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는 대전광역시에 소재한 택시회사이고,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운전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사한 사람들이며, 최저임금법 제6조제5항 등에 따라 대전광역시에서는 2009.7.1.부터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운송수입 중 ‘기준 운송수입금을 초과하는 부분’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게 되었는데 피고가 2013년 12월경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2교대 시 1일 4시간 20분’으로 변경한 사안에서, 원고들은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무효이며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임금이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한다는 등의 이유로, 법정 최저임금과 실제 받은 임금의 차액 등을 청구하였고(본소), 피고는 원고들을 상대로 근로계약에 따른 교통요금 인상분 적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음(반소). 대법원은 개정된 취업규칙의 소정근로시간 부분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변경된 것으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보아, 이와 달리 개정된 취업규칙의 소정근로시간 부분을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음. 반소 부분은 상고기각하였음.


【대법원 2022.5.13. 선고 2018다224668·224675·224682 판결】

 

• 대법원 제3부 판결

• 사 건 / 2018다224668(본소) 임금, 2018다224675(병합) 임금, 2018다224682(반소) 약정금

•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 원고(반소피고) 1

•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 원고 2

•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 원고(반소피고) 3

• 피고(반소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 합자회사 ○○운수

• 원심판결 / 대전고등법원 2018.2.1. 선고 2016나13060(본소), 13077(병합), 13084(반소) 판결

• 판결선고 / 2022.05.13.

 

<주 문>

원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원고(반소피고)들과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반소원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원고(반소피고)들과 원고의 준비서면은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건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는 대전광역시에서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최저임금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이다. 원고(반소피고)들과 원고[이하 원고(반소피고)들과 원고를 포괄하여 ‘원고들’이라 한다]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택시운전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사한 사람들이다.

 

나. 원고들은 본소로써 피고에게, ① 피고 사업장에서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무효이며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임금이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한다는 등의 이유로 법정 최저임금과 실제 받은 임금의 차액(최저임금 차액) 지급과 ② 피고가 야간근로수당 지급의 기초로 삼은 시간급 통상임금 역시 법정 최저임금에 따라 증액되어야 하며 거기에 법정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일부 임금 항목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야간근로수당 차액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그리고 피고는 반소로써 원고(반소피고)들에게 근로계약에 따른 교통요금 인상분 적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다. 원심은 피고 사업장에서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유효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들의 본소청구를 일부 기각하였으며, 피고의 반소청구는 기각하였다. 원고들과 피고가 각각 그 패소 부분에 대해 상고를 하였다.

 

2.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효력에 관한 원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헌법과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최저임금법 제6조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 또는 택시운전근로자 개인과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4.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들은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만 사납금 명목으로 피고에 납부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을 자신이 차지하며,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고 있었다.

(2) 피고는 2007.9.1. 그 소속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과 임금 협정을 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으로 합의하였다.

(3) 2008.3.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09.7.1.부터 대전광역시 지역에 시행되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제외되었다.

(4) 피고는 2009.9.21. 원고들과 「근로계약 및 임금 협정서」를 작성해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으로 합의하였으며, 2013.12.13. 취업규칙을 개정해 2013.12.16.부터 소정근로시간을 ‘1일 2교대 시 1일 4시간 20분’으로 변경하였다. 이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이 변경되어 유지되는 동안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변경되었다는 자료가 없다.

(5) 피고는 2015.4.21. 자 준비서면에서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변경에 관하여 ‘부득이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 최저임금 제한을 회피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다. 이러한 사실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2009.9.21.자 「근로계약 및 임금 협정서」와 2013.12.13. 개정된 취업규칙의 소정근로시간 부분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변경된 것으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볼 여지가 크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2009.9.21.자 「근로계약 및 임금 협정서」와 2013.12.13. 개정된 취업규칙의 소정근로시간 부분을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에는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3.  비교대상 임금의 범위에 관한 원고들과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상여금과 만근수당이 이 사건 특례조항과 구 최저임금법 시행령(2018.12.31. 대통령령 제294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의2에 따라 일반택시운송사업 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하 ‘비교대상 임금’이라 한다)에 포함되지만 생산수당은 거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비교대상 임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비교대상 임금 산정 방식에 관한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들에게 실제로 지급된 기본급과 수당을 기준으로 비교대상 임금을 산정한 것에 최저임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병가 공제 여부에 관한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원고들의 병가로 인한 결근일을 최저임금 산정 시 근무일수에서 공제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등의 잘못이 없다.

 

6.  통상임금의 범위에 관한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상고심 법원은 상고이유로 불복신청을 한 한도에서만 조사·판단할 수 있으므로, 상고이유서에는 상고이유를 특정하여 원심판결의 어떤 부분이 법령에 어떻게 위반되었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이유를 기재해야 한다. 상고인이 제출한 상고이유서에 위와 같은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이유를 기재하지 않은 때에는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8.3.27. 선고 97다55126 판결, 대법원 2008.1.24. 선고 2007두23187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제출한 상고이유서에는 이 부분 상고이유에 관하여 ‘상여금 등은 불확실한 조건이 그 지급의 자격요건이 되어 고정성이 결여되었으므로 통상임금이라고 할 수 없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위에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이는 원심판결 중 어떤 부분이 법령에 어떻게 위반되었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 기재라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통상임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7.  소멸시효 완성 여부에 관한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변론주의를 위반하거나 소멸시효 중단의 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8.  부당이득반환채권에 의한 상계 가부에 관한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피고가 주장하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상계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부당이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9.  신의칙 위반 여부에 관한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의 신의칙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10.  반소청구에 관한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의 원고(반소피고)들에 대한 반소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처분문서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11.  파기 범위

 

원심판결의 본소 중 최저임금 차액 청구에 관한 원고들 패소 부분에는 위에서 본 파기사유가 있다. 그런데 원심은 본소 중 야간근로수당 차액 청구에 대해 2009.9.21.자 「근로 계약 및 임금 협정서」와 2013.12.13. 개정된 취업규칙의 소정근로시간 부분이 유효함을 전제로 시간급 통상임금을 계산하였으므로, 환송 후 원심에서 위와 같은 파기 취지를 고려하여 위 두 차례에 걸친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무효라고 판단하는 경우 야간근로수당 차액 청구의 인용 범위가 달라질 여지가 있다. 따라서 야간근로수당 차액 청구 부분도 함께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원고들 패소 부분 전부를 파기하기로 한다.

 

12.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김재형(주심) 안철상 이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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