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직업안정법은 근로자에게 취업할 기회를 제공하여 근로자의 직업안정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직업안정법 제25조와 그 위임에 따른 직업안정법 시행령 제28조가 구인자가 체불사업주인 경우에는 구직 근로자가 이를 알 수 있도록 구인광고에 게재하여야 하고, 구인자가 제시하는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거나 성매매업소인 경우 그에 대한 구인광고를 게재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은 구직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입법목적에 비추어 직업안정법 시행령 제28조제1호, 제2호의 규정 내용을 살펴보면, 이는 구직 근로자로 하여금 구인자의 확실한 신원과 주소, 전화번호를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신원을 숨기고 불법·유령 업체를 운영하는 구인자로부터 구직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함임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준수사항들은 직업정보제공사업자가 구인자의 구인광고를 직업정보제공매체에 게재하기 전에 구인자의 확실한 신원(업체명 또는 성명)과 주소, 전화번호 등 연락처, 사업자등록 내용을 파악할 것을 전제로 한다. 다만, 직업정보제공사업자가 구인자의 확실한 신원, 연락처, 사업자등록 내용을 파악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구인자의 악의적인 기망과 허위자료 제출로 인해 구인자가 제출한 정보가 객관적으로 허위임을 파악하여 구인광고를 게재하지 아니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 직업정보제공사업자의 의무 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직업정보제공사업자에 대하여 제재처분을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에서 ‘의무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직업정보제공사업자 본인이나 그 대표자의 주관적인 인식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가족, 대리인, 피용인 등과 같이 본인에게 책임을 객관적으로 귀속시킬 수 있는 관계자 모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직업정보제공사업자인 원고가 운영하는 직업정보제공사이트에 구인자의 업체명(또는 성명) 및 주소가 허위인 구인광고가 게재된 사건에서, 위 사이트의 운영방식에 의하면, 구인자가 구인광고를 하려면 회원가입을 하여야 하고, 회원가입 과정에서 휴대폰 통신사를 통해 회원가입자의 이름, 생년월일, 성별, 휴대폰 정보 및 인증번호를 입력하는 방법으로 회원가입자 본인임을 확인하는 것으로 보이나, 그것만으로는 구인자의 확실한 신원과 주소, 사업자등록 내용을 파악할 수 없으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의무 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심을 파기한 사안임.

 

【대법원 2021.2.25. 선고 2020두51587 판결】

 

• 대법원 제2부 판결

• 사 건 / 2020두51587 사업정지처분취소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 피고, 상고인 / 고용노동부장관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20.9.25. 선고 2020누37033 판결

• 판결선고 / 2021.02.25.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관련 규정과 법리

 

  가. 직업안정법 제36조제1항제3호는 직업정보제공사업자가 공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로서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에는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사업을 정지하게 하거나 등록 또는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직업안정법 제25조는 직업정보제공사업자는 ‘구인자가 구인신청 당시 근로기준법 제43조의2에 따라 명단이 공개 중인 체불사업주인 경우 그 사실을 구직자가 알 수 있도록 게재할 것’(제1호), ‘최저임금법 제10조에 따라 결정·고시된 최저임금에 미달되는 구인정보를 제공하지 아니할 것’(제2호),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제3호)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직업안정법 시행령 제28조는 직업정보제공사업자 및 그 종사자가 준수하여야 할 사항으로 ‘구인자의 업체명(또는 성명)이 표시되어 있지 아니하거나 구인자의 연락처가 사서함등으로 표시되어 구인자의 신원이 확실하지 아니한 구인광고를 게재하지 아니할 것’(제1호), ‘직업정보제공매체의 구인·구직의 광고에는 구인·구직자의 주소 또는 전화번호를 기재하고, 직업정보제공사업자의 주소 또는 전화번호는 기재하지 아니할 것’(제2호), ‘최저임금법 제10조에 따라 결정 고시된 최저임금에 미달되는 구인정보,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금지행위가 행하여지는 업소에 대한 구인광고를 게재하지 아니할 것’(제6호) 등을 규정하고 있다.

 

  나. 직업정보제공사업자의 준수사항을 정한 직업안정법 제25조와 그 위임에 따른 직업안정법 시행령 제28조의 입법목적, 관련 규정들의 내용과 체계 등을 종합하면, 직업안정법 시행령 제28조제1호에서 금지하고 있는 ‘구인자의 업체명(또는 성명)이 표시되어 있지 아니하여 구인자의 신원이 확실하지 아니한 구인광고를 게재한 행위’에는 구인자의 업체명(또는 성명)을 구체적으로 표시하지 않은 경우뿐만 아니라 구인자의 업체명(또는 성명)을 허위로 표시한 경우도 포함되며, 따라서 직업정보제공사업자가 직업정보제공매체에 구인자의 업체명(또는 성명)이 객관적으로 허위인 구인광고를 게재한 경우에는 직업안정법 시행령 제28조제1호에서 정한 직업정보제공사업자의 준수사항 위반에 해당하여 직업안정법 제36조제1항제3호에 따른 사업정지 등의 제재처분을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침익적 행정처분 근거 규정 엄격해석의 원칙’이란 단순히 행정실무상의 필요나 입법정책적 필요만을 이유로 문언의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 처분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대법원 2016.11.24. 선고 2014두47686 판결 등 참조), 처분상대방에게 불리한 내용의 법령해석은 일체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가 아니다. 문언의 가능한 범위 내라면 체계적 해석과 목적론적 해석은 허용된다(대법원 2020.5.14. 선고 2019두63515 판결 등 참조). 또한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처분은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반드시 현실적인 행위자가 아니라도 법령상 책임자로 규정된 자에게 부과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더라도 부과할 수 있다(대법원 2017.5.11. 선고 2014두8773 판결 등 참조).

2) 직업안정법은 근로자에게 취업할 기회를 제공하여 근로자의 직업안정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직업안정법 제25조와 그 위임에 따른 직업안정법 시행령 제28조가 구인자가 체불사업주인 경우에는 구직 근로자가 이를 알 수 있도록 구인광고에 게재하여야 하고, 구인자가 제시하는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거나 성매매업소인 경우 그에 대한 구인광고를 게재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은 구직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입법목적에 비추어 직업안정법 시행령 제28조제1호, 제2호의 규정 내용을 살펴보면, 이는 구직 근로자로 하여금 구인자의 확실한 신원과 주소, 전화번호를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신원을 숨기고 불법·유령 업체를 운영하는 구인자로부터 구직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함임을 알 수 있다.

3) 위와 같은 준수사항들은 직업정보제공사업자가 구인자의 구인광고를 직업정보제공매체에 게재하기 전에 구인자의 확실한 신원(업체명 또는 성명)과 주소, 전화번호 등 연락처, 사업자등록 내용을 파악할 것을 전제로 한다. 다만, 직업정보제공사업자가 구인자의 확실한 신원, 연락처, 사업자등록 내용을 파악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구인자의 악의적인 기망과 허위자료 제출로 인해 구인자가 제출한 정보가 객관적으로 허위임을 파악하여 구인광고를 게재하지 아니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 직업정보제공사업자의 의무 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직업정보제공사업자에 대하여 제재처분을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에서 ‘의무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직업정보제공사업자 본인이나 그 대표자의 주관적인 인식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가족, 대리인, 피용인 등과 같이 본인에게 책임을 객관적으로 귀속시킬 수 있는 관계자 모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7.9. 선고 2020두36472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 관한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운영하고 있는 직업정보제공매체인 ‘(사이트명 생략)’라는 인터넷 사이트(이하 ‘이 사건 사이트’라고 한다)에 2017.11.경 게재된 6건의 구인광고의 구인자 업체명(또는 성명)과 주소가 객관적으로 허위임을 알 수 있으므로, 이는 직업안정법 시행령 제28조제1호에서 정한 직업정보제공사업자의 준수사항 위반에 해당한다.

이 사건 사이트의 운영방식에 의하면, 구인자가 구인광고를 하려면 회원가입을 하여야 하고, 회원가입 과정에서 휴대폰 통신사를 통해 회원가입자의 이름, 생년월일, 성별, 휴대폰 정보 및 인증번호를 입력하는 방법으로 회원가입자 본인임을 확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구인자의 확실한 신원과 주소, 사업자등록 내용을 파악할 수 없으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의무 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나. 그런데도 원심은, 직업정보제공사업자가 구인광고에 구인자가 제시하는 업체명, 성명, 연락처 등 구인자의 신원에 관한 정보를 그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단지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것만으로 직업안정법 제28조제1호에서 정한 준수사항을 이행한 것이라는 전제에서, 이 사건 사이트에 게재된 6건의 구인광고가 직업안정법 제28조제1호에서 정한 준수사항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직업안정법상 직업정보제공사업자의 준수사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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