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구 국세기본법(2013.1.1. 법률 제116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27조제2항은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에 관하여 국세기본법 또는 세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민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고, 28조제1항은 납세고지(1), 독촉 또는 납부최고(2), 교부청구(3), 압류(4)를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위 납세고지, 독촉 또는 납부최고, 교부청구, 압류는 국세징수를 위해 국세징수법에 규정된 특유한 절차들로서 국세기본법이 규정한 특별한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중단사유이기는 하다. 그러나 구 국세기본법은 민법에 따른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중단사유의 준용을 배제한다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고, 조세채권도 민사상 채권과 비교하여 볼 때 그 성질상 민법에 정한 소멸시효 중단사유를 적용할 수 있는 경우라면 그 준용을 배제할 이유도 없다. 따라서 구 국세기본법 제28조제1항 각 호의 소멸시효 중단사유를 제한적열거적 규정으로 보아 구 국세기본법 제28조제1항 각 호가 규정한 사유들만이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와 같은 관련 규정의 체계와 문언 내용 등에 비추어, 민법 제168조제1호가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청구도 그것이 허용될 수 있는 경우라면 구 국세기본법 제27조제2항에 따라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조세는 국가존립의 기초인 재정의 근간으로서, 세법은 공권력 행사의 주체인 과세관청에 부과권이나 우선권 및 자력집행권 등 세액의 납부와 징수를 위한 상당한 권한을 부여하여 그 공익성과 공공성을 담보하고 있다. 따라서 조세채권자는 세법이 부여한 부과권 및 자력집행권 등에 기하여 조세채권을 실현할 수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납세자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

다만 납세의무자가 무자력이거나 소재불명이어서 체납처분 등의 자력집행권을 행사할 수 없는 등 구 국세기본법 제28조제1항이 규정한 사유들에 의해서는 조세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이 불가능하고 조세채권자가 조세채권의 징수를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충실히 취하여 왔음에도 조세채권이 실현되지 않은 채 소멸시효기간의 경과가 임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는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국가 등 과세주체가 당해 확정된 조세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납세의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조세채권존재확인의 소는 공법상 당사자소송에 해당한다.

외국법인인 피고에게 국내사업장이 없어 과세관청이 구 법인세법(2007.12.31. 법률 제88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97조제1, 60조제1항에 따라 국내원천소득에 관한 법인세 신고납부의무가 있는 피고에 대하여 법인세를 부과고지하였는데, 피고의 재산이 외국에는 있으나 국내에는 없어 압류 등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고, 징수위탁을 위한 상호합의 등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그 법인세와 가산금을 징수하지 못하고 소멸시효 완성이 임박한 경우, 그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이 사건 소는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한 사례.

 

대법원 2020.3.2. 선고 201741771 판결

 

대법원 제3부 판결

사 건 / 201741771 조세채권존재확인

원고, 피상고인 / 대한민국

피고, 상고인 / ○○○씨사이드개발 주식회사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7.3.28. 선고 201672596 판결

판결선고 / 2020.03.02.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구 국세기본법(2013.1.1. 법률 제116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27조제2항은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에 관하여 국세기본법 또는 세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민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고, 28조제1항은 납세고지(1), 독촉 또는 납부최고(2), 교부청구(3), 압류(4)를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위 납세고지, 독촉 또는 납부최고, 교부청구, 압류는 국세징수를 위해 국세징수법에 규정된 특유한 절차들로서 국세기본법이 규정한 특별한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중단사유이기는 하다. 그러나 구 국세기본법은 민법에 따른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중단사유의 준용을 배제한다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고, 조세채권도 민사상 채권과 비교하여 볼 때 그 성질상 민법에 정한 소멸시효 중단사유를 적용할 수 있는 경우라면 그 준용을 배제할 이유도 없다. 따라서 구 국세기본법 제28조제1항 각 호의 소멸시효 중단사유를 제한적·열거적 규정으로 보아 구 국세기본법 제28조제1항 각 호가 규정한 사유들만이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와 같은 관련 규정의 체계와 문언 내용 등에 비추어, 민법 제168조제1호가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청구도 그것이 허용될 수 있는 경우라면 구 국세기본법 제27조제2항에 따라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조세는 국가존립의 기초인 재정의 근간으로서, 세법은 공권력 행사의 주체인 과세관청에 부과권이나 우선권 및 자력집행권 등 세액의 납부와 징수를 위한 상당한 권한을 부여하여 그 공익성과 공공성을 담보하고 있다. 따라서 조세채권자는 세법이 부여한 부과권 및 자력집행권 등에 기하여 조세채권을 실현할 수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납세자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

다만 납세의무자가 무자력이거나 소재불명이어서 체납처분 등의 자력집행권을 행사할 수 없는 등 구 국세기본법 제28조제1항이 규정한 사유들에 의해서는 조세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이 불가능하고 조세채권자가 조세채권의 징수를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충실히 취하여 왔음에도 조세채권이 실현되지 않은 채 소멸시효기간의 경과가 임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는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국가 등 과세주체가 당해 확정된 조세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납세 의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조세채권존재확인의 소는 공법상 당사자소송에 해당한다.

 

2.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 용인세무서장은 2011.3.2. 피고에게 법인세 22,338,248,920(2006년 귀속 13,643,072,950+ 2007년 귀속 8,695,175,970)을 납부기한을 2011.3.31.로 지정하여 부과·고지하였다.

. 그런데 피고는 주사무소가 일본국 카나가와현에 있는 외국법인으로 국내에 아무런 재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 용인세무서장은 2011.4.8. 피고에게 위 법인세와 가산금(이하 이 사건 조세채권이라 한다)에 대한 독촉장을 발송하여 그 독촉장이 2011.4.11.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 중부지방국세청장은 2014.6.경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30조 및 다자간 조세행정공조협약 제11조에 따라 국세청장을 통하여 일본국에 이 사건 조세채권에 대한 징수위탁을 요청하였으나, 위 협약 발효 전의 과세기간에 부과된 조세에 관하여 일본국과 상호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징수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

. 그 후 중부지방국세청 소속 국세조사관이 2014.12.경 일본국 소재 피고의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여 피고에게 납부최고기한을 2014.12.31.로 지정한 납부최고서를 교부하고자 하였으나 피고가 그 수령을 거부하였고, 중부지방국세청장은 2014.12.24. 국제등기 우편으로 위 납부최고서를 피고에게 발송하였다.

. 이후 원고는 2015.5.26. 이 사건 조세채권의 존재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외국법인인 피고에게 국내사업장이 없어 과세관청이 구 법인세법(2007.12.31. 법률 제88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97조제1, 60조제1항에 따라 국내원천소득에 관한 법인세 신고·납부의무가 있는 피고에 대하여 법인세를 부과·고지하였는데, 피고의 재산이 외국에는 있으나 국내에는 없어 압류 등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고, 징수위탁을 위한 상호합의 등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그 법인세와 가산금을 징수하지 못하고 소멸시효 완성이 임박하였으므로, 그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이 사건 소는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부적절한 점은 있으나, 이 사건 소의 확인의 이익을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반응형

'조세관련 > 국세기본, 징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행 확정판결의 대상인 종전 부과처분과 과세대상과 세목을 달리하여 새로운 부과처분을 한 경우 새로운 부과처분에 대하여 특례제척기간이 적용되는지 [대법 2017두30757]  (0) 2020.08.25
명의신탁재산 증여의제규정의 적용에 있어 명의신탁 설정에 관한 합의의 존재에 관하여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자(=과세관청) [대법 2020두32227]  (0) 2020.08.25
국세기본법 제26조의2제1항제1호 후단 등 위헌소원 [헌재 2018헌바420]  (0) 2020.07.20
구 개발이익환수법 제6조제3항 중 제2차 납부의무 가운데 구 국세기본법 제39조제2호를 준용하는 부분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헌재 2018헌바465]  (0) 2020.07.20
감사원법 제27조제1항제2호, 제30조 및 제50조가 국세기본법 제81조의13제1항제9호에 따른 “다른 법률의 규정에 따라 과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법제처 19-0473]  (0) 2020.02.13
「국세기본법」 비밀유지 규정의 예외로 과세정보 제공이 가능한 “다른 법률의 규정에 따라 과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의 의미 [법제처 18-0783]  (0) 2019.12.20
「국세기본법」 제84조제1항 및 제2항이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제2항제2호에 따른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제처 18-0124]  (0) 2018.10.17
공탁이 채권자 불확지를 원인으로 한 변제공탁으로서 적법·유효하고, 공탁금출급청구권은 자의 가액배상금의 비율에 따라 귀속된다 [부산고법 2014나51091]  (0) 2017.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