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병원에서 장애인 활동보조원으로 근무하던 원고가 하반신마비 장애인을 침상으로 올리는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허리의 통증이 발생한 사건에서, 재판부는 비록 원고에게 요추 퇴행성 추간판 탈출증의 기왕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업무로 인하여 기왕의 디스크병증이 이러한 사고로 인한 충격으로 자연적인 진행경과를 넘어서 바로 적극적 치료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급격히 악화되었으므로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에게 요양승인신청을 거절한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사건.

 

춘천지방법원 제1행정부 2015.11.6. 선고 2014구합4960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 고 / A

피 고 /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 2015.10.02.

 

<주 문>

1. 피고가 2013.10.22.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일부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는 2013.9.6. 원주 B병원에서 장애인 활동보조원으로 근무하면서 하반신마비 장애인을 침상으로 올리던 중 허리에 통증을 느꼈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위 사고로 인해 병원에서 검진 결과 요추부 염좌’, ‘요추부 디스크병증이 발생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 원고는 2013.10.7. 피고에게 요추부 염좌’, ‘요추부 디스크병증을 상병으로 하여 업무상 재해로 인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고, 피고는 2013.10.22. 원고에 대하여 요추부 염좌는 업무와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 요양 승인하나, 요추부 디스크병증은 퇴행성 질병으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요양 불승인한다는 이유로 요추부 디스크병증에 대하여 일부 요양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 원고는 위 처분에 불복하여 2014.1.9. 피고에게 심사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4.3.5. 요추부 디스크병증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2014.5.12. 산업재해보상보험 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 역시 2014.7.22.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며, 그 재결서가 2014.7.28.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원고는 2014.10.21. 이 법원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3, 4, 5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다툼 없는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요추부 디스크 병증이 원고의 기존 질환인 요추 4-5번 퇴행성 추간판 탈출증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이전에는 허리 통증 없이 정상적으로 장애인 활동보조원 업무를 수행해오다가 이 사건 사고 이후 요추부 디스크 병증의 증세가 급격히 악화되었으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재해로 인정된 요추부 염좌와 달리 요추부 디스크 병증은 원고가 기존부터 앓고 있었던 요추 4-5번 추간판탈출증으로 인해 생긴 퇴행성 질환이므로 업무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

 

3. 관계법령

별지와 같다. <별지 생략>

 

4. 판단

 

. 인정사실

1) 원고의 업무 및 이 사건 사고의 경위

) 원고는 2012.10.10. C에 입사하여 그때부터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3.9.6.까지 장애인 활동보조원으로 근무하였다.

) 원고는 통상 오전 8~9시경 출근하여 저녁 7~9시경 퇴근하여 약 10~12시간 동안 일하였고, 질병, 부상, 장애 등으로 인하여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체위를 변경해주거나 치료, 배변, 이동 등을 도와주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가 담당하였던 활동보조 대상자는 약 45kg의 환자로서 하반신 마비 때문에 혼자 거동하지 못하는 상태였고, 욕창을 앓고 있어 체위를 자주 변경해 주어야 하였다. 원고는 환자의 체위를 변경하고 환자를 들어 올려 휠체어에 앉히거나 침대에 눕히느라 허리를 자주 사용하였다. 원고는 업무기간 동안 활동보조대상자에게 24시간 간병인이 필요함에도 추가 인력 투입이 없어 업무강도가 세다는 점을 자주 호소하였으나 근무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다.

) 원고는 2013.9.6. 환자를 들어 침상에 올리다가 허리에서 극심한 통증을 느꼈고, 그 후 허리에 힘을 줄 수 없어 업무를 중단하였다.

2) 원고의 기존 병력

) D 병원의 2013.9.17.자 의무기록지에 허리 수술 6~7년 전, 핀이 부러졌다는 얘기 들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 원고의 건강보험 요양급여 내역에 의하면, 원고는 2008.7.18.부터 2011.10.27.까지 요추 또는 추간판 관련하여 도합 9(2008.7.18. 강원도강릉의료원에서 기타 명시된 추간판 장애, 2008.10.1. E의원에서 기타 명시된 추간판 장애, 2008.12.4. E의원에서 기타 명시된 추간판 장애, 2009.7. 7, E의원에서 기타 명시된 추간판 장애, 2009.7.21. E의원에서 기타 명시된 추간판 장애, 2009.12.31. E의원에서 요추의 염좌 및 긴장으로, 2010.1.2. 2010.1.5. E의원에서 요추의 염좌 및 긴장으로, 2011.5.18. 표의원에서 기타 명시된 추간판 장애, 2011.10.27. F병원에서 아래 허리 통증, 요추부로 각 치료받음)의 치료를 받은 적은 있으나, C 입사시기인 2012년부터 이 사건 사고 발생일까지는 요추 또는 추간판 관련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

3) 원고의 치료 및 의학적 소견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발생 다음 날인 2013.9.7. G의원에 허리통증을 이유로 입원하였고, 2013.9.17. 원주시에 소재한 D병원에서 요추부 염좌’, ‘요추부 디스크병증의 진단을 받았다. D병원에서는 원고의 치료기간으로 1주간의 정밀검사기간, 4주간의 입원기간(신경주사치료 시행), 5주간의 통원기간(통증조절 필요)을 예상했고, 통원기간 동안 근무 병행은 불가능하며 2개월 후 근무병행 가능성을 재판단할 수 있다고 진단하였다.

원고의 허리부상 중 요추부 디스크병증에 관한 의학적 소견은 다음과 같다.

) D병원 의사 H의 소견

상병명 : 요추부 디스크 병 증, 요추부 염좌, 나사못 고정 핀 골절 소견 : 향후 나사못과 고정핀 교체수술 및 전방 경유 수핵제거술, 인공심지고정술 시행받으실 분(시행 받으신 분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오기로 보임)으로 외상과의 연관성 높다고 할 수 있음(외상 기여도=80%)

) 피고 자문의 소견(자문의사 1, 2, 3)

기존 요추 5-천추 1번 고정술 받은 바 있고, 자기공명영상(MRI)에서 요추 4-5번 추간판의 퇴행성 소견이 뚜렷하여, 요추 4-5번 추간판탈출(디스크 병증)과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 요추부 염좌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된다.

) 산업재해보상보험 재심사위원회 자문의 소견

자기공명영상(MRI)에서 요추 4-5번 사이에 추간판 탈수, 추간간격 감소, 골극형성, 추간판 팽윤, 후관절 및 황색인대 비후 관찰됨. 이는 기존 요추 5-천추 1번간 고정술 후 자연적으로 인접 분절에 발생하는 퇴행성 변화로 보이므로 재해와 인과관계 없음.

)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정형외과 I의 소견(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2013.9.17.자 자기공명영상(MRI)에서 원고의 요추 5-천추 1번 기기 고정 및 골유합 상태, 요추 4-5번 퇴행성 추간판 탈출증 소견(골단판의 퇴행성 변화 소견, 골극 형성, 추간판 저신호 강도 동반) 관찰됨.

요추부 염좌는 이 사건 사고로 발생하였으나 요추부 디스크 병증은 기존 질환인 요추 4-5번 퇴행성 추간판 탈출증으로 발생함.

요추부 디스크 병증이 원고의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와 기존 질환이 겹쳐 유발되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음(퇴행성 변화는 단기간 특정 업무로 인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려움).

요추부 염좌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하나, 요추부 디스크 병증은 퇴행성 질환으로 보임.

[인정근거] 갑 제2, 3, 7, 8, 9, 10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규율대상인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업무와 재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 악화된 부분이 악화 전의 상태로 회복하기까지 또는 악화 전의 상태로 되지 않고 증상이 고정되는 경우에는 그 증상이 고정되기까지를 업무상 재해로서 취급함이 상당하다. 그리고 위와 같은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나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 증명의 정도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라면 그 입증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위 법률에 규정된 요양급여는 업무상 재해로 상실된 노동능력을 일정 수준까지 보장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장해급여 등과 달리 업무상 재해에 의한 상병을 치유하여 상실된 노동능력을 원상회복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요양급여는 재해 전후의 장해 상태에 관한 단순한 비교보다는 재해로 말미암아 비로소 발현된 증상이 있고 그 증상에 대하여 상당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요양이 필요한지에 따라 그 지급 여부나 범위가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2.9. 선고 201125661 판결 참조).

 

원고의 진료기록에 대한 의학적 소견에 의하면, 원고의 요추부 디스크병증은 이 사건 사고 발생 이전부터 원고의 요추 4, 5번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어 온 퇴행성 추간판 탈출증임을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같이 원고는 요추 4-5번 퇴행성 추간판 탈출증을 앓고 있었음에도 201210.10.부터 이 사건 발생일인 2013.9.6.까지 약 1년 동안 별다른 허리 통증 없이 고강도의 업무를 수행하여 오다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비로소 허리 통증을 강하게 느꼈고, 요추부 염좌의 완치 기간(소견에 의하면 약 2)이 경과한 이후에도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추가 치료에 나아가게 되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기왕에 가지고 있던 요추부 디스크병증의 발병 자체는 원고의 업무와 무관하다고 하더라도(진료감정촉탁회신 내용 참조), 요추부 디스크병증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충격으로 자연적인 진행경과를 넘어서 바로 적극적 치료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장해급여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요양급여신청을 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 원고의 요추부 디스크병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원고의 요추부 디스크병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에 대한 요양승인신청을 거절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하여야 하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마성영(재판장) 류영재 이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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