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제122016.5.19. 선고 2015구합12007 판결 [교섭단위분리결정재심판정취소]

원 고 / 1.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청노동조합

           2.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청 환경미화원노동조합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 제주특별자치도

변론종결 / 2016.04.21.

 

<주 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5.10.7.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간의 중앙2015단위32 교섭단위 분리 결정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결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이 사건 재심결정의 경위

 

. 당사자의 지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지방자치법및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2006.7.1.정부 직할 하에 설치된 지방자치단체로서 일반사무, 전산, 시설, 농림환경, 보건위생, 관광교통, 운전, 도로보수, 환경미화 등의 9개의 직종별로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들을 고용하여 지방 종합행정을 수행하고 있다(이하 이들 근로자를 공무직 근로자라 한다).

원고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청 노동조합(이하 원고 제주시청 환경미화원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참가인의 제주시 소속 환경미화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직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단위 노동조합으로 상급단체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고 소속 조합원은 150여 명이다.

원고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청 환경미화원노동조합(이하 원고 서귀포시청 환경미화원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참가인의 서귀포시 소속 환경미화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직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단위 노동조합으로 상급단체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고 소속 조합원은 100여 명이다.

 

. 공무직 근로자와 노동조합의 현황 등

1) 참가인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무직 근로자의 직종별 현황은 다음과 같다. <표 생략>

2) 참가인 사업장에는 원고들 이외에도 공무직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전국공무직 노동조합(제주본부),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제주지역 자동차노동조합(제주시공영버스지부), 전국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제주시청 청소차량운전원분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 도로관리분회)이 설립되어 있다.

3) 이들 노동조합들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2013.1.10. 전국공무직노동조합을 교섭 대표노동조합으로 선정하였고, 이후 전국공무직노동조합은 단체교섭을 진행하여 참가인과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다.

. 제주특별자치도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결정

원고들은 환경미화원과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 사이에 근로조건의 현격한 차이 등이 있어 교섭단위 분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2015.7.29. 제주특별자치도지방노동위원회에 환경미화원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 줄 것을 구하는 신청을 하였으나, 제주특별자치도지방노동위원회는 2015.8.16. ‘환경미화원과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 사이에 근로조건, 고용형태 등에 현저한 차이가 없고 이들을 분리하여 교섭하는 관행이 형성되지 않았으며 이들의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

원고들이 위 초심결정에 불복하여 2015.9.7.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10.7.위 초심결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 원고들의 주장

환경미화원은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와 근로조건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고 고용형태도 다르며 그간 참가인과 개별교섭을 해온 관행이 있었다. 이처럼 근로조건 등이 상이한 환경미화원과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를 하나의 교섭단위로 유지하는 경우 향후 단체교섭을 어렵게 하고 노사관계의 안정을 저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환경미화원과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의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

 

.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 판단

1) 관련 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29조의2 1항 본문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9조의3 1항은 노동조합법 제29조의2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야 하는 단위(이하 교섭단위라 한다)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제2항은 1항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 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법 제29조의3 3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제69조제2항에 의하면, 노동관계 당사자는 교섭단위 분리에 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이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2)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 유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참가인에 소속된 환경미화원과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 간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의 차이, 교섭관행,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유지와 교섭단위 분리의 이익형량 등을 고려하면, 환경미화원을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와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갑 제2, 5호증, 을나 제1, 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환경미화원은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와는 임금체계와 임금구성항목, 임금수준, 근무시간 등의 근로조건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환경미화원은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작업환경이 위험하고 비위생적이어서 그간 처우개선 요구가 많았고 이를 행정안전부가 대폭 수용하면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들은 2008년도부터 공무원호봉제와 유사한 호봉임금제를 적용받게 되었다.

그에 따라 공무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직 보수지침환경미화원과 그 이외의 일반공무직을 구분하여 기본급과 수당 지급기준을 달리 정하고 있는 등 공무직 근로자의 임금체계는 환경미화원에게 적용되는 호봉제와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등급제로 이원화되어 있다.

호봉제와 등급제는 근무연수에 따라 기본급이 증가하는 면에서는 유사하지만, 기본급 수준(호봉제: 142 ~ 206만 원, 등급제: 121 ~ 196만 원), 호봉수(31호봉) 및 등급수(26등급), 수당의 종류와 수준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고, 이러한 임 금체계와 임금구성항목의 차이는 통상임금의 범위와 퇴직금제도 등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환경미화원과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 간의 임금격차는 열악한 근무환경에도 불구하고 환경미화원 직종으로 전직을 희망하는 근로자가 많을 정도로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또한 환경미화원의 평일 근무시간은 제주시의 경우 하절기는 05:00~ 14:00, 동절기는 06:00~ 15:00이고 서귀포시의 경우 지 역별로 상이한 반면, 환경미화원 이외의 공무직 근로자(운전원 제외)의 평일 근무시간은 09:00~ 18:00이다.

) 고용형태의 차이

을나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공무직 근로자가 모두 무기계약직이고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직 및 기간제근로자 정원 규정제주특별자치도 공무직 및 기간제근로자 취업규정을 공통적으로 적용받고 있지만, 환경미화원은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와 정년, 채용방식, 인사교류 유무 등의 고용형태에서 차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환경미화원 중 퇴직금 누진제를 적용받고 있는 근로자의 정년은 58세인 반면(다만 퇴직일로부터 2년의 범위에서 신규 고용하도록 되어 있어 60세까지 근무가 보장되어 있을 뿐이다), 퇴직금 단수제를 적용받고 있는 환경미화원과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의 정년은 60세이다.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는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을 거쳐 공개채용되고 있지만, 환경미화원은 그 업무의 특성상 필기시험이 아닌 실기시험과 면접시험을 거쳐 공개채용되고 있다.

환경미화원과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인사교류를 실시하고 있지 않다(제주특별자치도 공무직 및 기간제근로자 정원 규정10조제1항도 인력운영과 업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하여 부득이한 경우에 한하여 근로자의 직종 및 보직을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임신한 환경미화원이 희망하여 2014.6.2.주정차단속직원과 일대일 인사교류를 한 사례가 한 건 있을 뿐이다.

) 교섭 관행

갑 제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 사업장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시행되기 전까지 적어도 환경미화원을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로부터 분리하여 단체교섭을 해 온 관행이 형성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 제주시 소속 환경미화원으로 구성된 원고 제주시청 환경미화원노동조합은 1996년부터, 서귀포시 소속 환경미화원으로 구성된 원고 서귀포시청 환경미화원노동조합은 2011년도부터 참가인과 개별적으로 단체교섭을 해 왔다. 이처럼 참가인 사업장에는 오래 전부터 환경미화원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원고 제주시청 환경미화원노동조합이 존재하였고 참가인은 이 노동조합과 장기간 개별교섭을 진행해 왔다.

특히 원고 제주시청 환경미화원노동조합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시행된 2011.7.1.이후에도 개별교섭을 진행하여 2011.12.26. 참가인과 2012년도 임금협약을 체결하기도 하였다.

참가인 소속 공영버스운전원으로 구성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제주지역자동차노동조합(제주시공영버스지부)과 참가인 소속 일반 사무원 등으로 구성된 전국공무직노동조합(제주본부)2007년부터 2012년까지 참가인과 개별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해 왔다.

)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유지와 교섭단위 분리의 이익형량

노동조합법상의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병존하는 경우 야기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 즉 복수의 노동조합이 각각 독자적인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동조합과 노동조합 상호간의 반목 및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 동일한 사항에 대해 같은 내용의 교섭을 반복하는 데서 비롯되는 교섭효율성의 저하와 교섭비용의 증가, 복수의 단체협약이 체결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무관리상의 어려움,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근로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소속에 따라 상이한 근로조건의 적용을 받는 데서 발생하는 불합리성 등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헌법재판소 2012.4.24. 선고 2011헌마33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환경미화원과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는 근로조건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고 고용형태에서도 차이가 있으므로, 이들은 단체교섭의 대상과 우선순위 등을 둘러싸고 이해관계를 달리하거나 경쟁관계에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른 직종의 근로자가 구성원의 다수인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선정되어 단체교섭을 할 경우 환경미화원의 이익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교섭단위를 하나로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단체교섭을 어렵게 하고 노동조합 간의 갈등을 유발하여 노사관계의 안정을 저해할 위험성이 높다. 참가인 사업장의 교섭대표노동조합도 이와 같은 문제점에 대해서 인식을 같이 하여 교섭단위 분리에 찬성하고 있다. 따라서 환경미화원과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에 대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유지함으로써 달성되는 이익보다 교섭단위를 분리함으로써 달성되는 이익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3) 소결론

따라서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박기주 이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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