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제1호가 정한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상 사고나 과로스트레스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경우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망인이 이미 비후성 심근병증 등의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고, 수년 동안의 병증 전력에 비추어 보아 위와 같은 망인의 지병이 사망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망인은 사망 무렵 만성적으로 과중한 업무에 따른 과로와 기타 업무 및 실적 악화에 따른 스트레스 등으로 지병인 심장질환이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급속하게 악화되거나 심실빈맥 등의 증상이 비로소 발현하여 갑자기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인다. 따라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서울행정법원 제142018.03.08. 선고 2016구합69024 판결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불승인처분취소]

원 고 /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 2018.02.27.

 

<주 문>

1. 피고가 2015.11.6.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와 내용

 

. 원고의 남편 심○○(1981.2.14.)2006.4.1. 주식회사 ○○마트(현재 ○○○○마트 주식회사, 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에 판매직원으로 입사하였고, 2011.3.1. 판매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진해○○마트(현재 진해○○○○마트) 매장에서 근무하였다.

. ○○2014.11.25. 09:39경 출근 직후 위 마트 3층 매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통로에서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으로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고, 진해연세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으나 같은 날 11:00에 사망하였다(이하 심○○망인이라고 한다).

. 원고는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5.11.6. ‘발병 전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60시간 미만으로 과로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업무내용상 급격한 스트레스 증가 사실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업무와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판정 결과에 따라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제1호가 정한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상 사고나 과로스트레스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경우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5.12. 선고 9911424 판결 등 참조).

 

. 인정 사실

1) 망인의 건강상태

) 망인에 대한 한마음병원의 2014.9.29.자 진료기록에 의하면, 망인은 흡연은 하지 않고 주 2회 정도 음주를 하였고, 총 콜레스테롤 185mg/dl,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124mg/dl로 수치가 정상 범위 내였다.

) 망인은 2006.11.25. 한마음병원에서 기타 흉통으로 진료를 받은 이래로 2009.10.13.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에서 심장 및 관상동맥순환의 진단적 영상의 이상소견을 받았고, 2009.10.23. 2009.11.2. 창원파티마병원에서 상세불명의 흉통, 2013.1.31. 창원파티마병원에서 상세불명의 심근병증, 함안중앙병원에서 상세불명의 흉통으로 각각 진료를 받았으며, 2014.9.29. 진해연세병원에서 상세불명의 흉통으로 진료를 받고, 한마음병원에서 기타 비대성 심근병증 진단을 받았다.

) 망인은 2012.7.12. 마음과마음 정신과의원에서 재발성 우울병 장애 등 병명으로 진료를 받았는데, 진료기록에 의하면 망인은 매출에 대한 스트레스, 사직 고민 등으로 상담을 받았다.

2) 망인의 업무 형태와 내용

) 망인은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한 2006.4.1.경부터 2009.12.31.까지 내동, 합포○○마트에서 판매직원으로 근무하였고, 2010.1.1.부터 2011.2.28.까지는 합포○○마트에서 판매주임으로 근무하였으며, 2011.3.1.부터 진해○○마트에서 판매부장으로 근무하였다.

) 망인의 근로계약서상 근무시간은 10:00부터 21:00까지이고, 휴게시간은 점심시간을 포함하여 하루 1시간 30분이다(이에 피고는 망인의 1일 평균 근무시간을 9.5시간으로 파악하였다). 휴무는 주말 구분 없이 월 7회 사용할 수 있다. 망인은 판매부장으로 지점장의 업무를 보조하고 가전판매와 재고관리, 가격표 전시 및 진열, 민원처리 등의 업무를 하였다.

) 그런데 위 근로계약서상 근무시간은 마트의 영업시간과 같고, 망인이 실제로 근무한 시간은 영업준비 및 마감 후 정리시간을 포함하여 보통 09:20경부터 21:40경까지였으며, 점심시간은 30분 정도였고, 휴게시간은 따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업무 특성상 손님이 없을 때 쉬는 것으로, 1일 평균 근무시간이 대략 11시간 20분이었다. 이 사건 회사에서는 근태 관리나 실제 휴무 여부 조사 등을 별도로 하지 않았고, 지점장과 판매부장의 휴무가 겹치지 않도록 휴무 계획만 점검하였는데, 위 휴무계획표를 기준으로 망인의 발병 전 12주간 업무시간을 계산해 보면 다음과 같다. <표 생략>

) 망인은 판매실적보고 업무도 맡고 있었는데, 이 사건 회사의 본사 및 지사는 각 지점별, 직원별로 판매목표량을 설정하고, 경남 지사는 카카오톡에 단체 대화방을 개설하여 지점별로 판매량 보고를 하도록 하였으며, 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부진사유와 목표 달성 방안을 작성하도록 하였다. 망인의 경우 2014. 하반기에 판매실적이 저조하여 개인 목표달성율이 50% 미만이었다.

3) 사망 원인 및 의학적 소견

) 한병리과의원 의사 김수는 망인에 대한 시체검안서의 직접사인란에 급성심장사(추정)’라고 기재하였다.

) 망인의 진료기록을 감정한 서울의료원 심혈관센터 의사 김연은 망인의 사망원인에 대해 비후성 심근병증으로 진단을 받았으므로 의학적으로 심실빈맥에 의한 사망가능성이 있고, 그 외 심근경색, 뇌출혈 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답변하였고, 과로나 스트레스가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돌연사의 위험을 올리고, 심근경색증의 빈도를 2배 정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고 답변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6 내지 10, 13, 15,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3, 6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신정의 증언, 이 법원의 서울의료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마트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 판단

1) 위 인정사실과 이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이미 비후성 심근병증 등의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고, 수년 동안의 병증 전력에 비추어 보아 위와 같은 망인의 지병이 사망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망인은 사망 무렵 만성적으로 과중한 업무에 따른 과로와 기타 업무 및 실적 악화에 따른 스트레스 등으로 지병인 심장질환이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급속하게 악화되거나 심실빈맥 등의 증상이 비로소 발현하여 갑자기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인다.

) 망인은 입사 이후 2006., 2009.. 2013., 2014.경 수회에 걸쳐 가슴 통증으로 인해 진료를 받고 심근병증 진단을 받았고, 2012.경에는 실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우울증 치료를 받은 적도 있어서, 과로 또는 스트레스 등의 자극에 대하여 예민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 이 법원의 망인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결과에 의하면, 망인이 앓고 있던 비후성 심근병증으로 인한 심실빈맥이 사망의 원인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사망률은 1% 내외로 낮다. 지병의 사망률과 망인의 사망 당시 연령(33)을 함께 고려하면, 망인이 전적으로 또는 주로 지병의 자연적 진행으로 사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 만성적 과로나 스트레스는 심장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심혈관계 질환의 돌연사 위험을 높이므로, 망인의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망인은 업무 특성상 별도로 정해진 휴게시간 없이 하루 12시간 이상 일상생활의 대부분(09:20경부터 21:40경까지)을 매장 및 마트 건물 내에 머무르며 근무하였고, 정기적으로 쉬는 날 없이 휴무일을 정했는데 휴무일에도 교육을 받거나 단체산행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는 등, 망인의 실제 근무시간은 고용노동부 고시가 정한 과로 기준(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을 충족한다. 또한 망인은 판매부장으로서 높은 판매목표량을 할당받고 판매실적을 보고하는 업무를 하면서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았고, 특히 사망 무렵에는 판매목표량 대비 실적이 많이 저조한 상태여서 심리적 압박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 망인의 지병과 이러한 업무상 사유 외에 그의 사망에 영향을 미칠 다른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2) 따라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므로,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타당하므로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김나경 홍승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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