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조합의 총회는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최고의사결정기관이고 정관 변경이나 관리처분계획의 수립·변경은 총회의 결의사항이므로, 조합의 총회는 상위법령과 정관이 정한 바에 따라 새로운 총회결의로써 종전 총회결의의 내용을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자율성과 형성의 재량을 가진다(대법원 2018.3.13. 선고 201635281 판결 참조).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2016.1.27. 법률 제139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고 한다)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조합의 비용부담에 관한 정관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제16조제2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시장·군수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20조제3, 1항제8)하고, ‘총회의 소집절차·시기 및 의결방법 등에 관하여는 정관으로 정한다고 규정(24조제6)하고 있으므로, 조합의 정관이 조합의 비용부담 등에 관한 총회의 소집절차나 의결방법에 대하여 상위법령인 구 도시정비법이 정한 것보다 더 엄격한 조항을 두지 않은 이상 조합의 비용부담에 관한 정관을 변경하고자 하는 총회 결의에는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의결정족수가 적용되고, 변경되는 정관의 내용이 상가소유자 등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 할지라도 구 도시정비법 제16조제2항이 적용되거나 유추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2] 신뢰보호의 원칙은 행정청이 공적인 견해를 표명할 당시의 사정이 그대로 유지됨을 전제로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므로, 사후에 그와 같은 사정이 변경된 경우에는 그 공적 견해가 더 이상 개인에게 신뢰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정청이 그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하더라도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5.1.29. 선고 20143839 판결 등 참조).

한편, 재건축조합에서 일단 내부 규범이 정립되면 조합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이 존속하리라는 신뢰를 가지게 되므로, 내부 규범 변경을 통해 달성하려는 이익이 종전 내부 규범의 존속을 신뢰한 조합원들의 이익보다 우월해야 한다. 조합 내부 규범을 변경하는 총회결의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종전 내부 규범의 내용을 변경하여야 할 객관적 사정과 필요가 존재하는지, 그로써 조합이 달성하려는 이익은 어떠한 것인지, 내부 규범의 변경에 따라 조합원들이 침해받은 이익은 어느 정도의 보호가치가 있으며 그 침해 정도는 어떠한지, 조합이 종전 내부 규범의 존속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등과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해야 한다(대법원 2018.3.13. 선고 201635281 판결 참조).

상가조합원들이 상가 조합원들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정관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조합원총회결의 및 변경된 정관에 기초한 관리처분계획에 대하여, 무효인 조합원총회결의 및 정관에 기초한 것이거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무효 또는 취소를 구한 사안에서, 조합설립인가 당시의 최초의 정관이 아닌 이상 상가소유자 등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관 변경이라도 구 도시정비법 제20조제3항이 정한 특별결의 요건(전체 조합원의 2/3 이상의 찬성)이 적용되고, 구 도시정비법 제16조제2항이 정한 특별결의 요건(상가 조합원의 2/3 이상의 찬성)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법리를 명시적으로 판시하고, 조합의 내부 규범인 정관을 변경하는 조합원총회결의 및 그에 따른 행정처분이 신뢰보호의 원칙을 위반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에 비추어, 정관 변경 및 그에 따른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이 정당하다고 본 사례.

 

대법원 2020.6.25. 선고 201834732 판결

 

대법원 제3부 판결

사 건 / 201834732 관리처분계획인가처분 취소

원고, 상고인 / 원고 1 6

피고, 피상고인 / ○○주공2단지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원심판결 / 부산고등법원 2018.1.17. 선고 201722404 판결

판결선고 / 2020.06.25.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5, 6점에 대하여(이 사건 2015.12.27.자 정관 변경을 위한 임시 조합원총회결의 및 2016.1.14.자 조합설립변경인가를 위한 조합원총회 결의의 효력 부분)

 

. 조합의 총회는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최고의사결정기관이고 정관 변경이나 관리처분계획의 수립·변경은 총회의 결의사항이므로, 조합의 총회는 상위법령과 정관이 정한 바에 따라 새로운 총회결의로써 종전 총회결의의 내용을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자율성과 형성의 재량을 가진다(대법원 2018.3.13. 선고 201635281 판결 참조).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2016.1.27. 법률 제139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고 한다)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조합의 비용부담에 관한 정관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제16조제2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시장·군수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20조제3, 1항제8)하고, ‘총회의 소집절차·시기 및 의결방법 등에 관하여는 정관으로 정한다고 규정(24조제6)하고 있으므로, 조합의 정관이 조합의 비용부담 등에 관한 총회의 소집절차나 의결방법에 대하여 상위법령인 구 도시정비법이 정한 것보다 더 엄격한 조항을 두지 않은 이상 조합의 비용부담에 관한 정관을 변경하고자 하는 총회 결의에는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의결정족수가 적용되고, 변경되는 정관의 내용이 상가소유자 등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 할지라도 구 도시정비법 제16조제2항이 적용되거나 유추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단체의 총회에 소집공고 등 절차상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구성원들의 총회 참여에 어떠한 지장도 없었다면 그와 같은 절차상 하자는 경미한 것이어서 총회결의는 유효하다(대법원 1992.3.27. 선고 9129071 판결 참조).

 

.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정관이 정한 총회일 20일전 안건의 공고·게시절차를 위반하여 총회일 14일전에 안건을 공고·게시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이 사건 2015.12.27.자 총회결의를 무효라고 단정할 수 없고, 상가 조합원들의 권리가액 산정 방식에 관한 정관 변경을 위한 조합원총회 결의에는 구 도시정비법 제20조제3, 1항제8호의 규정이 적용될 뿐 구 도시정비법 제16조제2항이 유추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 이 사건 2015.12.27.자 임시 조합원총회결의 및 조합설립변경인가신청을 위한 이 사건 2016.1.14.자 조합원 총회결의를 유효라고 판단하였다.

 

. 앞서 본 법리에 따라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재건축조합의 소집절차상 하자나 구 도시정비법 제16조제2항에 따른 의결정족수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1, 2, 3, 4점에 대하여(이 사건 2016.1.20.자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신뢰보호원칙 적용 여부 부분)

 

. 신뢰보호의 원칙은 행정청이 공적인 견해를 표명할 당시의 사정이 그대로 유지됨을 전제로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므로, 사후에 그와 같은 사정이 변경된 경우에는 그 공적 견해가 더 이상 개인에게 신뢰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정청이 그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하더라도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5.1.29. 선고 20143839 판결 등 참조).

한편, 재건축조합에서 일단 내부 규범이 정립되면 조합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이 존속하리라는 신뢰를 가지게 되므로, 내부 규범 변경을 통해 달성하려는 이익이 종전 내부 규범의 존속을 신뢰한 조합원들의 이익보다 우월해야 한다. 조합 내부규범을 변경하는 총회결의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종전 내부 규범의 내용을 변경하여야 할 객관적 사정과 필요가 존재하는지, 그로써 조합이 달성하려는 이익은 어떠한 것인지, 내부 규범의 변경에 따라 조합원들이 침해받은 이익은 어느 정도의 보호가치가 있으며 그 침해 정도는 어떠한지, 조합이 종전 내부규범의 존속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등과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해야 한다(위 대법원 201635281 판결 참조).

 

.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 조합이 종전에 표명한 의사에 반하는 총회결의나 정관 변경을 하고 이를 기초로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한 것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되어 하자가 있다고 보기 위해서는, 종전 의사표명 당시의 사정이 처분 당시까지 변경된 바 없음에도 행정청이 합리적 이유 없이 종전 표명 의사와 다른 처분을 하여 상대방의 법률상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한 경우여야 한다는 전제에서, 피고 조합이 추진위원회가 약속한 내용에 반하는 총회결의를 하고 종전 정관을 변경하여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을 한 것은, 의사표명 당시 확정지분제를 전제로 하였다가 추진과정에서 사업추진방식이 도급제로 변경되었고, 그로 인해 종전 의사표명 대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일반 조합원들의 이해관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사정변경을 기초로 한 것으로 합리성이 있고, 종전의 의사표명에 반하는 총회결의나 정관 변경에 의해 침해되는 상가 조합원들의 이익이 법률상 관철될 수 있는 중대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보아, 이 사건 2015.12.27.자 및 2016.1.14.자 조합원총회 결의를 기초로 한 이 사건 2016.1.20.자 관리처분계획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 앞서 본 법리에 따라 기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된다.

(1) 피고 조합의 전신인 추진위원회와 상가 조합원들 사이에 체결된 2007.11.28.자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고 한다)의 문언 및 체결 경위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약정은 상가 소유자들이 직접 시공사와 상가의 권리가액에 관하여 협의하여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그 합의사항을 관리처분계획에 반영되도록 할 수 있는 권리를 상가 소유자들에게 인정한 것이고, 피고 조합은 조합설립인가 당시의 최초 정관에 이 사건 약정을 반영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약정에서 상가 소유자들과 시공사가 상가의 권리가액에 관하여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에 권리가액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관하여는 아무것도 정하지 않았으므로, 권리가액에 대한 합의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까지 상가 소유자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권리가액이 관리처분계획에 반영되도록 할 권리를 부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추진위원회가 이 사건 약정 체결에 앞서 원고들을 비롯한 상가소유자들에게 그러한 권리 부여에 관한 신뢰를 부여한 것으로 볼만한사정도 없다.

(2) 이 사건 약정은 이 사건 재건축사업이 확정지분제 방식으로 시행될 것을 전제로 이루어졌는데, 이후 사업시행방식이 도급제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공동주택과 비교하여 상가 등 부대·복리시설의 권리가액만 높게 산정하는 경우 공동주택소유자들에게 그로 인한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게 되는 등 사정이 변경되었다. 다수의 이해관계인들에 의하여 장기간 시행될 것이 예정된 재건축사업의 특성상 이처럼 사업 진행 과정에서 사업여건 등이 바뀌면 그에 따라 사업내용 등의 수정이 불가피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3) 피고 조합은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안을 수립하기 전 여러 차례 원고들을 비롯한 상가소유자들과 상가의 권리가액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는데, 위 협의 과정에서 피고 조합이 불성실한 태도로 협의에 임하였다거나 달리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책임이 전적으로 피고 조합에게 있다고 볼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4)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의 상가 등 부대·복리시설에 대한 권리가액 산정방식은 2개의 감정평가업자가 평가한 금액을 산술평균하는 것으로 상가 소유자들인 원고들의 종전 재산 평가에 관한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5)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 조합이 이 사건 약정 및 그에 따른 종전 정관을 변경하여 이 사건 약정에 반하는 내용의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였더라도 이를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2007.11.28.자 이 사건 약정의 효력,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 해지, 구 도시정비법 제48조제5항제1호 가.목의 적용범위 및 신뢰보호원칙의 적용요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나머지 불복 부분에 대하여

 

원고들은 원심판결 중 조합설립변경결의 무효확인청구 부분에 대한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부분에 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 및 상고이유서에 이에 대한 구체적인 상고이유를 기재하지 않았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김재형 이동원 노태악(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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