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법률의 제정, 개정 등으로 새로운 특수법인이 설립되어 종전에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던 법인 등 종전 단체의 기능을 흡수하면서 그 권리의무를 승계하도록 하는 경우에 있어서, 해산되는 종전 단체에 소속된 직원들과의 근로관계가 승계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아니한 채 단순히 종전 단체에 속하였던 모든 재산과 권리의무는 새로이 설립되는 특수법인이 이를 승계한다는 경과규정만 두고 있다면, 종전 단체는 새로운 법의 시행으로 인하여 사실상 존속하기가 어려워 해산될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경과규정은 해산되는 단체의 재산상 권리의무를 신설법인이 승계하도록 하여 그 해산에 따른 절차를 용이하게 함으로써 해산되는 종전 단체의 해산 및 청산절차를 특별히 규율할 목적으로 규정된 것일 뿐이고, 해산되는 단체의 직원들의 근로관계를 당연히 새로이 설립되는 특수법인에 승계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와 같은 경과규정만으로는 당해 법률에 의하여 종전 단체에 소속된 직원들의 근로관계가 새로이 설립되는 특수법인에 당연히 승계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위와 같이 종전 단체와의 근로관계가 새로 설립되는 특수법인에 승계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법률의 제정 등에 의하여 종전 단체의 재산과 권리의무는 포괄적으로 승계되므로, 종전 단체의 해산시까지 발생한 근로자의 임금이나 퇴직금 등 채무도 종전 단체의 의무에 해당하여 근로관계 승계 여부에 관계없이 새로 설립되는 특수법인에 승계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제22018.09.28. 선고 2018207588 판결 [해고무효확인등]

원고, 피상고인 / 원고

피고, 상고인 / ○○아문화개발원의 소송수계인 ○○아문화원

원심판결 / 광주고등법원 2018.1.5. 선고 20161574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무효확인청구 부분과 금 56,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2, 3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아문화개발원 등의 지휘감독을 받아 예술감독으로서 업무를 수행하고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받은 사정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계약은 고용계약으로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에 대한 2015.1.9.자 이 사건 해지통보는 해고통지로서 취업규칙이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절차적, 실체적으로 위법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계약의 해석과 해고의 적법 여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 법률의 제정, 개정 등으로 새로운 특수법인이 설립되어 종전에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던 법인 등 종전 단체의 기능을 흡수하면서 그 권리의무를 승계하도록 하는 경우에 있어서, 해산되는 종전 단체에 소속된 직원들과의 근로관계가 승계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아니한 채 단순히 종전 단체에 속하였던 모든 재산과 권리의무는 새로이 설립되는 특수법인이 이를 승계한다는 경과규정만 두고 있다면, 종전 단체는 새로운 법의 시행으로 인하여 사실상 존속하기가 어려워 해산될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경과규정은 해산되는 단체의 재산상 권리의무를 신설법인이 승계하도록 하여 그 해산에 따른 절차를 용이하게 함으로써 해산되는 종전 단체의 해산 및 청산절차를 특별히 규율할 목적으로 규정된 것일 뿐이고, 해산되는 단체의 직원들의 근로관계를 당연히 새로이 설립되는 특수법인에 승계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와 같은 경과규정만으로는 당해 법률에 의하여 종전 단체에 소속된 직원들의 근로관계가 새로이 설립되는 특수법인에 당연히 승계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5.7.25. 선고 9514404 판결 등 참조).

한편 위와 같이 종전 단체와의 근로관계가 새로 설립되는 특수법인에 승계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법률의 제정 등에 의하여 종전 단체의 재산과 권리의무는 포괄적으로 승계되므로, 종전 단체의 해산시까지 발생한 근로자의 임금이나 퇴직금 등 채무도 종전 단체의 의무에 해당하여 근로관계 승계 여부에 관계없이 새로 설립되는 특수법인에 승계된다고 보아야 한다.

 

.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이하 ○○아문화도시법이라 한다) 부칙(2015.3.13. 법률 제13218호로 개정되어 2015.4.14. 시행된 것) 3조제2항에 의해 피고가 승계하는 ○○아문화개발원의 권리의무에 이 사건 계약상 권리의무가 포함된다고 보아, 피고가 원고와 ○○아문화개발원 사이의 근로관계를 포괄승계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심은 이를 전제로 피고에 대한 이 사건 해지통보의 무효확인청구를 인용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5.1.11.부터 이 사건 계약 종료일인 2016.5.31.까지 지급받을 임금 166,774,193원에서 원고가 2015.1.15.부터 2016.5.31.까지 얻은 중간수입의 범위 내에서 같은 기간 받을 수 있었던 휴업수당을 초과한 49,645,161원을 공제한 나머지 117,129,032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 그러나 위 법리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할 때,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1) ○○아문화도시법 부칙 제3조제2항은 ○○아문화개발원의 권리와 의무는 피고의 설립과 동시에 피고가 포괄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별도의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규정은 없으므로, 위 부칙만으로 원고의 근로관계가 피고에게 당연히 승계된다고 볼 수 없는 점, 피고의 정관, 취업규칙 등에 ○○아문화개발원 직원들의 근로관계를 피고가 승계하였다고 볼 만한 규정이 없고, ○○아문화개발원과 피고 사이에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별개의 약정도 존재하지 않는 점에 비추어, 원고의 근로계약상 지위가 피고에게 포괄승계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음에도 원심이 그 지위의 승계를 인정하여 피고에 대한 이 사건 해지통보의 무효확인을 인용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아문화도시법 부칙 제3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한편 원심판결 이유와 1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2015.1.11.부터 ○○아문화개발원의 해산일인 2015.9.30.까지 원고가 지급받을 임금은 86,774,193[= 1,000만 원 × (21/31+ 8개월), 원 미만은 버림, 이하 같다]이고, 원고가 ○○○○대학교에 복직한 2015.1.15.부터 2015.9.30.까지 지급받을 수 있는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은 25,645,161[= 평균임금 1,000만 원 × 30/100 × (17/31+ 8개월)]으로서 같은 기간 원고가 위 학교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의 범위 내에 있으므로, 부당해고로 인하여 2015.1.11.부터 2015.9.30.까지 원고가 받아야 할 임금은 61,129,032(= 86,774,193- 25,645,161)인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근로관계가 피고에게 승계되지 아니하나 ○○아문화개발원의 해산일까지의 임금 지급의무는 피고에게 승계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61,129,03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에게 2015.1.11.부터 2015.9.30.까지의 임금지급을 명한 것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나, 해산일 이후인 2015.10.1.부터 2016.5.31.까지의 임금 5,600만 원(= 117,129,032- 61,129,032)에 대한 지급을 명한 것은 ○○문화도시법 부칙 제3조의 권리의무 승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무효확인청구 부분과 금 5,6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재연(재판장) 김소영(주심) 박상옥 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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