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통신수단을 이용하여 보험모집을 하는 통신판매 보험모집인(이하 ‘TSR’이라 한다)은 그 업무의 내용과 업무처리방식이 법규와 보험회사의 방침에 의하여 사전 결정되어 있고 그 한도에서 외무원과 비교하여 종속관계가 더 큰 점, 채용시점에서부터 위임계약서, 각서, 서약서 등을 통하여 보험회사에 대하여 각종 준수의무가 부과되어 있고, 그러한 준수사항 등을 위반하는 경우 직접적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이외에 자유롭게 해촉될 수도 있는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데다가 수당의 공제를 당하는 불이익도 받는 점, 구체적인 업무수행 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고 있고, 사실상 출퇴근 시간이 회사측에 의하여 지정되어 있으며 지정된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구속되는 지위에 있는 점, 겸업이 금지되고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할 수 없어 업무의 대체성이 없고, TSR업무 수행에 필요한 비품은 물론 고객정보까지도 모두 회사로부터 제공받아온 점 등 TSR 근무형태의 제반 요소들을 두루 검토해 볼 때 그 업무의 실질에 있어서는 보험회사로부터 업무에 관하여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회사에 전속되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고 그로부터 그 근로제공의 대가로 임금을 받는 종속적인 노동관계에 있다고 능히 판단할 수 있으므로 산업재해보장보험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서울행정법원 제112006.04.19. 선고 2005구합32873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청구서반려처분취소]

원 고 / 1. ○○○

           2.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보조 참가인 / ○○생명보험 주식회사

변론종결 / 2006.04.05.

 

<주 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5.3.2. 원고들에게 한 유족보상금 및 장의비청구서 반려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들의 딸인 갑은 2004.9.24.부터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 소속 통신판매 보험모집인(TSR : Tele Sales Representative, 보험업법 제2조제8, 96조제1항 소정의 전화를 이용하여 보험을 모집하는 보험설계사에 해당한다, 이하 ‘TSR’이라고 한다)으로 근무하였다. 갑은 2004.10.12. 출근하여 전화를 이용하여 고객과 상담을 하던 중 11:45경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결국 갑은 2004.10.14. 16:45선행사인 : 뇌지주막하출혈, 중간선행사인 : 중증뇌부종, 직접사인 : 뇌연수마비로 사망하였다.

. 원고들은 2005.2.25.경 피고에 대하여 갑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유족보상금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5.3.2. 갑은 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유족보상금 및 장의비 청구서 반려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1, 2, 12호증, 1호증

 

2. 이 사건의 쟁점

 

. 원고들의 주장

갑은 참가인과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제공받은 근로자에 해당한다. 갑은 업무상 과로로 인하여 뇌지주막하출혈이 발병되어 사망에 이른 것으로 업무와 사망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갑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

갑은 참가인과 TSR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모집을 행하는 자이다. TSR은 보험모집 실적이 있을 경우에만 수당을 지급받고 이에 대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직종으로서 자신의 재량과 역량에 따라 자율적으로 보험모집활동을 하고 있다. 따라서 갑을 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 만일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업무상 과로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갑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

. 쟁점

TSR의 근로자성

갑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 관계법령

별지와 같다. <생략>

 

3. 쟁점 에 관한 판단

 

.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 인정기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이라 한다)에는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의한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4조제2)하는 외에 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있다. 보험급여대상자인 근로자인지 여부는 오로지 근로기준법 제14조에 정해진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한편 그 해당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가 판단의 관건이다.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1.28. 선고 989219 판결, 대법원 2001.6.26. 선고 995484 판결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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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對償的)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 당사자 사이의 관계 전반에 나타나는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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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관한 여러 징표 중 근로조건에 관한 일부의 사정이 결여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유만으로 산업재해보장보험법 및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2.9. 선고 200057498 판결 참조).

 

. 보험업법상 보험설계사의 지위 및 근로자성

보험업법(2003.5.29. 법률 제6891호로 전문개정된 것, 이하 보험업법이라 한다)에 따르면 보험설계사는 보험회사를 위하여 보험계약의 체결을 중개하는 자로서 금융감독위원회에 등록된 자를 말한다(2조제8, 84조제1). 보험 모집을 할 수 있는 자는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 보험중개사 등으로 한정되어 있다(83조제1). 전화·우편·컴퓨터통신 등 통신수단을 이용하여 보험을 모집하는 자는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 보험중개사 등 제83조제1항 모집을 할 수 있는 자이어야 한다(96조제1). 보험설계사가 되기 위하여는 금융감독위원회가 정하는 기관에서 보험 모집에 관한 연수과정을 이수하거나, 보험 관계업무에 1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는 등 자격요건을 갖추어야 한다(84조제3, 보험업법 시행령 제27). 보험회사는 다른 보험회사에 속하는 보험설계사에게 모집을 위탁하지 못하고(85조제1), 보험설계사는 소속보험회사외의 보험회사를 위하여 모집하지 못하도록(같은조제2) 보험모집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보험업법 시행령 제43조제2항은 위와 같이 통신수단 중 전화를 이용하여 모집하는 자(이 사건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TSR 포함)는 보험계약의 청약이 있는 경우 보험계약자의 동의를 얻어 청약내용, 보험료의 납입, 보험기간, 고지의무, 약관의 주요내용 등 보험계약 체결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질문 또는 설명하고 그에 대한 보험계약자의 답변 및 확인내용을 음성 녹음하는 등 증거자료를 확보·유지하여야 하며, 우편이나 모사전송 등을 통하여 지체없이 보험계약자로부터 청약서에 자필서명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보험업법상의 관련법령을 통하여 볼 때, 보험설계사는 기본적으로 중개인의 성격을 갖는다. 그러나 상법 제93조가 규정하는 중개인과는 달리 특정 보험회사 소속으로 금융감독위원회에 등록되어 당해 보험회사만을 위하여 그 보험회사가 정해준 방식에 따라 보험계약의 유치와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취득하는 계속적 계약관계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근무형태의 특수성을 고려해 본다면 보험회사와 보험설계사 사이의 법률관계는 민법상 위임계약과 고용계약의 특성이 공존하는 무명의 혼합계약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보험설계사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및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가 여부는 다른 직종 일반에 관한 근로자성 인정기준 원칙으로 돌아와, 그 근로의 제공이 사용자에 대하여 종속노동관계에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결정하여야 할 문제이다. 보험회사와 보험설계사 간의 위임, 고용계약 등의 계약형식에 불구하고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되어져야 할 것이다.

외무원 형태로 보험을 모집하는 보험설계사는 보험회사와 실질적으로 위임에 유사한 관계에 있다고 보이고 통상 회사의 직접적 지휘, 감독을 받지 않으며 취업시간 및 장소에 대한 제한이 없는 등 그 역무의 제공형태와 방식에 비추어 임금에 의한 노무지휘관계에 있는 근로자로 취급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것이다(대법원 1990.5.22. 선고 88다카28112 판결, 대법원 2000.1.28. 선고 98921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와는 달리 같은 외무원 보험설계사라 하여도 보험설계사에게 회사에의 출근의무가 부과되고 있고 매일 근무상황을 보고받고 계약권유의 장소나 상대방에 대하여 개별적, 구체적으로 지시를 받거나 매월 고정급을 지급받으며, 회사에 대한 손해나 성적불량으로 인해 일반사원과 동일한 제재를 받는 등 그 실태에 있어 노무제공에 대한 구체적 지휘 감독이 행해지는 경우라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있을 것이다.

 

. 갑을 포함한 TSR의 업무실태

(1) 갑의 경력 및 근무상황

() 갑은 2001.2.부터 2001.6.까지 주식회사 KTS에서 고객상담원으로, 2003.12. 부터 2004.2.까지 주식회사 ○○에서 고객상담원으로, 2004.3.부터 2004.5.까지 주식회사 ○○○에서 고객상담원으로 근무하였다.

() 갑은 2004.9.22. 면접을 거쳐, 2004.9.24. 참가인과 사이에 TSR 계약을 체결한 후, 생명보험협회에 참가인의 보험설계사로 등록을 하였다. 갑은 2004.10.3.까지 추석연휴를 보낸 후, 2004.10.4.부터 2004.10.7.까지 10:00부터 17:00까지 상품교육 및 타사상품비교, 고객유형별 응대요령, 사례청취 등 생명보험 일반 및 보험판매에 관련된 교육을 받았다. 2004.10.8. 금요일에는 12:00까지 교육을 받은 후 14:00부터 고객 2명에게 직접 전화로 보험판매 상담을 하는 실습교육을 받았다. 2004.10.11. 월요일에는 몸이 아프다고 하면서 출근하지 않았다. 2004.10.12. 09:30경 출근하여 30분간 아침조회를 마친 후 보험판매 상담 실습교육을 받으면서 고객과 통화를 시도하였고, 실제 고객과 통화시간은 약 7분 가량이었는데, 11:45경 쓰러져 2004.10.14. 사망하였다.

(2) TSR의 근무형태

() 참가인은 서울 지역에 서대문센터, 충정로센터, 여의도센터 3곳의 텔레마케팅센터를 운영하고 있었다. 갑이 소속된 여의도센터는 참가인이 △△ 주식회사 및 △△△ 주식회사와 사이에 보험대리점 계약을 체결한 후 보험업무를 위탁하여 관리하였다. 이 여의도센터는 TSR 70명을 채용하여 보험모집을 해 왔다.

() 참가인의 TSR 채용공고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명시하고 있었다.

근무시간: 09:20부터 18:00까지, 5일 근무

급여: 기본수당 40만 원, 3개월간 80만 원 보장, 모집수당, 유지수당, 보너스수당(4), 경조비, 건강관리비 등을 지급

() TSR은 보험 모집인, 설계사로서 참가인과 체결한 모집인 규정에 따라 참가인의 생명보험 계약체결의 중개와 보험료의 집금 및 참가인이 부여한 직책에 수반되는 업무를 수행한다. TSR은 참가인을 청구권자로 하는 보험기간 1년 이상의 신원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TSR은 소정의 전형을 거쳐 참가인이 적당하다고 판단되는 자 중에서 선발된다. TSR은 참가인이 제공하는 소정의 교육을 이수한 후 보험업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생명보험 TSR로 등록을 하여야 한다. TSR의 위임기간은 2년 간이며, 다만 위임기간 만료일 이전에 회사 또는 TSR 어느 쪽에서도 해임의 의사표시가 없는 경우에는 다시 1년간 연장되고, 이후에도 동일한 방법으로 위임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TSR이 특별한 사유 없이 연속하여 5일 이상 영업 활동을 하지 아니한 경우 등에는 참가인은 위임기간에 관계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TSR 계약서 및 부속약정서 참조).

() TSR은 각서와 서약서를 통하여 참가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사항을 채용시점에서 서약하여야 한다.

* 생명보험 TSR 계약서 및 부속 약정서상의 제반 조항을 준수할 것

* 보험업법 및 제규정 기타 명령 및 지시사항을 준수할 것

* 참가인이 실시하는 제반교육과정을 성실히 수료할 것

*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참가인에 대하여 손해를 입혔을 경우 또는 위 준수사항을 위반하여 참가인에 대하여 손해를 입혔을 경우 어떠한 처벌도 감수할 것이고 손해액을 지체 없이 배상하며, 참가인의 조치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

갑도 2004.9.24. 위와 같은 각서 및 서약서를 제출하였다.

() TSR의 자격기준은 만 20세 이상의 고졸 이상 여성으로 등록시험 합격자 또는 재등록자이고, 회사와의 위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업무를 행하게 된다. 위촉 3개월 이상자 중에서 3개월 연속 신계약 15건 미만자 또는 3개월 연속 IQA 유지율 70% 미만자의 경우 자동 해촉된다. 그 이외에도 지침을 위반하여 모집기강을 문란케 하는 경우, 회사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한 경우, 활동상태가 불량하여 계속 근무가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경우, 민원유발 등 TSR로서 자질이 부적합한 자는 해촉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다만 별도의 징계 규정은 없다(참가인 여의도 센터의 ‘TSR 수수료 지급기준참조).

() TSR 수당(참가인 여의도 센터의 ‘TSR 수수료 지급기준참조)으로는, 비례성 수당과 준비례성 수당으로 구분된다. 실적에 의하여 지급되는 비례성 수당은 신계약수당, 수금관리수당, 성과수당, 보너스수당, 도입지원수당으로, 준비례성 수당은 활동비례수당, 정착지원수당, 교육훈련수당으로 각각 세분되어 있다.

* 활동비례수당: 업적계상기간 종료일 현재 위촉중인 자로서 당월 신계약이 5건 이상이고 비활동일수가 1일 이하인 경우 월 40만 원을 지급한다. 비활동일수가 2일 이상인 경우에는 활동비례수당이 삭감되고, 비활동일수가 4일을 초과할 경우에는 활동비례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다.

* 정착지원수당: 실적에 의하여 지급하되 미달할 경우 차액 지급한다.

* 교육훈련수당: 첫달에 80만 원이 지급되며 교육불참 1일당 5만 원씩 삭감된다.

* 복리후생지원: 경조비. 그 이외에 실적이 우수한 TSR에게는 그룹계열사 할인혜택, 해외연수특전, 건강관리비 등이 지급되도록 규정되어 있다.

() 참가인의 TSR은 공식적으로 근무시간이 정하여져 있지는 않았지만 통상 09:30 이전에 출근하고 18:00경 퇴근하였다. 결근에 대한 명시적인 제재규정은 없었으나, 지각 및 조퇴를 2회 하는 경우 결근 1일로 처리하였고, 결근하는 경우 활동수당을 공제당하는 불이익이 있다. 통상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근무하며 토, 일요일은 휴무이고 법정휴일은 근무하지 아니하였다. 여의도 센터에는 출근부가 비치되어 있었고, 출근 후 아침 조회에 참석하였으며, 조회시간에 보험상품의 내용이나 판매기법 등에 관한 교육, 실적 확인이 이루어져 직원들간의 성과를 공개비교하였다.

() 사무실에는 각 개인별로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어 TSR은 그처럼 구획된 공간내에 책상 등을 비치하고 근무를 한다. 참가인은 TSR에게 전화, PC, 책상, 의자 등의 집기를 1대씩 제공하고 전화비, 사무실 임대료, 업무에 필요한 소모품비를 부담하였으며, 보험모집을 할 수 있도록 고객의 자료를 제공하였다.

() 업무의 형태는 네티앙 회원을 대상으로 다른 상담원이 1차적으로 전화하여 고객사은 이벤트 참여를 권유하고 참가인의 보험상품 마케팅 전화수신에 동의한 고객이 확보되면 위와 같이 전화마케팅에 동의한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의 보험상품을 설명하고 판매하는 영업업무를 수행하는 등의 방식이었다. 여의도센터 내에는 집중콜 시간대, 하루기본통화시간, 이석 금지등의 문구가 벽에 부착되어 있었고 근무시간 중 이석, 잡담을 자제하도록 하였으며, 통화내용 및 실근무시간이 모니터되었다.

() TSR에게는 퇴직금, 유급휴일, 휴가는 부여되지 않았고, 소득에 대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참가인의 다른 근로자와 같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였고, 산재보험, 고용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 판단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갑 등 TSR은 참가인과 위임계약을 체결한 것은 분명하나 그러한 계약의 외형적 형식만으로 TSR의 근로자성 인정여부를 판단할 것은 아니다. TSR 역무제공의 형태와 구체적 내용, 참가인과의 관계 등 제반 요소를 실질적으로 판단하여 과연 종속노동관계가 있었는지를 판단해 보기로 한다.

통신수단을 이용하여 보험모집을 하는 TSR 업무내용과 방식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TSR은 그 업무의 내용이 법령에 의하여 규제(보험업법 시행령 제43조제2항 참조)를 받고 있는데다가 참가인 역시 TSR 업무처리의 방식을 사전에 확정해 두고 신규 채용 TSR에 대하여는 전화로 가입을 권유하는 방법 및 화법 등에 관하여 1주일간의 집중적 교육을 시키고 있다. 따라서 TSR은 상대적으로 보험모집과 관련된 업무형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외무원 보험설계사에 비하여 그 업무의 내용과 업무처리방식이 법규와 참가인의 방침에 의하여 사전 결정되어 있고 그 한도에서 외무원과 비교하여 종속관계가 더 크다고 판단된다.

TSR에 대하여는 정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규칙이 적용되지는 않지만, 그에 못지않게 채용시점에서부터 위임계약서, 각서, 서약서 등을 통하여 참가인에 대하여 각종 준수의무가 부과되어 있다. 그러한 준수사항 등을 위반하는 경우 직접적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이외에 자유롭게 해촉될 수도 있는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데다가 수당의 공제를 당하는 불이익도 받을 수 있어 직간접적으로 그러한 의무이행이 매우 심하게 강제되고 있다. 더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TSR들은 매일 아침 참가인이 정한 장소로 출근하여 아침 조회를 하는 과정에서, 참가인측으로부터 성과를 독촉받고 동료들의 성과를 공개비교하는 이외에 업무수행시 고객과의 통화내용 및 통화시간 등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되고 있는 점도 인정된다. 즉 구체적인 업무수행 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종속노동적 상황은 취업규칙, 인사규정, 복무규정의 적용 대상인 정규직 근로자와 비교할 때 오히려 더 심하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TSR은 사실상 출퇴근 시간이 참가인측에 의하여 지정되어 있었다. 또한 참가인은 출근부를 비치하여 지각 및 조퇴를 2회 하는 경우 결근 1일로 처리하였고 결근하는 경우 수당에서 공제하였으며, 결근 5일 이상인 경우에는 자동해촉되도록 하는 등 출퇴근 복무규율을 엄격히 적용하였다. TSR은 지정된 근무장소(칸막이로 구획된 박스)에서 근무를 해야 하고 참가인이 정한 휴게시간 외에는 자의적인 행동을 할 수 없었다. ‘집중콜 시간대, 하루기본통화시간, 이석 금지등의 문구가 벽에 부착되어 있어 근무시간 중 이석·잡담을 자제하도록 하였다. 이 점에 비추어 TSR은 출퇴근과 사무공간이 일임되어 있는 외무원 보험설계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지정된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구속되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된다.

위와 같은 출퇴근 규율 및 보험관계 법령의 규정상 TSR은 겸업이 금지되고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할 수 없어 업무의 대체성이 없고, TSR 업무 수행에 필요한 비품은 물론 고객정보까지도 모두 참가인으로부터 제공받아 온 점 역시 TSR의 종속노동적 지위, 근로자성을 보강하는 정황으로 인정할 수 있다.

지급받은 보수(수당)는 업무수행 실적에 비례하는 항목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그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TSR이 실제로 전화를 건 횟수를 바탕으로 하여 수당이 계산된 것이 아니라, 즉 일의 성패와 무관하게 실제 투입된 노력에 비례하여 수당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계약체결 및 유지실적에 밀접하게 연계되어 수당이 계산되는 것임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전형적인 위임사무의 보수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즉 이러한 보수체계는 일종의 일의 완성에 대한 대가의 성격이 짙고 상당 정도 보수는 근로의 대상으로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이상과 같이 TSR 근무형태의 제반 요소들을 두루 검토해 볼 때, 비록 채용계약의 형태가 위임계약으로 되어 있고, 현재로서는 TSR과 같은 특수고용형태의 직종이 사회보장제도의 보호 대상 밖에 머물고 있다고 하더라도(산업재해보장보험시스템이 보호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근로자의 범위를 근로기준법에 일임한 취지는 그 사회보험의 혜택을 확대하여 근로자를 두텁게 보호하고자 함에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IMF 금융위기 이후 현재와 같은 노동시장의 유연화 정책의 시행, 그에 따른 비정규직 근로자의 폭증으로 인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범위에 논란의 여지가 발생하게 되었다.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사회보장, 사회복지의 혜택에서 이러한 특수고용직종을 제외시키는 것이 온당한 것인가는 고용정책, 사회복지정책상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사회보장법 영역에서 보호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수혜자의 범위를 노동법에 비하여 오히려 유연하게 해석해야 할 여지는 없을 것인지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 업무의 실질에 있어서는 갑(그리고 갑을 포함한 TSR)는 참가인으로부터 업무에 관하여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참가인에 전속되어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그로부터 그 근로제공의 대가로 임금을 받는 종속적인 노동관계에 있다고 능히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갑은 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주장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쟁점 에 관한 판단

 

법 제4조제1호는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 이 경우 업무상의 재해의 인정기준에 관하여는 노동부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른 법 시행규칙 제39조제1항 별표1 1..(3)항은 업무수행중 뇌지주막하출혈이 발병되거나 같은 질병으로 사망한 원인이 자연발생적으로 악화되었음이 의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규칙의 규정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일반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은 없다고 할 것이므로 근로자가 업무 수행 중 뇌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고 그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질병과 사망이 업무상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업무와 위 질병의 발병 또는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는 것이고 그 발병의 원인이 분명하지 않다고 하여 곧바로 업무에 기인한 질병이나 사망이라고 추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갑이 고객 상담을 하던 중 뇌지주막하출혈을 일으켰으므로 갑의 질병은 업무수행 중에 발병하였다고 할 것이기는 하나, 한편 갑은 그 이전에도 동일한 직종에 종사하여 오면서 전화상담업무에 상당히 익숙해져 있다고 보이는 점, 갑이 5일간 10:00부터 17:00까지 참가인으로부터 교육을 받고 3일을 휴무한 후 근무 개시일 오전에 고객상담 업무를 일부 수행한 것을 들어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갑에게 평소 고혈압 등의 기왕증이 있었다는 자료도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갑의 업무는 그 업무시간, 업무량, 업무강도 등에 비추어 갑에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크게 부담이 되는 과중한 업무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갑이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뇌지주막하출혈이 발병하였다고 추단할 수는 없으므로 갑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서를 반려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준(재판장) 윤경아 정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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