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하지만, 그러한 인원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리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 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2]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의 경우에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정리해고에서도 사용자가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비롯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증명해야 한다.

 

대법원 2019.11.28. 선고 201844647 판결

 

원고, 피상고인 / ○○투자증권 주식회사

피고, 상고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 피고보조참가인 1 1

환송판결 / 대법원 2017.6.29. 선고 201652194 판결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8.4.27. 선고 20175797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하지만, 그러한 인원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7.9. 선고 200129452 판결 참조).

그리고 정리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 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대법원 1992.12.22. 선고 9214779 판결, 대법원 1999.4.27. 선고 99202 판결 참조),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대법원 2004.1.15. 선고 200311339 판결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의 경우에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대법원 1999.4.27. 선고 99202 판결 참조), 정리해고에서도 사용자가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비롯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증명해야 한다.

 

2. .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이 사건 정리해고를 통한 인원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원고가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정리해고를 전후하여 다수의 직원과 임원을 신규로 채용하였다. 원고는 직원 간 업무 대체성이 없고 퇴임한 임원도 있다는 등의 이유로 위와 같은 신규 채용이 불가피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퇴임한 임원과 신규 채용 임원 업무의 내용, 상호관계나 연속성 등에 대한 별다른 자료가 없어 다수의 신규 임원 채용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고가 정리해고 및 신규 채용에 앞서 지역 간 전보명령이나 직무교육 등을 통해 기존 직원의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정리해고 직후에 승진인사를 하면서 예년에 비해 많은 인원을 고위직(1급 갑)으로 승진시켰다. 정기적인 승진인사의 필요성을 고려하더라도, 비용절감을 위해 정리해고를 단행하였다고 하면서도 그 직후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고위직으로 승진한 인원을 예년에 비해 대폭 늘린 조치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이를 수긍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정리해고가 진행 중이던 무렵 전년도에 비해 5억 원이나 많은 17억 원 상당을 성과급으로 지급하였다. 또한 이 사건 정리해고를 비롯한 인력구조조정을 통해 전체 직원의 1/4 정도를 감원하였음에도 교육비 지출을 그대로 유지하여 결과적으로 직원 1인당 소요되는 교육비가 오히려 증가하였다. 당시 원고에게 직원들의 사기 향상이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성과급이나 교육비 지출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보다는 그러한 재원을 활용하여 정리해고를 하지 않거나 그 규모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우선되었어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정리해고에 앞서 근무시간 단축, 일시휴직, 순환휴직 등을 통해 해고를 피하거나 정리해고의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개별 직원들과 고객 사이의 관계가 중요한 증권업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위와 같은 조치를 고려하지 않은 이상 원고가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노사 간에 협의된 최종 감원목표가 이미 달성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원심은 원고가 금융투자협회에 공시한 인력 현황에 기초하여 원고가 인력구조조정으로 감원한 인원이 350명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고 있으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위 인력 현황에 공시된 2013.9.30. 기준 정규직 인원과 2013.12.31. 기준 정규직 인원의 차이가 발생한 원인 중 하나인 2013.9.30. 이후의 자진퇴사자, 징계해고자, 개인사정에 의한 이직자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어서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이 사건 정리해고는 근로기준법상의 정리해고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정리해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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