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대학교의 조교수로 임용된 乙이 임용기간 중에 부교수로 직위승진되었는데, 甲 법인이 위 임용기간이 만료된 후 乙에 대하여 재임용거부처분을 한 사안에서, 乙이 부교수로 승진한 때부터 임용기간이 새로이 기산되므로 乙의 임용기간 중에 이루어진 재임용거부처분은 실질적으로 면직처분에 해당함에도 甲 법인이 그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甲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대학교의 조교수로 임용된 乙이 임용기간 중에 부교수로 직위승진되었는데, 甲 법인이 위 임용기간이 만료된 후 乙에 대하여 재임용거부처분을 한 사안에서,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3항, 교육공무원임용령 제5조의3 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 乙이 부교수로 승진한 때부터 임용기간이 새로이 기산되므로, 甲 법인이 乙의 임용기간 중에 한 위 재임용거부처분은 실질적으로 면직처분 또는 이에 준하는 처분에 해당하여 사립학교법에서 정한 징계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甲 법인이 그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무효이고, 이는 그 자체로 사립학교법을 위반한 것이므로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乙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07.25. 선고 2012가합52699, 2013가합1285 판결 : 항소[재임용 거부처분 무효확인등·부당이득금 반환]

♣ 원고(반소피고) /

♣ 피고(반소원고) / 학교법인 ○○중앙학원

 

<주 문>

1. 피고(반소원고)가 2012.3.13. 원고(반소피고)에 대하여 한 면직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100,744,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2.7.4.부터 2013.7.25.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과 2012.6.1.부터 2013.2.28.까지 월 5,632,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3.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그중 1/10은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본소: 주위적으로,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가 2012.3.13.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에 대하여 한 면직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05,744,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과 2012.6.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5,632,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예비적으로, 피고가 2012.3.13. 원고에 대하여 한 재임용거부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05,744,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과 2012.6.1.부터 원고에 대한 재임용심사절차를 이행할 때까지 월 5,632,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반소: 원고는 피고에게 16,332,9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1.1.1.부터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2007.9.1. 피고가 운영하는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학과 조교수로 임용기간을 2007.9.1.부터 2010.8.31.까지로 정하여 임용되었고, 2010.3.1. 부교수로 직위승진되었다.

나. 원고는 2010.5.13. 대학원생을 강제추행한 사건으로 고려대학교 양성평등센터에서 조사를 받게 되었다.

다. 피고는 원고의 임용기간이 2010.8.31. 만료됨을 전제로 원고에 대한 재임용 심사를 하다가 원고에 대한 재임용 여부를 위 사건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보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에게 2010년 2학기 강의를 배정하지는 않았으나, 2010년 9월부터 2010년 12월까지의 임금 16,332,900원은 지급하였다.

라.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위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에 따라 원고가 강제추행에 의하여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였다는 점을 이유로 재임용을 거부하기로 결정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11.1.12. 원고에 대하여 재임용거부처분(이하 ‘1차 재임용거부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마. 원고가 1차 재임용거부처분에 불복하여 제기한 교원소청심사에서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11.4.18. 1차 재임용거부처분은 피고의 정관에서 정한 이사회결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이를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12.3.13. 이사회 결의를 거쳐 원고에 대하여 1차 재임용거부처분과 동일한 사유로 재차 재임용거부처분(이하 ‘이 사건 재임용거부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바. 이 사건과 관련한 사립학교법, 교육공무원임용령 및 피고의 정관 규정은 다음과 같다.

<사립학교법>

제53조의2(학교의 장이 아닌 교원의 임면) ③ 대학교육기관의 교원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근무기간·급여·근무조건, 업적 및 성과약정 등 계약조건을 정하여 임용할 수 있다. 이 경우 근무기간에 관하여는 국공립대학의 교원에게 적용되는 관련 규정을 준용한다.

<교육공무원임용령>

제5조의3(대학교원의 임용기간 계산) ① 제5조의2의 규정에 의한 임용기간은 제5조의 규정에 의한 임용일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하되, 재임 중에 승진·전직 또는 강임된 경우에는 그때부터 다시 그 기간을 계산한다.

<정관>

제43조(임면) ② 학교의 장 이외의 대학교육기관의 교원은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당해 학교의 장이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임면한다. 이 경우 교수 또는 부교수 직위의 교원은 대학의 규정에 의한 정년 시까지 임용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6 내지 10, 12, 13, 18, 19, 21 내지 24, 39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주위적 청구

원고는 2010.3.1. 부교수로 승진되었고, 피고의 정관 제43조제2항에서 부교수의 임용기간을 정년까지로 정하고 있으므로, 위 부교수 승진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의 임용기간을 정년까지로 하는 임용계약이 새로이 체결되었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부교수로 승진됨에 따라 교육공무원임용령 제5조의3 제1항에 따라 위 2010.3.1.부터 임용기간이 새로이 기산되므로 원고의 임용기간은 2010.3.1.부터 2013.2.28.까지이다.

따라서 원고의 임용기간 중에 이루어진 이 사건 재임용거부처분은 실질적으로 면직처분에 해당하는데, 위 면직처분은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은 등의 사유로 무효이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가 임금을 최종적으로 지급한 다음날인 2011.1.1.부터 2012.5.31.까지의 임금 95,744,000원(= 월 5,632,000원 × 17개월), 위자료 10,000,000원의 합계 105,744,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및 2012.6.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5,632,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예비적 청구

원고의 임용기간이 2010.8.31. 만료되었다고 보더라도, 피고는 2010년 6월과 8월에 원고에게 재임용 통보를 하여 원고로 하여금 재임용되었다고 신뢰하도록 하였음에도 재임용을 거부함으로써 원고의 정당한 신뢰를 침해한 데다가, 원고는 재임용기준을 모두 충족하였으므로, 이 사건 재임용거부처분은 재임용에 관한 피고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은 임금 및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앞서 본 피고의 정관 제43조제2항은 교수나 부교수를 ‘임용’할 경우 그 임용기간에 관한 규정일 뿐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부교수로 ‘임용’된 것이 아니라 조교수의 임용기간 중에 부교수로 ‘직위승진’된 것이므로, 위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그러나 앞서 본 사립학교법과 교육공무원임용령 규정에 의하면, 승진된 사립대학 교원의 경우 그때부터 다시 임용기간을 계산하여야 하므로, 원고의 임용기간은 부교수로 승진한 2010.3.1.부터 당초 임용기간인 3년을 다시 계산하여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새로운 임용기간은 2013.2.28.까지이고, 피고가 원고의 임용기간 중인 2012.3.13. 한 이 사건 재임용거부처분(효력발생일은 2010.8.31.)은 임용기간 중인 교원에 대하여 피고가 일방적인 의사에 기하여 교원의 신분을 박탈하는 것이므로 실질적으로 면직처분 또는 이에 준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위 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사립학교법에서 정한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위 처분을 하면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위 면직처분은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또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면직처분을 하면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그 자체로 사립학교법을 위반한 것이므로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면직기간 중의 임금과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지급하여야 할 것인데, 갑 제1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면직되기 전 피고로부터 매월 5,632,000원의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면직처분의 경위 및 내용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원고가 받았을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액은 5,000,000원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1년 1월부터 2012년 5월까지의 임금 95,744,000원(= 5,632,000원 × 17개월)과 위자료 5,000,000원의 합계, 100,744,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2012.7.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3.7.25.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과, 2012.6.1.부터 임용기간 만료일인 2013.2.28.까지 월 5,632,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의 이 사건 재임용거부처분이 면직처분이라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인 이상 예비적 청구에 관한 주장은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3.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재임용거부처분에 따라 2010.8.31. 임용기간이 만료되었고, 실제로 2010년 2학기에 강의를 하지 않았음에도 피고로부터 2010년 9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임금 16,332,900원을 지급받았는바, 원고는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피고는 원고의 부교수 승진에 따라 원고의 임용기간을 2013.2.28.까지로 다시 계산하지 아니한 채 임용기간이 2010.8.31.로 종료된다고 잘못 파악하여 원고에 대한 강제추행사건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재임용을 유보하면서 2010년 9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강의를 배정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에 따르면 원고가 위 기간 강의를 하지 못한 것은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538조제1항에 따라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원고가 위 기간의 임금 16,332,900원을 부당이득하였다고 볼 수 없다.

 

4. 결론

 

원고의 본소 중 주위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주위적 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한다.

 

판사 정창근(재판장) 이희경 이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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