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대부업자인 피고인이 거래장부 등 관련 서류를 작성하지 아니하거나 파기·은닉하고 대부업 이자소득에 관한 종합소득세, 상가 및 주택의 임대수익에 관한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지 않아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를 포탈하였다고 하여 조세범 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은 대부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로서 소득세법에 따라 성실하게 장부를 비치·기록할 의무가 있고, 장기간 상당한 규모의 대부업에 종사하였음에도 아무런 장부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이례적인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일련의 행위는 조세포탈의 의도를 가지고 거래장부 등을 처음부터 고의로 작성하지 않거나 이를 은닉함으로써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인 행위로서 조세범 처벌법 제3조제1항의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15.10.15. 선고 20139906 판결 [조세범처벌법위반]

피고인 /

상고인 / 검사

원심판결 / 제주지법 2013.7.25. 선고 201254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피고인은 혼자서 사채업을 하면서 채무자들로부터 받은 차용증이나 통장에 기재된 내역만으로 이자를 계산하여 대여금을 추심하였고, 가끔 간단한 메모에 대부내역을 기재하기도 하였으나, 돈을 모두 변제받으면 차용증 및 견질로 받은 어음을 반환해 주고 메모를 폐기하는 방법으로 운영하였으므로, 피고인이 미신고 또는 허위 신고를 넘어 적극적으로 대부업과 관련된 장부를 은닉하였거나 폐기하였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임대수익에 관련하여서도 피고인이 관련 서류를 적극적으로 은닉·폐기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이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를 포탈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 조세범 처벌법 제3조제1(2010.1.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구 조세범 처벌법 제9조제1항제3호도 마찬가지이다)에 규정된 조세포탈죄에서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 조세의 포탈을 가능하게 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 즉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다른 행위를 수반함이 없이 단순히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하는 데 그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지만, 과세대상의 미신고나 과소신고와 아울러 수입이나 매출 등을 고의로 장부에 기재하지 않는 행위 등 적극적 은닉의도가 나타나는 사정이 덧붙여진 경우에는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만든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4.2.21. 선고 201313829 판결 참조).

 

. 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피고인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대부업을 영위하는 동안 별도의 장부는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대부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로서 소득세법에 따라 성실하게 장부를 비치·기록할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장기간 상당한 규모의 대부업에 종사하였음에도 아무런 장부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이례적인 점, 더욱이 피고인은 2001.7.28.부터 같은 해 9.2.까지 1997년 내지 2000년의 대부업 사업소득에 관하여 세무조사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대부업에 관한 장부를 제출하라는 세무공무원의 요구에 대해 자신은 장부를 전혀 작성하지 않았다는 태도로 일관하였던 점, 피고인은 이 사건에 관한 세무조사 당시 거래장부 등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일체의 자료를 제출하지 않다가, 행정심판 단계에 이르러 거래자료의 개별확인서가 제출되자 대손 관련 서류 및 어음 사본을 제시하는 등 존재하지 않는다던 관련 서류를 불리한 입장이 되면 제출하였던 점, 피고인이 채무자들과의 거래에 딸인 공소외인의 명의의 계좌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던 점, 피고인은 현금거래를 많이 하였고 채무자들로부터 채무상환을 받고도 영수증을 발급해주거나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차용증을 돌려주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점, 피고인은 상가건물 4채와 주택 4채 이상을 보유하여 부동산 임대소득이 발생함에도 상가건물 1채에 대해서만 사업자등록을 이행하고 나머지는 사업자등록과 임대소득 신고를 하지 않았고, 그 임대소득에 관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는 조세포탈의 의도를 가지고 거래장부 등을 처음부터 고의로 작성하지 않거나 이를 은닉함으로써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인 행위로서 조세범 처벌법 제3조제1항의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를 포탈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조세범 처벌법 제3조제1항의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김용덕 박보영(주심)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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