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망인은 군인으로 근무하던 중 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는바, 망인이 사망 전 3개월 간 평소보다 과중한 업무로 인하여 과로와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 업무가 전형적이지 아니하고 업무의 범위가 예측하기 어려운 업무를 수행하는 등 업무 부담의 증가로 직무 스트레스가 증가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이 과거 심혈관 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고 사망 전날도 30분간 운동을 하는 등 건강한 체력을 유지한 점, 망인이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음주나 흡연 등을 자주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는 점, 망인의 사망 전 3개월간의 초과근무 시간이 1개월 당 30시간을 초과하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망인이 군 직무수행 과정에서 겪은 과로 및 스트레스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춘천지방법원 제2행정부 2016.5.25. 선고 2015구합4189 판결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요건 비해당 처분 취소]

원 고 / A

피 고 / 강원서부보훈지청장

변론종결 / 2016.04.27.

 

<주 문>

1. 피고가 2014.12.5. 원고에 대하여 한 보훈보상대상자 요건비해당결정 처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 제1항 및 피고가 2014.12.5. 원고에 대하여 한 국가유공자 요건비해당결정 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는 망 B(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배우자이다.

. 망인은 1992.10.31. 육군 상사로 임관하여, 2011.11.1.부터 C중대 주임원사로 근무하던 중, 2013.3.21. 07:33 직접사인 심근경색 의증으로 사망하였다.

. 원고는 2013.9.5. 망인이 과로 및 스트레스로 사망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에게 국가유공자 및 보훈대상자 등록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4.7.22. 173차 보훈심사위원회 심의에서 망인이 순직군경이나 재해사망군경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의결함에 따라, 2014.8.7. 원고에게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요건비해당결정 처분을 하였다.

. 원고는 이에 대하여 새로운 증거를 발견하였다는 이유로 2014.9.3. 이의신청을 하였다.

. 피고는 2014.11.26. 291차 보훈심사위원회 심의에서 원고가 추가로 제출한 증거 자료를 검토하더라도 망인의 군 직무수행과 사망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 되지 않으므로 망인이 순직군경이나 재해사망군인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의결하였고, 2014.12.5. 원고에게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요건 비해당결정을 통보(이하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결정 부분을 이 사건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결정 처분이라 하고, 보훈보상대상자 요건 비해당결정 부분을 이 사건 보훈보상대상자 요건 비해당결정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 원고의 주장

평소 심장 관련 질환을 앓은 적이 없고 항상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던 망인이 사망 수개월 전부터 과도한 업무와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힘들어했고, 망인의 사망원인인 심근경색은 위와 같은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므로, 망인의 군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함에도 이를 부정한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

 

.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 인정사실

갑 제4 내지 7,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아주대학교병원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망인은 군에서의 체력 측정시 특급 판정을 받는 등 건강한 체력을 관리해 왔고, 심장 관련 질환을 앓은 사실은 없었다. 또한 망인은 평소 매일 30분 정도의 체력운동을 하였다.

2) 망인은 사망 당시 본부중대 행정보급관을 겸임하면서 부대시설 관리·보수, 교육 훈련, 병력 관리, 장비 및 보급품 관리, 관심사병 및 부사관 관리, 지휘관 보좌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특히 2013.3.15.에 있는 대대장의 이·취임식 준비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하였고, 동시에 게임 중독 증상이 있는 관심 부사관 관리 업무를 수행하면서 과로를 하게 되었다.

3) 망인의 사망 전 3개월 동안 근무시간은 총 584.38시간으로 정상근무시간(480시간)에 비하여 104.38시간(인정 초과근무시간은 96.38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였다.

4) 망인은 사망 전날인 2013.3.20. 양쪽 어깨 결림 증상으로 한의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았고, 같은 날 17:30경 부대에 복귀하여 체력단련 및 샤워를 하였으며, 퇴근 후 같은 날 19:21경 배우자와 통화를 하면서 피곤하다고 얘기한 후 취침하였고, 다음 날 아침 06:00경 출근준비 중 가슴통증 및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같은 날 07:33경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다.

5)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 촉탁에 따라 망인에 대한 진료기록을 감정한 아주대학교병원 D(이하 진료기록감정의라 한다), 망인의 업무 부담의 증가와 이로 인한 직무 스트레스의 증가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고, 장기간 주당 5시간, 1개월 20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하는 경우 뇌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에 비추어, 망인의 과중한 업무가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증가시켰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 판단

1) 이 사건 보훈보상대상자 요건 비해당결정 처분에 대한 판단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보훈보상자법이라 한다) 2조제1항제1호의 재해사망군경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직무수행·교육훈련과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의 발생 또는 악화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에 대한 증명책임은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상당인과관계 여부에 관하여 판단을 할 때에는 직무수행·교육훈련으로 인한 과로 내지 스트레스가 망인의 건강상태에 미친 정도와 그 지속기간, 망인이 질병에 걸려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 망인의 신체조건과 정신상태, 기왕증의 유무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교육훈련·직무수행과 질병 발생 및 악화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군인의 건강과 신체적·정신적 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9.4. 선고 201318933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의학적 소견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망인이 적어도 사망 3개월 전부터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는데, 특히 사망 직전에는 대대장 이·취임식 준비 등과 같이 전형적이지 아니하고 업무의 범위가 예측하기 어려운 업무를 수행하고, 관심 부사관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업무 부담의 증가로 직무스트레스가 증가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이 과거 심혈관 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고 사망 전날도 30분간 운동을 하는 등 건강한 체력을 유지한 점, 망인이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음주나 흡연 등을 자주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는 점, 망인의 사망 전 3개월간의 초과근무 시간이 1개월 당 30시간을 초과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의 과로 및 스트레스가 망인의 심근경색을 발병하게 하였거나 망인의 심혈관 질환을 자연적인 경과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시켜 사망을 초래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망인이 군 직무수행 과정에서 겪은 과로 및 스트레스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망인은 보훈보상자법이 정한 재해사망군경에 해당하고, 이와 결론을 달리 한 피고의 보훈보상대상자 요건 비해당결정 처분은 위법하다.

2) 이 사건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결정 처분에 관한 판단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유공자법이라 한다)에 따른 순직군경은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사람(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을 포함한다)을 말하고(국가유공자법 제4조제1항제5),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란 군인(군무원을 포함한다)으로서 경계·수색·매복·정찰, 첩보활동, 화생방·탄약·폭발물·유류 등 위험물 취급, 장비·물자 등 군수품의 정비·보급·수송 및 관리, 대량살상무기(WMD)·마약 수송 등 해상불법행위 단속, 군 범죄의 수사·재판, 검문활동, 재해시 순찰활동, 해난구조·잠수작업, 화학물질·발암물질 등 유해물질 취급, 인명구조·재해구호 등 대민지원 또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위를 말한다(국가유공자법 시행령 제3조제1항제3, 국가유공자법 시행령 [별표 1] 2호의 2-1 가목).

앞서 판단한 바와 같이 망인의 사망과 군 직무수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망인에게 심혈관 질환이 발병·악화된 원인은 대대장 이·취임식 준비, 관심 부사관 관리 등을 포함한 망인의 담당업무로 인한 것이고, 위와 같은 업무가 법령에서 정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달리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 혹은 교육훈련으로 인하여 망인이 사망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망인이 국가유공자법상의 순직군경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결정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 중 피고의 보훈보상대상자 요건 비해당결정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국(재판장) 이민영 이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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