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

산업별 노동조합은 기업별 노동조합과 마찬가지로 동종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직접 가입하고 원칙적으로 소속 단위사업장인 개별 기업에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권과 조정신청 및 쟁의권 등을 갖는 단일조직의 노동조합이라 할 것이므로, 산업별 노조의 노동조합 업무를 사용자의 사업과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으로 볼 수는 없으나, 한국노총은 노조원이 직접 가입하는 단위노조와는 달리 단위노조들이 모여서 이들을 구성원으로 하여 조직되는 노조의 연합체로서 단일조직과 구분되는 연합체 조직이므로 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와 같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E방문행사는 사용자의 사업과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2016.08.26. 선고 2015구단62593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 고 / A

 피 고 /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 2016.07.08.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5.10.16.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는 1980.3.14. B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운전직으로 근무하다가 2000. 3월경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 B 지부의 위원장으로 당선되어 현재까지 노동조합 전임자로 재직하여 왔다.

. 원고는 2015.7.13.부터 2015.7.18.까지 사이에 한국노총 C본부와 D 노총과의 국제교류협정에 따라 E(몽골)을 방문하였는데, 2015.7.15. 16:00E문화체험으로 승마를 하다가 낙마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여 상세불명의 척수 부위의 손상, 상세불명의 사지마비진단을 받았고, 위 상병에 대하여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 피고는 2015.10.16.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0조가 규정한 사회통념상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의 행사 중 발생한 사고로 볼 수 없고, 사용자의 사업과는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 중 발생한 재해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원고의 주장

원고는 한국노총 C본부와 D 노총과의 국제교류협정에 따라 E을 방문하였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했는데, 원고는 노동조합 전임자로서 사업주의 승인을 받고 E방문행사에 참석한 것이고, E방문행사는 사업주의 노무관리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 관계법령

산업재해보상보험법

5(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

37(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업무상 사고

.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나 행사준비 중에 발생한 사고

업무상의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30(행사 중의 사고)

운동경기·야유회·등산대회 등 각종 행사(이하 행사라 한다)에 근로자가 참가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근로자가 그 행사에 참가(행사 참가를 위한 준비·연습을 포함한다)하여 발생한 사고는 법 제37조제1항제1호 라목에 따른 업무상 사고로 본다.

1. 사업주가 행사에 참가한 근로자에 대하여 행사에 참가한 시간을 근무한 시간으로 인정하는 경우

2. 사업주가 그 근로자에게 행사에 참가하도록 지시한 경우

3. 사전에 사업주의 승인을 받아 행사에 참가한 경우

4. 그 밖에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경우로서 사업주가 그 근로자의 행사 참가를 통상적·관례적으로 인정한 경우

 

. 인정사실

1) 원고는 1980.3.14. B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운전직으로 근무하다가 2000. 3월경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 B지부의 위원장으로 당선되어 현재까지 노동조합 전임자로 재직하여 왔고, 한편 위 노동조합이 가입한 상급단체인 한국노총 C본부의 사업지원본부장 직책도 맡고 있다.

2) 한국노총 C본부는 2014.12.3. D노총과 사이에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년 1회 격년제로 상호 초청, 방문하기로 하는 교류협정을 체결하였다.

3) 원고는 2015.7.13.부터 2015.7.18.까지 사이에 한국노총 C본부와 D 노총과의 교류협정에 따라 방문단 6명과 함께 E을 방문하였는데, 한국노총 C본부 사무처장을 단장으로 하고, 원고를 비롯한 방문단 5명은 한국노총 C본부 본부장들로 구성되었다.

4) 원고는 2015.7.15. 16:00E문화체험으로 승마를 하다가 낙마하는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6, 8, 9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한국노총 C본부 및 B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1항제1호 라목은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나 행사준비 중에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사고의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0조는 각종 행사에 근로자가 참가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사전에 사업주의 승인을 받아 행사에 참가한 경우 등에서 발생한 사고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1항제1호 라목에 따른 업무상 사고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2) 노동조합업무 전임자가 근로계약상 본래 담당할 업무를 면하고 노동조합의 업무를 전임하게 된 것이 단체협약 혹은 사용자인 회사의 승낙에 의한 것이라면, 이러한 전임자가 담당하는 노동조합업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의 노무관리업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것으로서 사용자가 본래의 업무 대신에 이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를 바로 회사의 업무로 볼 수 있고, 따라서 전임자가 노동조합업무를 수행하거나 이에 수반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업무의 성질상 사용자의 사업과는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이나 불법적인 노동조합활동 또는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활동 중에 생긴 재해 등은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대법원 1994.2.22. 선고 9214502 판결, 대법원 2007.3.29. 선고 200511418 판결, 대법원 2014.5.29. 선고 201435232 판결 등 참조).

3) 살피건대, 앞서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참가한 E방문행사는 그 업무의 성질상 사용자인 B 주식회사의 사업과는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으로 보이고, B 주식회사의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한 행사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으므로, 같은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노동조합의 국제교류는 주로 외국의 노동조합과의 상호연대 및 친선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한국노총 C본부와 D 노총 사이의 교류협정은 한국노총 C본부와 D 노총 양 조직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자유롭고 민주적인 노동운동의 발전과 상호연대 및 친선을 증진하고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관한 활동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된 것인바(갑 제3호증), 이 사건 E방문행사는 한국노총 C본부와 D 노총 사이의 교류협정에 의한 것으로 서울시버스노동조합 B지부와는 관련이 없고, 상부 노동단체인 한국노총과 관련된 활동으로 보인다.

E방문단은 한국노총 C본부 사무처장을 단장으로 하고, 원고를 비롯한 방문단 5명은 한국노총 C본부 본부장들로 구성되었는데, 원고도 한국노총 C본부의 사업지원본부장 지위에서 E방문단으로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참가한 E방문행사는 한국노총 C본부가 주관하는 행사로서 사업주인 B가 주관하거나 참여를 지시한 행사라고 볼 수 없고, 서울시버스노동조합 B지부의 업무 또는 이에 수반하는 통상적인 활동이라고 볼 수도 없다.

교류협정의 당사자 및 그 취지, 이 사건 E방문행사의 목적, 행사에 참여한 방문단의 구성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한 E방문행사는 사업주인 B 주식회사의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하거나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이를 B 주식회사의 업무라고 볼 수 없다.

산업별 노동조합은 기업별 노동조합과 마찬가지로 동종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직접 가입하고 원칙적으로 소속 단위사업장인 개별 기업에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권과 조정신청 및 쟁의권 등을 갖는 단일조직의 노동조합이라 할 것이므로, 산업별 노조의 노동조합 업무를 사용자의 사업과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으로 볼 수는 없으나(대법원 2007.3.29. 선고 200511418 판결), 한국노총은 노조원이 직접 가입하는 단위노조와는 달리 단위노조들이 모여서 이들을 구성원으로 하여 조직되는 노조의 연합체로서 단일조직과 구분되는 연합체 조직이므로 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와 같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E방문행사는 사용자의 사업과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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