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에 대한 재산범죄로서 재물의 소유권 등 본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이다(대법원 2016.8.30. 선고 201365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횡령죄의 객체가 타인의 재물에 속하는 이상 구체적으로 누구의 소유인지는 횡령죄의 성립 여부에 영향이 없다.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주주나 대표이사 또는 그에 준하여 회사 자금의 보관이나 운용에 관한 사실상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회사 소유의 재산을 사적인 용도로 함부로 처분하였다면 횡령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9.7.9. 선고 991040 판결, 대법원 2011.3.24. 선고 201017396 판결 등 참조).

법인격 부인 또는 남용 법리는 회사가 법인격을 남용했다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회사에 법인격이 있더라도 이를 무시하고 그 뒤에 있는 배후자에게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다. 피고인들이 피해 회사의 자회사 계좌를 이용하여 피해 회사의 납품대금을 횡령한 이 사건에서 법인격 부인 여부에 따라 횡령죄의 성립이 좌우되는 것도 아니다.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피해 회사가 납품하는 물품을 마치 피해 회사의 자회사가 납품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피해 회사가 지급받아야 할 납품대금을 자회사 명의의 계좌로 지급받아 급여 등의 명목으로 임의 사용하여 업무상 횡령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횡령죄의 객체가 타인의 재물에 속하는 이상 구체적으로 누구의 소유인지는 횡령죄의 성립 여부에 영향이 없고, 법인격의 부인 여부에 따라 횡령죄의 성립 여부가 좌우되는 것도 아니라고 판단하여 상고기각한 사례

 

대법원 2019.12.24. 선고 20199773 판결

 

대법원 제3부 판결

사 건 / 20199773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피고인 / 피고인 1 1

상고인 / 피고인들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9.6.27. 선고 2019561 판결

판결선고 / 2019.12.24.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에 대한 재산범죄로서 재물의 소유권 등 본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이다(대법원 2016.8.30. 선고 201365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횡령죄의 객체가 타인의 재물에 속하는 이상 구체적으로 누구의 소유인지는 횡령죄의 성립여부에 영향이 없다.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주주나 대표이사 또는 그에 준하여 회사 자금의 보관이나 운용에 관한 사실상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회사 소유의 재산을 사적인 용도로 함부로 처분하였다면 횡령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9.7.9. 선고 991040 판결, 대법원 2011.3.24. 선고 20101739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부분과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횡령죄에서 피해자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피고인들은 원심이 법인격 부인의 법리를 적용하였다는 전제에서 원심의 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러한 주장은 피고인들이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가 없는 것을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나아가 원심판결 이유에 따르면 원심이 법인격 부인의 법리를 적용하여 횡령죄의 피해자를 특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법인격 부인 또는 남용 법리는 회사가 법인격을 남용했다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회사에 법인격이 있더라도 이를 무시하고 그 뒤에 있는 배후자에게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다. 피고인들이 피해 회사의 자회사 계좌를 이용하여 피해 회사의 납품대금을 횡령한 이 사건에서 법인격 부인 여부에 따라 횡령죄의 성립이 좌우되는 것도 아니다.

 

2. 원심판결에 자백의 대상과 신빙성, 횡령의 범의와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심리미진과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주장은 피고인들이 항소이유로 주장하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 없는 것을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자백의 대상과 신빙성, 횡령의 범의와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들의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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