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모회사인 사업주가 업무도급의 형식으로 자회사의 근로자들을 사용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위장도급으로서 사업주와 근로자들 사이에 직접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한다고 판단한 사례.

 

◆ 대법원 2003.09.23. 선고 2003두3420 판결[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피상고인 / 지○영 외 2인

♣ 피고, 상고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 ○○케이 주식회사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3.3.14. 선고 2002누252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그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1.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는 1997.8.경부터 주식회사 ○○이트코리아(이하 ‘○○이트코리아’라고 한다)와 업무도급계약을 체결한 이래 그 도급계약을 갱신체결하면서, 원고들을 비롯한 140여 명의 ○○이트코리아 소속 근로자들을 전국에 소재한 참가인의 11개 물류센터에서 근무하게 하였는데, 위 업무도급계약상 ○○이트코리아는 자신이 고용하는 종업원을 관리하고 직접 지휘·감독하기 위하여 현장대리인을 선임하여야 하고, 참가인은 계약의 이행에 관한 지시를 현장대리인이 아닌 종업원에게는 직접 행하지 아니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은 원고들을 포함한 ○○이트코리아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현장대리인을 경유하지 아니하고 업무지시, 직무교육실시, 표창, 휴가사용승인 등 제반 인사관리를 직접 행하여 온 사실, ○○이트코리아는 참가인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플러스가 그 주식의 100%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로서, 역대 대표이사는 참가인의 전임 임원이 선임되었고 거의 전적으로 참가인의 업무만을 도급받아 오는 등 형식상으로는 독립 법인으로 운영되어 왔지만 실질적으로는 모자(모자)회사의 관계로서 사실상의 결정권을 참가인이 행사해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참가인과 ○○이트코리아 사이에 체결된 업무도급계약은 진정한 의미의 업무도급이 아닌 ‘위장도급’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참가인이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또는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도급계약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2.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이트코리아는 참가인의 자회사로서 형식상으로는 독립된 법인으로 운영되어 왔으나 실질적으로는 참가인 회사의 한 부서와 같이 사실상 경영에 관한 결정권을 참가인이 행사하여 왔고, 참가인이 물류센터에서 근로할 인원이 필요한 때에는 채용광고 등의 방법으로 대상자를 모집한 뒤 그 면접과정에서부터 참가인의 물류센터 소장과 관리과장 등이 ○○이트코리아의 이사와 함께 참석한 가운데 실시하였으며, 원고들을 비롯한 ○○이트코리아가 보낸 근로자들에 대하여 참가인의 정식 직원과 구별하지 않고 업무지시, 직무교육실시, 표창, 휴가사용 승인 등 제반 인사관리를 참가인이 직접 시행하고, 조직도나 안전환경점검팀 구성표 등의 편성과 경조회의 운영에 있어서 아무런 차이를 두지 아니하였으며, 그 근로자들의 업무수행능력을 참가인이 직접 평가하고 임금인상 수준도 참가인의 정식 직원들에 대한 임금인상과 연동하여 결정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위장도급’의 형식으로 근로자를 사용하기 위하여 ○○이트코리아라는 법인격을 이용한 것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는 참가인이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을 직접 채용한 것과 마찬가지로서 참가인과 원고들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참가인이 2000.11.1. 원고들을 계약직 근로자의 형식으로 신규채용하겠다고 제의한 데 대하여 원고들이 동의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이 원고들의 근로제공을 수령하기를 거부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3. 원심은, 참가인과 ○○이트코리아 사이에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파견근로자법’이라고 한다) 제2조 소정의 근로자파견계약이 성립된 것임을 전제로 하여, 참가인은 파견근로자법이 시행된 1998.7.1. 이후 2년을 초과하여 원고들을 파견근로자로서 사용하였으므로 파견근로자법 제6조제3항에 의하여 원고들을 고용한 것으로 의제되고, 위와 같은 해석은 원고들이 담당한 업무가 파견근로자법 제5조제1항 소정의 파견허용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 파견근로자법은 제2조제1호에서 파견근로자법이 적용되는 ‘근로자파견’이라 함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참가인과 원고들 사이에 바로 실질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이 사건에 파견근로자법상의 근로자파견계약이 성립되었음을 전제로 그 제6조제3항의 고용의제규정이 적용된 결과로서 비로소 그와 같은 고용관계가 성립된 것이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적절하지 아니하지만, 참가인과 원고들 사이에 고용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보고 참가인이 원고들의 근로제공 수령을 거부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여 위와 같은 잘못이 판결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할 것이므로, 결국 원심판결에 파견근로자법 소정의 고용의제규정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는 등의 피고와 참가인의 상고이유에서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그러므로 피고와 참가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이, 그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이용우(주심)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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