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처분문서의 기재 내용이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다면 인쇄된 예문에 지나지 아니하여 그 기재를 합의의 내용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처분문서라 하여 곧바로 당사자의 합의의 내용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를 고려하여 그 계약 내용의 의미를 파악하고 그것이 예문에 불과한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뜻한다.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은 성질상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정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계약기간’란에 수기로 기재된 내용과 ‘기타 근로조건’란에 부동문자로 인쇄된 내용이 서로 불일치할 경우에는 참가인들이 수기로 작성한 내용이 우선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당사자의 의사에 합치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2022.7.22. 선고 2021구합71878 판결】

 

• 서울행정법원 제3부 판결

• 사 건 / 2021구합71878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A 주식회사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별지1 피고보조참가인 목록 기재와 같다.

• 변론종결 / 2022.05.27.

• 판결선고 / 2022.07.22.

 

<주 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6.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의 B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참가인 C, D, E, F, G, H, I, J에 대한 임금상당액 지급명령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그 중 9/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6.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의 B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94.7.21. 설립되어 상시 약 6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플랜트 정비보수 기계설비 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K 등 43명은 별지2 표 ‘입사일’란 기재 일에 원고와 근로계약(이하 참가인들의 근로계약서를 통칭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전남 여수시 소재 L 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 현장’이라 한다)에서 비계공으로 근무하였다.

다. 원고는 2020.12.26.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0.12.27.자로 종료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라 한다).

라. 참가인들은 2021.1.4.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는 부당해고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고, 2021.1.14.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3.5.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고,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부당해고이다’라는 이유로 참가인들이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나아가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을 1개월로 판단하고, 원고에게 해고일인 2020.12.27.부터 1개월 단위의 잔여 계약기간 만료일까지의 임금상당액인 131,587,500원을 지급하도록 명하였다.

마. 원고와 참가인들은 이에 불복하여 2021.3.3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6.4.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와 참가인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되, 위 초심판정과 달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을 별지2 표 기재 입사일로부터 2021.3.31.까지로 판단하고, 금전보상액을 131,587,500원에서 653,182,200원으로 변경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해고의 부존재

플랜트 공사 현장에서는 1개월 또는 그 이하 단위로 근로계약을 반복 체결하는 속칭 ‘쪼개기 계약’이 관행인 점, 원고는 쪼개기 계약에 반대하는 M노동조합 여수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계약기간’란에 전체 공사기간의 종료일을 기재하게 된 점, 이 사건 공사에 참여한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서상 계약기간 종료일과 실제 근로기간 종료일은 99% 불일치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계약기간’란의 기재에도 불구하고 ‘기타 근로조건’란의 기재에 따라 1개월 단위로 묵시적으로 갱신되는 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민법 제660조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는 단체협약 및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충분한 협의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므로,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2) 금전보상액 산정의 위법

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은 1개월이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을 ‘계약기간’란에 기재된 기간으로 인정하고 2020.12.27.부터 2021.3.31.까지의 임금상당액을 금전보상액으로 산정한 것은 위법하다.

나)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을 ‘계약기간’란에 기재된 기간으로 인정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서 중에는 계약기간 종료일이 2021.3.20., 2021.3.21., 2021.3.30.로 기재된 사례들이 존재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일괄적으로 2020.12.27.부터 2021.3.31.까지의 임금상당액을 금전보상액으로 산정한 것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3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N 주식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 현장의 기계·배관설치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관한 하도급계약(공사기간: 2019.10.1. ~ 2021.3.30.)을 체결하였다.

2) 사단법인 O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0.8.26.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단체협약(적용기간: 2020.8.25. ~ 2022.8.6., 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음 생략>

3)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계약기간’란에는 다음과 같이 계약기간 개시일과 종료일이 수기로 기재되어 있고, 그 중 종료일은 2021.3.31.로 기재되어 있다[다만 참가인 G의 근로계약서에는 2021.3.20., 참가인 F, H의 근로계약서에는 2021.3.21., 참가인 I, C, J, D, E(이하 참가인 G, F, H, I, C, J, D, E을 통칭하여 ‘참가인 G 등’이라 한다)의 근로계약서에는 2021.3.30.로 각 기재되어 있다]. 한편,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타 근로조건’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다. <다음 생략>

4) 이 사건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비계 작업물량이 감소하자 원고 소속 현장소장 P과 이 사건 노동조합 소속 현장총괄책임자 Q은 2020.11.20.부터 2020.11.25.까지 비계공 감축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5) 원고는 2020.11.27. 다음과 같은 공고문을 게시하였다. <다음 생략>

6) 원고는 2020.12.26. 참가인들에게 개별적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를 하였다.

7) 이 사건 공사 개시일부터 2020.8.24.까지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의 ‘계약기간’란에는 종료일이 2020.10.31. 또는 2020.6.30.로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단체협약 시행일인 2020.8.25.부터 2021.1.3.까지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의 ‘계약기간’란에는 종료일이 전체 공사기간의 종료일인 2021.3.30. 또는 2021.3.31. 등으로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들이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구제신청을 한 2021.1.4. 이후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의 ‘계약기간’란에는 종료일이 2021.1.31., 2021.2.15., 2021.2.28., 2021.3.7. 등으로 기재되어 있다.

8)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일자별 비계인원 현황은 다음과 같다. <다음 생략>

9)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법원의 2022.2.25.자 사실조회에 대하여 2020.3.7. 다음과 같이 회신하였다. <다음 생략>

10) 사단법인 O 회장 R의 확인서에는 ‘근로계약 갱신 등의 과정에서 노사간 마찰을 예방하기 위하여 노동조합의 요청에 따라 현장에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 공종별 공사기간이 아닌 전체 공사기간의 준공일을 근로계약기간 종료일로 정하도록 지도하고 있고, 공사기간 내에 해당 공종의 종료일이 도래하거나 해당 공종의 업무량이 줄어들게 되면 이 사건 단체협약 제31조를 적용하여 노사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인원을 감축하도록 회원사를 지도하고 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11) 참가인들은 2021.3.5.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 출석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2021.3.31.까지가 근로계약기간인지 재차 물어보았고, 원고측 직원이 그렇다고 답변하여 안정적으로 길게 근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근로를 시작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12) 참가인 S이 작성한 확인서에는 ‘2020.11.17.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원고측직원으로부터 근로계약기간 종료일을 2021.3.31.로 기재하라는 지시를 받고 “2021.3.31.까지 근로기간을 기재하는 것이 맞느냐?”라고 재차 물었는데 원고측 직원이 “걱정하지 마시고 불러주는 대로 적으세요”라고 답변하여 근로계약기간 종료일을 2021.3.31.로 기재하였다’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13) 참가인 K이 작성한 확인서에는 “2020.10.13.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최소 6개월 근무임을 구두로 약속받고 입사하였다. 본인은 원고측 직원에게 근로계약기간이 2021.3.31.까지가 맞는지 질문하였고, 원고측 직원은 ‘비계는 근로기간이 늘어나면 늘어나지 줄어들지 않으니 걱정 말고 근로계약서에 서명하라’고 하였다. 그 당시 근로계약이 1개월 단위로 갱신된다는 말은 들은 사실이 없다. 이에 본인은 6개월짜리 숙소를 구하여 생활하였다”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14) 참가인 T, U, V, W, X, Y의 확인서에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근로계약기간 종료일을 2021.3.31.로 작성하였고, 근로계약기간이 1개월이라는 말은 들은 사실이 없다’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15) 원고는 2021.6.4.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 출석하여 ‘비계공정은 공사시작부터 종료 시까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나, 진행과정에서 투입 인력의 많고 적음의 차이는 있다’라고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6, 7, 9 내지 15, 2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1, 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M노동조합 여수지부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해고의 존재 여부

가) 관련 법리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6.11. 선고 2002다6753 판결 등 참조).

처분문서의 기재 내용이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다면 인쇄된 예문에 지나지 아니하여 그 기재를 합의의 내용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처분문서라 하여 곧바로 당사자의 합의의 내용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를 고려하여 그 계약 내용의 의미를 파악하고 그것이 예문에 불과한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2.11. 선고 91다21954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뜻한다.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은 성질상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정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10.31. 선고 2019다246795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갑 제18,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 종료일은 ‘계약기간’란에 수기로 기재된 일자로 봄이 타당하고, 원고가 2020.12.26. 참가인들에 대하여 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는 참가인들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므로 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참가인들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원고 직원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서(갑 제14호증)의 ‘계약기간’란에 계약기간 종료일을 수기로 2020.3.30. 또는 2020.3.31. 등으로 기재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일은 ‘계약기간’란에 수기로 기재된 2020.3.30. 또는 2020.3.31.(단, 참가인 G는 2021.3.20., 참가인 F, H은 2021.3.21.)로 해석하는 것이 문언에 충실한 해석이다.

(2)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기타 근로조건’란에 ‘현장 작업여건상 근로계약기간은 1개월 단위로 정하고, 기능도, 건강, 평균작업물량 및 품질, 자재반입현황, 공정, 작업지시 이행상황, 근로계약 해지사유 발생 여부 등을 감안하여 근로계약의 갱신여부가 결정된다’라는 문구가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18, 1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다른 공사 현장에서 계약기간이 15일인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도 동일한 근로계약서 양식을 사용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미루어 보면 ‘기타 근로조건’란의 기재내용은 참가인들에게 국한된 특약사항이 아니라 원고가 사용하는 근로계약서 양식에 포함된 일반적인 문구로 봄이 타당하다. 이처럼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계약기간’란에 수기로 기재된 내용과 ‘기타 근로조건’란에 부동문자로 인쇄된 내용이 서로 불일치할 경우에는 참가인들이 수기로 작성한 내용이 우선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당사자의 의사에 합치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강력한 요구에 의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계약기간’란에 전체 공사기간의 종료일을 기재하게 되었으므로, 계약기간은 ‘계약기간’란의 기재에도 불구하고 1개월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 V, J을 제외한 나머지 참가인 41명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의 종료일을 전체 공사기간의 종료일에 맞추어 기재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몰랐을 것으로 보인다.

(4) 한편 참가인 V, J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었으나, ① 근로계약서에 전체 공사기간의 종료일을 기재하는 것은 이 사건 단체협약으로 성립된 내용이 아니라 단체교섭 과정에서 구두로 합의된 내용에 불과한 점, ②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0.8.25.부터 2021.1.3.까지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의 종료일을 전체 공사기간의 종료일로 기재하도록 지도 내지 협의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묻는 사실조회에 대하여 2022.3.4. ‘아니오’라고 회신하였다가 2022.3.7. ‘예, 단협에 의거 원고측에 그렇게 하도록 요청하였습니다’라고 다시 회신한 점, ③ 이 사건 노동조합은 위와 같이 모순된 답변을 하게 된 경위를 묻는 사실조회에 대하여 2022.3.17. ‘2022.3.4.자 회신은 이 사건 공사 현장을 잘 모르는 담당자에 의해 작성된 것이고, 이후 당시 현장관련자들과 회의한 결과 답변을 수정하여 제출하게 되었습니다’라고 회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V, J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전체 공사기간의 종료일을 기재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당연히 알고 있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

(5) 일부 참가인들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원고측 직원으로부터 계약기간 종료일을 2021.3.31.로 기재하라는 지시를 받고 계약기간이 2021.3.31.까지가 맞는지 물어보았는데 원고측 직원이 그렇다고 답변하여 안정적으로 길게 근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근로를 시작하였다. 그 당시 원고측 직원으로부터 계약기간이 1개월이라는 말은 들은 사실이 없다’라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들은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일을 ‘계약기간’란에 수기로 기재한 2021.3.말로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제출한 Z, AA, AB의 사실확인서(갑 제22 내지 24호증)만으로는 원고의 직원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참가인들에게 계약기간이 1개월임을 설명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6) ‘일자별 비계인원 현황’(갑 제6호증)에 의하면 2021.4.말까지 비계공사가 진행된 사실이 확인되고, 원고도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 당시 ‘비계공정은 공사시작부터 종료 시까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를 고려하면, 참가인들이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원고의 직원으로부터 계약기간 종료일을 2021.3.말로 기재하라는 지시를 받고 자신이 2021.3.말까지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상식에 반한다거나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

2) 해고의 정당성 여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할 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는데(근로기준법 제27조제1항), 원고가 참가인들을 해고하는 과정에서 참가인들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3) 임금상당액 산정의 위법 여부

노동위원회는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상당한 재량을 갖는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들의 근로계약기간 종료일은 별지2 표 ‘만료일’란 기재와 같이 참가인 G는 2021.3.20., 참가인 F, H은 2021.3.21., 참가인 I, C, J, D, E은 2021.3.30., 나머지 참가인들은 2021.3.31.로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일이 모두 2021.3.31.로 동일함을 전제로 원고에게 해고일인 2020.12.27.부터 계약종료일인 2021.3.31.까지의 임금상당액 653,182,200원을 지급하도록 명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참가인 G 등에 대한 임금상당액의 지급명령 부분은 사실을 오인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마. 소결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한 부분과 참가인 G 등을 제외한 나머지 참가인들에 대한 임금상당액의 지급명령 부분은 적법하나, 참가인 G 등에 대한 임금상당액의 지급명령 부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김재경 신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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