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경영컨설팅서비스업 회사에서 근무하던 망인이 급성 뇌경색 및 뇌출혈로 사망하여 상속인인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하였으나 부지급 처분을 받은 사안에서, 망인의 사인, 업무 형태, 건강 상태 등에 비추어 보면 업무상 재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

 

울산지방법원 행정부 2016.2.18. 선고 2014구합2243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원 고 / A

피 고 /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 2015.12.17.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4.2.5. 원고에게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의 아버지인 이C1993.2.15. ○○○○○○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전산 및 회계사무원으로 근무하였는데, 2013.10.30. 07:00경 소외 회사에 출근하던 중 두통 증상이 나타나 직접 119에 연락하여 동아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은 결과 뇌경색’(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진단받았다.

. C은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정맥 혈전 용해제 치료를 받던 중 좌측 전두-측두엽 부위 뇌출혈이 발생하였고, 이에 대해 치료를 받던 중인 2013.11.12. 06:40경 직접사인 패혈증, 선행사인 뇌출혈로 사망하였다.

. 원고는 2013.11.19. 피고에게, C에게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한 것은 과중한 업무 및 그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이 사건 상병이 업무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2014.2.5.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14.7.4. 기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9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원고의 주장

C은 과다한 업무로 인하여 심각한 과로 상태에 있었고, 이에 더하여 소외 회사와 미국 △△△△△△△ 코퍼레이션(이하 △△△△△△△라 한다) 사이의 저작권 분쟁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았는바, 이 사건 상병은 위와 같은 업무 과중 및 스트레스로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 인정사실

1) C의 업무 내용

) 소외 회사는 경영컨설팅서비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C1993.2.15.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2009년경부터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기 전까지 약 410개월간 전산팀 팀장으로 근무하였다.

) C의 근무 시간은 2013년 이후 07:00부터 17:30까지이고, 그 중 12:00부터 13:00까지는 휴게시간이다.

) C이 담당한 업무는 회계제조원가 관련 모듈관리업무 및 전산장비, 네트워크, 서버관리,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등을 총괄하는 업무이다.

) 전산팀에는 20135월경 외부 직원을 포함하여 총 6명이 근무하였는데, 조직 개편 등으로 인하여 20136월에서 10월 사이에 3명의 인원이 전보 또는 퇴사함으로써 2013.10.22.경부터는 3명이 기존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였다.

) 소외 회사는 20138월경 △△△△△△△사와의 저작권 분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로부터 프로그램을 구매하기로 하는 협의를 진행 중이었는데, C이 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위 협의는 2013.10.1.경 구매단가 및 수량을 조율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2) 발병 전 근무상황

) 발병 전 24시간 이내 근무상황

C2013.10.29. 07:26경 출근하여 20:33경 퇴근하였는데, 소외 회사 관계자는 C△△△△△△△사 라이센스 초과사용에 따른 해결 문제로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이 사건 상병 발생 전일 최종 결재를 위한 마무리작업을 하였으며, 이 사건 상병 발생일은 최종 결재일이었다라고 진술하였다.

이 사건 상병 발생 당일 이C은 출근을 하던 중 집 앞에서 어지러움증, 두통 등을 느끼고 스스로 119에 연락하여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 발병 전 1주일간 근무상황

C이 이 사건 상병 발생 전 1주일간 수행한 업무 시간은 총 52시간 11분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표 생략>

) 발병 전 3개월간 근무상황

C이 이 사건 상병 발생 전 1개월간 수행한 업무 시간은 1주당 평균 47시간 34분이고 3개월간 수행한 업무 시간은 1주당 평균 45시간 14분으로, 구체적인 업무 내용은 다음과 같다. <표 생략>

3) C의 건강 상태

) C은 이 사건 상병 발생 당시 키 171cm, 체중 73kg의 만 46세 남성으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시행한 건강검진결과 과체중, 고혈압 의심, HDL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등의 사유로 2차 검진대상자로 분류된 사실이 있는데, 그 구체적인 검진 결과는 다음과 같다. <표 생략>

) C2011년에는 1주일에 3, 110잔 정도의 음주를, 2012년에는 1주일에 2, 18잔 정도의 음주를, 2013년에는 1주일에 1, 15잔 정도의 음주를 하여 왔고, 이 사건 상병 발생시까지 약 30년 동안 12갑 정도의 담배를 피웠으며(을 제2호증의3), 국민건강보험 수진내역상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 등에 대한 치료를 받았다는 점에 관한 자료는 없다.

4) 의학적 소견

) C의 주치의

사망일시 및 장소: 2013.11.12. 06:40 부산 서구 동아대학교병원

사망원인: 직접사인 패혈증, 중간사인 폐렴, 선행사인 뇌출혈

사망종류: 병사

) 피고 자문의

자문의 1: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실시한 건강검진결과 고혈압의심, 이상지질혈증 등의 평가를 받았음에도 이에 대해 정기적이고 적극적인 진료 및 치료를 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바,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자문의 2: 과체중, 경도 고혈압, 과거 흡연력이 확인되고, 객관적 근무자료에 의하면 급격한 업무환경 변화, 단기간 내 업무부담 증가, 만성 과로 등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낮아 이 사건 상병은 개인적 위험요인의 자연경과적 진행으로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자문의 3: 뇌경색이 인지되기는 하나, 과거 병력으로 미루어 기왕증의 자연경과적 악화로 판단된다.

자문의 4: 신청 상병은 인지되나, 현행 법적 기준에 의한 장시간 근무나 작업시간의 증가 등이 인정되지 않아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는 낮은 것으로 보이고, 일부 스트레스 요인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회사의 규모를 고려할 때 명확한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보기 힘들다.

) 이 법원의 울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급성 허혈성 뇌졸중은 개개인의 생활 습관(흡연, 음주 등 포함), 유전요인, 기타 위험인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위험인자로는 고령,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관상동맥질환 등이 있다.

이 사건 상병은 초급성으로 일어난 것으로, 이후 일어난 뇌출혈은 이 사건 상병을 정맥 혈전 용해제로 치료하는 중 2차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C의 선행사인은 뇌출혈, 뇌경색에 의한 연하장애이고, 중간사인은 흡인성 폐렴이며, 직접사인은 패혈증인 것으로 추정된다.

C의 나이로 보아 이 사건 상병이 자연경과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나, C의 근무시간으로 보아 객관적으로 명확한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C이 기왕증인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에 대해 체계적인 관리를 하였다고 보이지는 않으나, 나름대로 운동 및 금연 등을 통하여 생활습관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었다고 보인다.

이 사건 상병은 급발성 병변으로, C의 나이에 비추어 위와 같은 기왕증이 이 사건 상병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만큼 심각하지 않았고, 또한 이C이 적절한 관리를 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상병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기 어렵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5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증인 ○○의 일부 증언, 이 법원의 울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며,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또한 인과관계의 입증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 다만,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 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02.2.5. 선고 20017725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뇌경색의 위험인자로는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음주 등이 있는데, 이 사건 사고 당시 이C은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이 의심되는 상태였음에도 적절한 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30여 년간 12갑 정도의 흡연을 하여 왔으며, 이전보다 횟수나 양이 줄어들기는 하였으나 2013년에도 1주일에 1, 15잔 정도의 음주를 하여 왔는바, 이러한 기존 질환이나 생활 습관이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되었거나 이 사건 상병을 자연경과적으로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는 점, 이 사건 상병 발생 전 소외 회사와 △△△△△△△사와의 저작권 문제로 전산팀 팀장이었던 이C이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C의 직장 동료이던 증인 홍○○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사와의 저작권 분쟁 문제는 다른 회사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일이어서 소외 회사에 특유한 문제였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상병 발생 당시 위 업무는 마무리 단계에 있었으며, 소외 회사가 위 저작권 관련 문제 해결과 관련하여 이C에게 어떠한 형태로든 압박 내지 질책을 가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는 점, 2013.10.22.경부터 소외 회사에서 기존에 6명이 하던 업무를 이C을 포함하여 3명이 맡아 하게 된 사정이 있으나, 이 사건 사고 발생 12주 전부터 이 사건 상병 발생 당시까지의 이C의 업무 내용을 보면 업무량이나 시간, 강도 및 근무 환경에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C의 평소 업무가 과로와 스트레스를 유발할 정도로 과중한 업무였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점, 이 사건 상병 발생 1주일 전 이C의 근무 내역을 보면 2013.10.25.2013.10.27. 이틀간 휴무하였고, 야간근로나 연장근로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상병은 이C의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라기보다는 이C의 건강상태 등 사적인 영역에서 발생한 원인이 관여하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C의 업무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거나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된 것으로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해지(재판장) 우정민 이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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