다시 원고 김○옥에게 전화를 하여 속초를 출발한 지 약 1시간 되었는데, 1시간 30분 정도 지나면 양평에 도착을 할 것 같다고 하면서 가스가 새는 것 같다는 말을 한 사실, 소외 망 문○하는 경기 양평을 향하던 중, 1998.12.13. 01:00 무렵 경기 가평군 외서면 삼회리 산 89번지 소재 속칭 사그막 고개 정상(경기 양평군과 가평군의 경계지점임) 도로변 공터에 이르러, 이 사건 차량을 주차한 후 최소한 03:00경까지는 이 사건 차량 안에서 운전석 의자를 뒤로 젖히고 잠을 자고 있었던 사실, 위 망 문○하는 1998.12.13. 일요일 03:00경부터 08:00경 사이에, 원인 불명의 발화로 인한 이 사건 차량의 폭발로 소사(소사)한 사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 사건 사고 장소 부근은 교통사고가 빈번한 지역이었고, 문○하가 이 사건 차량을 주차하여 머무르고 있던 당시에는 계속하여 내린 눈으로 도로 곳곳이 결빙되어 있었던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과정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교통사고만의 담보특약부 상해보험계약에 적용되는 약관상 ‘운행’이라 함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자동차를 당해 장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말하고(대법원 1994.4.29. 선고 93다55180 판결 참조), 여기서 ‘당해 장치’라 함은 자동차에 계속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장치로서 자동차의 구조상 설비되어 있는 자동차의 고유의 장치를 뜻하는 것인데, 위와 같은 각종 장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각각의 사용목적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에는 운행중에 있다고 할 것이나 자동차에 타고 있다가 사망하였다 하더라도 그 사고가 자동차의 운송수단으로서의 본질이나 위험과는 전혀 무관하게 사용되었을 경우까지 자동차의 운행중의 사고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5.28. 선고 96다7359 판결, 2000.1.21. 선고 99다4182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이 사건 사고 당시는 추운 겨울날 밤이었고, 특히 사고 시간 무렵은 심야 또는 새벽이어서 온도가 많이 내려가 있었던 점, 문○하의 목적지는 경기 양평 또는 과천이었는데 아직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했던 점, 문○하는 중간 목적지인 양평으로 향하고 있었던 점, 이 사건 사고 장소는 중간 목적지인 양평과의 경계지점으로서 중간 목적지인 양평에 거의 다다른 점, 문○하의 원래 계획은 잠을 자지 않고 양평에서 일을 처리하고 과천에 있는 집으로 곧바로 돌아가려 했었던 점, 그런데 이 사건 차량을 주차할 당시 이 사건 사고 장소 부근의 도로는 눈이 내려 결빙되어 있었던 점, 이 사건 차량은 소형 승용차인 점 등에 비추어 소형 승용차를 운전하던 문○하로서는 눈이 내려 결빙된 고갯길을 시야가 제한되는 야간에 운전하여 내려가기가 힘들고 또한 1998.12.11. 21:30경부터 거의 이틀간에 걸쳐 장시간 운전하여 피곤한 관계로 도로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안전을 위해 휴식을 취할 목적으로 이 사건 차량의 시동을 켜고 히터를 작동시킨 상태에서 운전석 의자를 뒤로 젖히고 잠을 잤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므로, 문○하가 위와 같은 목적으로 공개된 장소로서 교통의 장소인 도로변 공터에 주차를 한 후 잠을 잔 행위도 목적지를 향한 운행중 운행이 종료하기 이전에 안전운전을 위하여 취한 조치로서 운전의 연속이라 할 것이어서 ‘운행중’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한편 이 사건 사고는 차량의 연료로 사용하는 엘피지가스가 누출되어 차내에 가득 찬 상태에서 원인불명의 발화로 인하여 폭발함으로써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이 사건 사고는 급격하고도 우연한 사고로서 위 각 보험약관에서 예정하고 있는 보험사고라고 판단하고 있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이 사건 차량이 운송수단으로서의 본질이나 위험과는 전혀 무관하게 사용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서 위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다 할 것이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보험약관상의 ‘운행중’ 및 ‘교통재해’의 의미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피고가 지적한 판례와 이 사건 사안은 동일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손지열(재판장) 송진훈 윤재식(주심)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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