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종전에는 단순한 근로자에 불과했다가 어떠한 계기로 하나의 경영주체로서의 외관을 갖추고 종전의 사용자(모기업)와 도급계약을 맺는 방법으로 종전과 동일 내지 유사한 내용의 근로를 제공하게 된 경우(이른바 소사장의 형태를 취한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스스로 종전의 근로관계를 단절하고 퇴직한 것인지 아니면 그 의사에 반해 강제적·형식적으로 소사장의 형태를 취하게 됐는지 여부, 사업계획, 손익계산, 위험부담 등의 주체로서 사업운영에 독자성을 가지게 됐는지 여부, 작업수행과정이나 노무관리에 있어서 모기업의 개입 내지 간섭의 정도, 보수지급방식과 보수액이 종전과 어떻게 달라졌으며 같은 종류의 일을 하는 모기업 소속 근로자에 비해서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참작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1민사부 2016.2.18. 선고 2014가합569412, 2014가합572999(병합) 판결 [임금]

원고 / 1. ○○○ 8

피 고 / 주식회사 ○○

변론종결 / 2016.01.21.

 

<주 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표 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각 이에 대하여 2014.9.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기초사실

 

피고는 구두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도급계약서를 작성하고 별표 입사일란 기재 해당일부터 같은 표 퇴사일란 기재 해당일까지 피고 회사에서 갑피공(원고 ○○○, ○○○, ○○○, ○○○, ○○○, ○○○, ○○○) 또는 저부공(원고 ○○○, ○○○)으로 재직한 사람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2. 당사자들의 주장

 

.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형식적으로는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의 재직기간에 상응하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수급인들이었을 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12.7. 선고 200429736 판결).

특히 종전에는 단순한 근로자에 불과하였다가 어떠한 계기로 하나의 경영주체로서의 외관을 갖추고 종전의 사용자(모기업)와 도급계약을 맺는 방법으로 종전과 동일 내지 유사한 내용의 근로를 제공하게 된 경우(이른바 소사장의 형태를 취한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스스로 종전의 근로관계를 단절하고 퇴직한 것인지 아니면 그 의사에 반하여 강제적·형식적으로 소사장의 형태를 취하게 되었는지 여부, 사업계획, 손익계산, 위험부담 등의 주체로서 사업운영에 독자성을 가지게 되었는지 여부, 작업수행과정이나 노무관리에 있어서 모기업의 개입 내지 간섭의 정도, 보수지급방식과 보수액이 종전과 어떻게 달라졌으며 같은 종류의 일을 하는 모기업 소속 근로자에 비하여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참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3.11. 선고 2004916 판결).

 

. 판단

갑 제2 내지 5, 10 내지 12,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 을 제1 내지 10, 17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1) 피고 회사의 구두 제조 과정은 제품 기획 및 설계, 작업지시서 작성 → ② 견본 제작 → ③ 재단작업 → ④ 갑피작업(재단된 가죽을 구두의 형태로 접착 및 봉제하는 작업) → ⑤ 저부작업(골에 봉제된 가죽을 씌우고 창을 붙이고 건조하는 작업) → ⑥ 검품 및 출고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원고들은 이 중 갑피작업 또는 저부작업을 담당하였는데, 위 작업은 피고의 개발실장에 의하여 작성된 작업지시서 및 견본에 따라 기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원고들의 독자적인 구상이나 생각 등은 반영되지 않는다.

2) 피고 회사의 공장장 또는 갑피실장은 원고들에게 그날그날 작업량을 할당하여 분배하여 주었고, 원고들은 분배받은 수량에 대한 작업을 당일로 마쳐야 하였다. 원고들에게 분배되는 작업량은 원고들과 협의 없이 오로지 피고 회사에 의하여 결정되었고, 피고 회사는 주문자의 요구 등의 사정으로 우선 제작이 필요한 제품이 있을 경우 해당 제품에 대한 작업을 다른 제품에 대한 작업보다 먼저 하도록 지시하기도 하였다.

3) 원고들이 작업한 구두는 피고의 브랜드를 달고 시중에 판매되므로, 판매된 제품에 하자가 있을 경우 이는 피고 회사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이유로 피고는 원고들의 작업 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원고들의 작업에 대한 지휘·감독을 행할 유인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실제 피고 회사의 개발실장, 공장장, 갑피실장 등 관리자들이 원고들의 작업현장을 돌며 현장에서 불량품에 대한 수정지시 등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4) 원고들에 대한 출근부가 작성되지는 아니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매일 아침 피고 회사로부터 그날그날 작업량을 할당받는 점에서 작업량이 분배되는 시간 이전 출근이 사실상 강제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할당된 작업량을 당일로 마쳐야 하는 점에서 자유로운 퇴근도 불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5) 원고들은 피고 회사 건물에 마련된 공장에서 피고 회사가 제공한 작업도구 및 비품을 이용하여 작업하였다. 다만 칼, 망치, 고수리, 집게 등 작업자의 손에 익어야 하는 연장의 경우에만 원고들이 개인적으로 구비하여 사용하였다(피고는 원고들로부터 피고가 제공한 작업장 사용에 대한 대가를 받았다고 주장하나, 피고는 피고가 제공한 작업장에서 일한 사람들에게는 피고가 제공한 작업장을 이용하지 아니한 사람들보다 작업량 1개당 단가를 높게 책정한 다음 위와 같이 높게 책정된 단가만큼을 작업장 사용에 대한 대가라는 명목으로 공제하고 지급하였고, 그 결과 피고의 작업장에서 작업한 원고들과 그렇지 않은 다른 작업자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단가는 동일한바,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형식적으로 작업장 사용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은 것은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인하기 위한 목적에서 마련된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6)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고정급이나 기본급 없이 작업량에 단가를 곱한 금액을 매달 지급받았다. 그러나 원고들의 작업량이 오로지 피고에 의하여 결정되는 점, 실제 원고들이 지급받은 보수가 매달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점, 단가는 원고들과 협의 없이 피고에 의하여 결정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보수는 근로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을 갖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7) 앞서 본 원고들의 근무형태로 보아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다른 구두 제조 회사에서 일하거나 개인적으로 구두제조업을 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바, 이점에서 전속정도 인정된다.

8) 피고는 20002월경까지는 원고들과 같은 갑피공과 저부공을 근로자로 보아 이른바 4대보험에 가입시켜 주었다. 그러다가 20002월경 당시 피고 회사에서 일하던 갑피공과 저부공(원고들 중 ○○○, ○○○, ○○○, ○○○가 이에 해당한다)은 일괄적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게 되었고, 이때부터 피고 회사는 갑피공과 저부공을 4대 보험에 가입시키지 않았다. 20002월경 이후 피고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갑피공 또는 저부공으로 일한 사람들(위 원고 4인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이에 해당한다)도 사업자등록을 하였고, 4대 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았다. 그러나 20002월경 당시 피고 회사에서 일하던 갑피공과 저부공들이 일괄적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게 된 점에서 이들의 사업자 전환은 스스로 종전의 근로관계를 단절하고 퇴직한 것이라기보다는 그 의사에 반하여 강제적·형식적으로 소사장의 형태를 취하게 되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실제 그 전환을 전후하여 근무형태나 보수지급방식, 보수액 등이 달라진 바는 없다.

9)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지 아니하고,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며,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피고로부터 원천징수 당하고 있지만, 이러한 사정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한 것들로 보이므로, 이러한 사정들만으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4. 피고의 퇴직금지급의무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의 재직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바,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액이 별표 퇴직금란 기재 각 금액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각 돈 및 각 이에 대하여 각 원고들의 퇴사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2014.9.1.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 정해진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정창근(재판장) 황영희 정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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